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대담> ‘혁신성장과 일자리 대책’ 발표를 보고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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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0월26일 16시14분
  • 최종수정 2018년10월26일 16시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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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황희만 전 MBC부사장 <진행>

▲​ 대담일 : 2018.10.25(목) 오후

 

 

-황희만 : 정부가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방안 정책을 발표했는데 이 문제를 놓고 숙명여대 신세돈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그 내용을 한 번 개괄적으로 말씀해주시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일자리 대책 여덟 번째 

 

▲신세돈 :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좋은 일자리가 가장 중요한 국가 정책의 목표이고, 취임하면서 국정 100대 과제를 내놓았잖아요. 그 100대 과제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질 좋은 일자리’란 말이에요. 작년에 정부가 출범하고서부터 일자리에 관련된 정책이 정말 여러번 나왔어요. 이번에 나온 것까지 하면 모두 여덟 번 정도 되거든요. 그래서 나올 때마다가 기대를 하면서 들여다보았는데 문제가 많아요.

첫째는 그 내용이 부실하다는 점입니다. 부실할 뿐만아니고 재탕 삼탕입니다. 이 정부 사람들이 정말 일자리 정책을 진지하게 생각하는지조차  의심이 생길 정도인데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내용이 부실합니다.

두 번째 문제점은 굉장히 중요한 내용들을 전부 TF를 구성해서 연말까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식입니다.

 

-황희만 : 이번에 59,000명인가요, 새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는데.

 

“59,000명 임시직 일자리 만들겠다”  정말  낯부끄러운 정책

 

▲신세돈 : 그것은 임기응변으로 두 달짜리 일자리대책이지요. 여러 정부 부처에서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이야기를 하라”고 해서 짜 맞춰 모은 것이 59,000명인데 두 달 지나면 일자리가 또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런 일자리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저는 발상이 잘못됐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일자리는 그런 일자리가 아니거든요. 소위 말하는 정규직이고 종신직인 이런 것들을 말하는데, 59,000명의 임시직 일자리를 냈다는 것을 이번에 대책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정말 낯부끄러운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 다음에 정말 중요한 정책들이라는 것이 중소 중견기업의 경쟁력을 살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인데 그런 부분에 대한 중요한 대책들은 전부 연말로 미루거나 내년 상반기로 미루거나, 그런 식입니다. 그러려면 일자리 대책이라고 하지를 말아야지,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서 내용을 들여다보면 “앞으로 언제까지 대책을 내겠다”는 식은 곤란하지요. 그건 여태껏 작년서부터 그랬어요.

 

-황희만 : 우리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이건 괜찮구나 하는 그런 정책들은 없나요?

 

‘투자, 혁신, 애로사항 개선’ 주요 과제…알맹이 없이 “연말까지 案 만들겠다”

 

▲신세돈 : 일단 이번 정책을 보면 세 꼭지에요. 하나는 투자, 그 다음 두 번째가 혁신, 세 번째가 애로사항 개선이거든요.

 그런데 투자 부분을 들여다보면 ‘손 안 대고 코 풀겠다’는 것이에요. 무슨 이야기냐하면 정부 재정을 안 넣겠다는 것이에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좀 많이 해줘라, 그래서 한 10조 정도……. 그러면서 정부는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투자 대책이 없다는 것이죠.

 그 다음 혁신성장은 이미 이야기했지만, 혁신정책도 전부 12월달까지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혁신은 작년서부터 계속해서 “TF 만들어서 연말까지 만들겠다”라고 했으니 그 내용이 없다고 봐야지요.

그 다음 애로사항 개선도 휘발유값 조금 내려주고, 일자리 숫자를 올려서 59,000명의 임시직을 많이 늘리겠다라고 하는 것이니까 종합적으로 보면 ‘투자, 혁신, 애로사항 개선’인데 내용엔 애로사항에서 휘발유값 인하하고 59,000명 밖에 없으니까 언론들이 다 그것만 부각시키는 것이죠.

 

-황희만 : 한마디로 알맹이 없는 정책이다?

 

▲신세돈 : 그래서 알맹이 없는 것이라고 우리가 비판을 하는 것이죠.

 

-황희만 : 혁신성장을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규제제도 완화하고 혁신도 달성해서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복안 아닌가요?

 

“규제혁신, T/F만들어 내년부터 시행”…작년에도 ‘똑같은 약속했던 것’

 

▲신세돈 : 규제를 혁신하는 것도요, 한 두 번 나온 것이 아니잖아요. 지금쯤이면 무슨 규제를 어떻게 해야 혁신이 되고, 어떤 것을 없애는 건지는 리스트가 나왔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연말까지 선정하고, 연말까지 TF를 구성해서 그 과제를 뽑아내고 이런 식이란 말인데 그냥 미루는 것이죠.

 

-황희만 : 연말까지 TF를 구성해서,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했잖습니까.

 

▲신세돈 : 그것도 가봐야 아는 거죠. 왜냐하면 작년에도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금년에도 이런 식으로 자꾸 미룬다, 시간을 번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안타까워요.

 

-황희만 : 한국은행은 연초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가, 이번에 2.7%로 하향 조정하고, 더구나 3분기의 성장률은 2%로 결과가 나왔지요?

 

▲신세돈 : 오늘 속보가 나왔는데요, 3분기성장률을 전년 동기대비로 2%라고 했지요.

 

-황희만 : 그러면 뭔가 이것을 대반전시킬 획기적인 정책이나 발상 전환이 필요한 시점아닌가요?

 

경제회생 정책의 핵심은 ‘중소 중견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이어야

 

▲신세돈 : 그렇죠. 지금 경제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3분기 속보치가 2%로 나왔는데, 그 결정적인 내용이 투자부진입니다. 설비 투자가  마이너스 9%쯤으로 죽고 있고, 건설 투자도 같은 상황입니다, 

그러면 결국 투자를 살려야 하잖아요. 투자를 살리려고 하면 도대체 왜 투자가 안 되는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진작에 있었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에 나온 것을 보면 그동안의 규제 때문에 허가가 안 나거나, 예를 들면 환경영향평가 같은 것이 안 나와서 투자가 지연된 몇 몇 개 회사의 대형 프로젝트를 터줘서 투자가 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봐야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어떤 기업의 그런 것이 아니고, 중소 중견 기업이 지금도 문을 닫고 있고, 지금도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그런 부분에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정부가 진작에 만들어 줬었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아직도 그 부분은 차일 피일 뒤로 미루고 있다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황희만 : 그러면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야기인가요?

 

이번 대책에서 ‘소득주도성장’ 한마디도 없었지만 포기한 것은 아닌 듯

 

▲신세돈 : 그게 언론에서 굉장히 주목을 받았어요. 이번 발표에서요,  이번 일자리 대책에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이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신문에서는 이게 소득주도성장을 버린 것이 아닌가, 이런 논란이 있었는데 그건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까 말씀드린 국정 100대 과제에서 소득주도성장이라 함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에요. 일자리를 만드는 게 소득주도성장인 것이에요. 사람들이 개념을 혼동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 비록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지만 소득주도성장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

 

-황희만 : 단기적으로는 임시직도 있지만 규제를 완화해서 기업들이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할 때 건설투자를 한다든가 하면 장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되지않을까요?

 

▲신세돈 : 이번에 규제 완화로 들이민 것이 원격진료라든지 관광, 생활 안전, 예를 들면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인프라를 더 많이 짓는다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 지금쯤은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나왔어야죠. 예를 들면 2조를 투입해서 언제 착공을 하고, 언제까지 끝내는 이런 일정이 제시돼야 업무가 손에 잡히는데 아까 말씀드린 해양관광산업이나 산림활용방법, 이런 것까지도 12월 말까지 계획을 마련하겠다, 이런 식이니까 국민들의 피부에는 안 와닿는 것이죠.

 

-황희만 : 조금 기다리면 그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요?

 

장관 바뀌면 정책도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과거 행태

 

▲신세돈 : 그 사이에 장관이 바뀌어버리면 전 장관이 한 것인데, 다음 장관이 그것을 받겠습니까? 우리나라 정책의 문제가요, 장관이 바뀌면 모두 다 바뀝니다. 대통령이 바뀌면 다 뒤짚어 엎잖습니까. 이런 문제들이 있어서 투자가 계속 안 되고 있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하면 벌써 작년에 약속을 했으니 금년 쯤에는 완전한 액션 플랜이 다 나와 줬어야하죠.

 

-황희만 : 그러면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어떻게 바꾸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신세돈 : 답은 중소 중견 기업의 경쟁력입니다.그러면 경쟁력은 어떻게 키워야 할가요. 첫째, 우리나라 중소 중견기업들의 설비가 너무 오래됐단 말이에요, 낙후가 됐잖아요. 그러면 최신설비로 갈아줘야 되죠, 

그 다음에 설비만 갈아 놓으면 기계가 돌아가나요. 설비를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을 교육해야 할 것 아니에요. 그래서 그것도 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장이 돌아가면서 먹고 살아야 되잖아요. 

 

중소자영업자 CEO, 해외 나가 見聞 넓혀 창의성 발휘하도록 지원을

 

그 다음에 미국이나 독일을 한 번도 안 가본 중소자영업자가 CEO를 하면 발상에 참신함이 있겠어요? 그래서 CEO들한테 해외도 나가서 당신이 하고 있는 업종에 가서 보고 오라고 해야지요, 돈은 다 못 대줘도 절반이라도 대줘서 나가서 견문을 넓히도록해야지요. 그래서 설비 현대화,  인력 교육, 그리고 CEO로 하여금 견문을 넓히고 밖에 나가서 보고 오면 ‘내가 뭘 잘 못하고 왜 우리가 경쟁력이 없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 것입니다, 저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또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너무 영세하잖아요. 저는 그래서 이 영세한 기업들이 열 개정도가 뭉쳐서 규모를 키워서, 큰 기업만  M&A하나요, 중소기업도 M&A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다각적인 방법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프로젝트들을 대규모로 동원을 해서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살려주어야만 합니다.그런데 여태껏 박근혜 정부 이전에 대기업이었잖아요. 아무도 중소기업 이야기 안 했잖아요.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정말 중소기업에 눈을 돌리는가 싶었더니, 대기업을 쥐어 패기만 하고, 감옥에 가둬놓기만 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대책들이 아직 안 나오잖아요. 그래서 그런 면에서 중소 중견 기업이 조금 숨을 쉬고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대책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주어야 하는데,그렇지 못해요. 그래서 중소벤처기업부까지 만들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들리는 이야기들은 중소벤처기업부가 다른 중소기업 활동을 하는 조직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서 오히려 기를 죽인다는 이야기가 들린단 말이에요. 예를 들면 대한상의나 중소기업협동조합이나, 이런 것들이 벤처부가 생겨서 오히려 더 일이 껄끄럽다, 복잡해졌다고 하는데 이건 아니라고 봐요,

 

-황희만 : 정치적 이유 때문에 그런 것인가요?

 

▲신세돈 : 원래 관료들이라는 것이 그러잖아요. 자리가 하나 생기면 자기가 밥값을 해야 하잖아요, 밥값을 하려다보니까 남의 밥그릇을, '이건 내 영역(밥그릇)이야……'라고 강력주장하는 겁니다.

 

-황희만 : 오히려 규제가 더 생기게끔 ……

 

▲신세돈 : 그렇지요. 중소기업 위하자고 전담 부를 만들고 했는데 이 사람들이 중소기업 위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위한 다른 조직의 영역까지 침범해서 간섭하면서 숟가락 하나 더 얹어놓은 상황이 되어버리니까 이게 오히려 중소기업한테는 득이 안 된다는 비판들이 있는 것이죠.

 

-황희만 : 정부 관계자들도 경제 상황이라는 것은, 감출 수도 없는것이어서 해법도 경제논리로 풀면 찾을 수 있잖아요.

 

▲신세돈 : 요즘 와서 느끼는 것은 관료들 조직하고 대통령을 위시하는 소위 위정자들하고는 아주 다른 사람이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대통령과 선출에 의해 뽑히거나 또는 여론에 신경을 써야하는 정치인들은 정말 우리의 어려운 부분들을 도와주고 싶은 심정이 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 사람들은 현실감각이 없으니까 정책들이 전부 밑에 있는 관료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잖아요. 

 

“정치인들 열정은 있는데 현실 모르고, 관료들은 현실 잘 아는데 열정이 없고…”

 

 그런데 관료들은 정치인들과 같은 절실함이 없는 것이죠. 그리고 행여 잘못 돼서 자기한테 다치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보신부터 하는 것이죠. 결국은 문제해결을 하려면 현실을 정말 잘 아는 분이 최고위 정책기관에 가서 대통령과 교감하면서 공무원들을 끌어가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강력한 열정은 있는데 현실은 모르고, 밑에 있는 사람은 현실은 잘 아는데 열정은 없고. 이렇게 되니 제대로 정책수립이나 집행이 안 되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를 죽이고 싶어서 죽였겠어요? 자기는 정말 마음이 많지만 밑에 있는 관료들이 안 따라와 준 것이지요. 장관을 잘못시켜 놓으니까. 장관이 사다리 역할을 잘 하라고 시켰는데, 장관들이 전부 그것을 못하니까 관료들을 끌고 가지를 못했잖아요.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아서 결국은 정치적인 리더십의 한계라고 봐요. 관료들을 잘 채찍질할 때는 채찍질 는 것이 필요한데, 지금 정부도 경제정책에 관해서는 ‘박근혜 정부와 무엇이 다른가?’ 그런 회의감이 들어요. 

큰 틀에서 중소기업 경쟁력을 이야기하는데도, 매번 소득주도, 최저임금만 이야기하다가, 조금 있으면 일자리 통계가 나올텐데 이거 나오면 또 한바탕 그럴 것 같아요. 바람직한 것은 최근에 국민경제 자문위원회에서 ‘경쟁력 쪽이 중요하다, 중소 중견 기업의 경쟁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는 인식을 한 것 같아요. 최근에 보도가 그렇게 나왔더라고요. 이번에 인적 교체를 하고 2019년도 들어가면서 문재인 정부가 중소 중견 기업 경쟁력 쪽에 방점을 두면서 정책 역량을 그 쪽으로 몰아가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우리 기업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희망은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것도 두고봐야 할 것 같아요.

 

경제 살리려면 “산업 경쟁력,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을 살려줘야”

 

-황희만 : 우리 경제가 제대로 가려면, 경제를 제대로 아는 분들이 산업 경쟁력,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을 살려줘야 우리 경제가 살 수 있겠다는 것을 오늘 까톡의 결론으로 매듭져도 되겠죠?

 

▲신세돈 : 정부도 그런 쪽으로 생각은 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해보니까 잘 안 되니까 이제는 중소중견기업 육성이 정말 방법이 되는가, 약간 지금 방향을 트는 것 같아서 경제 분석가들이 조금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황희만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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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8년11월09일 11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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