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회, 결국 '반쪽' 개문발차…한국당 불참에 추경 '적신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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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뺀 여야 4당, 국회 소집요구 초읽기…20일께 국회 문 다시 열릴듯
與, 국회 가동 후 한국당 설득 주력…'추경 처리' 방안 놓고 고심
바른미래 등과 함께 선거제 패스트트랙 후속처리 나설 가능성도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17일 6월 임시국회 소집을 추진함에 따라 국회 문이 이번 주 중반인 오는 20일께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7일 4월 임시국회가 종료된 이후 국회가 다시 가동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청문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는 제1야당인 한국당의 강한 반발이 불 보듯 뻔해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를 비롯해 각종 민생법안 처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추경안 심사 소관 상임위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위원장이 한국당 몫으로 돼 있는 만큼 한국당 협조 없이는 6월 국회에서의 추경안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국회 소집을 해놓고도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한 4월 임시국회의 전철을 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6월의 절반이 지나도록 헛바퀴를 돈 국회 정상화 협상을 접고 이제는 한국당을 제외하고라도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여야 대치로 5월 국회를 열지 못했던 만큼 이번 6월 국회에서만큼은 추경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각오다.
다만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추경안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 내부 고민이 큰 상황이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예결위 구성 자체가 안 돼 있기 때문에 한국당을 뺀 여야 4당끼리 논의와 협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국회를 연 뒤 한국당을 설득해 추경을 비롯한 현안 논의 테이블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 국회 소집요구는 '로키'로 추진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주도하기보다는 다른 야당의 국회 소집요구에 우리가 동참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소집으로 정국 갈등은 불가피하겠지만 한국당을 최대한 설득하면 추경 심사와 처리는 결국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 산불, 포항 지진 등 재해 관련 예산이 포함된 만큼 한국당 내부에서도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한다는 데 기대를 거는 눈치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이 요구하는 '분리 추경'을 받아들이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부 항목에 대한 조율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추경이 제출됐는데 처리하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다"라며 "결국 시간 문제가 될 것이다. 한국당을 설득하면 처리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추경 효과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추경 처리를 포기하자'는 강경론까지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국회를 열고 추경을 처리하려면 추경안을 대폭 수정하거나 삭감하는 전략이 있고 아예 통과를 안 시키는 방법도 있다"라며 "추경 처리가 불발되면 한국당이 정치적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추경 이외의 다른 현안의 경우에는 한국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여야 4당 공조를 통해 처리하겠다는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추경 처리를 포기하고 바른미래당 등 다른 야당과 함께 선거제도 개편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처리 후속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자당을 뺀 여야 4당의 6월 국회 소집은 제1야당의 존재 자체를 무시한 '야합'이라고 주장하며 총공세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앞서 국회 정상화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경제청문회 개최를 정부·여당이 수용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백번 양보해 경제청문회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추경 심사를 하자고 제안했는데 그것조차도 받지 않겠다고 한다"며 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투쟁은 쉽게 양보할 수 없다. 함부로 물러설 수도 있다"며 향후에도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드디어 오늘 단독 국회를 불사하며 백기 투항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회에 들어오지 말라는 이야기다. 4선을 하는 동안 이런 여당은 처음 봤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여야 4당의 국회 소집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당의 단일대오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장외투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도 누적은 물론 여론 역풍을 고려해 조속히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적잖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의 민생대장정 종료 시점이 국회 복귀의 적절한 타이밍이었다"며 "뒤늦게 경제청문회 조건을 얹은 것은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지난 주말까지를 국회 정상화 협상 '데드라인'으로 내걸었던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6월 국회 소집요구를 당론으로 채택, 실질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회 소집요구에는 재적의원 4분의 1인 75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의원총회 의결 직후 민주당, 한국당 의원들의 합류를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오후 2시 6월 국회 소집을 위한 바른미래당 의원총회 열차가 출발한다"며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탑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의총에서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양당은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은 한국당을 제외하고 국회를 열되, 이후 민주당이 한국당의 경제청문회 개최 요구를 받아들여 추경을 처리하는 '선(先) 개회, 후(後) 청문'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더는 눈치 보지 말고, 국민의 명령대로 조속히 단독 국회를 소집하라. 그 후 추경과 법안에 한국당이 협조하도록 경제청문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경제청문회를 비롯한 한국당의 각종 요구가 '상식적이지 않다'라고 비난하면서 한국당을 제외하고라도 무조건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상무위원회에서 "개원을 대가로 자신들을 위한 정쟁용 멍석을 깔아달라는 한국당의 억지 요구에 더 이상 응할 이유가 없다"며 "오늘 당장 한국당을 제외하고라도 국회를 개원하기 위한 소집요구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하고 이제 일할 사람들끼리라도 일을 하자"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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