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TALK]2017 하반기 한국경제 밝은가? 어두운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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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하반기 한국경제, 밝은가?어두운가?
▲황희만 : 전MBC 부사장 <사회>
▲김동원 :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신세돈 :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 황희만 : 우리 사회의 현안을 진솔하게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코너<IFS까-TALK >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경제 전문가 두 분께서 나와 계십니다. 먼저 고려대학교 김동원 교수입니다. 숙명여대 신세돈 교수께서 나오셨습니다. 지금 한국 경제의 현황을 살펴보면 어떤가요?
▲김동원 : 금년 동향을 말씀 드리면, 대체로 1/4분기인 2~3월까지 빠른 회복세를 보이다가 4~5월이 되면서 이런 회복의 모멘텀이 조금씩 약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생산과 소비 등 거의 모든 지표 4월 정점으로 하강전환
- 황희만 : 지난 7월 13일자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하반기 상당히 좋아질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김동원 : 우선 상반기 동향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고용을 보면 고용률이 상승했다는 것과 제조업의 취업자가 작년 6월 이후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고용 사정이 전반적으로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에 고용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ㅇㅋ습니다.
특히 6월 달의 취업자 증가가 30만 명 규모로 지난 5개월 내 가장 낮았고요. 실업률이 0.2%p 오르기도 했습니다만, 특히 고용 증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업의 고용흡수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서민들과 밀접한 숙박 음식업의 취업자가 5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고용사정의 조정이 가장 먼저 일어나는 데가 임시근로자인데요. 임시 근로자가 줄어들고 상시 근로자가 늘어나는 것이 좋은 것인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그 반대입니다.
임시근로자 감소세는 약화되고, 반대로 상시근로자 증가세는 많이 약화되는, 그래서 앞으로 고용사정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보이고 있습니다.
-황희만 : 그러면 최근 경제 동향을 볼 때 하반기 경제는 어떤 방향으로 갈 것 같은지요?
▲신세돈 : 지난 상반기가 어땠는지를 보면 하반기를 전망할 수 있는데, 아까 김 교수님 이야기 하셨지만 작년 말에 촛불 사태로 들어가면서 탄핵이 되고 대통령선거가 진행되는 2월, 3월에는 국민들의 기대가 굉장히 좋아졌어요. 소비자 심리도 많이 좋아지고, 이런 것이 생산과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인데 이것이 5~6월 넘어오면서 한풀 꺾인다는 것이. 예를 들어 생산을 보면, 4월 달에 전년 동기 비 3.5% 증가했거든요. 근데 5월 달에는 2.4%로 2/3로 줄었어요. 이것이 전체 산업이고, 제조업만 해서 보더라도, 4월에 1.8% 증가했는데 5월 달에는 0.2%증가로 굉장히 많이 줄었고요. 그리고 소매판매도 4월 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2.6%증가했는데, 5월 달에는 1.6%로 줄었거든요. 건설 투자도 보면 사실상 지난 반년 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의 거의 절반 이상을 건설에 쏟았는데 이 건설 투자가 4월 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로 19% 증가하던 것이 5월 들어서는 15%로 꺾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생산과 소비와 투자 중에서 설비투자 부분만을 제외하고 보면 거의 모든 지표가 4월을 정점으로 해서 5~6월에 지금 꺾이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추세가 하반기로 계속 간다고 하면 하반기 성장은 상반기보다 훨씬 더 방향이 부정적으로 갈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은가 싶은데, 지금 언론이나 관변연구기관에서는 상반기에 있었던 경기 호조세가 하반기로 이어진다고 보고 성장률을 거의 모든 연구기관들이 올려 잡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한은의 성장률 상향 조정은 “민간소비 증대”가 이유
-황희만: 그러니까 신 교수께서는 비관적으로 보는데 한국은행을 비롯한 다른 연구기관들은 상당히 장밋빛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인가요?
▲신세돈; 하반기에 이미 4월을 기점으로 해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모멘텀 상승추세가 꺾인 것이 곳곳에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에서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 것 같아요.
▲김동원; 그러니까 한국은행이 1월 전망치를 4월에 조금 높였고, 오늘 0.2%p 다시 높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은행 전망치 내용을 들여다보면 특히 주목되는 것이 무엇이냐면 전반적으로 설비나 건설 투자나 수출이 증가율이 하반기가 상반기 보다는 낮다는 ‘상고하저’라는 데에는 신 교수님이 얘기한 것과 기본적으로 기조는 같습니다. 그런데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민간소비입니다. 한국은행 전망에 따르면 상반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2% 하반기에는 원래 2%로 봤는데 2.4%로 0.4%p 대폭 높였어요. 과연 이렇게 하반기에 민간소비가 높아질 수 있겠냐 하는 점에서 하반기의 성장률을 한국은행이 2.7%에서 2.9%로 0.2%p 높인 근거의 주 내용은 민간소비입니다. 민간소비가 0.4%p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 주된 근거인데, 의문은 과연 민간소비가 이렇게 하반기에 좋아질 수 있겠는가?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고용사정이라든가 여러 가지 지표를 보면 성장한 모멘텀이 꺾여 가는데, 과연 민간소비가 이렇게 좋아질 수 있는가 이것이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황희만: 민간소비가 증가하려면 아무래도 고용사정이 좋아져서 임금소득이 높아져야 할텐데 조금 전 고용상황을 얘기해주셨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줄 수 없나요? 정부에서는 일자리 상황판도 만들어놓고 고용상황판도 만들어 놓는 등 굉장히 여기에 역점을 두던데, 잘 되어가고 있는 겁니까?
▲김동원: 정부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공공부문이지요. 여러 가지 소방직공무원 이라든가 이런 공공서비스 부문에 있는 공무원들을 직접 하반기에 채용은 하면 늘어날 순 있겠지만, 그런 공공부문의 고용이 소위 마중물 효과를 통해서 시장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에는 의문이 듭니다. 결국 고용이라고 하는 것은 기업이 투자를 하고 노동에 대한 수요 자체가 시장에서 늘어나야 하고 또 기업이 그렇게 하려면 투자든 소비든 기업이 많이 팔 수 있다는 전망이 들어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 것인가 하는 점에서 의문이 듭니다.
스마트폰 등 주종 수출품목 지난 상반기 감소세 보여 불안
-황희만: 우리 경제는 수출이 잘되면 나라가 잘 살고 국민들도 뭔가 잘살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갖지 않습니까? 상반기에 보면 반도체가 잘 돼가지고 하반기에도 전반적으로 수출이 되지 않겠냐는 희망을 갖게 되는데. 어떻습니까?
▲신세돈: 아까 하반기에 저나 김교수가 어둡게 보는 이유 중의 하나가 한국은행은 지금 민간소비가 하반기에 굉장히 많이 늘어날 것이다. 2%였던 것이 2.4%p이다. 이렇게 0.4%p만 늘어도 민간소비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몫이 50%가 되거든요. 0.4%p로만 작게 잡아도 그게 바로 0.2%의 성장을 가져온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첫째, 4~5월을 중심으로 해서 그 동안 반도체 수출이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죠. 반도체 수출이 굉장히 꺾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도체 수출이 꺾이면 반드시 반도체와 관련된 설비투자도 꺾이고, 그래서 자동차 부문도 안 좋죠. 더 놀라운 사실은 우리나라의 주된 수출 품목이 사실은 스마트 폰인데, 무선통신장비 수출이 금년 상반기에 전년 동기에 비해 23% 감소했습니다. 자동차 부품도 3%감소했죠. 자동차도 5% 감소했죠. 반도체하고 석유화학하고 선박, 이 세 가지가 상반기 수출을 견인해왔는데 지금 반도체 꺾이고 있죠. 선박이라는 것도 굉장히 들쭉날쭉한 거거든요. 선박도 조금 있으면 부진해지고, 석유화학도 유가하락으로 수출이 부진해지고, 무선통신장비나 자동차나 부품은 이미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하반기 되면 수출이 증가하지 못한다, 이렇게 보면 상반기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쌍두마차가 건설하고 수출인데, 수출바퀴가 문제가 생기면 하반기 경제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한국은행에서는 그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민간소비가 갑자기 홍두깨같이 2.4%대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좀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동원: 또 하나 소비에 관련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8월에 가계부채 대책이 나오는데 이 가계부채 대책의 내용 강도라든가 내용 여하에 따라 민간소비가 상당히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서민계층 중 일부 계층은 사실상 만성적으로 부채에 의존해서 소비를 버티는 계층들이 있기 때문에 DSR이라든가, 차입익자의 상황능력을 더 강화하는 정도에 따라 민간소비가 영향을 받을 여지가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신세돈: 또 하나 민간소비를 한국은행이 왜 이렇게 좋게 보았느냐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해석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민간 가계부채 대책 얘기도 있었지만, 지금 시장에서 금리가 올라가는 추세가 뻔 하단 말입니다. 결국 상반기 좋은 부분이 무엇인가, 주식시장이 상당히 좋았어요. 주식시장이 상당히 좋아서 이것으로 인해 자산소득이 조금 늘어났으니까 이것이 소비로 연결되지 않을까 이렇게 해석은 할 수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은 것이지요. 상반기 주식에서 이익을 본 사람들이 대부분 기관투자나 외국인이지 개인들은 별로 재미를 못 본 부분이 많거든요. 그래서 주식시장이 설사 계속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개인이 민간소비를 크게 증가할 구석은 없다고 보는데요. 한국은행이 민간소비를 전년동기 비로 2.4%로 증가한다고 본 것은 조금 의아스럽긴 해요.
▲김동원: 한국은행에서 금년 성장률을 2.6%에서 2.8%로 올리는 것은 추경하고 관계없다고 봅니다. 물론 조금 더 보았겠죠. 그런데 저는 추경보다 더 큰 관건은 가계소비 대책하고 가계대출의 핵심이 주택담보대출이고 주택담보대출이 바로 주택 건설하고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오히려 추경보다는 하반기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는 8월 달에 나올 가계부채 대책의 내용이 무엇이 되느냐가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 8월로 예정된 가계부채 대책, 어떤 내용, 어떤 강도가 관건 ”
-황희만: 어쨌든 민간소비도 늘어나고 경제성장도 잘 되려면 고용도 좋아져야 하고 수출도 잘 되어야 될 텐데, 이 전망의 관건은 무엇입니까?
▲신세돈: 저는 한국은행 출신이긴 하나, 한국은행이 한동안은 계속해서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전망을 해왔었거든요. 특히 작년 말에는 너무 비관적으로 전망했다가 다시 업그레이드 하는 일이 있어서... 이게 들여다보면 설비투자도 상반기 14%에서 하반기 5%, 건설투자도 상반기 10%에서 하반기 3.7%, 수출도 4.3%에서 2.7% , 이렇게 전반적으로 하반기를 어둡게 보면서도 민간소비가 살아난다는 것은 좀 의아합니다. 또 추경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열쇠는 건설투자인데 김동원 교수님이 계속해서 가계부채대책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영향을 받는다 하셨는데, 강력한 대책을 내놓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어요. 가계부채대책을 강하게 하는 차원에서 대출을 못 받게 하면 주택분양을 못 받을 것 아닙니까? 신규로도 건설이 안 들어가겠지만 기존에 들어갔던 물건들이 안 팔리게 되면 경제에 주름살로 작용을 할 것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건설을 살리자니 가계부채가 문제고 가계부채를 잡자니 건설이 문제고. 그래서 수출부분은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새 정부가 들어선지 두세 달 지나가는데 하반기가 되면 진짜 문재인정부의 실력이 진검승부로 나타나는 하반기가 될 것 같습니다.
-황희만: 수출이 잘된다, 고로 경제가 나아지겠다하는 전망은 우리나라 경제뿐만이 아니라 세계경제와 연관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럼 세계 경제가 조금 좋아지니까 우리도 수출이 조금 많아지겠다는 그런 전망은 안 될까요?
▲신세돈: 세계 경제도 보면 첫째 미국 경제는 작년이나 금년이나 별 차이가 없어요. 그 다음에 유럽 경제가 조금 나아지는가 싶긴 한데, 중국이 계속 안 좋아지잖아요. 전반적으로 보면 한국의 수출이 증가할 수 있을 만큼 세계경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세계경제는 한국 경제에 변수가 되지 못한다. 이렇게 보면 결국 수출의 관건은 세계 경기보다는 환율요인인데, 환율이 최근에 들어서 일본엔화가 달러에 대해서 약세가 된단 말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달러에 비해서 강세입니다. 한국은 달러에 대해서 강세고 일본은 약세라서 일본의 수출경쟁력이 굉장히 커지면서 우리 수출에 영향을 주는 것이 하반기가 되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그것을 막으려면 지금부터 선제 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현 정부는 손대는 일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수출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수출 잘되고 있다고만 생각하는 것을 보면 수출 대책은 별로 없는 편이고 오로지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 얘기뿐인데, 일자리도 저조하고.
▲김동원: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소위 바르게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경제를 놓고 보면 작년의 성장률은 2.8%인데, 2.8%성장률의 절반은 건설 덕이거든요. 그 건설은 바로 가계부채 증가를 통해 주담대로 백업을 해줬기 때문이고요. 그러니까 새 정부에서는 과연 앞에 있었던 박근혜 정부에서 해왔던 부채주도 성장의 틀을 이어나갈지, 아니면 부채의 문제가 가계부채 대책을 세우면서 더 이상 이렇게는 경제를 끌어갈 수 없다는 쪽을 선택할 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부채 증가 속도를 떨어뜨리면 동시에 주택건설이 둔화될 수밖에 없고, 주택건설 둔화로 인한 고용감소라든가 소비의 감소를 연쇄적으로 영향 받을 수밖에 없지요. 이런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의 경제구조를 장기적으로 바르게 세워야 한다고 할지, 아니면 말만 그렇게 하고 내용적으로는 고용 절반, 성장 절반의 부채주도성장을 계속 끌어나갈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하반기, 특히 8월의 대책이라든가 내년의 예산이라든가 전 정부의 부채주도 성장의 틀을 완전히 벗어날 건지 아니면 계속 신세를 질 것인지 아주 심각한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봅니다.
▲신세돈 : 중요한 것은 사실 지난 박근혜 정부 마지막 2015-2016년 2년 동안 한국 경제를 주도해온 것은 부채에 의한 건설로 인한 아파트 이런 것이거든요. 여태껏 2.8% 성장을 유지해오면서 여러 부작용을 낳기 시작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한 명쾌한 입장이 없어요. 이 길로 가면 2~3년만 더 진행이 되면 한국경제는 가계부채문제가 터져서가 아니고, 건설의 과열 지속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겁니다. 따라서 하루 빨리 어떤 건설 부채에 근거한 건설 경기에서 탈피해서 제조업 중심의 경쟁력 중심의 수출 중심의 궤도로 갈아타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집권 초기에 지지율이 높을 때 선언을 하고 갈아타야 하는데 지금 계속해서 인사문제하고 추경문제에만 붙잡혀있다 보니까 진짜 중요한 핵심문제를 다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 황희만; 고용도 늘리고 가계소비도 늘리고 수출도 잘되고, 모두 다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한 쪽을 하면 한쪽이 영향을 받는다 이거죠. 본격적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한지 2달 되었는데, 두 달간의 경제정책을 전반적인 평가를 하면 어떻습니까?
▲김동원 교수; 지난 두 달 사이에 보여준 모습은 한국 경제의 성장이라든가 그 전 정부의 구조개혁이라든가 이런 한국경제의 장기적 또는 거시적인 숲을 놓고 얘기한 적이 없었거든요.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가장 많이 쓰는 용어가 ‘일자리’ 아닙니까? 일자리라든가 최저임금제 문제라든가 지엽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숲보다는 개별 사안을 가지고 얘기를 하지, 전체적으로 경제정책의 틀을 얘기를 한 바가 없거든요. 국정장원위원회에서 19일에 발표를 한다고 하는데 그 속에 들어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2달 동안 보여준 것은 나무에 관한 이야기 특히 이 정부가 관심 있는 대통령이 특히 관심 있는 일자리, 재야하고 노조 쪽에서 관심 있는 최저임금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같은 개별이슈를 가지고 얘기를 했지 큰 틀을 가지고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참 걱정됩니다.
경제정책, “총론은 화려한데 각론은 빈약”
-황희만 :‘이것은 잘 된 정책’이라고 이렇게 평가할만한 정책은 있나요?
▲신세돈 : 저는 김동원교수님과 같은 내용을 또 다른 각도에서 말씀을 드리면,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진짜 취임사는 멋있었어요. 완전히 헌법적이고, 사람 중심이고, 경제 민주화고, 정말 아름다운 총론을 그렸어요. 첫 장은 굉장히 화려한 겁니다. 그런데 두 번째 장을 넘겨보면 각론이 없는 겁니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 1만원’ 이것은 한쪽에서는 박수 받을 만한 일이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생사가 걸린 굉장히 첨예한 이념이 대립하는 문제 아닙니까. 이런 것도 있고요. 프랜차이즈라든지 한국 사회의 곳곳에 숨어있는 비 개혁적인 요소를, 적폐를 청산한다는 점에서는 시원하긴 하지만 이것이 도대체 무슨 성장에 기여를 하며, 무슨 일자리에 기여를 하며, 이런 차원에서 보면 정책들이 연결되지 않고 툭툭 던지는 정책들이 너무 많다고 봅니다.
▲김동원; 대표적인 문제가 일자리 만들기 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문제가 서로 부딪히거든요. 심지어 요식업 쪽에서는 고용이 16%가 줄 거라는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경제라고 하는 것은 이념적으로 지금까지 제 대접을 받지 못한 국민들이 대접을 받게 하겠다는 것도 좋은 일이죠. 지금까지 못 받았던 이유가 그 자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인색해서 그런 것이냐 ,그런 면도 있을 수 있겠지만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제의 흐름이란 것이 있거든요. 마음이 따뜻한 정부가 들어왔다고 그래서 경제 흐름이 따뜻하게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복잡한 다리를 건너갈 때 마다 복잡하게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이 전체의 상호영향을 무시하고 일자리도 늘리고 최저임금도 올리고 그렇게는 안 된다는 거죠.
▲신세돈 ; 비유를 하자면, 수족이 찬 거예요. 그러면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수족이 찬 원인이 따로 있는데 발만 따뜻하게 덥힌다고 되느냐 이겁니다. 또 몸이 손발이 부어요. 원인이 딴 데 있는 것을 손발이 부었다고 손발에 얼음찜질한다고 문제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저는 그런 차원에서 최저임금인상이 영세업자가 타격을 많이 받고 이런 모든 한국 사회에 있는 경제적 문제들이 근본적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원인을 접근하지 않고 증세가 나타나는 것만 가지고 칼로 도려내듯 접근하게 되면 일년도 안 가서 사람들은 피곤하고, 둘째로 효과도 없을 것입니다.
▲김동원; 제가 아까 숲과 나무로 말씀 드렸는데, 어떤 생태의 숲을 만들 것인지 고민 하지 않고 관심 있는 나무 “아 이 나무는 이렇게 살고, 이 나무는 이렇게 살지” 시간이 지나 정부가 1년후에는 경제정책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저는 큰 의문이라고 생각하고 19일에 이 정부가 할 큰 그림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그 큰 그림 속에 우리가 얘기하고 걱정하는 것이 그 그림 속에 있기를 바랍니다.
-황희만; 지금 전체적인 큰 그림 없이 각 부분별로 좋은 그림만 그려놓았지, 전체적 조화는 안되고 있다는 말씀들인데…
▲신세돈 ; 아직 정부가 출범한지 2개월 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이제 큰 그림을 만들어내겠다는 거예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는 100대 과제라 해서 조만간 낸다는 거예요. 물론 그걸 보고 이야기해야겠지만, 아직 안 나와서 뭐라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면 걱정이 되면서 ‘준비를 철저히 해줘야 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는 거죠.
과거정부 성장잠재력 위축에 저성장·고령화 미래숙제 함께 풀려면
-황희만; 큰 그림을 그린다면 대개 이런 부분에 역점을 두었으면 좋겠다 하는 관점이 있습니까?
▲김동원; 저는 이 정부는 정말로 성공해야 하는 정부입니다. 왜냐하면 DJ정부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였거든요. 노무현 정부부터 MB·박근혜정부까지 지난 14년 동안 우리 경제는 근본적인 잠재성장력을 키우는데 거의 손을 놓았습니다. 그래서 보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성장률이 1%p씩 떨어집니다. 계속 1%p씩 떨어지는 거예요. 그 추세에 따르면 거의 이제 완전히 1% 후반 대, 2%언저리에 가는 상황이예요.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는 과거 14년동안 성장잠재력을 게을리 했던 과거의 부채, 밀린 숙제 거기다가 앞으로 저성장 고령화 사회 도래에 준비해야 하는 미래에 대한 숙제까지 밀려있는 틈새에 있는 거거든요. 이런 시대적인 메가트렌드에서 이 정부가 역사적으로 평가 받을 정부가 그 역할을 어떻게 했다고 하는 큰 그림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문제에 대응해야 되지, 나는 이것에 특별히 관심이 있어 이렇게 대응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신세돈 ; 그런 관점에서 보면 DJ정부는 IMF위기라는 당면 국가과제를 해결하는 데 정신이 없었다고 볼 수 있지요. 저는 그 부분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공적 자금이 어마어마하게 투입됐고요.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시중은행들의 절반 이상의 소유권이 외국인 손에 헐값에 넘어갔고요 등등. 어쨌든 IMF를 극복하는데 기여를 했다고 치면 그 다음 새 정부 즉, 노무현 정부하고 이명박 정부하고 박근혜 정부하고 14년 동안에는 진짜 어디로 한국경제가 가야 하는 가에 대한 방향의식이 전혀 없이 좌충우돌해온 정부들입니다. 특히 박근혜 정부 4년동안에는 성장률이 빠른 속도로 가장 낮게 떨어지고 있었으면, 이 문제의 핵심원인이 뭔가 보고 들이대야 하는데 그냥 금리 낮추고 돈 풀고 건설 띄우고 해서 모든 투자비용을 그때 소진했거든요. 이거는 다시 주워 담는 데만 해도 3~4년이 걸린다고 보면 문재인 정부는 성공하고 싶어도 주어진 유산이 너무 안 좋은 게 많아서 어려운 부분이 이해가 되기는 돼요.
-황희만; 정치라는 것이 국민들의 표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우선 단기적인 효과를 거둬야만 정권이 지지를 받고 그 지지 위에서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신세돈 ; 단기적인 효과를 낼 수가 없죠. 왜냐하면 박근혜 정부가 이미 건설 다 띄웠고요. 금리를 낮출 만큼 낮추어서 거꾸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죠. 수출도 여러 가지 석유가격이라든지 잠깐 좋아지긴 했으나, 하반기 되면 어려워지죠. 결국은 문재인 정부가 가진 카드는 재정을 가지고 경제를 살리는 마지막 수단 밖에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참 애처롭기는 한데, 지난 세 정부가 왜 그때 잘해서 좋은 국가를 물려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으나 어쨌든 문제의 핵심은 제조업이고 그래도 경쟁력이다. 그리고 제조업과 경쟁력은 정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민간 부문에서 나온다. 그런 관점에서 또다시 우리가 제조업과 경쟁력과 민간부문의 활동을 촉진해야 합니다.
▲김동원; 아주 쉽게 말씀 드리면, 허구였지만 MB는 747을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박근혜 정부의 경우 724로 떨어져요. 474인가 해서 4%로 떨어졌습니다. 어떻게 724로 떨어졌죠? 이게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만큼 우리 경제가 속 골병이 들었다는 거죠. 지난 14년 동안. 그 점에서부터 우리가 시작하는 거예요. 문재인정부가. 아까 말씀하셨던 거처럼 이 문제에 대해서 투철한 인식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경제는 지금 멍들어 있습니다. 과거로부터 멍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 고령화 시대라고 하는 앞에 절벽을 두고 있는 것이거든요.
과감한 가계부채 정책이 한국경제 장기성장의 첫 번째 기본명제
-황희만; 그렇다면 “현재를 직시하고 문제점이 이렇다, 국민들 앞에 지지 받기 위해서 장밋빛만 그릴게 아니라 상당한 고통이 있고 어려움이 있다” 이런 얘기를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논지인가요.
▲김동원; 독일로 말하면 2003년에 소위 슈뢰더가 보여주었던, “이렇게 하면 독일은 망한다”라는 이러한 대전환 전략이 나오지 않으면 굉장히 낙관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신세돈; 첫 번째로 우리가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그리고 과거정부가 키워왔던 첫 번째 해악이 가계부채잖아요. 이 가계 부채는 저는 가슴이나 심장에 생긴 종양은 아니나 어쨌든 다리나 치명적인 부종이라는 거죠. 이것을 잘라내야 하거든요. 잘라내면 피도 나고 체중도 감소하고 4~5년 동안 경제성장이나 한국사회에 굉장히 정치적인 충격을 줄 것입니다. 이거를 끊고 한국경제의 재생과 경쟁력을 위해서 끊을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정부냐. 그렇지 않고 정치적으로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덮고, 덮고, 덮고 넘어가서 이 종양문제를 계속해서 정부가 키워 가면 갈수록 우리 미래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봅니다. 따라서 끊고 가자. 그런 관점에서 과감한 가계부채정책이 나와서 정리를 하고 넘어 가는 게 한국경제 장기성장의 첫 번째 기본명제가 아닌가 싶은데. 그 부분이 8월에 어떤 대책이 나오는지 지켜봐야겠어요.
-황희만;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고 아픔을 다 감내하자는 주장이신데
▲김동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부었다고 하는 그 영향 때문에 지난 몇 달 사이에 서울에 집값이 얼마나 올랐습니까? 웬만한 동네에는 집값이 1억~2억 원씩 다 올랐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분배문제를 중시하고 이런 균등화를 지향하는 이 정부가 들어서서 두 달 동안 국민에게 준 선물이 뭐냐. 이 정부가 한 건 아니지만 시장의 작용은 엄청나게 빈부의 격차문제를 확대시켰습니다. 이게 시장입니다. 이건 이 정부의 의도가 전혀 아니거든요. 하지만 두 달 동안 어물쩡거리는 사이에 시장은 이미 저쪽으로 갔습니다. 앞으로 이 정부가 세금하고 어쩌고 해서 지난 두 달 사이에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인한 빈부격차 확대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것도 못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시장이 무서운 것이거든요.
- 황희만; 경제는 시장의 논리대로 가는 건데, 우리 환부문제도 있습니다만, 앞으로 좀 더 경제가 체질을 강화하려면 경쟁력을 쌓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려면 대기업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살아나야 일반 서민들도 영향을 받을 텐데요.
▲신세돈 ; 네, 대부분이 그걸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기업은 더 이상 성장을 해도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다, 한국이 결국은 중견 중소 영세기업들이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되어야 하는데, 그들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중견 중소영세기업이 경쟁력이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소중견 영세기업의 경쟁력이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 가지가 필요하죠. 첫째 대부분의 영세기업들은 자본력이 영세합니다. 어떻게 하면 자본력을 키워줄 것인가, 아니면 금융이나 자금이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중소 중견 기업에 자본을 갖다 줄 수 있는 채널을 뚫어주는 제도가 무엇이 있겠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또 중소 영세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이냐 하면 그들의 경력이나 능력이나 개인적인 소양들이 국가경쟁력이 상당히 떨어져요. 그러면 그분들 교육도 시켜야 할 것 아닙니까?
그래서 교육도 해야 하고, 자본력도 키워줘야 하고, 규모가 너무 작으니까 구조조정을 통해서 4~5개가 뭉쳐서 좀 더 큰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조정 등 다양한 방법을 구사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정부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정부라고 하면 중소기업 중견기업 영세기업을 구조적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대변화의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봐요.
“시장과 괴리된 경제정책 곤란, 국가경쟁력 기를 큰 그림 제시해야”
-황희만; 경제라는 것이 커지면 정부의 영향만 가지고 경제를 이끌어가는 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하면 정부의 역량을 발휘하게 하고 경제가 제대로 갈 수 있게 보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김동원; 아닙니다. 저는 기본적인 접근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예를 들면 무역의존도가 거의 우리 GDP의 90%를 차지하는 개방경제이거든요. 지금 주식시장에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 시가 총액이 600조원입니다. 이런 개방정책에서 정부가 그런 시장의 흐름을 조정할 수 있는 힘이라던가 범위라는 것은 상당히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정치적으로는 국민으로부터 이런 많은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고, 정부는 마치 그런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공약도 하고. 그래서 부동산 시장이 지금 정부가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시험 받고 있는 거거든요. 지금 부동산 문제, 이게 8월달 가계부채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거죠. 이게 대표적인 바로 시금석입니다. 지금 이 문재인 정부는 균등한 사회를 지향하고 그런 정책을 지향하는데 실제 경제의 흐름에서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나. 이미 두 달 동안 시장은 이것을 반대로 뒤집어 놓았습니다. 이걸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까요? 만약 돌려놓는다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까요? 지금 문재인 정부가 엄청나게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고 봅니다.
-황희만; 어쨌든 지난 7월 13일자 한국은행 전망은 상당히 좋았는데 실제로 들여다보면 그렇게 썩 좋지는 않다는 것이 두 분의 일치된 의견인 것 같습니다. 한국경제가 장밋빛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만 각론에 들어가 보면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각론을 파인 튜닝해서 큰 그림 그릴 수 있는 경제 정책을 내놓아서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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