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美 Pompeo 장관, 訪北 때 ‘비핵화 타결 가능’ 결론”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05월01일 14시40분

작성자

메타정보

  • 27

본문

“북한의 핵 포기는 미국이 공격, 침략하지 않는다는 약속(pledge)이 전제” New York Times 

 

편집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뒤 이제 겨우 첫 주말을 넘겼지만, 그 동안에 국제 사회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풍계리(豊溪里) 소재 핵 실험장 폐쇄 선언을 계기로 과연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할 것인가? 그리고, 만일, 포기한다면 어떤 조건과 어떤 범위에서 핵 무기를 포기할 것인가에 온통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어제, 매일 아침 내보내는 토막 뉴스 형태의 기사에서, 한국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일요일 발표한 내용을 인용하여, 북한이 오는 5월 북한의 주요 핵 실험장을 폐쇄하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해외 언론인들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것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매력 공제(Charm Offensive)’ 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양보를 하기 이전에도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 달라는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핵 무기 철폐’ 문제는 지금까지 벌여온 일련의 對北 협상의 중핵(中核)이고, 어떤 방향으로건 간에, 결국, 트럼프 · 김정은 두 정상 간의 최종 담판에 달린 문제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최근, 美 국무장관에 취임한 폼페이오(Mike Pompeo) 장관이 트럼프와 김정은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북하여 김정은 위원장 등과 회동하는 과정에서 ‘최소한 비핵화가 타결될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논의의 전개 과정을 살펴 본다. 

 

■ NYT “미국이 침공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핵 무기 넘길 용의” 

한편, 남북 정상회담 이후 외교 상황의 진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美 New York Times는 한국 정부가 지난 일요일 발표한 바로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이 공식적으로 한국 전쟁을 종식시키고 자신들을 침공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핵 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NYT는 이러한 갑작스럽고 화해 모드로 돌아선 김정은 발언을 트럼프와 가질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뢰를 쌓기 위한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한편, 美 정부 관리들은 회담에서 타결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신중하게 발언하면서도, 향후 약 2년 간에 걸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플랜을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 안보 보좌관으로 취임한 볼턴(John Bolton) 보좌관은 “이러한 (북 핵 폐기) 플랜에는 국제사회의 완전한 검증을 거치는 방식으로, 그들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완전하고, 총체적으로 밝혀내는 것(full, complete, total disclosure of everything)이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은둔의 나라 북한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이 쏟아내는 이러한 대담한 발언들은, 한국 전쟁 이후 지난 65년 간 이어온 한반도의 대치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는 소망스러운 신호라며 국제 사회에서 광범하게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의 회의론자들은 과거에 북한이 당초에 이행할 의도를 전혀 가지지 않고 했던 수많은 유사한 핵 폐기 약속들을 기억하면서 경고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배경에서 보면,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하는 핵 폐기 약속도, 제재를 벗어나 보려는 ‘빈 껍데기 약속(empty promises)’일 뿐인 것으로 판명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는 지적이다. 사실, 북한은 아직까지 핵 무기 폐기를 위한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고, ‘핵 없는 한반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그들이 종전에 계속 주장해 오던 이슈인 주한 미군과 관련하여, ‘완전 철수(withdrawal)’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폭적인 재조정(significant reconfiguration)’을 원하는 것인지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만일, 김정은이 평화 협정, 외교적인 인정 및 막대한 규모의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기를 원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대가와 핵 무기를 맞바꾸는 대안은 최상의 협상 카드가 될 것이다. 만일, 김정은의 본심이 그렇다면, 그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담판하기 전에 자신의 카드를 드러내 보일 수는 없는 처지인 것이다.

 

■ Nikkei “『핵이 필요치 않다』 는 발언에 숨어 있는 레토릭(修辭)” 

한편, 日 Nikkei는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휴전 상태를 종결하고, 불가침을 약속하면 핵은 필요하지 않다고 한 발언 뒤에는 북한 스타일의 레토릭(修辭)과 퍼포먼스가 숨어 있다며, 이는 미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하고 있다. 아직 북한이 핵 폐기 궤도에 돌입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Nikkei가 예로 드는 것은 2005년 9월 6개국 회담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핵 무기와 기존의 핵 계획을 포기하는 대신에, 미국이 북한을 공격, 침략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는 문언을 집어 넣은 적이 있다. 이 신문은 동 6개국 공동성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합의 이후, 미국이 금융 제재를 발동하자 북한은 맹반발하여, 2006년 탄도 미사일 발사 및 첫 핵 실험을 감행한 것이다. 

 

북한이 막대한 자금과 노력을 들여가며 핵 ·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3대에 걸친 ‘김 王朝’ 독재 체제의 유지를 위한 것이다. 북한은 핵 무기를 “미국의 적대 정책과 핵 위협에 대처하고, 자주권, 생존권, 발전권을 지키기 위한 억제력” 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오는 美 · 北 정상회담에 대처하는 방침도 이 연장선인 것이다. 

 

주목할 것은, 최근 북한의 핵 관련 발언들은 공통되게 ‘핵 폐기’라는 단어를 명언 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즉, 미국으로부터 위협이 지속되는 한 핵 무기를 계속 보유한다는 이른바, 조건부 핵 보유 선언인 셈이다. 또한, 북한에 있어서 ‘완전한 비핵화’는 하나의 목표일 뿐이지, 의무는 아니다. 미국과 ‘대등하게’ 핵 보유국으로 마주 앉아 핵 미사일 군축 회담에 임하겠다는 자세인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미국으로부터 체제의 보장을 얻어 내려는 전술이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러한 북한의 기본 노선은 “핵을 완전히 폐기하지 않으면 대가는 없고, 최대한의 압력을 계속한다는 미국의 원칙과는 본래 서로 어긋나는 논리인 것이다. 북한에게 체제 보장의 가장 확실한 방안이 미국과의 국교(國交) 수립이다. 북한은, 한국에 이어 미국까지 포용하게 되면,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도 해소될 수 있고, 장래에는 주한 미군의 축소, 철폐도 시야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주한 미군 문제를 섣불리 거론할 필요는 거의 없는 상황인 것이다.” (Nikkei)

 

■ 과연 북한이 핵을 폐기할 지는 “김정은 개인의 결단”에 달려 있어 

북한이 5월 중에 풍계리(豊溪里) 핵 실험장을 폐기한다는 방침은 당초 남북 정상회담 의제에는 없던 것을 오전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돌연 들고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이미 쓸모 없는 시설을 폐쇄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북한 측은 기존 시설보다 규모가 큰 두 개의 갱도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것도 북한의 과거 행적을 보면, 일말의 의심을 불러올 만한 것이다. 2007년 6개국 회담에서 영변에 있는 3개 핵 시설을 무력화 한다고 한 합의에 따라 2008년에 외국 미디어들이 입회하는 가운데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으나, 원자로 핵심부에는 손도 대지 않고 있다가 2013년에 원자로 재가동을 선언했던 전력이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는 작년 9월 핵 실험을 통해 북한이 소기했던 핵 탄두 기술 축적을 완료했다는 견해가 많다. 만일 그렇다면, 핵 실험장은 이미 용도가 끝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이는 북한이 공언하는 대로 풍계리 실험장을 폐기해도, 폐기해야 할 대상은 또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번에 남북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에 합의 했으나, 아직 시기나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비핵화에 관한 김정은의 속마음이 드러난 것도 없다. 단, 북한이 이번에 독자적으로 수 년 간 지켜오던 표준시를 김정은의 한 마디로 바로 원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독재 체제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역설적인 사례다. 이 점이 향후 美 · 北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이 자리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不可逆)적인 비핵화(핵 폐기)’ 를 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벌일 미국과의 절충 결과가 비상한 주목을 받는 까닭이다. <ifs POST>

 

27
  • 기사입력 2018년05월01일 14시40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