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한국사회의 시대정신 <좌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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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7월15일 18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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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국가미래연구원장,진행)

▲김학수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무기력증에 빠진 한국사회, 해결책은 없나?

 

 -김광두: 우리 사회가 심각한 분열에 빠져있고, 모든 국민들이 미래에 대해서 불안해하면서도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무기력증에 빠져있습니다.  과연 이 시대의 어떠한 과제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이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어떠한 핵심적인 가치를 가지고 우리가 문제 해결책을 모색해야 되는지, 오늘은 이 시대의 시대정신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치 쪽에서 지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국가의 지배구조, 이것에 대해서 지금 권력을 분산하자든가 개헌을 통해서 무언가 해결책을 찾자라든가, 이런 논의가 있잖아요?  국가 지배구조가 뭐가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지, 먼저 이 문제를 김학수 교수께서 말씀을 시작해주시죠.

 ▲김학수: 우리 사회에서 특히 대통령 중심제를 하면서 권력이 너무 한 곳으로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결국 권력의 집중은 필연적으로 민주적이지 못한 운행방식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지난 정치과정에서 경험했던 파당, 파당의 극대화. 이런 것들로 지난 번 선거 때도 경험했잖아요? 

정치는 결국은 추구하는 바가 경제와 다르게 총화적이고, 공동체적이고. 이런 것을 좀 결집하는 기여를 해야 하는데 정치가 지나치게 분열적으로 나가버렸죠.

 

- 김광두: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진박, 비박 이런 거죠?

▲ 김학수: 그렇죠. 이런 식으로 나아가는 이상은 국가를 통합하고, 화합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정치는 이게 도저히 불가능하다. 현재 상태로서는. 이런 것을 느꼈는데요.

 

 ‘공동체를 통합하는 정치본령’ 상실이 문제

 

 -김광두: 정치 자체가 굉장히 분열주의다? 

 ▲ 김학수: 그렇죠. 오히려 분열주의를 엄청나게 조장하는 것입니다.

 ▲ 김호기: 저도 공감합니다. 정치가 가져야할 본래의 과제 중, 역할 중에 하나는 사회를 좀 통합해내는 것인데 오히려 통합해 낸다기 보다도 사회를 분열시키는 주체의 어떤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갈등을 조장하는, 그리고 거기로부터 어떤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그런 상태까지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저는 문제를 거시적으로 좀 보고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정치가 추구해야할 1차적 가치는 민주주의인데.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치와 경제. 국가와 시장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경제를 이루고 있는 시장 부분의 과도한 발달로 인해서, 사실 이제까지 지난 20세기에 어떤 시장을 적절히 통제해왔던 국가든 정치든. 그 역할들이 많이 약화된 것 같습니다. 여기에 저는 세계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우리가 영국의 브렉시트 사건만 하더라도, 전 지구 정치와 경제를 뒤흔들어놓은 것이거든요. 그런데 마땅한 해결책은 없는 셈인 것이죠. 그래서 과거보다 정치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 하나이고요.

 또 다른 하나는, 이와 연관해서 최근에 전 지구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불평등의 증대라고 할 수 있는데.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 필요하고, 그 주체는 당연히 제가 보기에는 정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왜냐하면 우리가 정부의 권력이라고 하는 것은 선거나 투표를 통해서 국민들이 의사결정권을 위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요.

 그런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과거만큼 정부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합리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요. 이 때 정치는 기성정치이겠죠. 

 나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만 영국의 경우도, 미국의 경우도 그렇고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것 같습니다. 제도적인 틀로서 어떤 정치를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그러한 정말 비상한 정치 리더의 어떤 그런 개인적인 능력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이런 포퓰리즘이 지구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김광두: 세계화 때문에 정치 영역이 줄었다는 것인가요? 결국 정치 영역에 속하는 정부라는 것을 정치의 하나의 큰 틀 속에서 보면 그 쪽의 기능이 과거보다는 좀 약화된 면이 있다는 그런 취지의 말씀이시죠? 

 ▲김학수: 그것에 대해서 저도 동의를 하는데. 정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통합체를 만들어가는 그런 것이 핵심인데. 경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인주의적이고, 개인적 중심적이고 경쟁 중심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치가 너무 경제화 되어 버렸어요. 

 그래서 저는 사실 전 지구촌 전부 다의 문제이지만 정치적 구호나 혹은 정치적 플랫폼. 이런 것들을 전부 다 경제 공약이 점령해버리는,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결국은 정치의 본령이 추구해야할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어야 할 기능이 상실되어버리는. 것이 문제이지요.

 

정치리더들의 소통 능력 부족이 근본 원인 

 

- 김광두: 간단히 말해서 국민 전체가 공감을 해서 하나로 통합되는, 그런 방향으로 정치가 작용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미흡하다. 

▲ 김학수: 그러니까 그게 양쪽의 문제가 있는데 그걸 통합하는 과정을 단단하게 다져놓고 솔루션을 이야기했을 때 이것이 저것을 받혀주어서, 국민들이 덜 분열적이면서 상호 이해를 유발할 수 있는 정치가 이루어지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 김광두: 그게 이제 바람직한 방향인데, 왜 그렇게 안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지금은 소위 정치 리더들이 소통 능력. 소통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특히 자기 파벌 중심의 이익에 집착하다 보니까 다른 파벌의 생각을 들으려는 여유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김학수: 노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소통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국민과 함께 엮어가는 그런 자세도 중요하고요.  

또 두 번째는. 우리 대통령이나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소통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주제이든지 열심히 공부해야지요. 

 

- 김광두: 지금 대통령은 소통능력이 없다는 겁니까?

▲ 김학수: 그렇게 볼 수 있죠. 그러니까 그런 자세나 그런 기본적으로 국민과 함께 엮어가려는 자세가 첫 번째로 필요하고, 두 번째는 그런 어떤 공동체의 사안들에 대해서 국민과 함께 토론해서 자신 있게 자기 의견을 개진하고 또 국민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이렇게 하는 기본능력, 즉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여야지요.

- 김광두: 오바마가 TV 생방송에 나와서 앵커하고 한 시간을 그냥 자유토론을 하는 그런 스타일을 말하는가요?

▲김학수: 그런 정도의 능력이 되어야하죠. 이제는 우리가, 그런 측면에서 저는 이제 다음 세대의 정치인들은 좀 그런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광두: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정치인들의 자질이, 소통 능력도 없고 소통 능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소통 능력이 모자라고, 노력도 모자라는 그런 것이 밑바닥에 깔려있다는 말씀인데…

  그 위에는 지역주의 파벌주의 이런 것 때문에 또 분열이 되고 이런 현상이 우리 정치 전체에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국가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결집해서 같이 노력하는 모습도 지금 좀 아쉽죠?

▲김호기: 사실 그런 셈이죠. 지금 제가 보기에는 한국 사회에 저는 최대의 과제는, 물론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긴 합니다만. 지금 어떤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우리 사회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계속 지체되고 있는 것이거든요. 이런 선진국으로의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경제문제는 ‘저성장’과 ‘불평등’이 핵심 과제

 

- 김광두: 그러니까 이런 정치의 무능력, 정치가 제대로 문제해결 할 능력이 없는, 그것 때문에 경제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현재 우리 경제는 저성장에다가 장기 침체 국면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또 여러 가지로 해결책도 제대로 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고, 그 배경에는 정치권에서 아무 해결 능력이 없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은 국민들 아니에요? 민생이 지금 문제가 되고 있고, 경제에서 지금 제일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김학수: 물론 우리가 현재 가르치고 있는 입장에서,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도 일자리가 없는 것. 심각하지요. 그리고 앞으로도 참으로 그런 희망이 있느냐? 앞으로도 참 어렵다고 보이지요.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우리가 한 번 쯤 업그레이드를 해야 될 시점이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까 예를 든다면 이제 과학 기술 분야, 박근혜 정부에서도 과학 기술 분야를 이야기하지만 기껏해야 너무 단기적인 창조경제 센터 이런 것들만 이야기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그렇게 해가지고는 우리가 경제를 극복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본질적으로 우리의 기술력을 아주 고도화시키고 전문화시키고 체질을 강화시키지 않으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장기적인 투자와 열정을 필요로 하거든요? 

▲김호기: 저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저성장이고 다른 하나는 불평등이라고 보고 싶은데요. 저성장 같은 경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중국 경제가 위협하는 부분도 있고, 그 다음에 고령 사회 진전으로 따른 인구절벽이 가시화 된 부분도 있고. 그리고 또 무엇보다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우리가 뉴 노멀이라고 하잖아요? 뉴 노멀, 불확실성의 경제이죠. 그것이 일상화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이제는 고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성장 시대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고들 이야기를 하시지만,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저는 최소한 3% 정도 성장은 유지해야하는데 지금은 그 상태 그대로 있기 때문에 성장률은 한 3% 정도로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성장 없이 국민 다수가 원하는 분배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조금 전에 일자리 말씀하셨는데, 결국 일자리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동력도 성장에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성장이 중요한 것 같고요.

 다른 하나는 최근 2, 3년 동안 우리나라에선 많이 토론되어온 문제인데, 불평등 문제입니다. 우리가 한 때는 양극화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양극화라고 하는 개념을 통해서 말씀드리자면 소득의 양극화는 갈수록 커져왔고 이제는 구조화 된 상태이고요.

 또 다른 하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동 시장의 양극화, 이것도 중요한 문제이고 심각한 상태입니다. 이게 현재 우리 불평등의 현실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좀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에는 우리 불평등이 토마 피케티의 연구도 있고 국내에서는 동국대 김낙년 교수의 연구도 있지만. 일종의 어떤 세습으로 주어진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동체의 구성단위들이 파괴되고 분열되는 상황

 

- 김광두: 계급사회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 김호기: 수저 계급론. 이른바 금수저, 흙수저, 이런 것들이 지난 해 우리 사회에서, 특히 젊은 세대들에겐 상당한 공감을 갖게 했는데요. 이건 불평등이 고착화, 재생산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어떤 형태로든 이 불평등 문제를 저는 완화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광두: 그러니까 일자리는 결국 저성장 때문에 생겼다. 이렇게 보고 계시고, 그 다음에 불평등이 지금 문제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그 다음 우리 사회적으로 보면, 요즘은 우선 결혼 안 해야 되겠다는 사람도 많고, 가정을 이게. 정말 가정은 우리가 평화를 느끼는 안식처라고 생각을 하는데, 가정을 우습게 생각하고 이혼을 함부로 하는 그런 풍토도 생기고 있고, 상당히 우리가 소위 바람직한 공동체라고 보는 그런 단위들이 파괴되고 분열되는 상황, 이것은 사회 전체가 갈등에 휩싸이는 현상으로도 연결이 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호기: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가족의 변화라고 하는 것은 거의 제가 보기에는 해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크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저는 단적인 사례가 지금 50대 60대 분들 잘 아실 것 같아요. 사실 이 분들은 과거의 경우에는 부모님을 대부분 모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자기 아이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세대들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이 분들이 좀 더 고령화가 되면, 자기가 했던 것처럼 자녀들이 자신을 모시지 않을 것 같아요. 

 

- 김광두: 그렇죠.

 ▲ 김호기: 아주 거칠게 말씀드리자면 독거노인이 되는 것이죠. 또 거칠게 말씀드리자면, 쪽방촌에서 쓸쓸한 고독사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도 저는 배제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문제는 여기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가 가족과 유사한 흔히 네트워크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한 개인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미시적인 작은 네트워크들이 수 없이 많이 존재합니다. 가족 이외에 동료 집단도 있고, 그 다음에 친구들도 있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동창들도 있고 여러 가지 형태들이 있습니다. 이런 모든 그런 제가 보기에는 네트워크들이 느슨해지고 헐거워지고, 개인들의 삶에 큰 의미를 주고 있지 못한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 이것은 공동체의 위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 말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만, 하나만 더 말씀드리자면. 제가 좋아하는 분 중에 한 분이 지금은 돌아가셨습니다만, 농사를 지으시면서 글을 쓰시면서 전우익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이 분이 오래 전에 내신 책 제목이 이런 것이 있습니다. "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저는 이것이, 제가 공부하는 사회학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안겨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혼자만 잘 살면 재미가 없죠. 사회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동체이기 때문에,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더불어 잘 살아야 하는데. 현재 우리 공동체가 일대 위기에 처해있는 것 같아요.

 

‘각자도생’ 극복하고 공동체를 살리는 ‘파트너십 사회’ 구현이 관건

 

- 김광두: 문화의 흐름이, 젊은 층으로 갈수록 혼자만 잘 살면 된다고 가는 것 아니에요?

▲ 김호기: 그 부분은 조금은 조심스럽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생각을 달리할 수도 있기 때문에

▲ 김학수: 혼자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젊은이들이. 왜냐하면 현재 자기 혼자의 삶도 지탱하기 어려우니까. 그것도 유지하기 어려우니까. 그 소리는 무엇인가하면, 어떻게 이 사회에 개인과 공동체를 함께 더불어 성장시킬 수 있는. 그렇게 만드느냐가 중요하겠죠. 개인도 실현시키고 공동체도 실현시키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야지요.

 그런데 우리는 전혀 함께 엮어가는 훈련이 없단 말이에요. 교육에서도 그렇고, 전부다 개인 중심에, 경쟁 중심에, 그러니까 팀웍 훈련이 전혀 없는 겁니다. 소위 파트너십 훈련이 전혀 없는 겁니다. 그런 삶을 살아다가보니까 사회도 그렇게 된 거에요, 이러다 보니까 개인도 죽고 공동체도 죽어버리는. 그래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닌가. 그래서 하여간 우리 사회가 잘 되려면, 개인도 살리고 공동체도 살릴 수 있는 파트너십의 사회를 어떻게 구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 김광두: 대단히 어려운 문제 같은 데요?

▲ 김호기: 개인의 위기보다 공동체의 위기가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고요. 제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서 그런지는 몰라도, 더 근본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이란 공동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지난 해 유행했던 말 중에 하나가 각자도생이란 말이 있잖아요. 이건 정말 공동체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개념인데 우려스럽습니다. 

 

 -김광두: 각자도생이 나온 게, 어떤 집단으로서의 공동체. 여기에서 지향하는 어떤 가치. 또는 비전. 이걸 제시해서 그 쪽으로 같이 가면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또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할 때 각자도생이 생기는 것 아니겠어요? 

가정도 마찬가지 아니에요? 가장이 도무지 가정의 대표로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때, 그럴 때 그 가정이 제대로 유지되지 못되는 문제도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상당히 어려운 문제인 것 같고요.

 ▲ 김호기: 사회학에서도 중요한 문제인데 저는 개인과 공동체 혹은 개인과 가족의 관계를 제로 섬 관계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우리 사회에서 바람직한 것은, 민주주의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도 발전하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서 공동체주의도 계속 유지되는, 아까 선생님이 멤버십 파트너십 말씀하셨습니다만.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내가 나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거든요. 이런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혁신이.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광두: 그 다음에 또 우리가,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고 있어요. 내가 무슨 일을 닥칠지도 모르겠고, 우리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단 불안. 우리가 메르스 사태 때도 그런 경험을 했고 세월호 사태 때도 그런 경험을 했고, 최근에는 옥시라는. 첨가 화학제죠. 

 이런 것도 오래된 것인데 도무지 이제 서야 문제가 되고 있고, 이래서 이제 먹는 것부터 일상생활에 여러 가지 불안함을 느끼고 있고 미래에도 도무지 아까 각자도생이 이야기 나왔습니다만. 나 혼자 알아서해야 하는데, 이게 참 불안하다. 불안 현상, 이거 어떻게 보고 계세요? 

▲  김학수: 불안이라는 것은 결국은 두 가지이죠. 걱정하는 것하고 안정되지 못한 것. 그러니까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높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죠. 

좀 예측된 삶을 살 수 있는 게 이루어질 때 불안감이 좀 감소되는데. 예를 들면 전철을 타고 가는데도, 언제 불이 날지, 언제 사고가 날지 등 우리사회에 아주 이런 기본적인 안전(Safety)의 문제가 깔려있죠, 그러니까 자동차를 타든 걸어 다니든 뭘 하든 간에 불안한 것이죠. 그래서 그런 시스템에, 우리 사회에 가지고 있는 시스템에 결함들이 있는데. 제 생각에는 이것이 이제 국가가 해결해야 될 것도 있고. 왜냐하면 큰 시스템에 의한 것은 개인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잖아요? 

 그 다음에는 우리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도 필요해요. 예를 들어 제가 아파트 단지에 사는데, 세월호 사건이 났을 적에도 우리 아파트 단지에 안전하지 못한 것이 무엇이 있는가. 이런 것을 반드시 구청이나 시가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스스로가 그런 문제들을 점검하고 좀 고치고, 그래서 자치회가 있는 것이고. 조금만 넓혀나가도, 내가 길거리에 나갔을 적에도 교통의 신호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저변에 깔려있는 것이 지나치게 국가가 모든 안전을 해결해준다, 이것도 우리는 벗어나야할 것 같습니다. 

 

사회시스템 결함, “보고도 못본척”…시정조치 아무도  앞장서지 않는다 

 

-김광두: 그렇게 하자고 자원해서 나서본 적 있어요?

▲ 김학수: 없죠.

- 김광두: 그게 문제라고 봅니다. 아무도 안 나서요. 그건 누군가가 자기  희생을 좀 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자기희생을 하고, 순수하게 해도 구성원들이 또 다른 눈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어요. 어떻든 누군가가 점화를 해야 하거든요, 그 사회에. 그러니까 영국의 대처가 80년대에 영국 사회가 20년 간 겪으면서 얻은 상식. 이게 다 마음속으로 갖고 있었는데 그거를 사회적 전면에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내세우고 이끌어가는 그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게 좋은 결과도 가져온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누군가가 나서 줘야하는 역할이 우리 사회에 있어야하는 것이고, 커뮤니티 내에서도. 조그마한 커뮤니티라도 누군가가 나서줘야 하는, 그게 있어야죠.

 ▲ 김학수:  나서주는 역할이라는 게 어느 한 사람의 리더가 필요할 때도 있지요. 초기에는. 그러나 두 번째로는 함께 나서는 그렇게 엮어가는 과정도 또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려면, 국가 시스템도 국가가 핸들해줄 일하고 또 국가가 지원만 해줄 일들이 구분이 되어야 해요. 

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든 무얼 하든 간에 확실히 자율적인 시민 사회가 조율할 수 있는 영역을. 그건 옆에서 봐주고, 좀 이런 시스템으로 가야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 정부가 한강 다리 건설이나 관리는 국가가 무언가를 해주어야 하죠. 이런 것들은 국가가 직접 나서야하고, 이런 것들을 좀 분리해서 사회를 다기화 시키고 자율화 시키는. 이런 노력이 행정이나 정치나 다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3가지 불안, <전통적 불안:안전불감증>, <현재불안:지진 원전>, <미래불안 : 인공지능>

 

 - 김광두: 그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과제인 것 같은데요. 

▲ 김호기: 불안에 대해서 좀 말씀을 드려보자면, 세 종류의 불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전통적 불안인데. 안전 불감증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봅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안전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발생하지 않을 사건들이, 계속 되풀이되고 반복되고 국민들에게 상당히 큰 충격을 안겨주는 것 같아요. 우리가 속전속결, 일망타진하려고 하는데 별로 그렇게 좋은 말들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다른 나라의 산업화를 추격하다 보니까 그런 문화가 자리잡혀서요, 안전을 좀 소홀히 하는 안전 불감증이 생긴 것 같고요. 

두 번째는 현재로부터의 불안도 있는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우리가 손꼽을 수 있는 게 최근에 울산 앞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했잖아요. 그래서 원전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었는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보면.  이것 역시 좀 우리가, 어떤 그런 위험이자 불안으로서 원전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진지하게 고민 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런 데에서 오는 또 불안. 현재로부터의 불안도 있고,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서 미래로부터의 불안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우리의 마음을 강하기 짓누르는 것 같기도 한데요. 단적인 사례가 저는 알파고 현상이라고 봅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우리 인공지능 알파고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금 노동시장을 적절히 개혁하는 게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30년 50년 시간을 길게 보면 아예 일자리가 다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그런 미래로부터의 불안도 저는 큰 것 같아요. 이러다 보니까 불안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 그냥 만성화 되어 있고요. 

 제가 오히려 주목하는 것은 불안이 가져오는 사회적 결과인 것 같아요. 내가 불안하니까 누군가를 심판하고 싶어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분노로 폭발하게 되는. 이게 한국사회의 또 다른 어떤 사회문화적 측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광두: 미래에 대한 불안도 있고, 현상적으로 우리가 날마다 겪는 불안도 있지요.

▲ 김호기: 식료품에 대한 불안도 사실 크죠.

- 김광두: 이런 게 전체적으로, 공동체 전체가 갖는 어떤 비전이나 또는 시스템 그리고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 이런 게 다 연결되어 있지 않겠어요? 우리가 공동체가 추구하는 어떤 비전 그리고 그 공동체를 움직이는 시스템과 규범. 이것을 완전히 믿을 수 있다고 한다면 불안이 훨씬 덜 하지 않습니까? 배 타고 갈 때 아무리 폭풍이 불어도 선장을 우리가 믿는다, 기관장을 믿는다고 한다면 불안이 좀 덜하죠?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하여튼 우리가 불안하다. 또 오늘도 불안하고 미래에 대해서도 불안하고. 그러니까 지금 OECD에서 나온 통계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잠을 제일 못 잔다는 거 아니에요? 두 분은 잘 주무시죠?

▲ 김호기: 아닙니다. 잘 못잡니다

 

이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가치,  “파트너십” , “문제는 또 정치야”

 

- 김광두: 그러면, 문제는 이제 정치하는 분들이 온갖 감언이설을 가지고 또 내가 되면 다 해결해주겠다고 내년 되면 다 또 거짓말을 상당히 많이 하고 나올 텐데. 결국은 이 시대를 관통할 수 있는, 이 과제를 해결하면서 미래의 우리에게 조금 더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관통할 수 있는 핵심적인 가치들. 이게 무엇이겠느냐. 이게 이제 우리가 고민을 해야 할 사항인데, 사실 어려운 점이죠. 그래도 고민을 해봐야죠. 우리 김학수 교수 먼저 말씀해주시죠.

▲김학수: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무엇으로 내세울까. 계속 영어를 쓰는 것 같은데, 하여튼 저는 파트너십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지 않나. 개인의 역량과 권한이나 이런 것을 확장시키는 것도 중요하고 동시에 함께 더불어 역량을 확장시키는. 소위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제로섬 게임이 아닌, 양쪽이 동시에 확장되고 실현되는. 그런 것은 결국 파트너십 정신 아닌가. 이것이 정치든 사회든 내 지역사회이든 경제이든. 그렇게 그런 것으로 하나 아우르는 가치로 삼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호기: 저는 한국 사회의 현재의 모습을 만든 원인이 저성장과 불평등. 불안, 공동체의 위기 이런 데에 있다고 한다면 이제는 이 모든 것을 그냥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왕도는 없다는 점을 먼저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서 정말 문제가 무엇이냐?  곰곰히 생각해보면 문제는 경제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게 저성장이건 불평등이건 이런 현상들로부터 우리가 국민 다수가 겪는 고통들이 상당히 큰 것 같아요.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 보자면, 이 문제를 그러면 경제로 어떻게 풀 것이냐.

이게 정치가 잘 작동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또 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문제는 또 정치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김광두: 정치가 시장의 질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치가 결국은 굉장히 중요하지요.

▲김호기: 그래서 저는 문제는 경제야, 동시에 문제는 정치야. 그래서 묶어서 이야기하자면 새로운 경제와 새로운 정치가 동시에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광두: 새롭다는 게 또 뭐냐는 질문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 김호기: 그렇죠. 그 콘텐츠를 채워가야 하는 것입니다.

 

 

-김광두: 우리가 시대정신을 논하려면,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의 키워드가 필요하지 않은가요?

▲ 김호기: 그런 맥락에서 제가 말씀을 드려보자면, 저는 새로운 경제의 키워드는 공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광두: 정치는요?

 ▲김호기: 정의죠.

- 김광두: 정치는 정의롭게, 경제는 공정하게. 공정과 정의의 가치. 이게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그건 아까 공동체 붕괴하고는 좀 안 맞죠?

▲ 김학수: 아니죠. 이제 공동체를 이루는 서로가 협력해서 일을 하잖아요? 협력해서 일하면 결국엔 개인의 역량도 올라갈 수 있다고요. 그 다음에 그 개인의 역량에 맞게 자기의 역할도 주어질 수 있다고요,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소위 공정(Fairness)가 살아난다고요. 

- 김광두: 그러니까 공정과 정의에 대해서 동의한다, 그런 이야기죠? 그런데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공정이라는 것의 의미는 능력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거든요. 능력은 차이는 인정하고, 그 능력의 대가는 보상하는. 그건 우리가 충분히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습니다. 공정이라고 전부 나눠먹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공정과 정의, 이게 이제 전체적인 우리 사회의 문제를 그래도 꿰뚫을 수 있는 하나의 규범이다. 이게 되는데, 특히 이 정의나 공정의 밑바탕에는 법이 깔려있는 것 아니겠어요? 이 사회를 정의롭게 하고 공정하게 하려면 법이 깔려있는 것인데. 

 이 법의 시행이 헌법 정신을 제대로 지킬 수 있고, 법전의 기본정신을 제대로 지킬 수 있어야. 이 정의와 공정이라는 게 살아나는 것인데, 현재 우리의 사법 체계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호기: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죠. 저는 다른 것 다 필요 없는 것 같고요, 사회학을 공부하는 제가 보기에는 헌법 제 1조만이라도 잘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잖아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요, 공화주의라고 하는 것은 어떤 공동체적인 덕목을 중시하는 것인데요. 우리 공동체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만, 이거는 좀 정치인들이 특히 유념할 필요가 있고요. 두 번째 1조 2항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잖아요? 

 이건 다른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이잖습니까? 선거할 때만 소통하지 말고, 선거 끝난 다음에도.

 

키워드는 ‘공정’, ‘정의’, 그리고  ‘헌법정신’

 

 - 김광두: 헌법 정신을 존중하는, 정의롭고 공정한. 그 사회. 그게 우리가 지향하는 이 시대의. 그게 제대로 되면 지금까지 이야기한 많은 문제들이 상당히 해결될 수 있다?

 ▲김호기: 저는 그렇게 봅니다. 왜냐하면 문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우리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있잖아요? 그 문제는 그럴 때 일수록 우리가 헌법으로 돌아가고, 헌법은 우리 사회의 모든 세대 모든 이념 모든 계층 모든 지역. 차이를 넘어선. 사실 우리 국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의 공통분모라고 생각합니다.

- 김광두: 헌법재판소는 소위 권력이나 여론, 이것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하세요?

 ▲김학수: 기본적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여론 재판 이런 것들이 팽배해 있잖아요? 그 다음에 사법부의 검찰, 법원 이런 것들의 작태. 우리가 현재 너무나 많이 겪잖아요? 눈에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그 속에, 법의 정의를 헌법이라는 것은 결국 헌법 밑에 다양한 부분들이 있는데 그걸 집행하는 사람들이 소위 사법 계통, 법조계에 있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운용하고 있는 매커니즘으로 봤을 때는 가장 정의롭지 못한, 불공평(Unfair)한. 이런 작태들을 우리가 매일 겪잖아요? 

 이런 것들을 보면서, "아, 이 사회를 우리가 저 사람들에게 재단하도록 맡길 수 있겠는가?" 이런 회의가 굉장히 크게 들 때가 많습니다.

 

- 김광두: 국민들이 그것으로부터 낙담하고, 신뢰감 이런 것들을 다 잃고 있는 형국아닌가요?

▲ 김호기: 저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아까 제가 이야기한 것인데요, 아무리 제도가 잘 설계되어도 그 제도를 운영하는 주체가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거나 운용하거나 아무튼 충실하지 못하면 저는 그 제도가 가지고 있는 원래 의미들이 발휘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법에 가장 중요한 정신은 우리가 정의, 영어로 Justice인데요. 정의를 위해서 나는 법적으로 조사하고 판결내리겠다고 하면 저는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

 

시민사회, 자기역할과 감시에 충실 하는 ‘자기계몽’도 절실

 

 -김광두: 정의에 의해서. 그리고 헌법 정신에 기초해서 판결을 내린다, 또는 기소를 한다. 그럼 그게 정의로운 사회죠. 그런데 그게 아니고 내 출세를 위해서 한다, 그럼 달라지는 것 아니에요?

▲ 김호기: 그래서 저는 자기계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의식이나 문화적인 혁신을 일방적으로 기다릴 수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시민사회로부터의 감시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저 사람들이. 그게 정치인이든 법조인이든 검찰을 포함해서요.

 제대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감시도 필요하지만, 우리 개인들도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그게 약간 어려운 개념이지만 그걸 자기계몽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김광두: 그것도 사실 더 들어가면 교육과 관계됩니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교육이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하고 성찰하는, 자기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고 성찰하는 그런 교육이 너무 적어요. 그러니까 그건 이제 교육까지 들어가게 되는 것인데. 

 결국 우리가 오늘 시대정신을 찾아보자고 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이 시대에 우리가 갖고 있는 많은 고민, 이거를 그나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이게 되면 되겠다. 그러려면 법질서의 운용이 헌법 정신에 제대로 부합하게 운영이 되어야 한다. 그게 전제로 반드시 있어야 되겠다. 

 

“희망 있는 미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확립”

 

사실 우리가 대단히 어렵고 불안하고 우리 사회가 도대체 어떻게 나가는 것인지 모르겠고 무기력한데, 이거를 관통하는 어떠한 정신을 찾는다는 것이 다원화된 사회에서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보고. 그나마 이 문제들을 해결해서 우리 사회가 무언가 희망 있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이것이 확립되어야 되겠다. 이러한 잠정적인 결론을 냈습니다. 

 감사합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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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7월15일 18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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