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표정의 국군의날…대통령 기념사에 '북한' 없었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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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거행된 제72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은 우리 국민이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건이 발생한 직후에 열렸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대통령 기념사에는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연설 전체에 '북한'이라는 단어도 포함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고려해 기념사 원고를 막판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데 그쳤다.
청와대 측에서는 이미 전날 문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한 유감을 표한 데다, 행사의 취지가 강한 국방력 육성 의지를 밝히고 군 장병을 격려하는 데 있는 만큼 피살 사건에 대한 개별적 언급 대신 포괄적인 표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아직 이번 사건의 실체가 조사 중인 만큼 공개석상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을 비판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금처럼 민감한 시점에서 말 한마디가 남북 간 걷잡을 수 없는 대립으로 번질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강한 안보태세를 갖춰야 평화를 만들고, 지키고, 키울 수 있다"며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메시지에서 신중함을 보인 것과 별개로 문 대통령의 이날 표정은 피격 사건의 여파 탓인 듯 예년보다 어두웠다는 시선이 나왔다.
지난해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서는 기념 케이크를 자르며 활짝 웃는 모습도 보였으나, 이날은 마스크를 쓴 채 참석해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을 유지했다.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이 "깨지지 않을 신뢰로 여러분의 헌신에 보답하겠다"고 말했을 때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약속했을 때 박수를 보냈다.
한편 국군의날 기념식이 육군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전사 출신인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특수전 장병들이 참으로 자랑스럽다"며 "군 최고 통수권자이자 선배 전우로서 깊은 신뢰와 애정을 보낸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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