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총리, 중의원(衆議院) 조기 해산 의향 굳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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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 위기감에 ‘궁여지책’ 결단; 야당 · 여론 ‘자기보신(保身) 해산’ 맹공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일본 아베 총리 내각 지지율이 ‘모리토모(森友)’ 및 ‘가계(加計)’ 학원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급락세를 이어가 이제는 30%P 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17일 저녁, 이대로 가면 정권 유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상한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 그가 비원(悲願)의 정치적 목표로 꿈꾸어 온 ‘헌법 개정’을 성취하기 위해 그간 미루어 왔던 ‘중의원 해산’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 『모리토모(森友) 학원』 문제; 동 학원 설립을 위해 국유지를 매각하는 과정에 아베 총리 부인이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일본 ‘회계검사원’은 이번 가을에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임. 『가계(加計) 학원』 문제; 동 학원이 수의학부(獸醫學部)를 신설하는 과정에 아베 총리가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해당 심의회의 수의학부 신설에 대한 판단이 10월 중에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음)
지금 상황에서, 중의원 해산 및 선거를 치르면 그나마 지금 확보하고 있는 중의원 2/3 이상 의석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조기 해산을 단행하고자 결심한 배경에는 그만큼 절박한 정치적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주요 배경은 28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대표 질의 및 예산위원회 등을 통해 ‘모리토모(森友)’ 및 ‘가계(加計)’ 학원 스캔들을 추궁 당하면 북 핵 위기로 인해 회복되고 있는 지지율도 다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다.
한편, 아베 총리가 돌연 중의원 조기 해산이라는 비상한 카드를 빼어 든 것은, 현 정치 상황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제 1 야당 민진당(民進党)을 비롯한 야당 세력들이 지리멸렬(支離滅裂)해 있는 지금 상황에서, 정치 사정이 더욱 나빠지는 것을 기다릴 것 없이 선거를 치르는 것이 보다 낳은 ‘게임 조건’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명운을 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정치적 결단의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한 일본 언론들의 긴급 보도 내용을 종합하여 옮긴다.
■ “아베, 야당이 상대적으로 더 나빠진 지금이 호기라고 생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28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에서 중의원을 해산할 의향을 굳혔다.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公明党) 야마구치(山口那津男) 대표 등에도 이런 방침을 전달했다. 10월 22일 투 · 개표를 실시하는 것을 축(軸)으로 일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의원 선거가 실시되면 2014년 12월 ‘1표 격차(格差)’를 시정한 새로운 선거구 조정에 따른 첫 선거가 되는 셈이다.
아베 총리는 17일 저녁 도쿄 시내 사저(私邸)에서 자민당 시오야(塩谷立) 선거대책위원장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한 대응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 언급한 뒤, 해산 시기에 대해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22일 이후에 최종 판단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하여 이날 밤에는 자민 · 공명 양당 간사장 및 선거대책본부장 등이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28일 소집되는 임시국회 모두(冒頭)에 중의원이 해산될 공산이 커지자 여 · 야당은 일제히 선거 준비를 가속하고 있다. 이날 예정된 민진, 자유, 사민 야당 3당 당수 회담은 선거 태세 준비를 우선하기 위해 연기됐다. 최근 일본 정계에 최대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고이케(小池百合子) 현 여성 최초 도쿄도 지사가 이끄는 지역 정당 『도민(都民) 퍼스트』와 연계해서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세력도 이달 내에 『국정정당(囯政政党)』을 출범시킨다는 구상으로 있다. 아베 총리는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이들 세력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분석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당 추진 세력의 중심 인물인 와카사(若狭勝) 의원은 최근 민진당을 탈당한 호소노(細野豪志) 전 환경부장관과 이달 중 신당 결성을 목표로 협의에 들어갔다. 이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독자 후보를 옹립하여 ‘비자민(非自民) · 비민진(非民進)’ 성향 유권자들을 겨냥하려는 움직임으로 관측된다. 한편, 새로운 당명 결정, 정당 강령 제정 등 기초 작업을 스피드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도, 자금도 부족한 신당 후보들로서는 이번 선거전이 ‘고이케(小池) 인기’에 크게 의존하는 공중전(空中戰)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讀賣)
■ 아베 “UN 총회 참석 후, 야당 대응 보아가며 최종 판단” 밝혀
아베 총리는 18일 UN 총회 참석 차 미국 방문 길에 오르기 전에, 오전에는 자신의 사저에서 야마구치 공명당 대표와 회동하고, 28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 모두(冒頭)에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는 것에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오후에는 니카이(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과도 회담했다.
자민당 내에는 지금 시점에서 선거를 실시하면, 여당이 일정 세력을 확보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다. 제 1 야당 민진당(民進党) 내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잠재적 경계 대상인 고이케(小池) 현 도쿄도(都) 지사를 정점으로 옹립하여 연내에 신당을 결성하려는 와카사(若狭勝)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신당파 세력의 움직임에도 기선을 제압하려는 노림 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 임시국회에서는 아베 총리가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인 ‘모리모토(森友)학원’ 및 ‘가계(加計)학원’ 문제로 내각 지지율이 급락했다. 최근에 북한 핵 미사일 위협 정세에 따라 안보 위기 의식이 높아진 때문에 지지율이 회복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 자민당 간부는 “지금이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다” 고 말하고 있다.
즉, 아베 총리가 이번에 중의원을 조기에 해산할 것을 결심한 배경에는 정권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판단이 있다. 제 1 야당 민진당에서 마에하라(前原) 대표 취임 이후 자체 분란으로 탈당자가 속출하는 등 내부 균열이 이어지고 있어, 민진당이 정체성을 뚜렷하게 나타내지 못하는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 아베 총리, 정권 유지를 위한 건곤일척(乾坤一擲)의 결단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중의원 조기 해산을 단행하려고 하는 것은 2/3 이상의 의석에 집착하는 경우에는 정권 운영 자체가 어렵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한 실정이 있다. 지지율을 끌어 올리지 못한 채 당 내에서 구심력을 잃게 되면 중의원 해산을 미뤄 온 가장 큰 목적인 ‘개헌 발의’ 마저 당 내에서의 저항에 직면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어쩔 수도 없게 되어버릴 위험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의 아베 총리의 노림 수는, 중의원 해산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개헌을 성취하려는 것이다. 물론, 당 내에는 중의원 해산 후의 선거 결과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하는 견해도 있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무당파(無党派) 층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여겨지고 있는 이시바(石坡茂元) 전 간사장은, 조기 해산을 결정하게 되면, “임시국회에서 『모리토모 학원』 및 『가계 학원』 문제에 대한 추궁을 피해 가려는 것이라는 반발을 불러올 우려가 있고, 국민들에게는 무엇을 위해 중의원을 해산하는 것인가? 하는 대의(大義)를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다.
아베 총리 개인 입장에서는, 내년 가을 있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총재 3선’ 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당초에는 초반에 형성된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 내년 후반에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복안이었으나, 금년 들어 ‘모리토모 학원’ 및 ‘가계 학원’ 문제에 휩싸여 지지율은 30%P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당초의 중의원 해산 전략은 틀어졌고, 이제 ‘총재 3 연임’ 마저 위태롭게 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아베 총리의 한 측근은 “여당이 약해졌다고 해도, 야당이 더욱 약해진다면 선거에는 이길 수 있다. 그것이 소선거구 제도에서 이기는 선거전의 방법이다” 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자민당의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이전만큼 강력한 기세는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아베 측근 “야당이 혼란스러운 지금이 천재일우의 기회”
최근 민진당 내부는 그야말로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새로 선출된 마에하라(前原) 대표가 간사장으로 내정한 야마오(山尾志桜里) 전 정조(政調)회장이 자신의 스캔들에 대한 주간지의 보도와 관련하여 탈당했다. 당의 정치 노선을 둘러싸고도 공산당과 어떤 방법으로 연계할 것인가가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다.
한편, 고이케(小池) 도쿄도(都) 지사 측근들이 ‘국정정당(國政政党)’이라는 신당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최근 아베 총리와 협의한 자민당 간부는 “고이케 신당의 태세가 정비되기 전에 선거를 치른다는 판단도 있는 것이다” 고 인정했다. 내년에는 ‘소비세 10%’ 증세를 판단해야 하는 문제도 더해지기 때문에 지금 시기가 중의원을 해산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과거에 지지율이 높았던 동안에 중의원 해산을 단행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자신이 비원(悲願)으로 삼고 추진해 오고 있는 ‘개헌’에 집착해서 미루어 온 것이다. 국회에서 개헌 발의에는 중(衆) · 참(參) 양원의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여당은 현재 중의원 정원 475석의 2/3가 넘는 321석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번 중의원 선거 결과, 이 의석 수를 잃어버릴 위험도 있다.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야당의 선거에 대비한 임전 태세가 지극히 먼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마에하라(前原) 민진당 대표의 “아베 총리의 제멋대로 해산하려는 것이나, 확실하게 준비해서 대응할 것” 이라는 언급을 전하고 있다. 민진당은 내부 탈당 사태 등 혼란 상황에서 후보 선정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이번에 정원이 10명 감소하여 465 의석(소선거구 289 의석 + 비례 176 의석)을 두고 경합하게 될 이번 선거에서 겨우 210개 소선거구에 후보를 내세울 수 있는 형편이다.
금후 최대의 초점이 되는 것이 야당의 공동 투쟁 태세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여부다. 제 1 야당인 민진당의 마에하라(前原) 대표는 지난 번 대표 선거전에서 공산당과의 선거 협력 관계를 재건할 것이라고 언명했고, 당내에는 야당 공동 투쟁에 전향적인 자세를 가진 의원들도 많은 것이 실정이다.
■ 야당 · 시민들 ‘의혹 덮기, 자기보신(保身), 무책임한 해산’ 격노
야당은 해산을 기도하고 있는 여당의 움직임에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선거전에서 중의원 해산 과정 자체를 쟁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단, 일본 헌법 상, 의회 해산은 총리 고유 권한이다) 제 1 야당 민진당은 조기 해산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다. 민진당 마에하라 대표는 아베 총리를 향해 ‘국회에서 자신의 스캔들을 추궁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북한 핵 미사일 위기 등 엄중한 상황을 전혀 도외시하고 자기보신(自己保身)을 위한 무책임한 해산’ 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이에 가세해 진보 성향의 공산당 고이케(小池晃) 서기국장도 ‘야당 측이 지난 3개월 간 진상 규명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해 왔으나, 계속 거절해 오던 아베 정권이 임시국회 개회 직후 실질 심의에 들어가지 않고 모두(冒頭)에 해산한다는 것은 명확한 헌법 위반이다. 의혹을 덮기 위한 것이고, 부정할 수 없다는 결과다. 이처럼 대의가 없는 의회 해산은 일찍이 있어 본 적이 없다” 고 공격하고 있다.
아사히(朝日), 요미우리(讀賣) 등 주요 언론들도 NGO, 일반 시민들의 격노하는 목소리를 전하면서 아베 총리의 중의원 해산 시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들을 보도하고 있다. 한 NGO 대표는 “『문제의 핵심에 관한 문서도 없고 한 점 의혹도 없다』 고 반복하기만 하는 태도가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된 결과다. 국회에서 논전을 벌이면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 아베 정권의 본심이다.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는 정권의 체질을 단적으로 나타내 보이는 판단이다” 고 비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피난을 거듭하고 있는 동북 지방의 한 시민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그치지 않고 있는 위기적 상황에서 의회를 해산하는 것은 뜻밖이다. 야당이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에 편승해서 당리당략(黨利黨略)만을 고려한 행동이다” 며 극도의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朝日)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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