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8표 `배반'…아슬아슬 李 살리고도 대혼돈 빠진 민주당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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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우려에 비명계 대거 이탈…'李 퇴진 요구'도 커질 듯
李리더십 타격…민형배 "제발로 걸어나가라", '비명계 탈당 요구' 당게시판 접속장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27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상당수의 이탈표가 있었다는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은 격랑에 빠지는 분위기다.
체포동의안 부결로 '간신히' 이 대표는 살렸지만, 당은 사지로 걸어 들어가게 됐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30표를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이탈표 규모에 당 내부는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인지 모르는 대혼돈으로 접어드는 듯한 양상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297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최소 31명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민주당의 이탈표가 없었다면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는 표의 최대치는 이미 체포동의안 가결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114명), 정의당(6명) 의원 전원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비판해 온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표를 더해 121표로 예상됐다.
실제로는 139표가 나온 만큼 민주당 내에서 나온 '찬성' 18표에 '반대'가 아닌 기권(9표), 무효(11표)를 적은 의원 수를 더하면 이탈표 규모는 최대 38표로 늘어난다.
애초 민주당은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데 총의를 모으고 표결에 임했다.
이 대표는 의원 전원에게 전화 연락을 하는 등 표 단속에 나섰고,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는 '단일대오'라면서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자 10표만 더 이탈했으면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을 수 있었던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됐고,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체포동의안 부결. 그러나 이탈표가 상당해 여러 고민이 드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에 대한) 분명한 경고 표시"라며 "지도부의 '단일대오' 구호가 깨진 만큼 굉장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과는 무엇보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해 온 비명(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결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친명계가 당을 장악한 상황에서 수적으로 열세인 비명계는 그간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내기 어려웠다.
대선후보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 지지세력 등 비명계는 이번 표결을 앞두고 사실상 결집하며 조직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데 대한 불안과 불만들이 있었던 것"이라며 "당으로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표결로 당내에 잠재돼 있던 비명계의 불만이 수치로 확인된 이상 이 대표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날 표결에서 드러난 비명계의 '의중'이 점차 세를 불려가기 시작한다면 국회에 추후 다시 체포동의안이 올 경우 부결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쌍방울 대북 송금이나 백현동 개발 등 이 대표와 관련한 추가 의혹에 대해 재차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표결 결과로 이 대표가 심각하게 거취를 고민해야 할 국면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비명계를 중심으로 현 체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주장과 함께 이 대표 퇴진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당헌 80조도 이 대표를 압박할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런 주장이 커질수록 당은 친명계와 비명계로 갈려 '탈당 시나리오'까지 거론될 수 있는 극심한 파열음을 노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당하긴 했지만, 친명 성향인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이탈표 행렬을 맹비난한 것도 내홍의 '전주곡'으로 보인다.
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체포동의안 통과에 반대하는 '부'자를 제대로 쓰지 않은 기표용지 사진을 올리며 "의도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려 했다면 그 의원은 제 발로 걸어나가 집으로 향하는 게 어떤가"라고 적었다.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에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이 몰려 비명계의 탈당 등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당 홈페이지는 한때 접속이 되지 않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 측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가결과 부결 시나리오에 모두 대비하고 있었고, 어떻든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는 데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으나 '야당 탄압' 프레임에 총의를 모아준 것으로 본다"며 "체포동의안 국면은 오늘로 마무리"라고 평가했다.
당이 더욱 단단히 뭉쳐 향후 예상되는 검찰 공세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초선인 서영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에 필요한 정치적 결단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에 맞서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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