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정부 폐쇄 일시 해제, 장벽 예산을 “양보” > NEWS

- CNN “펠로시(Pelosi) 하원 의장이 트럼프의 무릎을 꿇렸다; ‘Trump Caved in’”
- 블룸버그 “트럼프, 멕시코 장벽 예산이 '제로(0)'인 임시 예산에 서명한 후 ‘승리’ 선언”
- 트럼프 측근 ‘Stone’씨, 전격 체포 후 풀려나, ‘트럼프 예산 굴욕’과 묘한 일치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美 역사상 가장 길었던 연방 정부 일부 폐쇄(shutdown) 상태가 25일,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상원 및 하원에서 가결한 2월 15일까지 연결 예산안에 서명했다. 이 예산안에는 국경 장벽 예산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합의에 관한 성명을 낭독하면서, 폐쇄 기간 중 급여 없이 일해 온 공무원들의 급여를 신속하게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80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은 안도(安堵)하게 되었으나, 향후 3주일 동안에 원천적인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다시 폐쇄 상황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남겨놓고 있다.

한편, 이날 아침 이른 새벽 시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수 십년 동안 교유해온 가까운 친구이자 정치적 조언자인 스톤(Roger Stone)씨가 ‘러시아 게이트’ 사건 수사를 하고 있는 뮐러(Robert Mueller) 특별검사 수사팀에 의해 무장한 FBI 수사관들이 자택을 덮쳐 전격 체포된 다음, 법원의 보석(保釋) 결정으로 일단 풀려났다.

스톤(Stone)씨는 그 간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하여 꾸준히 거명되어 왔으나, 다른 거의 모든 측근들이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유일하게 남아있던 인물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스톤(Stone) 씨의 체포 시점이 트럼프의 돌연한 “굴욕적” 예산 합의와 묘하게 겹쳐져, 또 다른 의문을 유발하고 있다. 트럼프에게는 모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은 분명하다.

■ “美 트럼프, 연방 정부 일부 폐쇄 일시 해제, 장벽 예산 일단 양보”  
美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을 둘러싸고 벌여 온 대치 상황이 35일 간이라는 정부 폐쇄 기록을 남기고 일단 종료되었으나, 이번 합의는 난제를 미루어 두는 결과일 뿐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이 문제가 돼서는 안된다(Walls should not be controversial)”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 협상을 이어갈 방침으로 있어, 여차하면 다시 혼란 상황을 빠져 들어갈 리스크는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5일까지 장벽 예산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자신의 행정 권한을 발동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멕시코 국경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서는 “튼튼한 벽이나 철제 장벽을 설치하지 않을 수 없다” 고 역설하면서, 장벽 건설 예산을 확보할 의향을 거듭해서 강조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예산 범위 내에서 장벽 예산을 염출하는 방안을 위해 ‘비상사태선언’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 57억 달러를 금년도 정규 예산에 계상할 것을 요구해 왔다. 동시에 예산 공백을 메우는 단기간의 연결 예산도 거부해 왔었다. 이에 대응하여, 민주당 측도 정부 재개(再開)까지 협상을 거부한다는 방침으로 일관해 왔다. 따라서, 이번 잠정 협상 타결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난국을 일단 타개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에 입장을 굽힌 모양이 됐다.

■ CNN “펠로시(Pelosi) 하원 의장이 트럼프의 무릎을 꿇렸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굽히게 된 배경에는 정부 부분 폐쇄 장기화가 일반 국민들의 일상 생활 및 기업들의 활동에 영향이 확대되고 있어,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이 있다. 25일에는 연방 공무원인 항공 관제사들의 예고되지 않은 결근이 잇따라 뉴욕市 라과디아(LaGuardia) 공항에서 운항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에 더해, 각종 여론 조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아, 역풍이 거세지고 있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CNN TV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태까지 정부 폐쇄 기간 중 변함없이 장벽 예산이 계상되지 않는 예산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으나, 이번에 그러한 주장을 굽히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 정부는 재개하되, 초당파 위원회를 구성, 이번 예산에 국경 안전을 위해 얼마를 배정하고, 특히, 트럼프가 원하는 장벽을 위해 얼마를 배정할 것인가를 협상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공화당 상원의원들로부터 가해지는 압력, 지금 가중되고 있는 자신의 정치적 장래에 대한 우려, 그리고 정부 폐쇄에 따른 국민들에 대한 폐해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트럼프 자신도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맥코넬(Mitch McConnell) 상원 원내총무를 포함한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 이대로는 패배할 것이라는 분명한 압력이 작용한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종전에 주장해 오던 대로, 우선 정부를 재개하고, 그 다음에 국경 보안 문제 및 장벽 예산을 협의하는 절차로 이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민주당 소속 펠로시(Nancy Pelosi) 하원 의장이 능숙한 정치 전략으로 트럼프를 무릎을 꿇게 만든 분명한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트럼프, 장벽 비용 ‘제로’인 임시 예산안에 서명한 뒤 ‘승리’ 선언”  
트럼프의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는 성명 발표하기 바로 전에 참모들은 이번 협상을 트럼프의 승리라고 보이도록 하기 위해 향후 장벽 건설 예산을 협상하도록 한 것은 민주당도 결국 장벽 건설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라는 등 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민주당이 가진 장벽 건설에 대한 견해는 이와 전혀 다른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가 요구해 온 장벽 예산은 하나도 얻지 못하고 협상에 동의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꼭 35일 전에 할 수 있었던 바로 그런 내용에 합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만일, 당시에 이번 합의 내용대로 했다면 그렇게 체면을 잃지 않고 합의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당연히 상 · 하원 협의위원회에서는 국경 안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주장해 온 국경 안보 예산을 삭감할 수는 있으나, 이미 장벽 건설 이슈는 죽어버린 것이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상 · 하원 협의위원회에서 장벽 예산을 계상하지 않으면 2월 15일 정부 폐쇄로 다시 들어갈 수도 있고, 아니면 ‘비상사태선언’ 권한을 발동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으나, 지금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번 의회 표결 결과는 이미 트럼프에 대한 공화당의 지지가 무너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아직은 2월 15일에 다시 정부 폐쇄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비합리적이기는 하나, 다행히 맥코넬(Mitch McConnell)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합리적이다. 그는 지금,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상 · 하원 협의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마련할 예산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에는, 이를 무효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다.

저명한 정치 전문가였던 故 노이스타트(Richard Neustadt)씨 말처럼 “대통령직이란 아마추어가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의 경우 재임 3년 동안 백악관 집무실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희귀한 일이다. 혹시 행운이 따라서 다시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아마 나라에 폐해를 덜 끼칠지 모르지만.

■ “측근 Stone씨 체포와 묘하게 겹치는 굴욕의 장벽 예산 양보”  
한편, 같은 날에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또 하나 중대한 상황이 발생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폐쇄를 중단한다고 발표하던 날 이른 새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 자문역을 맡았던 스톤(Roger Stone)씨의 플로리다 자택에 뮐러(Mueller) 특별검사의 대배심원이 기소 결정을 하자, 軍 특수부대를 연상시키는 FBI 무장 요원들이 급습, 스톤(Stone)씨를 전격 체포했다.

스톤(Stone)씨는 트럼프 선거본부의 고위 관리와 협조하면서, WikiLeaks로부터 트럼프 후보의 상대 진영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훔친 이메일을 취득하려고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장에는 선거본부의 누가 스톤(Stone)씨의 이러한 행동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복수의 인물이라고 적시되어 있다. 스톤(Stone)씨의 변호사는 스톤(Stone)씨는 공무집행 방해, 의회에서 거짓 증언, 증인 회유 등 총 7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으나, 러시아와 공모한 혐의는 없었다.

스톤(Stone)씨는 법원에 보석금을 납입하고 석방된 뒤에,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옛날 닉슨 대통령의 유명한 V 자 제스처를 만들어 보이고, 자신은 트럼프에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이 제시한 확고한 증거에서는, 그가 러시아 측이 해킹한 이메일을 트럼프에 유리하게 활용한 정보 취득과 관련, 트럼프 캠페인 본부와 WikiLeaks 간의 핵심적 연결 고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CNN은 캘런(Paul Callan) 법률 애널리스트의 견해를 인용하며, 결국,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번에 기소된 혐의 사실들은 모두 스톤(Stone)씨 개인에 관련된 것이고, 증거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진 것들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공모를 증명하는 것은 없다고 강변할 것이라고 전제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뮐러(Mueller) 특검의 수사는 이제 트럼프를 직접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 블룸버그 “Stone씨 체포로 초점은 ‘트럼프 일가’로 더욱 가까워져”  
한편, 블룸버그는 이번에 스톤(Stone)씨가 기소 및 체포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전하고 있다. 뮐러 특검이 스톤(Stone)씨를 기소한 것을 짐작해 보면, 2016년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트럼프 선거본부가 러시아 측 이익과 밀접하게 노력하지 않고 진행했다는 가정을 점차 멀어지게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NYT는 자체 분석 결과, 2016년 대선 및 취임 기간 동안에 트럼프 및 17명의 선거본부 관리 등이 러시아 국적자들, WikiLeaks 및 중개인들과 100회 이상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뮐러(Mueller) 특별검사 측이 제기한 혐의에는 2016년 7월 22일 ‘Organization 1(= WikiLeaks?)’이 해킹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을 공개한 다음, 트럼프 선거본부 고위 관리는 공개할 수 있는 더 많은 문서 및 ‘Organization 1’이 가지고 있는 클린턴(Clinton) 후보에 타격을 줄 다른 자료들을 위해 스톤(Stone)씨를 접촉하도록 지시를 받았다. 그 후, 스톤(Stone)씨는 ‘Organization 1’이 타격을 줄 자료를 공개할 수 있다고 트럼프 선거본부에 알려주었다” 고 적시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 가장 중요한 관점으로 떠오른 것이, 과연 누가 트럼프 선거본부의 고위 관료 및 스톤(Stone)씨로 하여금 클린턴(Hillary Clinton) 후보에 대해 타격을 줄 수 있는 자료들을 취득하도록 지시를 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번 제출된 기소장에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은 선거본부의 대단히 높은 위치에 있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하고 있다. 트럼프 일가의 한 구성원일 수도 있고, 트럼프 자신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장벽 예산 협상에서, 그렇게도 완강하게 대항하던 자세를 표변하여 의회 민주당 측에 돌연 굴욕적 양보를 수용한 것도, 자신의 주변으로 다가오는 특검 수사망을 의식해서 다소라도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어 보려는 절박한 의중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ifs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