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대법원장 후보자 원점 재검토…"판결 지연 우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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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묻지마 부결'에 고사 법조인 생길 것"
대통령실은 6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야권 주도로 부결됨에 따라 후보자 원점 재검토에 들어갔다.
지난 1988년 이후 35년 만에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통령실 내부는 격앙됐다. 장기간 사법부 공백에 따른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법부 공백을 메꾸려면 후보자를 원점에서 새로 검토·물색할 수밖에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의 '묻지마 부결' 전략으로 대법원장 지명을 고사하는 법조인도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 후보자 검증에도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에 앞서 후보자 물색에서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판단이다.
결국 후보자 물색, 검증, 지명, 인사청문회, 국회 표결을 거치는 과정에서 최소 수개월의 사법부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이 관련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앞서 이 후보자와 함께 꾸준히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인사들을 지명할 가능성도 있다.
후보로는 오석준 대법관, 이종석 헌법재판관, 조희대 전 대법관,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꼽힌다. 이 중 일부에 대해선 이미 검증 작업도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대법원장 임명까지 소요되는 구체적 시간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결국 민주당의 표결에 달린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대법원장 장기 공백에 따른 연쇄 후폭풍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내년 1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의 임기가 끝나고, 후임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3개월 전인 현시점부터 대법관추천위원회 구성을 포함한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장 대행이 대법관을 제청한 전례가 없어 이번 부결이 대법관 공백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시각이다.
아울러 대법원장 또는 대법관 공석 상태에서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하지 않았던 그간 관례에 따른 판결 지연도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법원장 권한 대행이 주재하고 대법관 공석이 있는 상태에서 전원합의체 판결이 이뤄지더라도 판결이 권위를 갖기 어렵다"며 "대법원 마비 상태로 하급심의 순차적 판결 지연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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