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2% 안팎 성장…수출·설비투자 증가전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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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제전망, 잠재성장률은 하회…건설투자는 3년째 감소
민간소비 저조…취업자 증가폭 20만명대 초·중반으로 올해보다 둔화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은 대체로 내년 우리 경제가 2%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해 올해보다 성장세를 확대하겠지만, 잠재성장률은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하강 국면에 있는 경기는 올해 연말 내지는 내년 상반기 저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전환해 올해보다는 성장세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고, 내년에는 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 높아지겠지만, 디플레이션에 대해서는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랐다.
30일 연합뉴스가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기관장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1.8∼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문조사에는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 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이 참여했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로는 기관장 7명 중 3명이 2.3%(KDI·KIEP·산업연), 1명은 2.2%(금융연), 1명은 2.1%(현대연), 1명은 1.9%(한경연), 1명은 1.8%(LG연)를 각각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이 올해(1.9∼2.0%)보다는 개선되겠지만, 2%대 중반 수준인 잠재성장률은 하회할 것이라는 점에선 일치된 의견이다.
최정표 KDI원장은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소폭 하회하는 2.3%로 전망된다"면서 "내년에도 건설투자 감소세가 지속함에 따라 내수 개선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성장세 둔화가 수출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2.3%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1.8%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의 차이는 수출과 설비투자 전망치가 갈랐다.
2.3% 성장을 전망한 국책연구기관장들은 수출이 올해 -10.6%(정부전망치)에서 3.2%(KDI), 3.7%(KIEP), 2.5%(산업연)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연구기관장 중에도 2.3%(현대연), 5.3%(한경연) 증가 전환 전망이 다수였다. 반면 LG경제연구원장은 내년 수출이 0% 내외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은 "올해 수출이 크게 위축됐던 기저효과가 있지만, 세계 수요도 전반적으로 약한 데다 무역분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에 0% 내외의 증가율을 예상한다"면서 "반도체 경기는 중기적으로 부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수출은 세계 경제 둔화세의 개선, 반도체 단가 회복 등으로 소폭 플러스로 반등할 것"이라며 "반도체 경기 반등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메모리반도체는 대량 양산으로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낮은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가격과 수요가 늘면서 전체 반도체 수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도 올해 -7.7%(정부 전망치)에서 국책연구기관장들은 내년 8.0%(KDI), 증가세(산업연)로 증가 전환을 예상했지만, LG경제연구원장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는 3년째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였다. 다만 감소폭은 올해 -4.0%(정부 전망치)보다는 -3.1%(KDI), -3.9%(금융연), -2.5%(현대연) 등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9%(정부 전망치)보다 2.1%(KDI·KIEP·금융연), 2.0(산업연·한경연) 등으로 소폭 개선되거나, 1.8%(현대연)로 소폭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0.4%(정부전망치)보다 상승 폭을 확대해 당장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지는 않지만,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항상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은 "아직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 당장 디플레이션에 빠지지는 않겠지만, 저성장과 고령화 등 구조적으로 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0%대의 저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가 충격을 받을 때 우리 경제가 일본처럼 디플레에 빠질 가능성은 항상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상호 금융연구원장은 "단기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저출산, 고령화 등 국내의 구조적 요인과 디지털화 등 기술변화에 따른 전세계적 저물가 압력으로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저성장-저물가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취업자 증가폭은 15만∼25만명으로 올해 28만명(정부 전망치 기준)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5만명(KIEP·한경연), 23만명(현대연), 22만명(금융연), 20만명대 초반(KDI), 15만명(LG연) 순이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내년 취업자 증가폭은 25만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노인을 포함한 단기일자리 사업에 많은 예산이 편성돼 있는 만큼 60세 이상 노인 취업자가 월평균 40만명에 육박하겠지만, 제조업과 민간서비스업에서 창출하는 일자리는 내년에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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