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서' 카드로 빈손방북 회의론 돌파·폼페이오에 힘싣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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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전달 1주 후 '공개 타이밍'…북미대화 '동력 되살리기'
'비핵화' 표현 빠져 비판불식 미지수…美전문가 "구체적 내용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2일(현지시간) '김정은 친서' 공개는 기본적으로 북미 간의 후속대화 의지를 재확인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는 7월 6일 자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당시 건네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달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친서는 각각 1장 분량의 한글과 영문으로 돼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공식 친서로서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을 예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A4 용지 크기의 친서 봉투를 전달받은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안부 인사 내용이었고. 매우 따뜻하고 매우 멋진 편지였다"면서도 친서 내용 자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우리는 당신을 보기를 고대한다. 우리는 정상회담을 고대한다. 희망컨대 멋진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는 내용 이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첫 번째 친서가 북미정상회담의 '순항'을 예고하는 의미였다면, 이번 친서는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실무급 후속회담에 대한 양국정상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상 간 주고받은 친서를 한쪽이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따라서 다소 외교적인 결례를 무릅쓰고서라도 북미 정상 간 신뢰를 부각하겠다는 취지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에서 "나는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공동성명의 충실한 리행을 위하여 기울이고 있는 대통령 각하의 열정적이며 남다른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부각한 것도 이런 의미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부분은 친서를 공개한 '타이밍'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친서를 건네받은 지 대략 1주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영국으로 출발한 시점에 다소 느닷없이 트윗을 올린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위대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이번 평양행을 놓고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빈손 방북'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 미국 주류언론과 전문가 진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의구심이 적지 않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연일 "비핵화 약속을 책임지도록 하겠다", "북한과 생산적 대화를 했다"면서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정상회담 이후로 지연 양상을 보이는 북미대화의 동력을 되살리는 동시에, 북미대화를 총괄하며 고군분투하는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거듭 신임을 보낸 것으로도 보인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비핵화'라는 표현이 담겨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미국 내 회의론을 불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에서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충실한 이행'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비핵화보다는 북미 관계 개선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북미 간 입장차가 여전하다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에 보낸 서면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부각하고, 대북정책의 진전이 있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 서한을 공개한 것 같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것 외에는 친서에 어떤 구체적인 언급도 없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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