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共産黨 원로들, 시 주석 독주에 불만』” Nikkei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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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중앙 TV, 이례적으로 ‘北戴河 회의’ 관련 정보 잇따라 보도해 주목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중국공산당 현역 지도자들과 은퇴한 원로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국가 운영에 관한 주요 의제들을 논의하는 이른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가 8월 중순 이미 종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후 15일 간, 종전의 공산당 선전 방식을 뒤엎는 이변(異變)이라고 할 만한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日經(Nikkei)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8일 늦은 밤중에 중국 국영 新華社 통신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그날 오후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현재 UN 총회 의장을 맡고 있는 에쿠아도르(Ecuador)의 외무장관과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前 국가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였던 2003년 SARS(重症急性呼吸器증후군)가 유행해 대혼란에 빠진 이후 여름철에 北戴河에서 공식 집무를 하는 것은 중지되어 왔다.
그러나, 올 ‘北戴河 회의’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작년 가을에 열린 全人代에서 시 주석이 연임 제한을 철폐하고 장기 집권 가능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자신을 중심으로 권력 집중도 완성한 바 있어, 이 과정에서 미묘한 정치적 대립 관계가 싹텄을 가능성도 있다. 그 외에도, 현재 첨예한 대결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북한 비핵화를 비롯한 국제 정치 문제 등 수 많은 과제들이 즐비해 있다.
한편,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번 “北戴河 회의”에서는 시 주석의 독주 체제에 일정한 제동이 걸렸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의 전 · 현직 최고 지도자들이 이번 “北戴河 회의”에서 앞에 열거한 수 많은 주요 이슈들에 대해 어떤 의견들을 교환하고, 어떤 합의를 도출해 냈는가에 많은 사람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상황을 Nikkei의 최근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한다.
■ “北戴河 회의”에 리(李克强) 총리가 공식적으로 등장한 수수께끼
중국이 현 시진핑 주석 시대에 들어오고 나서 중국 공산당 원로들의 영향력을 거스르는 것이 될 수도 있는 “反부패 운동”이라는 태풍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도 나돌았다.
중국에서는 오랜 관례대로 국가 주석 및 총리라는 국가 톱 1, 2 지도자들의 北戴河에서의 일정은 일체 외부에 공식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고위 지도층 인사가 외국 내빈을 거기서 만난다는 것은 아예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에 더해 외부 관측자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최근 존재감을 보이지 않고 있던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그러한 관습을 깨면서까지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는 점이다. 반면, 시진핑 주석 측은 끝까지 北戴河에서의 일정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내보내는 메시지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주도하는 ‘자유무역 체제’의 중요성, 그리고 ‘다자주의(multilateralism)’ 주장이었다.
중국의 정상급 지도자가 공석에서 이렇게까지 거듭해서 ‘자유무역 체제’ 를 촉구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지금까지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자국이 아니라, 타국의 ‘보호주의’에 대한 반대에 중점을 두어 왔었다. 지금까지 엄격한 보호주의 정책으로 수출 초(超)강대국을 이룩해 온 중국의 이익을 손상하기 때문이다.
현 중국공산당 체제는 “수출로 벌어들인 거대 규모의 외화, 공유제에 기반한 토지, 부동산 개발 수익 등을 손에 거머쥐고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그것은 중국 내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 해외에 중국 주도의 경제권 형성을 만들려는 新 실크로드 구상인 “一帶一路”도 마찬가지다.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공산당을 외국에서 벌어들인 자금과 토지 관련 수입이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Nikkei)
한편, 중국 공산당은 매년 개최되는 이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의 존재를 공식적으로는 확인하지 않고 있다.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최고 지도부 멤버들이 베이다이허(北戴河)를 방문했다는 사실 자체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표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따라서, 올 해 들어와 종전 관례와 달리 구체적으로 동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 이름이, 그것도 4명씩이나 공표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 “강경 노선의 시 주석 대신, 리커창 총리가 자유무역을 주창”
이전부터 중국에서는 미국 및 유럽이 주도하는 “자유무역체제”라는 개념은 서방 세계의 자유주의 사상과 연계되어 있다고 생각되어 왔다. 이런 점을 배경으로 고려해 보면, “자유무역 체제 추진”이라는 명분으로 공산당의 일당 독재 체제를 무너뜨리는 “和平演変”의 음모로 도전을 당하게 된다는, 경계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이번에 이변이라고 할 만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北戴河에 공식 등장한 것은 현재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美 · 中 무역전쟁으로 고전하는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처 방안을 숙의하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강경(强硬) 노선 일변도였던 시진핑이 아니고, 리커창(李克强)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는 암초에 걸려있는 對美 협상을 돌파하기 위해 트럼프를 유인하려는 추파(秋波)이기도 하다. 중국 개혁 · 개방의 전도사로,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 이래로 이어져 내려오는 소위 발톱을 감추고 힘을 비축하는 “도광양회(韜光養晦)” 로 알려져 온 대외 정책 노선을 버리지는 않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비록, 협상 직급을 낮추기는 했으나, 협상은 드디어 다시 시작됐다.
■ “시 주석 측근 뤼잔쉬(栗戰書)는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
또 한 가지 이례적인 것으로 보였던 것은 당내 서열 3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代’; 국회에 상당) 상무위원장 뤼쟌쉬(栗戰書)의 北戴河에서의 존재감 과시이다. 그가 8월 10일에 北戴河에 있었다는 사실을 사흘이나 지난 뒤에 全人代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것도, 新華社 등 국영 미디어가 아니라 자신이 관장하는 기구인 ‘全人代’의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것은 기묘한 일이다.
지난 8일까지 있었던 일련의 공식 보도에서 北戴河에 들어간 것이 확인된 것은 리커창(李克强)을 위시해서 党 조직부장 천시(陳希) 정치국 위원, 부총리인 후춘화(胡春華) 정치국 위원 등이었다. 이들 두 사람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北戴河에 머물고 있는 과학 부문 전문가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党 선전 · 이데올로기 담당 최고 지도부 멤버 왕후링(王滬寧; 党 서열 5위)은 종전의 관례를 깨고 나타나지 않았다. 작년까지 그 자리에 있었던 류윈산(劉雲山)이 매년 北戴河에 등장했던 것에서 一變한 것이다. 이것은 시진핑의 개인 숭배적 색채를 당분간 억제하려는, 변화된 선전 정책과도 관계가 있어 보인다.
■ “리 총리 중심의 ‘共靑團’ 출신 세력 과시에 대한 견제 역할도”
리커창(李克强) 및 후춘화(胡春華) 正 · 副 총리 두 사람은, 두 말할 것도 없이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派다. 共産党 간부 등용문인 ‘共靑團’은 원래부터 前 국가 주석인 후진타오(胡錦濤)의 정치적 기반이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은 권력의 정상에 오른 이후, 곧바로 동 세력을 완전히 제압해 오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父子 관계와 같은 리커창(李克强)과 후춘화(胡春華)가 北戴河에서 전면에 등장하며 눈에 띄고 있음에도, 시진핑派는 靑華대학 시절 룸 메이트였던 동창생 천시(陳希) 뿐이다. 아무래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 어찌 보면, 시진핑派가 따라 잡히고 있는 모습과도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이에, “다양한 억측이 나오는 것을 잠재우기 위해 시진핑派 중진 뤼쟌쉬(栗戰書)를 급거 北戴河로 보내 진(陣)을 치게 해서 党 내부에 과시한 것” 이라는 소문이 은밀하게 퍼지고 있다.
보도 분야에서의 또 다른 커다란 변화는 8월 16일에 나타났다. 그날 밤 국영 중앙 TV는 최고지도부 7인의 党 정치국 상무위원회의가 열렸다고 전했다. 영상은 빠진 채 보도되었으나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리는 党 정치국회의(정치국원 25명이 출석)는 공표되어 왔으나, 거의 한 주일에 한번 열리는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대해서는 항상 비밀의 베일에 싸여져 왔던 것이다.
党 정치국 상무위원회 7인 회의는 党 총서기인 시진핑이 소집하고 의장을 맡는다. 의견이 갈라지는 의제에 대해서는 7인에 의한 다수결(多數決)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공식적으로는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도 1표 밖에 갖지 못하는 것이다. 제도상으로는 시진핑 주석이 절대적인 유일 최고 지도자는 아닌 것이다.
16일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의제는 동북 지린성(吉林省)이 중심에 있는 부정 백신 문제에 대한 처분 안건이었다. 영유아들에 부정 백신을 접종했던 이 사건은 행정부와 국유기업의 유착과 관련되어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사건이다. 美 · 中 무역전쟁의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관심이 높아진 부정 백신 문제에 최고위층에서 결론을 맺을 필요가 절박해졌던 사안이다.
■ “이번 ‘北戴河 회의’에서 시 주석 독주 체제에 일정한 제동(?)”
그러나, 상무위원회 개최 사실을 공표한 데는 이와는 다른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발표문 말미에 한 줄 첨가되어 있는 것처럼, “회의에서는 기타 항목에 대해서도 연구(검토)했다”고 되어 있다. 이 “기타 항목”은 美 · 中 무역전쟁 대응, 개인 숭배 문제, 인사 문제 등, 현재 드러난 다양한 난제들이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에서는 관료적 용어인 ‘연구(硏究)’라는 단어의 의미는 완전히 결착되었다는 뉴앙스가 아니다. 예를 들어, 해당 책임자는, 문제가 회부되어 그 해결 요구를 받게 되면 우선 “연구, 연구….” 라며 적당히 얼버무린다. 신속하게 결론을 내지 않고 숙고하던가, 혹은 결정을 보류한다는 감각을 나타내는 표현인 것이다.
결국, 금년 “北戴河 회의”에서는 시 주석의 “완전한 독주(獨走)체제”로 들어가는 것에 일정한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면에는 원로들 및 그들과 관계가 깊은 ‘홍이대(紅二代; 공산 혁명기 고급 간부 자제들)의 의향이 작용한 것이다. 겉으로는, 어디까지나 2017년 전당대회에서 개정된 党 규약에 따라서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党 중앙을 중심으로 단결한다는 게 명분이다. 동시에, 향후, 党 규약이 금지하는 시진핑에 대한 개인 숭배적 색채는 어느 정도 억제될 것이다.
■ “이번 가을로 예정된 ‘4중전회’가 권력 구도 변화의 시금석(?)”
이렇게 보면, 가을에 여는 방향으로 조정 중인 党 중앙위원회 제 4 차 전체회의(‘4中全会’)를 앞두고, 상당 부분 현안들이 보류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인상을 받는 것이다. 우선, 트럼프 정권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北戴河 회의’에서는 對美 정책이 최대 의제가 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의를 분석하는 한 외교관은 “금년 회의는 예년보다 길었다는 정보가 있다” 고 밝혔다.
그렇다고는 해도,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세가 어느 정도 꺾이기는 했다고 쳐도, “시 일강(一强)”이라는 기본 구조는 유지되고 있다. 헌법까지 개정하면서, 국가 주석 임기 제한을 철폐한 이상, 라이벌 세력들에 간단히 주도권을 내줄 턱이 없는 것이다. 8월 19일, “北戴河 회의” 종료 후에 처음으로 보도된 시진핑 주석의 공식 영상이 뜬금없이 軍 회의에서의 모습으로 나온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이번 “北戴河 회의”에서 현역 지도자들의 움직임이 공식적으로 나타난 것은 종전의 중국공산당 내 권력 투쟁 · 줄다리기 부활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8월 17일로 92세 생일을 맞은 장쩌민(江沢民) 前 국가 주석, 그리고, 75세가 된 前 국가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등은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 것인가? 과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것인가? 이런 궁금한 의문들에 대한 첫 대답은 오는 가을에 열리는 ‘4中全会’라는 場에서 어느 정도 밝혀질 것으로 관측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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