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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0월23일 18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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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마지막 후보 토론회; ‘트럼프, 극적인 역전에는 미흡’

 

ifsPOST 대기자 박 상 기

 

美 대선 투표일을 꼭 12일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Donald Trump, 74세) 대통령과 민주당 바이든(Joe Biden, 77세) 후보가 맞붙은 마지막 후보 간 직접 토론회가 현지 시간으로 22일 저녁 9시 미국 남부 테네시州 내슈빌(Nashville) 벨먼트(Belmont) 대학 강당에서 열렸다. 대통령후보토론회실행위원회가 주관하는 대통령 후보 간 직접 토론회는 당초에 3 차례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지난 9월 29일 첫 토론회가 열린 뒤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입원하는 등 불가피한 사유로 10월 15일로 예정되어 있던 2차 토론회가 취소되기도 했다.

 

미국 등 전세계 많은 주요 미디어 채널들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美 NBC 방송의 백악관 출입기자 겸 유명 뉴스 프로그램 ‘TODAY’ 공동 앵커 월커(Kristen Welker, 여)씨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1 차 토론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끊임없이 바이든(Biden) 후보 발언에 끼어들어 혼란스러웠던 점을 감안해서, 각 후보의 발언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다른 마이크를 끄는 규율을 도입한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얌전해져, 지난 번 토론회보다는 비교적 질서있는 토론을 이어갔다.   

 

▷ “두 후보, 두 번째 직접 대결에서 전회보다 차분한 토론을 진행”  

11월 3일 실시되는 투표일을 10여일 남겨두고 마지막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는 지난 9월 29일 열렸던 1 차 토론회와는 달리, 후보 간에 혼란한 격론을 주고 받는 장면은 거의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등단했고, 바이든 후보는 마스크를 쓰고 입장, Covid-19에 대한 대조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상징색인 빨강색,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랑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등단했다. 두 후보는 Covid-19 감염 사태에 대한 대응 전략 및 국가안전보장 전략 등 모두 6개 항목의 주제를 중심으로 약 1 시간 반에 걸쳐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각 주제 순서에 따라 후보는 개입 없는 2분 간 자유 발언을 마친 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토론을 이어갔다. 2분 간 자유 발언 동안에는 상대방 마이크를 끄는 방식으로 진행돼 서로 난타전을 벌이는 장면은 줄었다.

 

지난 번 토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보이면서 자신은 마스크를 적절하게 착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으나, 이번에는 바이든 후보가 마스크를 꺼내 들어보이며 Covid-19 감염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개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어필했다.   

 

▷ 트럼프 ‘경제 활동 재개’ vs 바이든 ‘초기 대응 실패 책임 추궁’ 

토론회 초반부터 역시 Covid-19 이슈가 재부상,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백신 개발 진행 상황을 어필하려 노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ovid-19 바이러스가 중국으로부터 전염되어 온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미국은 이 지독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중이라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의약 회사들이 진행 중인 백신 개발 현황과 관련하여 “앞으로 수 주일 내에 발표될 것” 이라며 구체적인 회사 이름을 들어가며 공언했다. 또한 자신이 감염됐던 사례를 들어 ‘단기간에 회복했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은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바이든 후보는 “이미 미국에서 22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사망했다” 고 반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고 지적하며 “이처럼 많은 사망자들이 나온 것은 대통령의 책임이다” 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에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들을 제한한 조치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바이든 후보는 입국 금지를 취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Covid-19 사태에 대응하는 포괄적인 대책마져 갖고 있지 않다고 비난하며 트럼프 후보의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미국 거의 전역에서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Covid-19 사태가 수습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고 강변하면서 낙관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동시에, “학교를 재개하고, 국가 및 경제 활동을 재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 언급, Covid-19 사태로 타격을 받고 있는 학교 및 경제 활동을 조속히 재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해서 밝혔다. 

 

바이든 후보가 Covid-19 감염 확산을 우려해서 자택에 머물며 원격 방식으로 유세를 벌이고 있는 것을 빗대서, “대통령은 자기 집 지하실에 숨어 있어서는 안된다. 나는 이번에 Covid-19에 감염되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자신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들어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실패를 비난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수많은 감염자 및 사망자가 나온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에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고 비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금년 초 Covid-19 사태 발단으로부터 지금까지 대응해 오는 과정에 대한 설명에서 실제로 나타났던 사실과 상당히 다른 주장을 펴기도 해서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당초 220만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모델 예측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뒤에 시행된 CNN의 Fact Check에서는, 이는 미국 정부나 개인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 바이든 ”이번 대선에도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이 개입 중” 지적 

바이든(Biden) 후보는 이번 미국 2020 대선에서도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이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자신이 당선되면 반드시 이들 국가들에 대해서 ‘댓가를 치르게 할 것(they will pay the price)’ 이라고 두 세 차례 반복해서 천명했다. 

 

이에 대한 응수로,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 중, 미국의 한 미디어가 바이든 후보 아들을 들러싼 스캔들 보도를 지적하면서 바이든 후보를 ‘부정한 가족’ 이라고 몰아세웠다. 최근 미국의 대중 미디어 ‘워싱턴 타임스(Washington Times)’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으로 제직하던 동안인 2015년에 우크라이나 기업에서 임원을 담당하고 있던 차남에게 동 사 임원을 소개하고 회동을 주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두 후보는 對 중국 무역 전쟁에 대해서도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전쟁을 위한 관세 부과를 통해 거액의 자금이 중국으로부터 미국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종전의 주장을 반복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정권의 대중 관세 강화는 미국 국민들의 부담을 증가시킬 뿐이라고 주장하며 반론을 제기했다. 두 후보 간의 관세 부과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드러낸 것이다.          

 

▷ 바이든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과 회담 통해 정당성만 부여한 것” 맹비난  

바이든(Biden)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과 3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진 것과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련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했다” 고 비판했다. 그는 2차 세계 대전 직전 유럽 각국이 나치 독일 히틀러에 유화 자세를 보였던 것에 비유하면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를 하면서도 동맹국들을 도외시하기도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권 하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양호한 관계를 구축해오고 있어서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고 지내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인수한 직후 수 개월 동안은 양국 관계가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두 호보는 북한의 핵 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격론을 벌였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정권 하에서 북한은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비판하는 한편, 향후 자신이 집권하면 美 · 北 정상회담은 ‘비핵화하는 조건에서라면’ 응할 방침임을 밝혀, 對 북한 정책에서 현 트럼프 정권과의 차별성을 시사했다.  

 

▷ “자질론 및 부정 의혹 제기 등으로 비난전, 결정적 계기 마련에 미흡”  

11월 3일 대선일을 코 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두 후보 간의 직접 토론회에서 각 후보는 인종 차별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격론을 벌였다. 바이든(Biden) 후보는 “(생중계되고 있는 TV 시청자 및 토론장에 모인 청중들을 향해) 여러분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을 것” 이라며 “내가 성실한 사람이란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납세신고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당신은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 것인가?’ 라며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취임 후 2 년간 개인소득세를 각각 750달러만 납부한 사실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예금 구좌를 운용하며 중국에 납부한 세금이 몇 배나 더 많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격에 대해 비판하면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 대해 “나라의 품격이 결려 있다고 생각하고 선거전을 치르고 있는 중” 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맞서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차남이 오랜 동안 일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지적하면서, 만일,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바이든 후보의 차남과 관련된 (앞서 소개한) 의혹 보도가 “사실이면, 바이든 후보는 부정한 정치인” 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사회자가 인격 공방을 그치고 본론인 인종 차별 문제로 돌아가자고 요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토론회장에 모인 사람들 가운데 가장 인종차별적이지 않은 사람” 이라고 호소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당초에, 이번 토론회는 양당 후보들이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직접 대결을 벌이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아왔다. 그러나, 역시 이전 토론회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차별화되지 않은 주제에 이미 자신들이 주장해 오던 것들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그리 내실있는 토론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후보가 토론회 내내 냉정한 자세를 잃지 않아 아들 부정 의혹 등을 내걸고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트럼프의 술책에 걸려들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극적인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90분 간의 토론이 종료된 직후에 실시된 CNN의 긴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토론회의 승자는 바이든 후보가 53%, 트럼프 후보가 39%로 나타났다. 토론회 현장에 모인 투표 성향을 가진 중도파 유권자들의 간담회에서도 9 : 2로 바이든 후보에 호감을 가지게 된 결과로 나타났다. 이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열세를 뒤집을 마지막 기회를 유용하게 활용하지 못했고, 바이든 후보도 결정적인 판세를 굳히는 기회로 만들지 못했다는 관측이 대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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