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 발전 역사가 트럼프에게 주는 교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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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 세계에서 자유 무역의 이득을 보여주는 가장 적합한 사례” 블룸버그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요즘 우리나라는 온통 북한 핵 미사일 문제에 휩싸여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참모들에게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철폐할 것을 준비하도록 지시한 사안에는 큰 관심을 돌릴 틈도 없이 지내고 있다. 물론, 미국 조야의 지각있는 많은 인사들, 심지어 백악관 내외의 많은 참모들까지 나서서 말리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 미 FTA 협정’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북한 김정은 정권이 바로 우리 머리 위에서 노골적으로 핵 미사일로 위협을 가중시키는 상황에 한국과 미국이 함께 보조를 맞추며 대응책을 고심해야 하는 와중에서 말이다. 당분간, 북 핵 미사일 이슈가 국제 여론을 압도하여 일단은 수면 아래로 잠복되어 있을 수 있으나, 위기 상황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면 곧장 수면 위로 올라와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안겨 줄 소지가 다분한 요소다.
이와 관련하여, 美 유력 경제 채널 블룸버그 오피니언 난에 한 저명 칼럼니스트(Michael Schuman)가 ‘한 · 미 자유무역협정’ 당사국인 한국이야말로 전 세계를 통틀어 자유무역을 통해 효율적으로 경제 발전을 이룬 가장 적합한 수범 사례라고 적시하며, 트럼프는 자유무역의 이득과 관련하여 한국 경제 발전 과정이 주는 교훈에 귀를 기울일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아래에 이 칼럼 내용을 옮긴다.
■ 한국 경제 발전은 트럼프 정책 노선이 잘못이라는 것을 증명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한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지 말 것을 확신시켜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자신은 아직도 한국 사람들로부터 양보를 받아내고 이 협정을 철회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트럼프의 의도 속에 숨겨져 있는 아이러니는, 다른 무엇보다도, 한국 그 자신의 역사가 그러한 트럼프의 의도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2차 대전 이후, 한국의 경제 부흥 역사는 아마 전세계에서 교역(trade)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富)를 축적할 수 있는 힘을 증명해 보여주는 가장 적절한 증언이 될 것이다.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경제학자들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을 짓누르고 있던 빈곤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를 가지고 씨름을 하고 있었다. 특히,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에서 식민지 치하에서 벗어나 이제 막 탄생한 신생 국가들에 더욱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 무렵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GNI)은 고작 120달러에 불과했고, 이는 케냐(Kenya)나 마다가스카르(Madagascar)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당시에 횡행했던 지혜는 글로벌 경제는 가난한 나라들에 대해서는 거슬러서 짜여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 가난한 나라들이 빈곤을 벗어나는 오직 한 가지 길은 그러한 형세에서 벗어나는 것 뿐이었다.
만일, 그들 신흥 국가들의 경제가 종전의 식민 지배 종주국들에 연계된 채로 남아 있다가는 이들 신흥국들은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제조업 및 다른 산업 분야를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 한국은 ‘종속 이론’ 우려를 뿌리치고 ‘자유 무역’을 선택
더 나은 다른 아이디어는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자에 관세를 올리거나 장벽을 설정해서 자국 산업을 발전시켜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었다. 대개 독립 투쟁의 결과로 부상했던 개발 도상국들의 많은 지도자들은 자연스럽게 이러한 주장에 기울어지기 일쑤였다. 그들은, 철저히 반(反)무역 편향적인 정책을 취해 왔던 인도의 사례에서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경제 발전 이론들은 소위 ‘종속 이론(dependency theory)’에 경도되기 쉬운 것이다.
한국은 그러한 이론들과 정반대되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 나라의 정책 수립자들은 글로벌 경제와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받아들이는 정책을 선택했다. 그들은 한국 경제를 글로벌 교역 시스템에 맞추는 정책을 취택했고, 다른 무엇보다도 수출을 가장 우선하는 정책 방향을 걸어 온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은 일본의 경험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당시 일본은 ‘외부 지향 중심적(outward-focused)’ 경제 모델로 인해 점화되어 이미 역사적인 경제 발전 전성기의 한 가운데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이제 막 경제 발전 과정을 걷기 시작했을 때에는 이러한 발전 이론은 아직 소수 견해에 불과했다. 즉, 그 당시의 개발 경제학자들은 그러한 경제 발전 전략을 진지하게 받아 들이지 않고 있던 시기였다.
이후의 사실들은 숫자가 말해준다. 1962년에 인도의 1인당 GNI가 90 달러에 불과했다. 1990년에 이르면 대략 4 배 증가해서 380 달러 수준에 이른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에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53 배나 증가해서 6,360 달러 수준에 이르게 된다. 1991년 이후에는 인도도 좀 더 교역에 기반을 둔 경제 성장 전략을 택하게 되고 이에 따라 경제 성장율은 가속되게 된다.
소위 ‘종속 이론’이라는 것은 당시에 가난한 나라들이, 간단히 말해서 새로운 산업을 지원하기에 충분한 수요를 창출해 내는 것이 불가능했고, 또한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를 확보하여 이에 바탕을 둔 글로벌 규모의 경쟁을 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 주; 그럼에도, 그들 국가들이 지금은 상당한 번영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틀린 것으로 판명되고 말았다. 많은 경우에, 정부는 이러한 부문을 정부 세금으로 보조(subsidize)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마는 것이다.
■ 이제는 거꾸로 트럼프 정책들이 ‘종속 이론’에 빠져 있어
한국의 ‘교역 중심(trade-oriented) 모델’ 은 미국 등 해외 시장의 훨씬 많은 수요를 활용하여 교역의 이점(利點)을 잘 살렸기 때문에 작동했던 것이다. 한국은 자신들의 세계 교역 시장에서의 ‘비교 우위’를 잘 활용한 것이다. 당초에는 낮은 임금으로 신발이나 장난감 등 노동 집약적 산업 부문의 공장을 유치했고, 국내에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나서, 이러한 전략을 통해 축적한 자본을 반도체 칩(chips), LCD 판넬, 자동차 등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새로운 고(高)부가가치 산업을 개발하는 데에 활용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한국은 확실히, 초기에는 자유무역 국가는 아니었다. 그들은 외국의 경쟁으로부터 자국의 유치(幼稚) 산업들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들을 강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오늘 날에 이르러, 한국은 수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5년 전에 ‘한 · 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고 난 후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증대해 왔다. 이것이 바로 일반적으로 사회주의적인 경제 정책 노선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마져도 미국과의 자유무역 협정을 굳건하게 옹호하고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지금에 이르러, ‘종속 이론’은 불행하게도, 새로운 미국 정부의 많은 정책들에 영향을 발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정책들은, 비록 국가의 세금으로 해당 기업들을 보조해 주는 결과가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하기 보다는 국내에서 생산하도록 유치하는 것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자유무역 협정은 단순히 미국의 기업들을 해외 경쟁 기업들에 노출시킬 뿐 아니라, 동시에 해외 시장을 미국 수출업자들과의 경쟁에 노출시키는 것이 되는 것이다.
사실, 자유무역 협정이 서명된 이후 미국의 한국으로 향한 수출 총액이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한국의 총 수입이 감소한 것보다는 덜 감소한 것이다; 환언하면, 실제로 한 · 미 자유무역 협정 발효 이후 미국 수출 기업들의 점유율은 증가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한국과의 서비스 교역에서는 계속해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힘(strength)’을 대변해 주는 것이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얼마나 강력하게 몰아 붙이려고 작정할 지는 알 수 없으나, 그는 이러한 한국과의 최신 역사를 잘 인식해 두어야 할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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