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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로 지탱되는 한국경제, 그 실상과 전망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서강대 석좌교수, 진행)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부채문제, 심각하게 느끼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
- 김광두: 현재 우리 경제를 보면 기업과 가계 부채 심각한 상황입니다. 국민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수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그러한 입장에 처해 있습니다. 오늘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가계가 갖고 있는 이 막대한 부채 이것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고, 이것이 앞으로 어떠한 식으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 개인생활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신세돈 교수, 김동원 교수 모셨습니다. 먼저 우리가 부채라고 하면 가계부채도 있고, 기업부채도 있고 , 또 정부부채도 있습니다. 이걸 다 합해서 국가 총부채의 개념으로 보는데 우선 현재의 국가 총 부채라는 개념에서 볼 때 세계적인 흐름은 어떤 것인지 먼저 짚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동원: 우선 최근 경제학계에서 떠오르는 뜨거운 이슈가 바로 부채과잉 문제입니다. 우선 2011년과 2015년의 GDP에 대한 국가총부채 비율을 비교해 보면 신흥국가들의 부채비율이 급증한 것이 문제입니다. 게다가 최근 전 세계가 왜 이렇게 이런 장기불황에 빠져 있느냐의 중요한 원인을 바로 과잉된 부채의 부담 때문이라고 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라고 예외 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부채의존으로 성장을 끌어가는 문제를 정말로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광두: 지금까지 우리 경제에 대해 사람들이 심각하게 느끼지 않는 것은 부채누적을 별로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다른 나라에 비교해서 우리의 부채 상태를 어떤가요?
▲김동원: 대체로 보면 선진국들이 신흥국가들보다 부채 비율이 높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자료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GDP의 268% 이니까, GDP의 2.7배 정도 되는 것이고요, 신흥국들은 179%로 약 1.8 배 정도 됩니다. 그런데 선진국이 왜 이렇게 부채 비율이 높으냐 하면 주로 정부의 부채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선진국들의 정부부채비율은 107% 인데 비해 신흥국들은 42.3%에 불과합니다. 반면 기업부채는 선진국들의 경우 86%에 불과한데 비해 신흥국들은 104%에 이릅니다. 신흥국들의 국가총부채비율은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낮은데도 불구하고 신흥국들의 기업부채비율은 매우 높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총국가부채의 대 GDP 비율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2015년말 기준으로 우리는 235% 이고, 중국은 255%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국가총부채의 대 GDP 비율이 높은 나라가 일본인데, 388%입니다. 그러니까 GDP의 4배 정도에 가까운데 일본은 정부 부채가 이 중 3분의 2에 가까운 220%를 차지합니다. 그러니까 아시아 3국의 국가총부채 특징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높고, 일본은 정부부채가 높고, 중국은 기업부채가 높습니다. 각각 부채를 발생시킨 주체는 다르지만 각각 다른 특징과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채 많아도 자산이 더 많으면 문제 없다?”
-김광두: 우리나라가 자랑하고 있는 것, 또 외국의 여러 연구 기관들도 우리에 대해서 좋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 ‘국가부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인데 이것은 정부부채를 말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국가부채 즉 정부부채가 낮지만 우리의 복지 수준이라든가 고령화 정도라든가 이런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우리가 지금 선진국 수준으로 고령화가 될 경우에 정부부채는 지금 선진국 수준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길게 보면 정부부채 자체도 현재로만 보면 낮지만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앞서 말씀하신대로 우리는 가계부채가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고, 그게 관심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계부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 분들의 논리는 “자산이 많이 있으면 부채가 많아도 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금융자산도 많을 것이다. 그러니까 부채가 좀 많아도 어떻게 버틸 수 있다.” 는 것입니다. 맞는 얘기인가요?
▲ 신세돈: 우리가 여태껏 한국의 가계부채를 이야기하면서 너무 빨리 증가한다, 너무 GDP 대비 비율이 높다, 이런 비판들이 있어왔는데 그것은 사실 동전의 한쪽 면만을 본 것이죠. 부채가 있으면 자산이 있는데 그러면 그 자산하고 부채의 비율을 함께 따져보는 것이 더 균형적인 감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유럽의 어떤 보험회사에서 전 세계 금융 부채하고 자산 규모를 대비해 발표한 자료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국의 1인당 금융자산이 약 3,400만 원 정도 되고, 금융부채는 2,700만 원 정도 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우리가 지금 가계부채를 한 1,200조 쯤으로 보는데 ,이를 5천만 인구로 나누면 1인당 약 2,400만원 꼴이 됩니다. 유사한 결과로 볼 수 있는데 이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금융자산이 부채의 1.2배 정도 되지요. 이 정도면 문제가 아닌가 싶어서 일본의 수치를 보니까 일본의 부채규모는 우리와 거의 비슷해요, 대만은 우리보다 약간 적은 수준입니다.
1인당 부채는 비슷한데, 자산은 일본 대만이 한국의 3배
그런데 대만이나 일본의 1인당 금융자산은 우리의 3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일본 대만 한국을 비교하면 1인당 부채는 한 2,700만 원 수준으로 3국이 비슷하지만 가지고 있는 금융 자산의 비율은 우리보다도 일본 대만이 3배 많으니까 확실히 우리는 상대적으로 부채가 굉장히 많다는 결론입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부채에 비해서 금융자산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의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어요. 며칠 전 국정감사에서 어떤 야당의원이 무슨 자료를 발표했냐하면 금융기관에 빚이 있는 사람의 평균 1인당 빚을 계산했어요. 지금 현재 우리가 1인당 가계 부채는 2,500만 원인데 빚이 없는 사람은 빼고, 빚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 계산해 보면 1인당 부채는 7,500만 원입니다.
그러니까 빚이 전체 국민들이 골고루 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진 사람들은 지금 평균치의 세 배 네 배의 빚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뭘 의미하냐면 국가 전체로서는 금융 부채가 전체가 터지는 그런 위험은 없을지 몰라도 금융부채를 지고 있는 사람의 빚은 굉장히 큰 규모여서 위험부담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자산의 가격 위험성이 커 더 문제
- 김광두: 그러니까 1인당 부채라는 것은 인구로, 5천만의 평균치로 보는 것이니까 그 중에 빚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는 것인데 빚이 있는 사람을 따로 봤더니 7,500만원, 3배 더 빚을 지고 있더라 이런 이야기죠? 결국 이걸 보면 우리가 부채가 많은데 자산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니까 만약 문제가 생기면 자산을 팔아서 부채를 갚으면 되는데 그 능력이 높지 않다는 결론이네요.
▲신세돈: 자산과 부채 비율도 문제이지만 자산과 부채의 내용이 무엇이냐도 중요합니다. 자산과 부채비율이 1.2라고 했는데 거의 1대1로 볼 수 있지요. 그런데 부채와 자산의 내용을 보면 부채는 거의 전부 은행권에 단기 대출 형태이고 자산이라고 하는 것은 상당 부분이 주식과 같은 가격 위험성이 높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외부 충격이 와서, 예를 들어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거나 아니면 이번에 금리가 올라가서 채권 가격이 떨어지거나 하면 바로 그 비율이 악화되는 것입니다. 위험부담이 높아진다는 얘기입니다.
▲ 김동원: 지금 말씀하신 대로 부채는 고정되어 있습니다. 빚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산은 가치에 따라서 그것이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은행에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해줄 때 소위 LTV(담보대출비율)라는 것을 적용하지 않습니까, 그걸 굉장히 낮은 60% 미만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 집값이 변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거시경제 여건이 어려워지거나 이렇게 되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정리돼야 할 문제입니다.
아까 일본은 정부가 가지고 있는 부채가 GDP의 220% 로 높다고 했는데 이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정부의 빚은 95% 이상이 내국인들에게서 빌린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 김광두: 그러니까 가계의 입장에서 우선 보면 가계 부채의 국민소득 대비한 수준이 우리가 세계에서 2번째로 제일 높고 순 금융자산 즉 부채와 자산을 비교한 것을 보면 조사 대상 국가가 22개인데 그 중에 21번째로 제일 낮고 그만큼 우리 가구의 금융의 상태가 매우 불안한 상태다. 이렇게 지금 볼 수 있지 않겠어요?
▲김동원: 부채의 위험을 평가하는 기준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부채의 절대 수준 즉, 아까 말씀드린 GDP 비율의 높낮이를 보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소득과의 상대적인 증가율문제입니다. 부채라는 것은 언젠가 미래에 상환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부채 증가가 소득증가보다 낮으면 계속 부(富)가 쌓이니까 부채의 부담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죠. 이게 바람직한 것인데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 가계 부채의 데이터를 보면 우리 GDP 계정 상에서 나오는 가처분 소득의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거의 2배 정도로 높습니다. 그러니까 계속 부채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계속 쌓여가는 거죠.
‘부채 생산성’ 낮아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구조
-김광두: 지금 우리가 이런 부채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경제 문제를 봐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정치인이나 정책 당국자들이 그것에 대해서 좀 가볍게 생각한다는 문제가 깔려있어요. 또 근래에 정부가 주택경기부양을 하면서부터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지금 경제성장률 자체가 3% 이하 수준에서 놀고 있는데 이게 지나치게 떨어질까봐 정책당국자들이 돈을 좀 풀어서 건설경기를 부양시켜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제도적으로 돈을 잘 풀리게 만들어서 이렇게 된 면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동원: 통계수치로 자세히 말씀드리면 우선 2012년에는 국가총채무, 다시 말하면 가계대출을 물론 기업의 금융기관 차입 및 회사채 발행, 그 다음에 정부 채무 이걸 합친 것이 135조가 늘었습니다. 2013년에는 이 금액이 164조가 되었고요, 2014년에 201조가 되었고, 작년에는 253조가 늘었습니다. 이렇게 매년 부채를 증가시켜서 늘어난 GDP를 보면 2012년에는 45조가 늘었고, 2013년에는 52조, 2014년에는 57조, 작년에는 73조가 늘었어요.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의 부채규모나 증가속도 문제만이 아니라 부채를 증가시켜서 만들어지는 소득의 증가가 계속 낮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즉 부채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내가 1,000원을 빚을 내서 그것으로 1,200원어치의 소득을 만들어 내면 빚을 갚고도 200원이 남는 것입니다. 소득이 늘어나지요. 그런데 지금 우리경제는 1,000원을 빌려서 얼마의 소득을 만드느냐 하면 300원어치입니다. 소득을 늘리기는커녕 빚만 더 늘리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 김광두: 그건 일부 빚을 내서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있나요?
▲김동원: 그런 문제도 상당히 있을 수 있겠지요.
- 김광두: 결국 부채가 빠른 속도로 2013년부터 쌓여가고 있는데 이게 건설경기와 연관되는 것 아닌가요? 현재 우리 경제성장에서 그나마 건설경기가 활성화되어서 그래도 3%라도 유지되고 있는 것 아닌가요?
▲김동원: 그러니까 이렇게 빚이 늘어나는데도 우리가 별로 느끼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 정부 들어 금리를 6번을 낮춰줬고, 그래서 절대적으로 금리의 부담이 한 3분의 1이 줄었습니다. 그러니까 부채가 늘어도 금리가 계속 내려가니까 실제로 이자 내는 돈은 별로 늘어나지 않은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이 부채가 늘어난다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 없는 것이죠.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빚을 내서 주로 쓴 부분이 한 절반 정도가 아마 주택금융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는 산업 생산의 거의 40% 가까이가 건설 경기에 의존하고 있는 겁니다.
결국 지금 우리의 부채 의존이 성장구조 자체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건설호황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 김광두: 그런데 문제는 부채를 내서 그것이 생산성이 높아서 부채를 1만큼 냈는데 소득이 1.2 올라오면 부채 갚을 능력이 늘어나는 것이니까 바람직한 것입니다. 그런데 1을 빌려서 소득이 0.5 밖에 안 늘면 부채를 갚을 능력이 더 떨어지는 것 아니에요, 부채가 누적되고. 그게 문제이고 이 부채라는 것이 주로 건설경기 쪽으로 많이 들어가서 그 부채를 바탕으로 한 건설 경기가 우리 경제 전체를 받쳐주고 있다 이게 지금 다른 문제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건설경기가 과잉 공급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데 앞으로 공급과잉으로 주택 가격이 떨어진다거나 이런 문제가 생기면 문제가 커지겠지요. 부채 규모문제뿐만 아니라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아지는 데에서 생기는 부작용도 커지지 않을까요?
▲김동원: 지금 우리 경제를 끌어가고 있는 것이 두 부분입니다. 하나는 건설투자이고요 그리고 건설투자의 절대적인 부분은 아파트 건설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 쪽은 서비스입니다. 그러니까 가계부채의 증가가 주택담보대출로 건축경기를 받쳐주고 있고 그 다음에 부동산하고 관련이 없는 다른 일반 대출이 상당히 있습니다.
지금 한 500조 원 가까운데 이 대출이 바로 서비스 경기를 받쳐주는 것이죠. 그러니까 지금 경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건설과 서비스업이고, 그 건설과 서비스업이 경기를 이렇게 끌어가도록 하는 에너지가 무엇이냐 그게 바로 가계부채입니다.
문제는 가계부채를 줄이면, 또 증가 속도를 줄이면 건축 경기도 떨어질 수밖에 없고 서비스 매출도 떨어질 수밖에 없죠. 그게 우리 경제의 고민입니다.
- 김광두: 그러면 가계부채를 계속 늘려야 현 상태가 유지된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가 되는데 가계 부채를 통해서 늘어나는 소득이 부채 느는 것보다 적기 때문에 부채를 상환할 능력은 점 점 더 위협을 받게 되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데….
▲김동원: 그러니까 이게 수출이 늘어나든지 해야 거기서 나오는 소득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는데 수출이 막혔단 말이죠, 수출은 계속 마이너스 상태에 있으니까. 그러면 소득은 국내에서 내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니까 국내에서 새로운 소득의 그런 흐름이 발생하지 않으니까 결국은 부채가 그 역할을 하는 겁니다.
생계형 대출이나 유동성 확보 위한 기업대출이 낮은 부채생산성의 원인
- 김광두: 신 교수 생각은 어떠신지요?
▲신세돈: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것이 최근에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우리는 거의 100% 부동산과 연결시키는 논리가 주를 이뤄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특히 가계부채 같은 경우에는 부동산을 사는 데에 들어가는 게 절반, 생계비로 들어가는 것이 절반 정도 됩니다. 중요한 게 뭐냐 하면 아까 얘기한 부채의 생산성이 30%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돈을 빌렸는데 성장에 기여를 하는 것이 3분의 1밖에 안 된다는 것이죠. 왜 그런가 들여다 보면 중요한 포인트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누구한테든 돈을 빌려서 건물을 짓든 하면 그건 그대로 성장효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돈을 빌려서 먹고사는 거죠. 그 돈을 못 빌렸으면 자빠지고 해서 마이너스 성장이 되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돈을 빌려서 꾸역꾸역 생계를 유지하니까 성장은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설령 제로이지만 그 과정에서 돈을 빌려가는 것이 있으니까 당연히 성장성이 없다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또 하나는 기업이 회사채라든지 대출을 많이 끌어다가 대출이 많이 늘었는데 이것이 투자가 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올 불확실성에 대비해서 유동성으로 가지고 있는 이런 부분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100을 부채를 일으키면 성장이 승수 효과가 나는 것이 아니라 3분의 1밖에 안 나는 효과의 원인이 됩니다. 결국 부채증가의 이면에는 너무 경제가 좋지 않으니까 생계를 위한 대출이 있고, 그 다음에 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부채증가도 있다는 것입니다.
▲ 김동원: 왜 생산성이 떨어지느냐를 데이터로 보여드리면 우리가 현재 가계대출총액의 42%, 즉 506조가 비담보대출입니다. 그런데 주택담보 대출 중에서 주택과 사용 용도가 주택 구입과 관계없는 대출이 있어요 그게 바로 생계형 대출이죠.
그 생계형 대출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136조입니다. 이것은 총액으로 따져보면 가계부채 중에 거의 절반 넘게, 다시 말하면 아까 이야기한 자산하고 관계없는 대출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다 소비하는 데에 쓰이거나 또는 자기의 다른 부채를 상환하는 데에 돌려막기 하는 데에 쓰이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은 생산성이 없는 것이죠.
가계부채 중 상환능력 낮은 자영업자 대출 많은 것도 문제
- 김광두: 비담보대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설명해주세요.
▲ 김동원: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비주택담보대출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부채대책은 대부분이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 때문에 담보를 어떻게 하면 장기로 바꾸느냐는 것이었습니다.예컨대 3년짜리 대출을 그전에는 1년에서 2년 연장해주던 것을 20년 연장해주는 장기로 해주는 것 등입니다. 이런 대책은 주택담보대출에 관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는 사이에 주택을 담보로 하지 않는 대출이 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는 겁니다. 특히 비은행 부분에서 늘어난 것입니다.
그 다음에 또 하나가 무엇이냐면 주택 담보대출 중에도 용도 자체가 새로운 주택을 건설하거나 새로운 시설의 아파트를 사거나, 또는 전세 대출 같은 주택관련이 아니고, 주택을 담보로 하지만 용도 자체가 주택과 관계없는, 즉 사업 자금에 쓴다거나 결혼 자금에 쓴다거나 가계 자금에 쓰는 것, 이런 대출의 비율이 지금 보면 금년 들어서만 8조가 늘었어요. 전체로 136조나 됩니다.
- 김광두: 그것은 생계로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고 또는 영세 사업자들의 경영을 유지하는 데에 들어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 김동원: 그래서 그것을 더욱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그걸 주로 누가 쓰느냐 그걸 바로 자영업자들이 씁니다.
자영업자들이 쓰는 가계부채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가계대출이 있고 그리고 가계 대출이 아니고 기업 대출 중에 우리가 대출금 분류 중에서 산업 대출로 들어갑니다. 그 중에서 소위 소대출이라는 게 있습니다.
개인 사업자 대출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거는 가계 대출하고 사실상 가계에서 사업자금과 가계자금이 거의 섞여서 쓰이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이 둘을 다 받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래서 지금 제일 문제가 무엇이냐면 자영업자가 작년 말을 기준으로 253만 명이 520조를 빌렸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가장 경기 변동에 따른 상환능력이 민감한 부분이고요.
- 김광두: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빌렸다는 것은 그만큼 신용도가 낮은 분들의 부채가 늘었다는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 분들이 위험한 것이죠. 만약에 문제가 생기면. 가계부채 상황이 지금 상당히 심각한데 사실은 기업도 지금 어렵거든요. 기업 자체가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고 그래서 3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못 갚는 상장기업의 15% 수준이란 말이죠. 이에 대한 문제는 무엇인가요?
부채 문제, 부동산뿐 아니라 자영업 생계유지도 연관시켜 대처해야
▲신세돈: 아까 김 교수님이 지적하셨지만 지금 거의 20개월 수출이 마이너스로 가고 있고,또 연말로 가면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더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 대한민국 제조업의 가장 주된 추동력인 수출이 지금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어느 연구기관에서 내년도 성장률을 2.2~2.3% 으로 전망했는데, 그러면 결국은 내년이 되면 수출 안 좋고 내수 안 좋고, 그런 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많이 받는 그룹이 영세 자영업자라는 판단에 따라 작년에 최경환 부총리 때에 대출을 많이 늘렸지요.
흔히 건설경기를 살리는 데에 대출이 많이 늘어났다고 알고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 중에 한 절반 정도는 부동산이 맞지만, 나머지 절반 정도는 생계가 거의 죽기 일보 직전에 있는 영세 기업들이 빌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계속 돈을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면 금년 내년 내후년에 실물 경제가 계속 안 좋다고 한다면 부동산 경제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이 생계 유지형 대출은 늘어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럴 경우 이 대출의 문제를 부동산과 관련해서 우리가 그동안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서 지금 거의 250만 자영업자들이 거의 빈사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지금 은행이 아니라 제2,제3금융권까지 들락거리면서 악성대부자금 까지도 끌어다 써야 할 막다른 골목에 지금 와있는 상태라고 봅니다. 저는 그 부분에서 이 부채 문제를 부동산과 관련지을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이외의 자영업의 생계유지 부분에서 우리가 이 부분을 좀 봐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광두: 내수가 침체되면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이지만 , 또 수출이 안 되니까 대기업도 문제인데 그것을 좀 말씀해주시죠.
▲ 김동원: 우선 지난 4분기 평균으로 GDP 성장률의 40%를 주택 건설을 주축으로하는 건설투자가 차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건설투자의 거의 60%를 주택이 차지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지금 경기를 끌어가는 것은 제일 앞에 있는 것이 주택건설이고, 그 다음에 서비스업입니다. 그래서 생긴 결과가 무엇이냐면 금년부터 시작해서 금년에 입주 물량이 전국적으로 31만 5천채가 금년에 입주입니다. 그러니까 2014년부터 짓기 시작한 것이 입주가 들어가는 것이죠. 내년이 36만7천채입니다. 2018년이 33만채입니다. 우리가 2011년부터 2015년, 5년 평균이 1년에 대체로 24만호 정도됩니다. 그런데 올해의 입주물량 31만호는 지난 5년 평균치의 30%가 늘어난 것이고, 내년의 36만7천채는 지난 5년 평균치의 52%가 늘어난 물량이 쏟아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금년 2016~18년에서 101만채가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는 겁니다.
- 김광두: 그렇기 때문에 이제 우선 주택경기 문제는 많은 전문가들이 내년 하반기 이후 염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그게 이제 가계부채와 연결이 되어서 좀 걱정스럽고 ,기업 부채의 경우도 수출이 잘돼야 매출이 늘어나는 건데 수출 자체가 안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기업도 앞으로 쉽지 않고 결국 기업 부채, 가계 부채, 이게 지금 굉장한 고민거리로 우리에게 나오고 있는 것인데 정부에서 일하시는 일부 분들의 생각은 “우리는 그래도 정부부채가 아직 좋은 상태다. 선진국 평균치보다 우리가 훨씬 낮다. 정부 부채를 활용하면 이 위기를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잘 극복할 수 있다.” 이렇게 주장을 하거든요. 그것에 대해 신 교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국가부채비율 GDP 40%로 낮아 안심”은 탁상공론
▲신세돈: 우리가 소위 거시적인 차원에서 정부의 부채가 GDP의 40~50% ,그것도 사실은 정부를 무엇으로 보냐에 따라서 다르긴 한데 어쨌든 40%로 우리가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그 40%가 다른 나라의 100%나 일본 같은 290%보다 작으니까 문제가 없다는 것은 진짜 문제의 핵심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망한다고 했을 때 한국의 모든 기업이 100% 다 망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40%라서 정부가 어떤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경기가 나빠져서 예를 들면 50대 기업 중에서 하나가 부도가 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이런 것들이 한 두 개가 터져버리면 전체 금융시장이 마비가 되면서 자금 유통이 안 된다는 말이죠 .그런 경우에 정부가 물론 국가재정을 동원해서 소방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이전에 이미 실물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는 그 부분을 모르는 것 같아요. 아무리 우리 국가부채비율이 GDP 40% 정도니까 얼마든지 수백조의 돈을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그 자체가 전혀 한국의 위기를 예방하는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지난 1997년의 IMF위기도 보면 한보‧ 기아부도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나라가 무너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지금 현재 기업이 안 좋고, 경영이 안 좋고, 수출이 안 좋고, 내수가 안 좋고,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지금 이자도 못내는 기업이 생기면서 대기업마저도, 예컨대 지금 현대자동차도 그렇고 삼성도 그렇고 계속해서 지금 압박을 느끼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예를 들면 50대 기업이나 30대 기업 중에서 자본이 경영상황이 안 좋아서 문제가 생겼다는 소문이 터지는 경우에는 뭐 국가부채가 한 푼도 없는 나라라 하더라도 충분히 위기가 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저는 자꾸 거시적인 수치인 GDP 대비 정부 부채 40%라고 안심하는 것은 실물 경제를 전혀 모르는 탁상공론의 발상이라고 봅니다.
▲김동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금융을 실물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금융이라고 하는 것은 신뢰를 기반으로 흐르는 것이기 때문에 그 신뢰가 무너지고 그것이 위험으로 쌓이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가 지난 2008년 9월14일 날, 바로 일요일 날 새벽에 리 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하루 5조 달러가 거래되는 시장에 14일 날 아침에는 땡전 한 잎, 단 1달러도 돈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나라를 소위 드레인(drain)한다고 하죠. 그러한 우리는 그러한 급속한 변동성을 너무 무시하고 있습니다.지금은 주로 기업 측면을 말씀해주셨는데 저는 가계 쪽에서 말씀드리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있고 알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은 앞으로 3년 동안 100만호의 신규 아파트가 공급된다면 당연히 이것이 주택시장에 과잉공급 문제가 생기고, 과잉공급 문제가 생기면 새로 분양된 아파트 값이 떨어질 것 아닙니까. 그럼 새 아파트 값이 떨어지면 옆에 있던 헌 아파트 가격도 떨어질 것이란 말이죠. 그리고 아파트 값이 이렇게 떨어지는 것이 지금처럼 확산이 되기 시작하면 당연히 그것이 소비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결국 내수가 위축되고,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겁니다. 이런 관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어요.
그런데 모르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첫째 신규 아파트 값이 얼마나 떨어질 것이냐. 즉 깡통 아파트가 얼마나 나올 것이냐 이고, 두 번째 그렇게 해서 그것이 기존 아파트 값을 얼마나 떨어뜨릴 것이냐,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할 것이냐, 또는 내수 경기를 위축할 것이냐, 그리고 그 내수경기가 얼마나 많은 자영업자들을 위기 상태로 몰아갈 것이냐. 그걸 모르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모른다고 한 부분을 아주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하면 간단합니다. 금리를 또 낮춰서 돈을 풀어주는 것이지요.
대책은 없나? 미국 금리인상도 예산되는데
- 김광두: 그건 조금 뒤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결국은 우리가 염려하는 부분은 부채가 기업도 그렇고, 가계도 그렇고, 또 국가부채 수준도 괜찮다고 하지만 또 내용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고, 그래서 만약 찬바람이 불면 대응 능력이 그만큼 없는 것 아닌가 싶어요. 지금 현재 국제시장의 흐름이 우리 수출이 많이 늘어나는 그런 것은 기대하기가 어렵고, 그러면 기업이 지금 어려움을 겪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질 수도 있고 만약에 일부 또는 더 다수가 그렇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과잉공급 현상이 나타나서 이 부동산 주택 경기에 있어서 가격이 침체되거나 하락하는 그런 현상이 생긴다고 한다면 경기도 문제이지만 가계가 당장에 문제가 생길 수가 있고, 개인 금융자산이 상대적으로 아주 취약한 것으로 봐서 가계 대응능력도 약하단 말이에요.
거기에 위험요인이 하나 더 있는 게 연말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아닙니까? 그럼 이게 굉장히 어려운데 그 동안에는 부채를 가지고 어떻게 그럭저럭 버텨왔고 그래서 정말 우리가 어렵다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일부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걱정입니다.
부채 증가율 서서히 낮춰 소득증가율 밑돌게 하는 연착륙이 바람직
▲ 김동원: 저는 세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풍선으로 말하면 계속 부는 겁니다. 돈을 계속 풀고, 금리도 낮춰주고. 지금 금리를 낮추자는 주장들도 있죠. 지금 일본이나 독일이 마이너스 금리로 들어가니까 우리도 마이너스 금리로 더 화끈하게 밀어주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러니까 금리를 낮춰주면 됩니다. 금리를 낮춰주고 돈 풀어주고, 그렇게 해서 계속 풍선을 부는 겁니다. 그래서 불 때까지 부는 겁니다. 풍선이 터질 때까지.
터지면 그건 그 다음 문제고 갈 때 까지 가는 것이죠. 그래서 계속 부채의 위기를 안고 가는 것이 하나의 시나리오입니다.
다른 하나의 시나리오는 지금은 위험하니까 주택 집단 대출도 줄이고 뭐도 줄이고 대출을 줄이는 겁니다. 그러면 지금 현재 경제성장률의 40%를 주택경기가 끌어가는데 그러면 경제가 급속하게 낸각돼 우리 경제가 경착륙할 위험이 생깁니다.
이것도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지요. 풍선을 계속 불다가 불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쭈그러들죠. 경착륙 위험에 직면하는 겁니다.
제일 바람직한 상황은 부채 증가율을 서서히 낮춰서 빨리 이것이 우리 소득증가율의 범위 안에 들어오게 하는 겁니다. 그걸 소위 연착륙을 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시나리오는 세 가지, 계속 부느냐 아니면 바람 넣는 걸 줄여서 경착륙을 하느냐, 아니면 연착륙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 김광두: 바람직한 것은 연착륙인데 어떻게 하지요?
▲ 김동원: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부가 어떻게 하면 이것을 연착륙 하느냐에 대한 정책 프로그램이 없다는 겁니다. 의지도 없어 보이고 프로그램도 없다는 겁니다.
“그냥 뭉개고 가면서 2018년 새 정부에 과제 넘길 가능성” 높아
- 김광두: 능력은 있을 것 같아요? 내년에 우리가 대통령 선거하는 해인데 이러면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좌우간 조금 달콤한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 우리 김동원 교수께서 서서히 소득증가율에 맞게 부채수준을 줄여가는 노력을 해보자, 이게 가장 바람직한 것이다고 말씀하시는데 신교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신세돈: 그거는 책상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내년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어느 정당도 설사 야당조차도 그렇게 이야기를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세 개의 시나리오 중에서 저는 두 개만이 생각해볼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계속 풍선을 부는 것이고 아니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냥 뭉개는 것이다 그렇게 봅니다.
저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하여튼 뭉개는 쪽으로 일단 내년 대선까지 가고 문제가 더 곪아터지고 새 정부가 들어서서 누가 되든지 간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니까 대대적인 개혁을 하자고해서 2018년 새정부 들어서면서 긴축으로 가든 안가든 그런 프로세스로 갈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적어도 2017년만 놓고 보면 진짜 학자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뭉개는 쪽, 즉 이것도 아니고 저도 아니고 하는 식으로 갈 것이라고 봅니다.
- 김광두: 아무것도 안하고 갈 수 있나요?
▲ 신세돈: 아무것도 안하고, 왜냐하면 계속 풍선을 불수도 없기 때문에.
▲ 김동원: 아닙니다. 하는 척은 해야지요.
▲ 신세돈: 그러니까 하는 척은 하지만 우리 같은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진짜 처방도 아닌 처방을 저는 계속 할 것이라고 봐서 문제는 2018년도에 굉장히 심각하게 엄청나게 곪아 터질 것 같고요. 아까 김교수가 이야기하신 소득 증가 속도에 맞춰 부채를 증감한다는 문제를 한 번 생각해봅시다. 소득증가율, 즉 경제성장률이 지금 2%잖아요, 3%도 안 됩니다. 2% 라고 잡았을 때 가계소득의 증가율은 거의 경제성장률 속도보다 낮았어요. 그러면 소득은 1% 되기도 힘듭니다. 지난 몇 년은 제로였어요. 그러면 소득 증가하는 것과 같이 부채가 증가하려면 부채가 증가하지 않아야 해요. 그런데 지금 우리 전체 GDP의 90%가 가계부채이거든요. 그러면 이자율을 3%만 잡아도 자동적으로 90%의 3%니까, 2% 이상의 부채는 자동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말은 우리가 소득 증가 속도와 맞춰서 부채가 증가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앞으로 계속 금리가 올라간다고 본다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결국은 이 부분은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인 수술을 하지 않으면 부채는 계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고 실물 경제가 빨리 회복되지 않으면 자영업자 때문에 더 많은 부채가 늘어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부채의 문제를 부동산만 잡으면, 부동산 경기만 부양 안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고, 실물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자영업자에 의해서 부채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외환위기 버금가는 국면… 정권 초월하는 장기계획 세워 대책 추진을
- 김광두: 그러니까 지금 바람직한 것은 연착륙인데, 연착륙이라는 것은 부채증가율과 소득증가율을 맞추는 방향으로 가는 것인데 ,내년도에 대통령 선거도 있고, 또 그 동안 이 정부가 해온 여러 가지를 보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냥 그저 그렇게 갈 것이라는 결론이네요. 그러면 2018년에 들어가면 상황이 심각해지지 않겠어요? 그러면 2018년에 정부 그 때부터 알아서 어떻게 하든 해라. 이렇게 되는 것인데 그렇다고 한다면 이게 사실 현재로서 우리가 무슨 대책을 이야기하고 이렇게 해봐야 의미 없다 이렇게 되나요?
▲ 신세돈: 제가 이걸 지적하고 싶은 것이 우리가 예를 들어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거나 여행을 가는 행동은 즉흥적이에요. 그냥 끝나는 거죠. 그러나 부동산을 사거나 하는 문제는 그 사람의생애(Life Cycle) 속에서 크나큰 결정을 해야 하는 과제의 하나입니다. 어떤 사람이 집을 샀다고 하면 그것에 대한 비용지출은 적어도 5년 10년을 생각을 하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채. 특히 주택 구매와 관련된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절대로 한 정부가 5년 임기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죠.
따라서 두 정부 세 정부 정도 한 5년, 10년을 놓고 긴 안목을 가지고 아주 면밀하게 부채를 줄여가거나 하는 재무구조를 건전화하는 이런 프로젝트를 가지고서 정부가 달려들어야 하는데 우리가 보아왔듯이 박근혜정부 들어와서 3년 반인데도 국토교통부 장관이 바뀌면 정책이 1년도 못가서 계속 바뀌어 버리니까 한 정권 안에서도 주택 정책이나 금융 정책이 서너 번 뒤집어지는 이런 풍토에서 문제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 김동원: 지금 말씀하신 것을 우리가 다른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주목해야할 것이 무엇이냐면 지금 경제활동인구가 금년이 피크이거든요. 내년부터 경제활동 인구의 절대수가 줄어, 이제 진짜 고령화가 시작되는 해입니다. 이런 절체절명의 중요한 골든타임에 우리 경제는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것은 고사하고, 이 과거의 빚, 이 부채를 어떻게 하느냐를 가지고 앞으로 몇 년을 허송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지고 있는 제일 큰 위험은 우리가 1998년에 겪었던 외환위기 당시의 외채협상과 같이 채권단과 협상을 해서 원샷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정말로 어렵고 복잡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수백만명의 국민들이 걸려있는 문제이고요.
그래서 이 문제는 걱정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아마도 외환위기 당시의 부채문제 이상으로 우리에게 중요하고 의미 있는 과제라고 봅니다.
정부 대책, 지금도 없고, 내년에도 없을 것 같아 “참으로 답답”
- 김광두: 걱정입니다. 한진해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정부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체험했습니다.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부채 문제, 이것은 두고 두고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인데 이것에 대한 어떠한 대응도 현재 보이지 않고, 또 내년에도 안 보일 것 같다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참 답답합니다. 국민들게 죄송한 심정으로 오늘 토론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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