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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최저임금 압박에 기업들 "해외로"…정부 '화들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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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8월14일 10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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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협회, '해외이전 검토' 번복 '해프닝'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 등에 비용 압박을 받는 기업들이 잇따라 공장 등 생산시설 해외이전 가능성을 언급하자, 정부가 관련 업계 성명이나 보도에까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금도 다른 나라보다 인건비 부담이 큰 데, 통상임금에 따른 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자동차 산업 경쟁력 자체를 잃게 될 것이란 내용의 '통상임금에 대한 입장'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현대·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 등 완성차 5개사의 모임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나라 완성차업체의 평균 임금은 세계 최고수준이며, 부가가치가 낮은 1만4천 달러대 소형차 위주의 생산국가라서 부가가치가 높은 차를 만드는 선진국보다 인건비 부담이 더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 완성차업체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2% 이상으로, 제조업의 정상적 경영지표 한계선인 10%를 넘어서는 경영부담을 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런 인건비 부담, 경영난 등을 호소하다가 결국 '생산기지 해외이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완성차업체들은 성명에서 "기아차가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약 3조 원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질 경우 경영위기를 맞게 될 것이며, 경쟁력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국내생산을 줄이고 인건비 부담이 낮은 해외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협회는 성명을 발표한 지 약 6시간 만에 언론사들에 애매모호한 '보도 해명 자료'를 추가 배포했다.

해명 자료에서 협회는 "(해외 생산 거점 이전 언급) 부분은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막대한 인건비 부담이 가져올 경영상 위기 시, 가정적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생산기지 해외이전 검토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생산 거점 해외이전 검토 관련 부분은 보도를 삭제해 주실 것을 협조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불과 6시간 전에는 통상임금 패소 등으로 여건이 나빠지면 해외이전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읍소'하고도, 판결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현재로써는 해외이전은 검토도 하지 않고 있다"는 무의미한 사족을 붙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협회의 '이상 행동'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의 성명 후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이전 가능성이 크게 보도되자, 산업부가 협회에 '표현이 너무 강하다'는 취지의 지적과 함께 수정을 요청해 협회가 급하게 해명 자료까지 냈다는 얘기다.

자동차산업협회는 민간업체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 공익단체이지만, 1988년 전신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세워질 당시 마련된 법 규정에 따라 지금까지 사실상 산업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산업부는 섬유업계의 해외이전 움직임에도 큰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1일 '섬유업계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참석한 섬유업계 경영진들에게 "국내 공장 폐쇄, 국내 공장의 해외이전 등 국내 생산기반을 축소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미 섬유업체 경방은 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광주 면사공장 일부를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결정했고, 같은 업계 전방도 경영난과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국내 섬유공장 6곳 중 3곳을 폐쇄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시급)을 올해보다 16.4% 많은 7천530원으로 결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나 법원이 최저임금 인상, 통상임금 확대 등으로 기업 부담을 늘리면서도, '해외이전' 등 절박한 기업들의 자구책 언급을 듣기 싫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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