“북한의 핵 무기 개발에 숨겨진 진정한 전략”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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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무기 개발은 궁극적으로 통일을 위한 적극적 수단” Christopher R. Hill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북한의 핵무기 개발 야욕으로 촉발되어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무력 대결 양상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엄중한 형세다. 핵 무기 및 운반 수단인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에 전력을 경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과 한국, 미국,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적대적인 대결 상황은 나날이 그 위중함을 더해 가고 있다.
이전에 주한 미국 대사를 역임해서 우리에게 친숙한 힐(Christopher R. Hill) 美 덴버(Denver)대학 교수가 최근, 한 국제문제 전문 매체(Project Syndicate)에 북한의 핵 무기 개발 장막 뒤에 숨어 있는 진정한 전략을 분석하는 논설을 기고했다.
힐 교수는 주한 대사를 역임한 뒤, 2005년부터 5년 간 미국의 대 북한 협상 수석 대표를 지낸 적도 있어, 북한의 대외 전략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북한의 핵 무기 개발 추진의 이면에 숨어 있는 진정한 전략적 의도를 알아 보는 데에 이 힐 교수의 분석이 유용할 것으로 생각되어 옮긴다.
■ 북한, 핵 개발을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 수단’으로 여겨
북한이 핵 무기 개발에 온 힘을 다해 추구하는 것을 두고 자신들의 국가 안보나 정권의 존속을 위해 요구되는 전략적인 필요에서 ‘합리적인’ 대응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우선, 북한은 지리적으로 자신들보다 강대하고 적대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국가들에 둘러 싸여 있다. 게다가 북한은 이제 유사 시에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달려 올 것으로 믿을 수 있을 만한 동맹국도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북한 김정은(金正恩)은 만약에 그들이 운반할 수 있는 핵 무기를 보유했더라면 아직도 살아있을지도 모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무하마드 알 카다피 등이 저지른 실수를 자신은 범하지 않을 것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지 논리적인 것일 뿐이다.
그러나, 실은 북한이 핵 무기를 가지고 싶어하는 야욕은 그러한 실용적인 동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목적’에 기인하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인 한국과 떨어지는 것을 철저히 바라고 있다 – 북한은 그렇게 되면, 김정은 정권 동안에 한반도를 하나로 통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하자면, 북한은 자신을 방어하는 것 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고, 그 스스로 (핵 무기를 동원하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나리오는 다분히 환상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오늘날 북한의 입장에서는 다른 세계를 반드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이에 더해 북한은 계속해서 한반도는 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같은 말을 사용하고, 하나의 문화 전통을 이어 받아오고 있어 미국과 같은 외부 세력만 아니라면 갈라질 수가 없다는 선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에 입각하면, 북한은 이러한 외부 세력들로 하여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의기소침하게 만들어서 개입을 자제하도록 만드는 어떤 방도를 찾아야만 하는 것이다.
■ 핵 무기 보유로 유사 시 ‘미국의 군사 개입 저지’를 노려
현 상태로는,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북대서양 조약 상의 집단적 방위 조약 제 5 조와 같은 토대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 즉, 만일 북한이 한국에 대해 침공해 온다면, 확실히 한국과 미국의 연합 군대가 대응할 것이다. 이러한 반격은 결정적인 것이고 북한 정권의 완전환 궤멸(潰滅)을 확실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북한이 장거리 핵 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가령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는 경우에는, 북한은 이러한 핵 무기를 동원하여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위협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계산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에 대해서 궤멸시키는 공격(devastating attack)을 감행함으로써 개입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미국은 자국 본토에서의 희생을 감수하지 않는 방도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만일, 미국이 한국과의 공동 방위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북한에 대해서 아주 많은 대응(recourse) 수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한국의 재래식 전력은 북한과 비교하여 훨씬 월등한 훈련과, 장비와 사기(士氣)를 보유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북한에 앞선 많은 독재 정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자신들의 선전을 우선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미국이 군사력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한국이라는 적(敵)들에 대해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 현 상황에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것은 어려워
어떤 경우이건 간에, 이미 전방에 특수 군사력 및 현대전 비대칭 전력 요소들을 배치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만일 미국을 제쳐 놓을 수만 있다면, 적극적 공세를 취할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러한 배경에 반해 중국이 지금 취하고 있는 것처럼, 김정은 정권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 들이려는 노력은 오도된 것일 뿐이다.
이런 노력은 북한으로 하여금 모든 미사일 및 핵 실험을 동결하도록 하고 대신에 한국과 미국 군대가 합동으로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군사 연습을 축소 혹은 연기하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 이러한 소위 ‘동결 vs. 동결’ 접근법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교환 거래(tradeoff)을 공정하다고 말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자기들의 코앞에서 미국과 한국이 이른바 적대적인 군사적 협력을 추구하고 있는 한 그들의 방어적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연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사실, 북한은 그들의 행동은 근본적으로 호전적이었던 반면, 한국은 미국과 함께 방어적 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미국과 한국의 춘계 군사 훈련은 항상 북한이 한국을 침략한 것을 가상해서 계획되는 것이었고, 반대의 경우는 아니었다. 북한도 이런 점을 잘 인지(認知)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또한, 합동 군사 훈련이 없다면, 군사적인 동맹은 약화되고 공백이 생긴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1939년에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했을 당시에, 영국과 프랑스는 그들이 폴란드와 체결한 조약에 따라 독일에 대해 선전 포고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실상 영국과 프랑스는 폴란드를 지키기 위해 거의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고 독일은 재빨리 폴란드를 예속시키고 말았다. 만일, 미국이 한국과의 합동 군사 연습을 유보한다면, 북한이 한국을 침공했을 경우에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하는 의지 및 능력이 마찬가지로 약화될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미사일 및 핵 실험의 보류가 실질적으로 이에 상응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의 약화를 동반하는 것이 되지 못할 가능성을 상정해 본다면 한층 더 위험한 것이다. 핵 무기 개발 프로그램 전반에 있어서 실험 과정은 단지 조그만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실험 과정은 반드시 필수적인 것도 아니다. 지금으로서는 북한이 실제로 핵 무기의 연구 및 개발을 중단할 것이라는 아무런 징후도 없는 것이다.
■ 평화적 제안들은 모두 실패, 美 • 中이 ‘직접적 수단’ 마련해야
사실, 북한이 그들의 핵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그들의 안전 및 정권의 생존과 교환하여 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은 많이 시험해 보았으나 매번 실패한 바이다. 지난 2005년 9월에는 미국을 위시한 세계 5개 강국들이 북한에 대해서 아무런 방해가 없는 민간 핵 프로그램, 에너지 원조, 경제 지원 및 외교적 인정을 제안한 적이 있다. 아울러 동북 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지역적 메커니즘을 구축할 것이라는 약속도 했던 것이다. 이에 더해 이 제안 패키지에는 미국이 재래식 혹은 핵 무기를 동원하여 북한에 대해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도 포함했던 것이다.
북한 측이 이러한 제안들이 주는 이득을 확보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은 오직 핵 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핵 무기 비확산조약(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에 가입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확인 절차를 허용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북한은 이미 알려진 범위 내로 국한시키려고 시도했던 것이다. 결국, 북한은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전시켜 나아갈 방도를 찾기보다는 이 합의를 파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 국제 사회의 안보 상 ‘가장 긴급한(most urgent)’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하고 목표를 가진 미국과 중국 간의 대화가 중요한 실정이다. 그리고, 양국 간의 대화는 이러한 불량한 정권의 손을 강화 시켜 줄 뿐인 더 이상의 양보를 제안하기 보다는 북한의 본질적으로 호전적인 핵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고 무력화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direct measures)’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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