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탄두' 신형ICBM·SLBM 공개…"2단엔진 작년 시험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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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길이·직경 커 사거리 늘어…전문가 "탄두부에 후추진체 식별"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북한의 최신 미사일 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신형 ICBM은 길이와 직경이 커진 것으로 미뤄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탄두부가 '다탄두' 탑재형으로 개량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신형 SLBM '북극성-4A'도 직경이 굵어졌고, 다탄두 탑재 가능 형태로 진화했다.
다탄두 탑재형으로 탄두부가 진화한 것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자신감을 보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아직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 등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 '화성-16형' 'KN-27' 신형 ICBM…TEL '11축 22륜'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열병식 영상을 보면 신형 ICBM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가 11축 22륜(바퀴 22개)으로 식별됐다.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TEL은 9축 18륜이었다. 바퀴가 2축이 늘어났고, 외관도 새로운 TEL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북한은 신형 ICBM을 어떻게 명명했는지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군 관계자들은 화성-15형보다 진화한 사실상 '화성-16형'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미국은 이 미사일을 'KN-27'로 명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새로운 미사일이 식별될 때마다 북한을 지칭하는 영어 'KN' 뒤에 순서대로 숫자를 붙이는 것이 관행이다.
TEL의 바퀴 수가 늘고 길이가 길어진 것은 미사일의 중량이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북한 미사일 권위자인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11일 "화성-15형 TEL은 9축 바퀴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있으나 이번 신형 ICBM의 TEL은 11축의 바퀴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면서 "이렇게 TEL을 설계한 것은 미사일의 전체 무게가 무거워졌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형 ICBM은 "비록 바퀴가 11축으로 늘어났지만, 결과적으로 바퀴 간격이 거의 없어 미사일 전체 길이가 많이 늘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정밀 분석이 필요하지만 일단 TV 영상만으로는 길이는 1~2m가량, 직경은 30~40㎝가량 각각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15형의 길이는 21m이다. 이번 신형 ICBM의 길이는 22~23m 또는 23~24m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형 ICBM의 후미에 사각형 거치대가 달려 있는데 이는 TEL에서 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워 발사할 때 사용하는 지지대로 보인다. 화성-15형은 TEL에서 거리를 두고 이 거치대를 세워 발사했다.
이번에 식별된 거치대는 TEL에 붙인 상태로 설치해 발사하는 방식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화성-15형처럼 지상 거치대를 세워 발사할 경우 시간이 지체되어 발사 전 타격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형상만 그런 방식으로 설계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 "신형 ICBM은 액체엔진…1단 엔진 3~4개·2단 엔진은 작년 시험제품"
전문가들은 신형 ICBM의 직경이 커진 것은 1단과 2단 추진 엔진에 큰 변화를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영근 교수는 "신형 ICBM은 액체 엔진 미사일"이라며 "1단에 엔진 2쌍(4기)을 달았고, 2단에는 작년 12월 두 차례 시험했던 신형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15형은 1단에 화성-14형에 사용된 백두산 엔진 2기를 장착했고, 2단에는 보조엔진 4~6개를 달았다.
그러나 신형 ICBM 1단은 엔진 최대 4기를 장착했고, 2단은 작년 12월 두차례 시험에서 7분간 연소했다는 새 엔진을 달았기 때문에 직경이 커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작년 12월 7일과 13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수직형 로켓엔진 시험대에서 두차례 엔진 연소시험을 한 바 있다. 당시 군과 정보 당국은 '신형 다단(多段) 로켓'을 개발하려는 목적으로 추정했다.
1단 액체 엔진 수가 늘어나고 2단 액체 엔진이 신형으로 바퀴면서 추력(밀어 올리는 힘)이 커지도록 연료와 산화제량이 더 많이 주입되므로 직경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탄두부가 개량된 것도 큰 특징이다.
신형 ICBM의 탄두부 형태는 둥글고 뭉툭한 화성-15형과 달리 미국 ICBM '미니트맨-3'와 닮았다. 이 탄두부에 후추진체로 불리는 PBV(Post Boost Vehicle)가 식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교수는 "미사일 길이가 길어진 것은 탄두부에 PBV를 장착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새로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PBV는 다탄두 탑재형 ICBM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북한이 다탄두 ICBM을 개발했다면 이론적으로 워싱턴이나 뉴욕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이런 다탄두 ICBM을 개발하려면 PBV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ICBM은 발사 후 우주 공간에서 마지막으로 탄두가 들어 있는 PBV를 분리하는데 이때 PBV에 달린 로켓이 점화되어 탄두를 원하는 목표지점 상공까지 운반한다. PBV 중앙부에는 모터가 들어 있고 그 주위에 여러 개의 탄두가 있는 형태다.
신형 ICBM은 길이와 직경이 커진 만큼 사거리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화성-15형의 사거리를 1만3천㎞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ICBM의 중량이 커졌기 때문에 사거리는 화성-15형과 같거나 좀 더 길게 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북극성-4A' 中 쥐랑-2 유사한 다탄두 SLBM…직경 2~3배 커져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신형 SLBM '북극성-4A'도 '다탄두' 형태로 개발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극성-1형보다 직경은 2~3배로 커지고, 북극성-3형에 비해서도 직경이 굵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신종우 신종우 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북극성-4형의 외형은 다탄두 SLBM으로 개발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북극성-1형과 외형을 비교할 때 직경은 2~3배로 커졌고, 잠수함 탑재를 위해 직경보다 길이를 짧게 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도 "북극성-4A형은 북극성-3형보다 직경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탄두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극성-4A가 중국 SLBM '쥐랑(巨浪·JL)-2'의 개발 과정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 전문연구위원은 "북한 신형 SLBM은 중국 SLBM 쥐랑의 개발 과정을 따라가는 것으로 분석되다"면서 "쥐랑-2는 3~8개의 다탄두 탑재가 가능한 SLBM"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작년 10월 2일 발사한 '북극성-3형'의 외형도 쥐랑-2와 닮았다. 북극성-3형은 시험발사 때 최대 비행고도 910여㎞, 비행거리 약 450㎞로 탐지됐다. 길이는 10m 이상, 직경 1.4m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이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3천t급 잠수함이나 4천∼5천t급 잠수함 탑재용으로 보이는 북극성-4A는 탄소섬유로 제작해 동체를 경량화했고, 사거리도 북극성-3형보다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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