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美 · 中, 무역전쟁 휴전, ‘90일 내 완전 타결 모색’ 합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12월02일 21시41분
  • 최종수정 2018년12월02일 21시42분

작성자

메타정보

  • 15

본문

- 트럼프, 對中 관세율 인상 90일 유예, 일단 결렬 시의 분쟁 격화 회피
- ‘90일 휴전’ 내에 완전한 타결을 이루지 못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
- 전문가들 “합의된 시한 내에 완전 합의 도출은 곤란” 견해가 지배적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美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은 아르헨티나 G20 정상화담을 마친 뒤, 만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가지고, 양국 간에 점차 고조되고 있는 ‘무역 긴장(trade tension)’을 ‘지체(遲滯)’시키는 데에 합의했다. 동 정상회담에 배석한 미국 측의 최고위 인사인 커들로(Larry Kudlow)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귀국하는 대통령 전용기 ‘Air Force 1’ 내에서 기자들에게 “회담은 잘 됐다” 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이번 회담에 배석했던 므뉘신(Steven Mnuchin) 재무장관도 이번 美 · 中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더 ‘화해적(conciliatory)’ 자세를 가질 것을 주장해 온 바 있다.


정상회담에 배석하지는 않았으나, 회담 진행을 도왔던 다른 인사는 회담이 예정을 30분이나 넘겨 진행된 것은 고무적인 것이고, 미국은 이 자리에서 WTO 개혁을 거론하며 중국 측에 더욱 협조하도록 압박을 가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두 정상이 작년 트럼프의 訪中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대면한 것이다.


英 Financial Times는 양국 정상들이 ‘임시 휴전(休戰)에 합의했다’ 고 전하며, 미국은 중국에 추가 관세율 인상을 유예해 주는 대신에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대규모의 농산물 등을 수입할 것을 약속하는 거래를 했다고 전했다. 동 紙는 美 · 中 양국 경제에 이미 큰 폐해를 주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혼란을 주고 있는 무역 분쟁을 정지할 것에 합의하여 안도(安堵)하는 분위기를 강조했다.


한편, 미국 정부 내부에 對中 무역 분쟁을 둘러싸고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점도 전해지고 있다. 즉, 트럼프 백악관 경제 관련 참모들 중에 對中 강경 대응 자세를 주장하는 나바로(Peter Navarro) 통상보좌관 및 라이타이저(Robert Lighthizer) 美 무역대표부 장관(USTR)과, 온건 화해를 주장하는 커들로(larry Kudlow) NEC 위원장 및 므뉘신(Mnuchin) 재무장관 간의 견해 차이가 크게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美 · 中 정상회담의 주요 관점 (Nikkei)>
- 미국은 2,000억 달러 수입품에 추가 관세율 25% 인상을 90일 간 유예
- 지적재산 보호, 기술 이전 강요 등, 5개 분야의 협의 대상에 합의
- 90일 내에 합의하지 못하면 2,000억 달러 분에 관세율을 25%로 인상
- 中, 무역흑자 감축 위해 미국산 농산물, 에너지, 공산품 등 수입 확대
- 첨단기술 정책 수정 및 산업 보조금 철폐 등은 협의 대상에서 제외

 

■ “양국, 무역전쟁 격화를 피하기 위해 휴전에 합의; ‘苦肉之策’”  
美 · 中 양국은 현지 시간으로 1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종전에 예고해 오고 있는 對中 추가 제재 관세율 인상을 유예할 것에 합의했다. 동시에, 미국과 중국은 무역 관련 협상을 계속해서 중국의 미국 기업들에 대한 지적재산(知的財産; IP)의 보호, 기술 이전 강요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타결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마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렸던 G20 회담이 폐막된 직후, 양국 정상들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만찬을 겸한 2시간 반에 걸친 회담을 끝내고 이러한 ‘합의’ 내용을 밝히는 각자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끝내고 “과실(果實)이 많은 회담이었다” 고 밝혔다. 중국 시진핑 주석도 회담에 앞서 “美 · 中의 평화와 번영은 양국의 협조 관계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가 있다” 고 언급,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강한 의욕을 표명했다. 


미국은 90일 간의 시한을 정하여 중국을 계속 압박할 방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이며, 이 기간 동안에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에는 미국은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 제품의 수입에 추가적인 제재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하게 된다. 美 · 中 무역전쟁이 격화 일로로 치닫을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한편, 양국은 만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무역전쟁과 관련한 어떤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결렬되는 경우에는 지금 진행되는 분쟁 양상이 더욱 격화되고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급격히 증폭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양국은 완전한 타결에는 이르지는 못했으나, 현재의 위중한 상황을 최대한 참작하여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자 하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중국 측에 구조조정을 포함한 근본 개혁을 조건으로 제시”  
美國은 지금까지 3 차례에 걸쳐서 합계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 수입에 대해 제재 관세를 발동해 왔다. 최근에 공표한 2,000억 달러 상당 수입품에 대한 제재 관세율은 지금 한창 진행되는 연말 쇼핑 시즌이 끝나면 2019년 1월 1일부터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공언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이번 합의로 이 2,000억 달러 상당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유예했다.


미국 측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유예한 조치에는 중국 측에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단행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점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조건들을 크게 나누어 보면 대체로 5 가지로, ①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를 금지할 것, ② 미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할 것, ③ 비관세 장벽의 완화 또는 철폐, ④ 사이버 공격의 금지, ⑤ 서비스 및 농업 시장 개방 등이다. (Nikkei)


따라서, 양국이 이번에 합의한 90일 간의 휴전 기간 동안에 ‘완전 타결’을 향해서 진행할 무역 협상도 이러한 구도 하에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은 모두 이번 시한부 현상이 결렬되면, 이미 미국 측이 공표해 온 이 2,000억 달러 수입분에 대한 제재 관세율이 현행 10%에서 25%로 인상된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고 협상에 들어설 것에 합의한 것이다. 일종의 배수진(背水陣)을 친 것으로 보인다.

 

■ “중국, 미국이 내건 조건 언급 없이, 모든 제재 취소를 요구”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미국이 시행을 앞두고 있는 2,000억 달러 상당 對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인상하는 것을 유예하는 것에 더해, 미국이 이미 25%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는 1차, 2차 제재 대상 500억 달러 상당에 대한 제재 조치도 “취소하는 방향으로 협의할 것” 이라고 밝혔다. (王受文 상무부 차관)


또한, 중국 측이 정상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는 구체적인 협상 기한을 거론하지 않으면서, 사이버 공격 및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 문제 등, 미국 측이 밝힌 구체적인 협상 대상 항목들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회피했다.


동시에, 중국은 거대 규모의 미국과의 무역흑자(미국의 對中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 및 에너지, 공산품 등을 대량으로 구입할 것을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농산품에 대해서는 곧바로 수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무부장은 “수입을   확대하여 무역 불균형을 서서히 해결해 나아가고 싶다” 고 언명했다. 

 

■ “미국이 강력히 요구해 온 『中國 製造 2025』 수정 문제는 제외”  
美 中 간의 무역 분쟁은, 미국이 지난 7월에 중국이 미국 기업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등 이유를 들어, 중국에 대해 제재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발동함으로써 촉발되어, 이후 중국도 즉각 보복을 가하는 형식으로 확대되어 온 것이다.


한편, 트럼프 정부가 강력하게 요구해 오던, 중국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오고 있는 첨단기술 산업 육성 정책인 이른바 “中國 製造 2050” 노선의 수정 문제는 이번 협의 대상에서는 제외하기로 합의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국가 산업 융성 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온 보조금의 철폐 등 미국이 요구해오던 문제도 시진핑 정권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번에 본격화될 협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합의는 절반의 형태로 끝났다.


글로벌 양대 경제 대국 간에 벌어지고 있는 고율의 제재 및 보복 관세 부과를 통한 이례적인 무역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는 엄청난 불안에 휩싸이게 되었고 美 · 中 양국은 이런 점도 감안하여 일찌감치 휴전 선언에 합의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임시 휴전 상태는, 아직 종전의 제재 관세 그 자체는 계속되고 있는 등, 대단히 연약한 기반 위에 성립된 것으로, 단기간 ‘휴전’ 동안에 완전 타결을 이루지 못할 경우, 무역전쟁 종결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전문가들 “90일 내에 완전한 해결책을 찾기는 곤란할 것”  
美 · 中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것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우선, 커틀러(Wendy Cutler) 前 美 통상대표부(USTR) 副대표는 “이번 美 · 中 정상회담 결과는 전향적인 것으로 보인다” 고 언급하며, “특히, 미국이 추가 관세율 인상을 유예한 것과, 미국이 우려를 가져온 구체적인 구조적 문제에 대해 중국이 협의를 시작할 것에 합의한 것은 높이 평가할 일” 이라고 말했다.


단, 커틀러(Cutler)씨는, 앞으로 진행될 협상은 험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 이전 강요,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 사이버 공격에 의한 기술 탈취 문제 등은 복잡한 문제라서, 앞으로 3개월 내에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얼마만큼 결의를 가지고 임(臨)하느냐에 불문하고 엄청나게 지난한 문제라고 전망했다.


美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케네디(Scott Kennedy) 중국연구부 副부장도, 미국과 중국은 지금 대단히 제한적인 합의에 도달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며,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견해 차이가 크게 남아 있어서 광범한 합의에 도달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美 · 中이 휴전 시한 내에 완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내년 3월 개최되는 전국인민대표자대회(‘全人代’; 의회 상당) 직전에 무역전쟁이 재개되어 시 주석에게는 특별히 수치스러운 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 NYT “뿌리깊은 분쟁 해결을 위한 고통스러운 협상의 길을 열어”
이렇게, 양국이 단시일 내에 타결할 목표를 가지고 벌일 협상의 전도(前途)는 상당한 진통과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이미 발동한 제재 및 보복 관세 부과 방침을 완전히 철회하여 이전 상황으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양국이 그런 수준의 양보를 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따라서,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의 합의를 계기로 美 · 中 관계의 악화 속도를 지연시키기는 했으나, 악화하는 방향을 바꿀 수는 없었던 것이다.


美 New York Times는 두 정상들이 “뿌리 깊은 무역 분쟁을 두고 벌여야 할 고통스러운 협상의 길을 열어 놓았다” 고 평했다. 동 紙는 한 전문가의 언급을 인용하여,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무역 전쟁을 바라보는 양국 입장이 상반되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전면적인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강경 자세를 거두어 들이기가 어려운 반면, 사회주의 통상 노선을 견지하는 중국은 정치적 관점에서 대응 행동을 취하기도 어렵고, 실행하기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子)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 정부에서 통상 관련 보좌관을 지낸 프라이스(Daniel M. Price) 씨는 “두 정상이 무역전쟁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한 것은 환영을 받을 일이나, 트럼프 대통령이나 시진핑 주석이 이미 근본적으로 상충하는 노선에 들어서 있는 상황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 트럼프 정권은 계속해서 무역 관련 규제를 거듭해 왔고, 예를 들어,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 Huawei(華爲)의 미국 인프라 프로젝트 진출을 막아 온 것을 지적한다.


이런 점에서, 美 · 中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에 고조되고 있는 대립 상황을 격화(激化)시키는 상황을 긴급하게 지연시키는 데에는 성공하여 이득을 얻은 셈이다. 즉, 중국 정부로서는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 방법으로 자국 경제의 자유화를 진척시킬 수 있다는 여지를 확보할 수도 있었다. 미국 측에도, 최종적이고 광범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를 높여, 시장의 양호한 반응을 얻을 수 있게 된 점 등이 이득으로 꼽힌다. 그러나, 양국이 앞으로 걸어갈 길은 말 그대로 첩첩산중에 숱한 장애물이 널린 험로(險路)로 보일 뿐이다. <ifs POST>
 

15
  • 기사입력 2018년12월02일 21시41분
  • 최종수정 2018년12월02일 21시42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