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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승계이슈 '대전환'…'삼성 경영권 승계 3대에서 끊긴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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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5월06일 20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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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수준 경영만이 생존 담보…제 아이들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것"

"이 부회장, 주위 참모들의 반대·우려에도 발표 결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대국민 사과에서 삼성 내에서 금기시돼 온 '승계' 이슈에 대해 스스로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생각이라면서 "저는 제 아이들에게는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이병철 창업 회장에서 이건희 회장, 3세인 이재용 부회장에서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그는 지난 2016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저보다 훌륭한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경영권을 넘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나 자녀 승계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성별과 학벌, 국적을 불문하고 외부로부터 훌륭한 인재를 모셔오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하는 게 '삼성을 계속 삼성일 수 있게' 하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삼성의 장기적인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염두에 둔 것으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최고 수준의 경영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삼성이 한 차원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통찰력, 글로벌 역량을 갖춘 뛰어난 인재가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반영했다는 의미도 있다.

 

이런 답변 내용에 대해 일부 참모는 논의 과정에서 강한 반대와 우려의 의견을 제시했으나 이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생각해왔고, 이와 관련한 제 의지는 확고하다'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은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삼성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의혹이 승계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향후 준법 의무 준수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실제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지금도 진행 중인 승계 관련 뇌물혐의 재판 등 삼성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의 핵심에는 승계 이슈가 있었다.

 

이 부회장은 "법을 어기는 일은 물론,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며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올리는 일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승계와 관련해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6년여 동안 삼성을 이끌어 온 경험에 대한 소회와 포부도 밝혀 주목을 받았다.

 

1991년 삼성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가르침은 물론 다양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교류하며 삼성의 미래를 준비해 왔다.

 

그는 1993년 '신경영'이 시작되며 삼성이 일본 전자업체의 하청업체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을 지켜봤고, 삼성전자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 이후 휴대폰 시장의 라이벌이던 노키아가 몰락하며 애플이 도약하고,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이 도약하는 과정도 목도했다.

 

따라서 이 부회장의 이날 '선언'은 80년 삼성의 전통은 물론 '한국적 정서'와도 과감하게 결별하고, 삼성의 '규모와 업'에 맞는 최고 수준의 경영을 통해 한단계 높은 차원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권리를 포기한다기보다는 삼성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선택임을 강조한 것"이라며 "준법감시위 권고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시대적 요구에 대한 대답이고 비전"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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