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짓고 유휴부지 쓰고…수도권 30만가구 2021년부터 분양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1차 중소택지 17곳서 3만5천가구…서울 옛 성동구치소·개포동 등 포함
신도시 4∼5곳서 20만가구…광명·하남·고양 등 후보지 거론
중소택지 6만5천가구 추가 지정…2021년부터 5년간 순차 공급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결국 '신도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규모 신도시는 더이상 조성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기조를 바꾼 것이다.
물론 과거 분당·일산 등 수백만평에 달하는 초대형 신도시에는 못 미치지만 서울 인근에 지구당 4만∼5만가구가 건설되는 물량이면 '신도시급'의 파급력이 예상되는 규모다.
국토교통부는 21일 기존에 확보된 48만가구 규모의 공공택지와 6만2천가구 규모의 신혼희망타운 부지 외에 수도권에 30만가구가 건설될 수 있는 공공택지를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된다면 현 정부 출범 이후 중·장기적으로 수도권에서 84만여가구의 신규 주택이 공급되는 것이다.
◇ 1차 중소규모 택지 17곳서 3만5천가구 공급
국토부는 우선 지자체 등 관계기관 협의 절차가 완료된 중·소규모 택지 17곳에서 총 3만5천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린벨트 해제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서울에서는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1천300가구)와 개포동 재건마을(340가구)에서 약 1천640가구를 공급하는 등 총 11곳에서 1만가구 정도를 건설한다.
이들 2곳을 제외한 나머지 9곳(8천642가구)은 사업구역 지정 등을 거쳐 서울시가 구체적인 입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는 광명 하안2(59만3천㎡, 5천400가구)와 의왕 청계2(26만5천㎡, 2천560가구), 성남 신촌(6만8천㎡, 1천100가구), 시흥 하중(46만2천㎡, 3천500가구), 의정부 우정(51만8천㎡, 4천600가구) 등 5곳에서 1만7천160가구를 건설한다.
광명 하안2지구는 광명 나들목과 2.5km 떨어져 있으며 의왕 청계2지구는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2km가량 떨어져 있는 등 대부분 역세권 중심의 택지들이다.
서울 경계에 있고 철도와 지하철, 고속도로 등 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인천 검암 역세권에서는 79만3천㎡ 부지에 7천80가구가 공급된다. 인천 지하철 2호선 검암역과 인접해 있고 청라지구와 가까워 젊은층 주거 수요가 풍부하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1차 공급부지에 대해 이달 21일부터 주민공람에 들어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지구지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지구계획 수립과 보상에 들어가면 2021년께 주택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 서울∼1기 신도시 사이에 330㎡ 이상 신도시 4∼5개 건설
추가로 공급하는 30만가구 가운데 67%인 20만가구는 신도시 형태로 공급된다.
국토부는 서울과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사이에 330㎡(100만평) 이상 대규모 택지 4∼5개소를 조성하기로 했다.
330㎡ 규모면 주택 4만∼5만호가량이 공급될 수 있는 것으로, 평촌신도시(511만㎡)에 조금 못 미치고 위례신도시(677만㎡)의 절반 정도 크기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상당수가 그린벨트 해제지에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신도시급 택지에는 인프라와 교통망, 자족 기능을 갖춘 가치창출형 주거 공간을 조성해 수도권 중심부의 주거와 업무 기능을 분산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업무시설 등 도시지원시설 용지를 확보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전략산업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또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을 구축해 서울 및 인근 도시로부터 접근성을 높이고 스마트홈, 친환경 에너지 등을 반영해 에너지 절감, 차량정체 해소 등 도시관리 효율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국토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4∼5곳의 신도시 부지를 공개하기로 하고, 연내에 1∼2개소를 우선 발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유력 신도시 후보지로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 해제된 광명 시흥지구와 하남 감일지구를 우선 가용택지로 분류한다.
또 안양시가 추진하고 있는 박달테크노밸리 조성사업, 고양시 장항동 일대 등을 유력 후보지로 꼽는다.
김포신도시와 남양주시 등도 가용부지가 많다는 점에서 신도시로 조성할 수 있다. 정부는 인천에도 미니 신도시급 형태로 2만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 서울 그린벨트 등 포함해 중소택지서 6만5천가구 공급
국토부는 대규모 택지 조성과 병행해 도심 내 유휴부지와 군 유휴시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등에 중·소규모의 택지를 추가로 조성해 6만5천가구를 공급할 방침이다.
전체 6만5천가구 중 서울에서 '2만가구+α'를 내놓고 인천에서 5천가구, 경기도에서 4만가구를 공급한다.
서울에서 공급될 2만여가구는 이번 발표에서 제외된 그린벨트 해제를 비롯해 도심 내 유휴부지, 군 유휴시설 등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앞서 '6만2천가구' 계획에서 밝힌 도심 내 용적률 완화 등에 따른 공급 가구 수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토부 김현미 장관은 "서울시와 이미 훼손돼 보존가치가 낮은 3등급 이하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며 "주택시장 안정 등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국토부 해제 물량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요하면 서울 그린벨트를 직권해제해 부족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도심 내 유휴부지는 공공청사 부지 등 국·공유지를 활용하고 기존 차고지와 철도부지, 역세권 등은 고밀·복합개발해 공급 가구 수를 늘린다.
이전 대상인 군부대와 군체육시설 부지를 활용하거나 도심 내 군관사 등을 고밀개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내년 7월부터 일몰되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학교, 공원 부지 등)도 택지로 활용한다.
장기미조성 도시공원 부지를 활용해 70%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 30%는 택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 30만가구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순차 공급
국토부가 이번에 추가로 확보하기로 한 수도권의 30만가구는 부지 확보와 보상 등의 일정을 고려할 때 2021년부터 신규 공급이 가능하다. 이후 2025년까지 5년 동안 순차적으로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6만가구에 해당하는 물량이지만 지구지정과 부상 등에 시간이 걸려 실제 공급은 뒤로 갈수록 많아진다.
정부가 공개한 30만가구의 연차별 공급물량은 2021년의 경우 5천가구에 그치고 2022년에 2만가구, 2023년에 5만가구로 늘어난다. 이후 2024년 8만가구, 2025년 14만5천가구로 급증하는 구조다.
여기에다 LH와 SH공사, 경기도시공사 등이 수도권에서 매년 공급하는 공공주택 물량이 연평균 8만가구에 달한다.
이를 합하면 산술적으로 2021년에는 8만5천가구, 2022년에 10만가구, 2025년에는 22만5천가구까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장 서울 집값이 불안한데 공급 물량은 오히려 5년 뒤부터 급격하게 늘어나게 돼 수요-공급의 '미스매치'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에 공공기관이 공급해온 8만가구는 수도권 30만가구 신규 공급과 맞물려 일부 조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일단 연내에 약 10만가구의 공공택지를 추가로 선정해 발표하고 내년 6월까지 나머지 16만5천가구를 선정·발표할 계획이다.
30만가구는 공공주택 위주로 공급하되 35%를 공공임대로 내놓는다. 다만 임대·분양 비율은 지역별 주택수요에 따라 지자체와 협의해 탄력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공공택지 내 공공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전매제한을 현행 6년에서 최대 8년으로 늘리고, 거주의무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또 개발 예정지역의 투기방지를 위해 일대의 토지거래량과 지가 변동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주민공람공고 즉시 건축·형질변경 등 개발행위 제한에 들어간다.
항공사진과 비디오 촬영 등을 통해 불법 지장물 설치와 투기행위도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투기성 토지거래 증가 또는 난개발이 우려되는 경우 관계기관 합동 투기단속반을 운영하고 지자체와 협의해 투지거래허가구역, 개발행위허가제한 지역을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