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까TALK] 갈수록 태산 ‘북 핵과 미사일 도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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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8월12일 21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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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우 건양대학교 교수, 전 통일연구원장

▲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

▲ 황희만 전 MBC부사장 <사회>

 

◈좌담일시 : 2017년8월8일, 국가미래연구원 스튜디오

 

 “北 화성 14호, 미국 본토까지 가는 것 아닌가?” 

 

- 황희만 :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를 놓고 두 전문가들과 함께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이 지난 얼마전 화성 14호를 발사를 해서 이제는 ICBM이 미국 본토까지 가는 거 아닌가, 이런 우려를 낳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 장영근 : 실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했는데, 작년 올해 걸쳐서 대부분의 미사일이 고각발사입니다. 그 이유는 실질적으로 정상적인 사거리로 발사하게 되면 일본 열도를 넘어서 태평양 상공으로 떨어져야하기 때문에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ICBM 발사 같은 경우에는 고각발사를 어떻게 할까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이론적으로 보면 고각발사를 할 때 적어도 4천~5천km를 올라가야합니다. 사실은 의문시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ICBM을 개발을 한 나라가, 실제적으로 장거리로 개발한 나라가 미국, 러시아, 중국 정도입니다. 이 나라들은 국토가 워낙 크다보니까 최소한도 7천 Km 이상의 사거리를 갖는 거의 정상에 가까운 궤적으로 시험발사를 하죠.

 

- 황희만 : 고각발사가 아니라 정상 각도로 해서 발사를 한다는 거죠.

▲ 장영근 :  네, 예를 들면 미국이 얼마 전에 발사한 것을 보면 캘리포니아에서 태평양의 마셜 군도에 쏘면 사거리가 약 7천 Km 정도 됩니다. 그런데 미니트맨 Ⅲ라는 ICBM이 1만2천 Km 이상 사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약간의 고각으로 쏜 것이죠, 약간 줄여서. 지금 북한이 발사한 것은 엄청난 고각으로 거의 수직으로 올려서 수직으로 내리는 그런 발사를 했다 하는 거고요. 

 

사실 7월 4일 처음에 발사했을 때는 고도가 2,802km 사거리는 934km 나갔다고 하면 저희가 기술적으로 거꾸로 올라간 정점고도와 앞으로 나간 사거리를 가지고 정상적인 궤적에서 탄도 무게들이 어느 정도 되어서 발사할 수 있는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계산을 해보니까 탄도 무게가 900kg정도 그리고 정상 궤적으로 그 탄도 무게로는 한 6,200km 정도 나간다. 물론 6, 200km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5,500km 이상이라 ICBM이라고 하는데 정상적으로 보면 6,200km정도면 사실 알래스카 정도밖에 못 때립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다시 한 번 북한이 보여준 게 7월 28일 발사이고, 탄도 무게를 반으로 줄여서 이걸 계산을 해보면 9,000km 정도 사거리가 나갑니다. 9,000km면 미국 서해안의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정도를 타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워싱턴DC나 뉴욕을 때리려면 적어도 11,000km가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아마 현재 화성14 ICBM의 엔진 형상 그리고 2단미사일 체계로는 그 정도 사거리까지는 안 나올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이 사람들이 3단을 추가하거나 2단의 로켓을 일부 변경을 통해서 추가적인 발사시도를 할 계획이 높습니다. 

 

-황희만 : 어쨌든 지금은 그런 기술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계속 개발을 한다면 결국 미국을 때릴 수 있는 시점에 다가올 것 아닌가요. 그럼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위험을 느끼는 그런 시점에 다다른 것인데, 미국은 북한의 개발에 대해서 어떤 대응전략으로 나오고 있는 겁니까? 

▲ 김태우 : 미국의 대응전략은 크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바대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과 대화의 양면의 날을 쓰겠다고 했는데, 군사행동 가능성을 상당히 비추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결국 트럼프 정부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세 가지입니다. 압박, 대화, 군사행동가능성 이 세 가지를 가지고 북한을 다루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잘 통하지 않고, 특히 북한이 미국을 직접 강타할 수 있는 ICBM 능력을 가지게 되면 미국과 북한 간의 국제정치를 상당히 복잡하게 만듭니다. 정치학자들이 말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서 북한의 ICBM이 미국의 대외정책, 안보정책, 외교정책, 동맹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면 우리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요. 이런 문제가 상세하게 논의해 볼 가치가 있는 과제입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 “완전 검증은 안 돼”, “없다고 단정도 곤란”

 

- 황희만 ; 문제는 전시운용능력을 북한이 갖출 수 있느냐, 그것이 문제겠네요. 그런 시점이 가까워져 온 것인지, 아니면 불가능한 얘기인지요?

 

▲ 장영근 : 미사일이 전시 운용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신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의 경우는 다루는 데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신뢰성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신뢰성이 곧 안정성과 관련이 있고요. 가장 이슈가 되는 부분 중 하나는 재진입 기술입니다. 보통은 정상적인 궤적으로 대륙간탄도탄을 쏘면 보통 미국이나 러시아에서 개발한 수준이 10,000km이상입니다.  10,000km이상의 사거리를 날아가서 타격을 하는데, 실제 정점고도는 1,000에서 1,400km로 올라갑니다. 그것은 굉장히 완만하게 올라가서 완만하게 떨어지는 거죠. 이런 정도의 고도로 올라가게 되면 미사일이 대기권 바깥을 나갔다가 지구 중력에 의해서 자유낙하로 떨어지게 됩니다. 재진입체가 대기권을 들어올 때는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그런 환경을 맞게 되는 것이죠. 열뿐만 아니고 각종 진동, 그리고 거의 들어올 때 중력이 우리가 겪고 있는 중력의 50배의 하중을 갖습니다. 이러한 재진입 환경을 견뎌내는 기술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극초음속에 대한 여러 가지 시험을 통해서 검증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그런 부분을 보여준 적이 없어요. 

 결론적으로 재진입 기술은 아직 완전히 검증이 안 되었기 때문에 운용성능을 제대로 갖추었는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북한이 지난번에 북극성 2호라는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을 하면서 두 번째 쏘고 성공한다면 바로 실전 배치하겠다고 했거든요. 이번에 ICBM을 2차 발사를 2번이나 했는데 실전배치 얘기를 안했어요. 자기들도 “아직은 ICBM이 군사적 운용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추가적인 시험발사를 할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죠. 

 

-황희만 :  현 단계로서는 재진입 기술에 성공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지만, 그러나 저희들이 북한이 핵개발을 할 때도 “하겠느냐?”했는데 실제로 했거든요. 실제 재진입기술도 습득해서 전시운용 성능이 입증이 되어서 실제로 배치를 한다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외교적으로도 안보적으로도 문제가 많은데.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요. 미리 선제대응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김태우 : 장 교수님께서 설명하신 것은 기술공학적 입장에서 정확하게 설명하신 것 같습니다. 이것을 사회과학도 입장에서 해석을 해보자면 북한의 재진입기술 같은 것은 우리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지 북한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사실 재진입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속도로 내려오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하게 기술이 필요한데 이미 북한이 스커드C만 해도 사거리가 600km이기 때문에 이것만 하더라도 조그마한 재진입이 이루어지는 것이거든요. 그 위에 IRBM, ICBM으로 가면서 더 혹독한 환경에서 재진입을 해야 하는데, 이미 북한이 실전배치하고 있는 미사일들도 다 재진입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ICBM 재진입 기술이 우리 눈으로 확인 안 되었다고 해서 “없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우리 사회과학자 입장에서는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신뢰성 부분에서는 우리는 해석을 달리합니다. 북한이 ICBM에 핵탄두를 싣고 미국을 강타하는 경우를 상정한다면 정확도 같은 것이 필요 없습니다. ICBM으로 상대방의 생존근거지, 대도시, 산업밀집지를 타겟으로 삼을 때에는 고도의 정확성 자체가 필요하지 않고요.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광범위한 지역을 공포로 밀어 넣습니다. 그런 효과는 이미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 기술이 ‘미국을 때릴 수 있다, 없다’고 매달리기 보다는 미국을 때릴 수 있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가정하고 국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그런 입장입니다. 

 

북한의 ICBM, ‘미국의 동맹정책·대외정책 변화시키는 변수’ 단계 돌입

 

- 황희만 : 그렇다 보니까 게임 체인저,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사실 그렇게 되는 겁니까. 

▲ 김태우 : 게임 체인저라고 하는 것이 중요한 개념인데요. 아시다시피 북한은 대한민국 경제력의 45분의 1이죠. GDP 숫자로 따지면.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에 하나이고. 그런 북한이 계속 사고를 치면서 미국과 대등한 협상을 하려고 하는데 그 연결고리는 핵미사일 밖에 없는 거죠. 핵미사일이 아니면 세계 강대국들이 북한에 눈길이나 주겠느냐하는 문제죠. ICBM을 가지고 미국을 위협하면서 미국 국민들의 여론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되면 결국 북한의 ICBM이 미국의 동맹정책, 대외정책을 변화시키는 변수가 된다. 이미 그 단계에 돌입을 하는 것으로 저희는 봅니다. 거기서 우리가 제일 주목하는 것은 ICBM이 한미 동맹 ,미국의 동맹정책에 어떤 변수가 되느냐 하는 부분이거든요. 

 

여기서 두 가지를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하나는 디커플링 효과(decoupling effect), 즉 동맹을 이완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한반도에 전쟁이 나거나 유사상태가 되면 ‘미국이 한국을 도와야한다’, 이것이 동맹의 취지인데, 미국 국민들 입장에서는 한국을 도우려하면 북한이 핵을 사용하고 그것을 보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핵 보복을 해야 하는 그것이 핵우산 아닙니까. 그런데 북한을 응징하기 위해서 핵 보복을 하면 북한이 미사일을 미국 본토에 쏠 수 있는데 우리가 그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 소위 핵우산의 신뢰성을 약화시키는 아주 직접적인 변수가 되는 것입니다. 또 유사시에 미군이 한반도에 증원된다면 괌이나 오키나와나 등 주변에 있는 아시아기지로부터 군사력이 오게 돼있는데요. 그것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이 IRBM(중거리탄도유도탄)입니다. 같은 논리로 한국에 군대를 보내려고 하다가는 북한의 핵미사일에 우리 아들, 딸이 다 죽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게되면, 이게 동맹의 소위 강도를 떨어뜨리고 희석시키고, 이것이 우리가 가장 주목하는 게임체인저 효과 중 하나입니다. 그것 말고도 많이 있지만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는 부분을 주목해야 합니다. 

 

-황희만 :  그렇다보니까 미국과 북한이 서로 전략적으로 얘기를 한다면 결국 한국은 쏙 빠지는 ‘코리아패싱’(Korea Passingㆍ한국 무시하기)이라고 하나요. 이런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됩니까.

 

북한의 ICBM이 위력 발휘할수록 코리아 패싱 부추길 가능성

 

▲ 김태우 :북의 ICBM이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많이 하면 할수록 코리아 패싱 현상이 심화된다고 보시면 틀림없습니다. 한국은 북한을 움직이는데 큰 지렛대 역할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죠.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위협을 감소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나라가 중국인데, 중국을 압박해서 움직이는 힘을 가지는 것은 미국이 가지고 있는 것이지 한국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싫든 좋든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이것이 우리가 우려하는 코리아 패싱 현상입니다. 북한의 ICBM이 위력을 발휘할수록 코리아 패싱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시면 틀리지 않습니다.

 

-황희만 :  여기에 덧붙여서 미국이 사드기지를 우리 성주기지에 설치하고 있는데 중국과 어떤 연관이 있어서 중국이 적극 반대를 하고 있는 겁니까?

 

▲ 장영근 : 실제로 사드가 중국이 만일에 ICBM을 쏘거나 미사일을 쐈을 때 잡을 수 있는 사거리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결국 무슨 얘기냐하면 요격미사일인데, 예를 들면 사거리가 200km안팎이에요. 중국이 만주부근에서 쐈는데 사거리가 굉장히 짧아서 사실 초기에 탐지만 할 수 있다면 올라가는 단계에서 쏴서 맞출 수 있어요. 그런데 실질적으로 성주에 위치한 사드는 그런 역할을 못합니다.

사드가 가지고 있는 성능 중 가장 우수한 것이 레이더입니다. 그 레이더가 실질적으로 전방모드하고 정밀모드가 있는데요. 전방모드는 조기경보레이더라고 하는데 예를 들어 북한이나 중국이 미사일을 쏘면 실질적으로 자기들이 제일먼저 탐지 추적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이 ICBM을 쏴서 미국을 공격한다면 조기 경보레이더로서 초기 탐지 추적을 한 다음에 요격은 알래스카나 캘리포니아 쪽에서 요격을 하는 거죠. 이건 기술적으로 당연히 가능한 것이고요. 특히 레이더의 특성이라는 것이 볼 수 있는 사거리가 만일 2,000km다, 실질적으로 120도 각도로 되어있는데 그것을 20도로 줄이면 한 4,000~5,000km 나가는 거죠. 그것이 레이더의 특성입니다. 그것을 중국이 기술적으로는 자신들에게 불리하다. 미국과 중국이 어떤 전쟁을 할 때 자기들에게 불리한, 그래서 국가의 이익이라는 얘기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은 기술적인 것보다는 가장 큰 문제가 미국이 사드를 갖다 놓음으로 해서 한국이 그동안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안 들어가려고 했고, 그래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실제 사드 체계를 여기에 갖다 놓고 미군이 운영하게 되면 미사일 방어 체계에 들어가게 되죠. 여기서 관측된 모든 데이터들이 미국의 방어체계에 들어가서 바로 연동이 되니까. 결국에는 그런 부분들을 우려하는 거죠. 왜 그런 것을 우리보고 막지 못했느냐 하는 것이 중국의 주장인거죠. 

 

-황희만 :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 문제를 놓고 김 교수께서 말씀하신 대로 북한의 입지가 게임 체인저로 변해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코리아 패싱, 이런 문제가 나오고 있고, 여기에 미국과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마저도 사드로 압박하면서 우리를 무력화시키는 이런 국제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 아닌가. 어떻게 우리가 이를 헤쳐 나가야 되는지요.

 

중국의 ‘코리아 배싱(Korea Bashing)’, 신 냉전 구도의 산물

 

▲ 김태우 : 그게 코리아 배싱(Korea Bashingㆍ한국 때리기)입니다. 중국의 한국 때리기죠.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는 것은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고, 이건 코리아 배싱입니다.  중국도 한국이 사드를 가져다 놓는 이유가 북한이 핵실험을 반복하고 미사일 실험을 반복하기 때문에 위협 수준이 높아져서 생존을 위해서 가져놓는 것이라는 것을 중국이 모르지 않습니다. 중국이 기술적으로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금 사정거리 3,000km가 넘는 대형레이저를 가져다 놓고 흑룡강 성에 ICBM 핵무기들을 재배치하는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강대국인데요. 

 

한국이 이것을 해서 ‘중국이 위험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신 냉전 구도 안에서 설명이 가능하거든요. 지금 중국은 도광양회(韬光养晦)의 시간이 지났다고 보죠. 중국은 대국 굴기를 하고 중국이 핵심이 되는 국제질서를 만들어 가겠다. 이것이 중국의 꿈입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패권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미국의 군사력이 자기들에게 가까이 오는 것은 싫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드에 대해서 극도로 민감한 것이고요.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미국을 때릴 수는 없잖아요. 미국이 더 강한 나라니까. 그래서 만만한 한국을 때리는 것이거든요. 한마디로 한국이 힘이 없어 얻어맞고 있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 제일 잘못된 가정 중에 하나는 사드 보복을 당하는 이유는 “전임 정부가 대중(對中)외교를 잘못해서 그렇다, 사드 배치를 하려면 중국에 몇 년 전부터 알려주고 뜸을 들여서 그 사람들의 자존심을 손상시키지 않았어야 했다. 갑자기 느닷없이 발표를 하니까 중국이 화를 내는 것이다.” 이런 식의 얘기는 전부 자학적인 얘기입니다. 우리가 힘을 합쳐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스스로 학대하는 얘기인데요. 저는 참 듣기 싫어요. 중국이 사드 보복을 하는 것은 때가 되어서 하는 겁니다. 

 중국은 한국의 경제 GDP 규모의 8배를 넘었고요. 과거의 종주국 마인드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고, 한국 길들이기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감추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사드 문제가 아니라면 다른 문제를 가지고 한국 때리기를 시도할 것입니다. 이것은 역사적인 필연이거든요. 이 문제를 대응함에 있어서 우리 정부는 미세한 부분을 가지고 얘기를 하면 곤란해요. 어떻게 외교 수완을 잘해서 중국과 미국의 구미를 다 맞추겠느냐 이런 잔잔한 생각을 할 게 아닙니다. 우리가 힘이 부족하고 지렛대가 부족해서 중국이 만만한 한국을 때리는 것이다. 우리가 분발해서 힘을 합치고 지렛대를 만들어나가고 국력을 키우는 방법이 무엇인가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8월 위기설’, 가능성 낮지만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 배제 못해

 

-황희만 : 미국과 중국의 싸움인데 미국에서는 북한을 미리 선제 타격해버리자 이런 얘기가 언론을 통해서 나오고 있어요. 8월에 위기설이 나오고 있는데 가능성은?

 

▲ 김태우 : 가능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우리는 이미 간파를 했죠. 말은 굉장히 크게 하지만 실제로 손해 보는 일을 쉽게 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중국에 대해서 엄청 엄포를 놓았지만 결국 협상으로 갔고요. 그런 맥락에서 보면 북한에 대해서 큰 위협을 가하더라도 결국 행동하는 것은 어렵다 이렇게 일단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에서는 탄핵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데 국내 정치상황이 더 나빠지면 외교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할 가능성이 있어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고 앞으로 미국 내 여론이 극도로 나빠졌을 때 미국 정부는 여론을 대변하기 위해서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할 상황입니다. 문제는 우리 정부 ,국민, 군 모두가 ‘설마’ 하면서 지나고 있어요. 솔직히 누가 8월 군사 위기설에 대해서 대비하고 있는 부처가 있습니까, 군대가 있습니까, 국민이 있습니까, 그냥 설마하고 지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 머릿속에는 불길한 생각이 들어요.

 특히 유엔 안보리가 작년과 금년 2년 간 북한에 대해서 4개의 제재안을 통과시켰습니다. 1950년 북한이 6.25 전쟁을 도발하던 해, 유엔 안보리가 4개 제재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사실 이게 북한의 기록이죠. 2006년 이후 9번 째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가 된 겁니다. 한국 전쟁부터 따지면 도합 18개가 통과된 것입니다. 이런 수치를 보면 금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겠구나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황희만 :  북한이 유엔의 제재를 받았지만 어쨌든 핵무기를 개발했고 미사일도 개발하고 있고 이번에 UN이 또 제재를 했지만 이것이 제대로 북한을 길들일 수 있겠는가, 이런 의구심이 든다는 말씀으로 해석해도 되는 겁니까.

 

▲ 김태우 : 제재에 대해서 저는 비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지금까지 보여준 태도가 신 냉전에 몰두하고 있거든요. 미국과 미일동맹을 견제하는데 북한을 써먹겠다. 그래서 북한을 죽이지 않는 거죠. 겉으로는 유엔 제재에 동참하지만 북한 정권의 생존을 위해서 도와주는 이중 플레이를 계속 해왔고, 이 구도가 바뀔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이번 2731호 내용도 그렇게 약하진 않습니다. 북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도 꽤 들어있는데 그러나 실제로 중국이 잘 이행할 것이다, 이런 전망은 어렵다고 봅니다. 

 

-황희만 :  제재 속에서도 계속 개발했고 미사일도 개발하고 있는데 아까 말씀하신대로 국력이 있어야 코리아 패싱도, 배싱도 안 당할 텐데 안보에 관해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방위를 해야 할 텐데. 킬 체인이다, KAMD와 같은 얘기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와 있는 겁니까?

 

▲ 장영근 : 킬 체인은 기술적으로만 얘기를 하면 사실 1990년대 초에 걸프전에서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하면서 계속 이동식 발사대에 의한 스커드 공격으로 굉장히 타격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미국이 생각해 낸 게 킬 체인이라는 것입니다. 킬 체인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탐지 추적부터 때려가지고, 이제 평가까지 하는 체인을 계속 그린다 해서 킬 체인인데요. 이런 것을 도입을 하겠다는데 사실은 문제가 무엇이냐면 북한 지역이 작지 않은 크기이에요. 이라크의 바그다드를 거의 실시간으로 다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이 88개 정도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그런데 북한도 북한 전역을 킬 체인하기 위해서 실시간으로 들여다본다면 인공위성이 400 여개 필요합니다.

 

‘킬 체인,KAMD, KMPR’의 삼축, 정치적 기술적 측면에서 ‘쉽지않은 과제’

 

- 황희만 :  산악지역이 많아서인가요?

▲ 장영근 : 아니죠. 지역적으로 실시간으로 보기위해선 인공위성이 만일 정지궤도라고 3만6천km 정도 높이에 있으면 지구하고 위성이 같이 돌기 때문에 항상 바라보고 있을 수 있는데, 굉장히 빨리 도니까 계속 그 위치를 보는 것이 제한적이죠. 그렇다보니까 굉장히 많은 수의 위성이 필요합니다. 설사 중심지역, 무인기 항공기로 볼 수 없는 지역이 종심지역인데요. 북한이 대부분의 미사일 운영을 하는 것이 종심지역입니다. 그러니까 무인기나 유인기 가지고 감시정찰을 할 수가 없어요. 그 지역에 있는 것만 해도 인공위성이 200여기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렵지요. 실질적으로 그 뿐만 아니라 타격체계도 어렵고, 킬 체인이 정치외교학적으로도 굉장히 어려운 그런 작전이고요. 킬 체인이 결국은 군에서 핵무기를 비핵 무기체계 가지고 방어하겠다는 논리인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우리가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KAMD로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입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무엇이냐면 우리 한국 미사일 방어체계가 궁극적으로 팩2, 팩3, 중거리요격미사일,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이렇게 쓰겠다고는 하지만 이것도 아직 L-SAM 같은 경우에는 장거리 지대공 같은 경우에는 개발 중입니다. 그래서 상당히 시간일 걸릴 거고요.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가 북한이 미사일을 쏘게 되면 탐지추적을 하는 거예요. 그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우리가 지상기반의 조기경보레이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린 파인( Green Pine)이라는 것하고, 이지스(Aegis)함에서 해상에서 감지하는 것입니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북한이 쏘게 되면 적어도 1분 30초 동안은 몰라요. 하늘에 떠야 레이더가 북한의 무슨 미사일이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1분 30초는 그냥 깎아먹는 시간이고요. 우리가 개발한 레이더라는 것이 바로바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요. 아까 말씀드린 중거리 M-SAM이라든가 L-SAM과 같은 지대공 레이더들이 다기능 레이더인데요. 실제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워밍업, 예열이 필요한 거예요. 그렇다보니까 거기서 시간을 다 까먹다보니까 실질적으로 요격 할 수 있는 대응시간이 없는 거예요. 그런 상당한 제한이 있고, 더 큰 문제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효용 대비, 투자 대비 가성비가 낮은 거죠. 그래서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또 KMPR이라고 한국형 대량 응징 보복 같은 것을 얘기를 하는데 이것도 김정은을 찾아서 김정은이 거처하는 곳을 때린다고 하지만 역시 우리 감시정찰 자산이 있어야 하고요. 때리는 것도 일반 탄도 미사일로는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정확히 맞추기가 쉽지 않고요.

 그렇지만 어쨌든 간에 우리로서는 이러한 삼축체계라고 하는 ‘킬 체인,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제), KMPR(대량응징보복체계)’ 이런 것들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적어도 우리가 핵무기를 갖지 못하는 이상은 그런 부분이 쉽지가 않다는 것을 기술적 측면에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나마 KMPR(대량응징전략)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

 

▲ 김태우 : 거기다가 사회과학 차원에서 말씀을 보태자면 킬 체인 같은 것은 기술적으로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참 어려워요. 설령 장 교수님이 말씀하신 그런 군사 위성들을 공중에 띄어놓고 북한을 손바닥 보고 있듯이 하더라도 북한이 이동식 미사일을 세웠는데 이것이 훈련하기 위해 시험하는지, 남한을 공격하기 위해 세운 것인지, 어떻게 판단합니까. 보고 있어도 판단하기 어렵고요. 만약 남쪽을 향해서 발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킬 체인 이용해서 선제공격을 했다고 가정해보십시오. 북한이 그것을 맞고 가만히 있을 것 같습니까. 북한이 공격을 하려고 했다고 인정을 할 것 같습니까. 아니죠. “대한민국이 전쟁을 도발했다, 정상적인 군사훈련과정에 남쪽에서 미사일이 날아왔다.” 이렇게 선전을 하고 대한민국을 전쟁 도발국으로 매도할 것이거든요. 이런 문제들이 간단하질 않습니다. 우리 군통수권자가 킬 체인 작동하라고 명령내리는 자체가 정치적으로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킬 체인 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우리는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까 세 번째 KMPR, 즉 대량응징전략에 대해서 저는 박사논문 전공을 하면서 이 쪽 부분에 심취했던 사람이고, 미국과 소련이 냉전기간 동안 상호간에 핵전쟁을 하지 않았던 가장 큰 핵심적인 이유가 상호응징전략 때문에 하지 못한 것이거든요. 핵전쟁을 막아준 최고의 일등공신이 상호간에 작동하고 있었던 대량응징전략입니다. 우리도 킬 체인과 KAMD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응징전략을 개발 해야 한다고 지난 2010년부터 주장했어요. 2010년에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를 하면서 아주 핵심적으로 논의한 것이 그 내용입니다. 한국군도 빨리 이 부분을 준비해야한다고 정부에 주문했습니다. 방금 장 교수님께서 그것도 쉽지 않다는 기술적인 한계점을 잘 설명해주셨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징부분은 우리가 그나마 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응징은 도발자 개인을 찾아서 정밀 타격할 때에는 어려움이 따르죠. 그러나 그런 것만 반드시 응징이 아니거든요. 북한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파괴할 수 있고요. 특수부대를 올려 보내서 침투시켜 무엇을 할 수도 있고요. 대량 파괴도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평양을 지도에서 없앨 수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정확성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소위 파괴력이 필요한 것이죠. 대량파괴, 정밀타격, 참수작전 다양한 방법이 있고, 우리도 할 수 있는 분야가 있어요. 그래서 이 분야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아직도 하고 싶습니다. 

 

 

 대량응징은 ‘보복’보다 ‘예방’효과에 유용한 전략

 

 이와 관련해서 어떤 분들이 이렇게 반론을 하세요. 북한에 핵공격을 당해서 이미 다 부서지고 난리가 났는데 그 때 응징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반론을 하시는데, 제가 분명히 설명을 드리고 싶어요. 응징전략의 목적은 응징이 아닙니다. 응징전략의 목적은 우리 남한을 향해서 행동을 하면 반드시 당신들도 당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그런 행동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을 하는 데에 있습니다. 응징전략을 잘못 오해하시는데 이 기회를 빌어서 분명히 설명을 드리고 싶어요.

 

-황희만 :  저쪽에서 우리를 파괴할 엄두를 못 내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말인데 억제력을 유지하려면 국력이 있어야 하겠고, 국력이 있으려면 경제가 계속 성장해야 하지않겠어요? 

 

▲ 김태우 : 우리의 경제는 상대적으로 주변국에 비해서 오그라들고 있죠. 그리고 국내에서는 성장보다는 분배 정의론이 강력하고요. 분배정의 필요하고 다 맞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성장을 하지 않는 과정에서 분배를 자꾸 얘기 한다면 정말 저는 바깥을 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우리가 논의하는 자체도 어느 순간 다 무의미해집니다. 

 

-황희만 :  이 문제가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주변국과 세계의 관점에서 봐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런 말씀  같은데요. 우리 정부에 대해서 지금 하는 정책에 대해서 아쉽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얘기해줄 수 있습니까?

 

▲ 김태우 : 우리가 북측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방안은 세 가지입니다. 대화노력을 해야겠죠.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대화 노력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겁니다. 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제재를 해야 하는 것이죠. 북한을 압박하고 제재를 해야 합니다. 세 번째로는 대화가 언제 될지도 모르고 언제 통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늘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억제입니다.

 삼박자라는 것이 ‘대화, 제재, 억제’입니다. 그런데 정부도 그렇지만 국민 중에서도 이 삼박자 간의 관계를 잘 이해를 못하세요.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억제는 기본으로 하는 겁니다. 대학으로 말하면 전공필수과목입니다. 늘 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위에 때가 되면 대화도 해보고, 때가 되면 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서 노력도 하고 위에 것은 선택과목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사드 대신 “대화하라”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이런 얘기는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가슴이 꽉 막히는 얘기입니다. 사드는 억제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고, 대화를 더 열심히 하라고 주문을 해야 맞는 얘기인데 ‘사드 대신 대화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 북한이 미사일을 쏘니까 우리도 “무력 시위하라!” 이렇게 지시를 했거든요. 사실 과거 보수정부도 그렇게 못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것은 박자를 잘 맞춰가는 것이다, 이렇게 보이고요.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우리 대통령이 북한이 못 견딜만한 제재를 찾아보자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동의했는데 이런 부분도 박자를 잘 지켜나가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정책당국자들이 이런 삼박자 간의 관계를 잘 정립을 해서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펼치면서, 진정성을 가지고 균형을 맞추어 달라는 부탁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대북 전략 3박자는 ‘대화, 제재, 억제’

 

- 황희만 :  억제라고 하면 군사적인 실력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김태우 : 그것이 킬 체인, KAMD, KMPR, 동맹 등이 들어가는 것이죠.

 

- 황희만 :  그런 억제력을 가지려면 기술적인 것이 필요할 텐데.

▲ 장영근 : 저도 정부에 관련해서 할 수 있는 얘기를 잠깐 말씀드리면 일단은 새 정부에서 국방정책 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북핵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서 킬 체인과 KAMD를 조기 구축하겠다, 또 그것을 통해서 전작권을 회수하겠다, 이런 말씀들을 합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문제가 무엇이냐면 킬 체인, KAMD가 기술적으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사실 우리 능력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이걸 구축을 해서 전작권을 회수한다?  제가 보기에는 10년, 20년에도 쉽게 못한다는 거죠. 현실적으로 이런 부분들이 한계이고요. 기술적 뿐만 아니고 사실 군 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냐면 상당히 미군에 많이 의존하는 체제로 되어 있습니다. 작전계획도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미군이 짜는 것을 같이 훈련을 하는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우리 군내에 작전이라든가 전략작성능력 등이 미흡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KAMD를 종말단계에서 하층 방어‘ 중층방어’ 상층 방어를 어떻게 연동을 할 것인가? 이런 것이 굉장히 어려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적인 기술들이에요. 사실 우리는 안 해봤거든요. 미국도 미사일 방어체계라고 해서 수 십 년 동안 해 온 것이에요. 그러니까 하루아침에 우리가 ‘KAMD를 해서 다 막을 수 있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것이에요. 

 결국 저는 “킬 체인이나 KAMD를 구축해서 전작권을 회수하겠다”가 아니고 킬체인이든, KAMD든, KMPR이든 이런 것들을 제대로 하기위해서는 전작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군사적인 능력을 갖춰주어야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얘기에요. 그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실질적으로 이런 북핵 미사일 대응에 대한 전체적인 구조를 볼 때 오히려 전작권을 회수를 해야, 물론 전작권 회수라는 것은 한미동맹의 어떤 기초 안에서 해야 할 것이지만, 그것을 해야 우리가 원하는 핵미사일 대응책을 구축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황희만 :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태우 : 전작권 말씀하시기 때문에 첨언을 드리자면 참 미묘한 문제입니다. 전작권을 우리가 분리를 하지 않고 지금처럼 공동 대응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가기 때문에 우리가 의타심에 젖어서 독자적인 능력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뼈아픈 지적 아닙니까. 그 지적은 맞다고 봐요. 전작권은 언젠가 분리될 수밖에 없고,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원해서라도 분리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가 언제인지를 모르는 것뿐이죠. 그렇다면 미국이 만약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 이런 시기를 이용해서 우리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어야 하지 않느냐 이 지적은 뼈아픈 지적이에요. 

 

그러나 또 다른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우리 군이 미비한 상태에서 전작권을 분리를 할 때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 이것은 또 다른 문제로 남는 겁니다.

 전작권을 다시 환수하고 분리하는 문제는 3가지 변수를 생각해야합니다. 우선 첫 번째 변수는 북한이 보기에 지금처럼 전작권이 공동체제로 묶여있는 것이 대한민국을 유린하는데 용이한가, 분리되어있는 것이 유리한가. 전쟁을 막는데 어느 쪽이 유리한가가 우선변수입니다. 두 번째 변수는 지금 체제와 전작권이 분리되었을 때와 비교해 미국이 와서 실제로 개입을 할 가능성이 어느 쪽이 더 많은가입니다. 이는 조금만 따져보면 상식적으로 답이 나오는 겁니다. 미국이 전작권의 책임을 상당 부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파견되기가 쉬운가, 분리되어 있을 때 미군이 파견되기가 쉬운가가 이 질문입니다. 세 번째 변수는 실제로 전쟁이 발생했을 때 어느 쪽이 이길 가능성이 높은가. 한국군과 미국군이 한 덩어리가 되어서 단일 지휘체제 안에서 전쟁을 치르는 것이 이길 확률이 높은가, 따로 분리되어 있으면서 복잡한 협력과정을 통해서 공동작전을 하는 것이 이길 확률이 높은가. 이것은 국가의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적하신 말씀 자체는 100% 옳습니다. 그러나 국가 자존심 얘기, 군사 주권 얘기, 바짓가랑이 얘기는 생존 다음의 변수입니다. 우리가 언제까지 미국 아저씨들 바짓가랑이 붙들고 도와달라고 해야 하나, 이런 것들은 자존심에 속하는 문제이고, 제 마음 속에서도 그래서는 안 된다 생각하지만 그러나 국가 생존이 우선 아니겠어요. 이런 신중한 분석 속에서 전작권 문제를 다루어야지 이것을 그냥 감정차원에서 전작권도 없으면서 주권국가라고 할 수 있느냐라는 식의 감정 차원에서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작권 회수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 장영근 : 저는 전작권 환수 문제를 기술적인 측면에서 분석을 하면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전작권을 받으면 그런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고, 그런 능력을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영원히 못하는 거죠. 어디선가 돌파구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선에서는 그것을 깨고서 해야 하는데 그 깨는 순간이 어느 때이고, 그것에 대한 기반이 무엇이냐 하는 생각을 많이 해봤었습니다. 치킨&에그 게임에서 어느 것이 먼저인지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는 세부적인 검토를 해야 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태우 : 충분히 일리 있는 말씀이십니다.

 

-황희만 : 자존심도 좋지만 우리의 실제 위치를 잘 파악하고 실익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나가야합니다. 자존심만 내세웠다가는 안보 문제는 너무 위중한 문제이기 때문에 상당한 위험요소가 있다는 그런 이런 말씀이시네요.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서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도 우리 스스로만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과 중국 국제 정치 질서도 있고 국제환경도 있고 여러 문제가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실력이 우리의 국력이 커져야 해결될 수 있습니다. 주변도 보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두 전문가들의 견해인 것 같습니다. 정책 당국에서는 국민의 의견에 따라야겠지만 이런 위중한 문제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좀 더 많이 들어서 실제적이고 실익이 있는 대책이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오늘 이 논의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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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8월12일 21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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