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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대통령 “카쇼기 기자는 계획된 범행에 의해 살해됐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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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0월24일 00시06분
  • 최종수정 2018년10월24일 11시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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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dogan 대통령 의회 연설, Mohammed Bin Salman 황태자가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사우디아라비아 Mohammed Bin Salman 황태자 주도의 독재 정치를 주요 타겟으로 삼아 사우디 정부를 계속 비판해 오던 유명 저널리스트 카쇼기(Jamal Khashoggi) 기자가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실종(失踪)된 사건에 대해, 동 사건이 발생한 현장인 터키의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대통령이 카쇼기(Khashoggi) 기자는 ‘계획된 범행에 의해 살해된 것’ 이라고 직접 밝혔다.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대통령은 미리 이번 사건의 ‘적나라한(naked) 진상’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이날 의회 연설에서 ‘사우디 당국의 공작에 의한 계획적인 살해였다’ 고 언명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지도부에 대해 사건 진상에 대한 설명과 18명의 용의자들을 터키에 인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에 사위 쿠쉬너(Jared Kushner)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사우디 Bin Salman 황태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모호한 입장을 표명해오다, 공화당 유력 의원들을 포함하여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종전의 자세를 전환, 사우디 측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美 중간선거를 앞두고 터진 이번 사건으로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 “Khashoggi 기자는 우연한 사고가 아닌 계획된 범행으로 살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저명한 反체제 기자 카쇼기(Jamal Khashoggi)씨가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하여 터키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대통령은 23일 의회에서 연설하면서 이것은 “계획적인 살해였다” 고 언명했다.


사우디 측이 이미 ‘공작원들의 과오에 의한 사망’ 이라고 밝힘으로써 동 기자의 죽음을 인정했던 상황 설명을 뒤집는 것으로, 사전에 준비된 조직적인 범행이라는 견해를 명언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은 현재 사우디의 실질적인 최고 실력자인 무하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황태자가 이번 범행 계획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연설에서 터키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은 이번 살해 계획과 관련해서 사우디 측의 설명을 요구한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살해 계획에 관여한 용의자들을 터키에 인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미 서방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는 사건 현장의 고문 및 살해 관련 녹음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CNN)


카쇼기(Khashoggi) 기자는 사우디 출신으로 종전에 사우디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왔고, 지난 2일 이스탄불 소재 사우디 영사관에 혼인 신고를 위해 들어간 뒤 소식이 끊겨, 건물 밖에서 기다리던 약혼자가 카쇼기의 부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 자문관 등에 연락을 취해 도움을 요청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터키 정부는 치외법권이 인정되어 불가침이 인정된 총영사관 건물 내에서 참혹한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분개하고, 미디어를 통해 수사 정보를 전파하며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제 여론을 형성하면서, 이례적으로 사우디 측과 공동 수사에 임하게 되었다. 그러나, 범행을 증명할 증거들은 수없이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살해 당시의 녹음도 나돌고 있다. 이에 따르면, 카쇼기(Khashoggi) 기자가 영사관에 들어간 직후, 바로 구타와 함께 약물을 주입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 “사건의 무대가 된 터키가 수사 정보를 독점, 주도권을 장악”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언론 탄압에 대해 비판해 오던 카쇼기(Khashoggi) 기자는 지난 2일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Istanbul) 소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을 방문한 뒤, 종적이 묘연해졌으나, 사실은 동 영사관 내에서 파견된 요원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사우디 정부가 터키 국내에서 사망한 것을 인정한 뒤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이 사건에 대해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사우디 영사관은 사건 직전에 관내의 모든 감시 카메라들을 철거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번 사건은 전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획된 흉악한(ferocious) 범행이라고 단정했다. 동시에 터키는 사우디 정부 측에서 18명의 살해 용의자 명단을 넘겨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명단에는 이미 터키 당국이 파악하고 있던 15명의 용의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우디 측은 당초에는 카쇼기(Khashoggi) 기자가 영사관을 나갔다고 설명하면서 살해 사실을 부인해 왔으나, 터키 당국이 파악한 살해 당시의 것으로 보이는 녹음 내용이 언론 미디어들을 통해 잇따라 확산되어 나가자 사우디 측의 설명은 모순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살해’ 사실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지난 21일 사우디 외무장관은 당초에 “부여된 권한과 책임을 넘은 자들이 저지른 일” 이라며 살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나, 사망에 이르게 된 이유에 대해 ‘심문 중에 실수로 사망하게 되었다’고 설명해 오고 있었다. 더구나, 무하마드 황태자는 동 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해 왔다.


그러나, 초점은 이미 무하마드(Mohammed Bin Salman) 황태자로 향하고 있고, 사건의 무대가 된 터키 정부는 수사 정보를 한 손에 쥐고 있어, 사우디 및 미국에 대해서 흔들 수도 있는 카드가 되고 있다. 즉, 두 나라와 관계 개선을 획책하고 있는 터키 입장에서는 관계 개선의 주도권을 행사할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 사우디, 유럽 · 미국 등과의 관계도 미묘한 처지로 빠져들어
한편, 사우디 외무장관은 ‘철저하고 완전한 수사’ 및 책임 추궁을 약속하고 있으나, 유럽 · 미국 등 우방국들은 불신과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는 22일, 사우디에 대한 무기 수출 동결을 표명했다. 동시에 다른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사우디에 대한 제재에 동조할 것을 촉구했다. 캐나다 트뤼도 총리도 같은 날,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표명하고 있다.


미국은, 당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지역의 주요 거점 동맹국이기도 한 사우디 정부의 설명에 일정한 이해를 시사하는 자세를 보였으나, 22일 들어, 사우디 측의 설명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아직 무하마드 황태자 및 사우디 측을 옹호하는 입장을 버리지 않고 있으나, 美 CIA 국장을 터키로 급파, 수사 정보를 공유할 것을 요구하는 등, 미국 측 입장에서도 사실 관계를 직접 확인한 다음에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방침을 보이기 시작했다. (USA Today)


이의 일환으로, 미국은 사건 발생 직후, 폼페이오(Pompeo) 국무장관을 중동으로 급파, 사우디 및 터키 지도자들과 회담했다. 특히, 터키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는 사건 의혹 해명의 착지점(着地點)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동 회담에 동석한 터키 외무장관은 “회담은 유익했고 성과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美 국무성은 폼페이오(Pompeo) 장관이 터키 측에게 수사에 협력할 것을 제안했고, 동시에 사건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Nikkei)


한편, 美 의회는 인권 및 언론 자유 등의 이념을 중시하고 있어,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우디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확산되고 있다. 공화당 루비오(Marco Rubio) 상원의원은 “이번 카쇼기(Khashoggi) 기자의 죽음은 비통한 일” 이라며, 사우디 정부의 설명이 바뀌는 것에 불만을 표명했다. 그는 美 CIA로 하여금 완전하게 조사하도록 촉구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英 Guardian) 이에 따라, 불길이 무하마드(Mohammed) 황태자 및 국왕으로 파급되는 것은 피해 보자는 트럼프 정권의 자세를 美 의회 및 국제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터키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도 사우디아라비아 왕실(王室)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극력 자제하고 있어,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원치 않는다는 속마음을 내비치기도 한다. 터키는 對美 관계 악화 이후 자국통화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경제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어, 사우디와의 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는 경우에는 자금 유입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英 FT “이번 사건은 황태자의 사우디 재건 프로젝트를 위협”  
한편, 영국 Financial Times는 이번 사건으로, 무하마드(Mohammed), 황태자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오던 사우디아라비아 경제 재건을 위한 각종 정책 프로젝트들이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예를 들어, PIF(Public Investment Fund) 주도로 일본의 Softbank 및 미국의 Blackstone 투자 그룹 등과 함께 시행해 오고 있는 국내외 투자 프로젝트들이 위협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T는 익명의 사우디 애널리스트를 인용하여, 2020년까지 자산 규모를 2배로 증대하려는 PIF 구상은, 사실상 사우디 최고 지도자인 무하마드 황태자[MBS]가 벌여 온 석유 의존형 구시대적 경제 구조를 현대적 구조로 재건하기 위한 정치적, 인적, 경제적, 사회적 과제의 가장 중심 축이 되는 수단이었다고 평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카쇼기(Khashoggi) 기자 살해 스캔들은 사우디를 극도의 외교 위협으로 몰고가서, 잠재적으로 경제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전망하면서, 혹시 PIF가 동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으로 몰려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우려한다. 당장, 지난 주 황태자 주도로 개최된 “사막의 다보스” 회의에 주요 서방국 인사들이 참석을 철회하는 것이 증명하고 있다.


만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 자본의 유입이 감축되고, 'MBS' 황태자가 약속한 경제 성장 가속화 및 실업의 증가에 대처할 신규 고용 증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석유 의존형 경제 구조에 대해 일대 개혁을 이루겠다는 야시찬 계획은 위협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美 기업연구소(AEI)의 중동지역 전문가 영(Karen Young)씨는 “이것은 사우디 정부가 외국의 투자 파트너들과 연대해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던 PIF에게는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고 말한다. 그는 “사우디는 지원 사업을 증대하는 동시에 고통스러운 개혁 작업으로부터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 고 전망한다.

 

■ “사건 전모 여하에 따라서는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질 가능성”  
이번에 사우디 주도로 발생한 이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건은, 향후, 사건의 전모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중동 지역의 불안정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사우디의 실질적 최고 지도자 무하마드 황태자가 관여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에는 사우디의 구심력이 저하될 것은 필지다.


그럴 경우, 사우디 황실 내부에 권력 투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충분하고, 한편 미국의 여당 공화당 내부에서도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뿌리깊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봉쇄를 기축으로 하는 미국의 전략이 흔들리는 등, 지역 내 권력 균형도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Nikkei)


한편, 사우디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시선이 엄격해지는 경우에는, 원유 시장을 통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는 일단, 이번 사건과 석유 공급을 연계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만일, 국제 사회로부터 제재를 받는 경우에는 대항할 것이라는 자세를 아울러 표명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보복 수단으로 원유 공급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관측한다.


이미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제재로 인해 글로벌 석유 시장에는 원유 공급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공급 부족을 메울 능력을 가진 사우디가 증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공급 핍박에 대한 우려는 그만큼 커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때문에,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사우디가 취하는 자세에 따라서는 중동 정세는 물론 글로벌 석유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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