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신흥국 금융위기론 그리고 한국경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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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10월10일 14시56분
  • 최종수정 2015년10월10일 14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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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시장 ‘정상화’과정에서 신흥국 자금난 봉착 우려
 
개도국 기업 부채, 적정 수준 초과 규모가 3조 달러
 
"성장의 시계 거꾸로 갈 수 있다"는 최악 상황에 철저 대비해야
 
 
 
- 세계 금융 시장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는 IMF가 신흥국에 금융 위기의 가능성을 제시해서 우리 모두가 긴장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고,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지. 동시에 이것이 우리 금융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10월6일 저녁 IMF에서 연례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한데 이어 다음 날 세계 금융 안정 보고서를 발표를 했습니다.  IMF는 매년 10월 달에 경제전망치를 발표하고, 경우에 따라서 12월에 하기도 하는데, 주로 다음해 1월 달에 수정 발표를 합니다. 그 다음에 7월과 10월에 수정전망을 내놓습니다.
 
그런데 이번 나온 보고서의 핵심은 지난 7월 달 보고서 보다 금년 세계 경제 전망치가 금년은 물론 내년도를 모두 0.2%P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 우리 경제에 대해서도 그랬죠?
 
▲ 네. 우리 경제에 대해서도 전망치를 낮췄습니다.
 
 
 
- 이번에 세계 경제를 하향, 하반으로 낮춘 이유를  IMF는 뭐라고 설명했나요?
 
▲ 세계 금융 위기가 일어난 이래 또는 2차 대전 이후에 가장 긴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전망치를 낮춘 이유는 IMF가 잘 쓰는 얘기입니다만 다운 사이드 리스크가 예상보다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운 사이드 리스크는 주로 세 가지를 이야기 했습니다. 첫째는, 중국 경제의 구조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다음에 두 번째로 원자재 가격들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고, 또 세 번째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 IMF에서는 과거에도 이 문제를 재기했는데. 이게 자기들이 생각한 것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이번에 더 낮췄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 다음 날 IMF가 이야기한 것을 보면 이런 와중에 신흥국 시장은 자체의 취약성도 있고, 또 세계 금융 시장의 흐름이 신흥국 시장에는 불리해서 신흥국 시장이 더 위험하다는 이야길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주시겠어요?
 
▲ IMF가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치에 대해서. 좀 말씀을 드렸으면 합니다. 연례적으로 IMF는 이렇게 항상 내년이 좋다 이렇게 발표를 합니다. 이번 보고서의 부제가 이렇게 달려 있습니다. ‘Uncertainty Complex forwards Wait on Global Growth' 다시 말하면 세계 경제가 불확실하고, 그리고 성장을 짓누르는 복합적인 작용들이 지금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발표한 숫자를 보면, 금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3.1%이고,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3.6%입니다. 그럼 내년에 좋아진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내년에 좋아지는데 뭘 그렇게 불확실하고, 뭐 이런 저런 복합적인 작용을 하고 이렇게 이야길 할까요?
 
이 사람들의 속내가 다르다는 것이죠. IMF는 거의 내년 예측치를 나쁘게 하는 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IMF가 세계 경제가 나쁘다고 했을 때, 소위 자기실현적인 충격이 크기 때문에. “좋다. 그러나 이렇게 이런 위험 때문에 떨어진다.” 그래서 12월에 낮추고 1월에 낮추고 7월에 낮추고, 계속 낮추는 것입니다. 2014년을 보면 예측치를 처음엔 4.1%로 했습니다. 이게 나중에 어떻게 되었느냐하면 0.8%P가 떨어졌어요. 금년의 경우에는 2014년 1월 달에 4%라고 예측 했습니다만 이번에 나온 게 3.1%죠. 그럼 얼마 내려갔습니까? 0.9%P가 내려갔죠.
 
 그동안 매번 경제 전망을 원래 금년 1월 달에 3.9%라고 했던 것을 지금 낮춰갖고 3.6%가 되었습니다. 7월 달보다 0.1% 낮추고 다시 0.2%를 낮춰서 지금 3.6%가 되었는데  같은 비율로 낮춘다면 내년 10월 달에 어떻게 되겠습니까?
 
 
 
- IMF가 연초에 이야기하는 것과 연말에 이야기하는 것이 영 다르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는 얘기인가요? 그러나 IMF가 이야기한 것을 우리는 전혀 무시할 수도 없지요. 우리 정부도 연초에는 4% 전망하다가 최근에는 3.1% 정도 이야길 하면서 하반기 리스크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신흥국의 금융 시장이 참 위험하다는 이야길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인가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는 하반 리스크가 있다고는 했지만 위험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진 않았는데.  Global Financial Stability Report 에서는 훨씬 강한 톤으로 위기의 가능성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주요 메시지는 세 가지로 정리가 되는데요. 우선 선진국들의 금융 안정은 굉장히 강화 되었지만 개도국들 시장에 몰린 자금으로 인해 신흥국 시장들의 위험이 지금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 첫째 메시지이고, 그 다음 두 번째 세계 각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3중의 과제에 직면해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세 가지가 뭐냐 하면 첫째로 신흥국 시장의 취약성. 두 번째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 완화를 하고 재정 적자를 늘렸던 것 같은 위기 극복 과정의 유산들. 그 다음에 세 번째로 지금 구조적인 시장유동성이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금융 완화로 인해 전 세계가 돈이 넘치는데 금융 시장이라는 건 실력을 토대로 하는데 개도국들의 실력이 없어지면 금방 돈이 없어져서, 말하자면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서 위기를 초래하는 것이죠.
 
 
 
- 신흥국의 취약성이 노출이 되면, 이 돈이 다시 선진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말인가요?
 
▲선진국들의 금융 완화로 인해 풀린 세계 유동성을 6조 달러 정도로 봅니다. 그 중에 3조 달러가 개도국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 3조 달러가 개도국 금융 시장을 왜곡시켜 놓은 것이죠. 그러니까 돈이 막 들어오니까 주가는 오르고, 또 그 돈 갖고 채권을 사니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금리는 떨어지고, 환율은 오르고. 또 리스크 프리미엄은 떨어지고. 이렇게 왜곡이 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정상화 하는 과정이 문제입니다. 미국은 지금 금리를 올린다고 이야길 하지 않고 정상화(Normalization)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7년 동안 금리를 제로 금리에 묶어두었기 때문 꼭 금년에 가능한 한 올려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면 그런 미국 또는 선진국들의 Normalization이 신흥국에는 무엇을 이야기 하느냐하면  과도한 외자의 유입으로 인해서 올랐던 주가는 떨어지는 것이고, 떨어져야 하는 것이고. 과거 외자가 채권을 사서 올랐던 채권 가격도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가고. 환율은 고평가된 것이 다시 저평가로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  결국은 기업은 상품이 더 잘 팔려야 부채가 있더라도 갚을 수 있는 건데. 세계 시장이 더 위축이 되니까, 기업의 매출이 원만하지 못할 것이고. 거기에 따라서 그 동안에 세계 전체의 금리가 낮아지면서 신흥 시장에 외채가 많이 들어와 잘 썼는데, 이제 이걸 갚아야 할 입장이 된 것이다, 또 돈을 빌려준 선진국들은 “아니, 얘네 장사 안 될 것 같다. 이거 빚 갚을 수 있겠나?” 그래서 다시 가져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는 얘기 아닌가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실물 경제는 어려운 상태에서 유동성은 넘쳐나는데 이 넘쳐나는 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이 Normalization 이라는 거거든요. 이 Normalization을 잘못하면 세계의 자본시장이 심각한 혼란이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개인도 그렇고 가계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부채가 적정 수준이면 위험한 상황이 닥쳐와도 견딜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IMF의 추산에 의하면 지금 신흥국의 기업들이 적정 수준이라고 보는 것을 초과하는 부채의 규모가 3조 달러라는 얘기지요. 이것은 세계 경제가 아주 호황에 들어간다면 문제가 없지만 오히려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환 능력이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 경우를 중심으로 보면, 금리 인상이 지금 예정되어 있잖아요. 그럴 경우에 미국으로 다시 자금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고. 그래서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것이 핵심인데 중국도 부채가 많다는 언급은 없나요?
 
▲ 중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금융 안정 보고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그냥 이대로 가는 것이고요. 그리고 나머지 두 개 중 하나는 아주 성공적인 Normalization을 하는 경우, 즉 미국의 금리 인상도 그렇고 개도국들의 유동성도 안정적으로 적응해 세계 경제가 다시 정상화로 가는 과정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가장 비관적인 케이스로 세계의 자산 시장이 심각한 혼란에 빠지는 경우입니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의 결과는 첫 째는 금융 시장이 신뢰를 상실한다는 것이죠. 차입자들에  대한 신뢰라든가. 각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라든가. 이런 것들이 상실되지요. 두 번째,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연기되거나 실종될 수도 있다는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미국 금리가 6월에 올린다,10월에 올린다. 또12월도 안 된다. 그럼 또 내년. 이렇게 하면 정책에 대한 신뢰가 실종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 개도국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로 인해 그 선진국들은 위험으로부터 회피하기 위해서 돈을 빼기 시작하니까. 개도국 기업들이 발행했던 외화표시 채권들이 차환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유동성 부족사태가 일어나고, 급격하게 위험 프리미엄이 돌발적으로 올라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아직 괜찮다. IMF 보고서도 우리 경우는 없잖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을 이미 경험했잖아요. 우리가 1997년에 경험한 게 바로 이런 것 아닙니까? 돈을 너무 많이 빌렸고, 장사는 잘 안되고. 그러니까 외국 사람들이 불안하니까 돈 빼 가고. 그래서 우리가 어려웠던 것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의 경우도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최근에 어느 연구 보고서를 보니까. 비(非)금융상장사 628개를 조사해 보았더니 영업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회사가 그 중에 35%나 되더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도 지금 스스로 돈 벌 수 있는 능력에 비해서 부채가 과다한 현상이 보인다고 느껴지는데 이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나라보다는 세계가 더 걱정입니다. IMF 금융 안정 보고서를 뉴스에 발표를 하면서 작성책임자인 비날이 인터뷰를 한 내용이 있는데 보고서의 내용보다 훨씬 더 직설적이고, 훨씬 더 심각한 이야길 했습니다. 굳이 극단적인 가정을 쓰지 않고, 위험 스프레드의 상승만으로도 신흥국 경제의 기업 도산이 증가할 수 있고. 위험 자산에 대한 시장의 선호가 세계적으로 감소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세계의 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영어, 그대로 제가 말씀드릴게요.
 
 If we don’t get it right, 우리가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We could set the clock back in terms of growth 성장의 시계가 거꾸로 갈 수 있다.
 
 
 
- 만약에 세 번째 시나리오로 된다고 한다면. 세계 경제 전체가 아주 어려워지는 것이고, 우리의 관심은 우리 경제가 어떻게 영향을 받을 것이냐에 관심이 크지요.
 
그런데 현재까지 우리 정부나 다른 나라의 소위 전문가들은. “우리는 외화 보유고가 충분하고, 그리고 재정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더 건실하고. 그래서 별 문제 없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우리 내부를 스스로 들여다보면 가계 부채가 많고. 기업 부채도 많고, 국가 부채도 공기업을 만약에 추가한다거나 또는 군인 연금 같은 충당금을 집어넣으면 선진국 수준으로 이미 나쁜 상태입니다. 우리도 상황이 어려우니까 조심해야 할 것 같은데.
 
▲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달에 S&P에서 우리 국가신용등급을 올려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우리가 주목해야할 일은 신흥국 시장으로부터 선진국들의 자금이 이제 빠져나간다는 것이 1988년 이래 올해가 가장 심각하다는 점입니다. 가장 대량의 유출이 발생하는 해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 흐름으로부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좋은 여건이지만 세계 전체적으로 이런 금융 시장이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자금 유출이라고 하는 문제는 우리도 피할 수 없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기업들 중에서도 똑같이 그런 외화 표시채권문제하고, 이것으로 인해서 생기는 금융 기관들의 건전성 강화가 절실합니다. 상장 기업의 3분의 1이 좀비기업이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상당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금융 시장이 어려워 질 경우에도 아직 우리는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고 보는 것이 보편적 견해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내부의 기업 상황을 보면, 상장 기업의 약 3분의 1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입니다.
 
  대단히 취약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우리도 세계 금융 시장이 지나치게 나빠질 경우에  대비해 긴장을 하고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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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10월10일 14시5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19일 16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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