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코로나 2차 습격까지…한국경제 V자반등에 악재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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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소비·서비스업에 악영향 가능성
50일이 넘는 장마와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2분기에 선방했고, 3분기 V자 반등을 노리는 상황에서 계속 터지는 악재가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16일 경제계에 따르면 정부가 서울·경기도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기로 하면서 간신히 바닥을 다져가는 한국 경제에 대형 악재가 돌출한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 방역 강도 높이면 경제는 위축 불가피
방역과 경제는 양날의 칼과 같은 관계이기 때문이다. 방역 강도를 낮출 경우 국민의 대면접촉이 늘어나면서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지만 대신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역효과를 낸다. 반대로 방역 강도를 높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효과적이지만 경제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난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는 코로나19 확산을 감내하면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느슨하게 가져간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외신기자 오찬간담회에서 "거리두기를 다시 하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그런 경제적 측면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전달하고 있다"고 발언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경제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국민의 안전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 각종 모임 축소 권고…어린이집 개원 계획 철회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기간은 일단 2주간이다.
지역도 서울과 경기로 한정된다. 다만 서울과 경기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정부는 서울, 경기 지역에서 앞으로 2주간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직접 만나는 모든 사적·공적 모임이나 행사를 자제하도록 강력히 권고할 계획이다.
프로스포츠 경기와 국내 체육대회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한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고, 학교의 경우 밀집도를 3분의 1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상황을 반영해 각 부처와 지자체도 조치를 시작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휴원해온 어린이집 5천420곳을 이달 18일부터 다시 열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여가 소비할인권 6종의 시행 일정을 중단 또는 연기했다.
◇ 서비스업·소비 직접 영향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할 경우 직접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대면 접촉이 많은 업종이다.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해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 등 서비스업이 먼저 타격을 입는다. 고용 측면에는 임시·일용직이나 영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앞서 피해를 입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민의 동선이 줄어들면 소비 또한 함께 위축된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지난 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6.0% 급감한 바 있다. 같은 달 서비스업 생산 역시 3.5% 급감했다.
◇ 집중호우로 일자리 위기상황도 지속
이런 상황은 50일이 넘는 장마와 집중호우에 이은 상황이라 더욱 곤혹스럽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3%를 기록한 가운데 3분기에 V자 반등을 만들어야 하지만 3분기의 시작인 7월부터 8월 중순까지를 이미 비로 망쳤기 때문이다.
장마와 집중호우는 상당수 업종에서 조업일수의 감소를 의미한다. 여기에 수해까지 겹치면서 생계와 산업 터전을 아예 잃은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일자리와도 상당 부분 연동된다.
홍 부총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최근의 집중호우로 다음 달 발표될 8월 고용상황에 큰 부담 요인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수출도 반등 논하기 어려운 상황…"V자보다 L자 가능성"
한국 경제의 주 엔진인 수출 역시 아직 반등을 논하기 이른 상황이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들이 대부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출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7월 수출은 1년 전보다 7.0% 감소, 6월(-10.9%)보다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플러스 전환 기대감이 커졌으나 8월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조업일수를 감안할 때 12.7% 감소했다.
한성대 김상봉 교수는 "V자 반등이라는 것이 사실 전분기 기저효과인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소비의 둔화에 수출 문제까지 고려하면 경기의 전체 분위기는 L자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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