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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해의 까톡] 도전받는 한류,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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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9월10일 19시47분

작성자

  • 김진해
  • 경성대학교 예술종합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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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김진해 경성대 연극영화학과 교수(사회)

채지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 경영학과 교수

  

 

사드문제로 찬바람 이는 중국시장의 한류(韓流)

 

- 김진해: 사드 문제가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사드가 한류에 찬물을 끼얹다”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습니다. 즉 사드 배치가 한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기사로, 한류가 도전받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봅니다. 

▲ 채지영: 중국은 항상 외국의 대중문화가 자기네 나라에 유입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경계를 많이 해왔고 그것이 좀 많다고 느껴지면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어서 그것을 조정해왔습니다. 지금 한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사드 문제는 한류 방어정책을 강구하는 좋은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진해: 왜 중국이 이 시점에서 한류를 막아야 하지요?

▲ 고정민: 최근 들어 중국에 드라마라든가 인터넷을 통해서 여러 가지 한국의 문화가 유입이 많이 됐지요. 중국에서는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해서 이것에 대한 경각심을 많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사드라는 것을 빌미로 해서 한국 문화  유입을 규제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진짜 속셈은 중국이 자국의 문화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자국 문화산업보호를 통해 한국 문화를 대체를 해보자는 것이지요.

물론 그런다고 해서 한류가 근본적으로 바뀐다거나 소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중국 국민들이 한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이 일반화되면 한류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에서 그동안 여러 가지 정치적 외교적 문제 때문에 갈등이 일어났고, 그러면서 일본 사람들이 한류에 대해 약간 거부감을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의 한류가 약간 침체되었는데 이런 현상들이 이번 사드 문제를 계기로 해서 중국과 한국 문화의 관계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정치 사회적 갈등 빌미로 자국의 문화산업 경쟁력 향상 도모

 

 - 김진해: 2012년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함으로 인해서 그 이후로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던 한류가 확 꺾여가지고 지금 혐한 시위까지 일어나는 지경에 이르렀거든요. 채 박사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채지영: 예전부터 혐한 또는 혐한류에 관한 연구들을 보면 한류 자체를 그러니까, 우리 대중문화 자체에 대해서 해외 소비자들이 싫어한다거나 하는 요소들보다 여러 가지 정치 사회적인 갈등의 화살을 대중문화에 돌리는 그러한 경향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대중문화는 피해자의 입장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진해: 흔히 한류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 실체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국의 대중문화만을 얘기하는 것 인가요?

▲ 고정민: 한류라는 게 일반 물건은 아니기 때문에 보이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류라는 말은 처음에 중국에서부터 시작이 됐어요. 우리가 만들어낸 말이 아닙니다. 중국 신문에서 언급을 하면서 ‘한류’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외국 사람들이 한국의 문화나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그런 사회 문화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케이 팝 이라든가, 케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류는 대중문화부터  처음 시작이 됐습니다만, 지금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순수 예술이라든가, 음식에서 한식(韓食)이라든가,  케이 스타일과 같은 여러 가지 부문으로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처음에 중국이라든가 동남아에서 일어났다가 일본으로 건너가고, 또 유럽 남미, 또는 미국에까지 확산이 되면서 세계적인 문화 조류의 하나로 위상을 굳혀가고 있습니다.

 

다수의 소비자가 존재하는 대표상품 ‘한국의 대중문화’

 

- 김진해: 한류가 세계의 한 흐름으로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말씀인데, 국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뿌듯한 이야기이지만, 침소봉대됐다거나 너무 과장된 것이 아닌가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 채지영: 사실 한류라는 것은 미디어에 의해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실체는 그 때 그 때 쓰는 미디어나, 쓰는 사람에 따라 굉장히 변화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요.  맨 처음에는 대중문화를 지칭했지만 지금은 우리의 문화 이외에의 한국의 산업이나 식생활 등에도 인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류든 무엇이든 ‘류(流)’를 붙이자면 굉장히 다수의 소비자가 있어야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한국에서 외국에 나가는 어떠한 상품들이나 그런 것 중에 다수의 소비자가 존재하는 것, 그리고 그게 어떤 유행상품으로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역시 대중문화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 고정민: 한류라는 말은 다양한 부문에 쓰이고 있어요. 예전에 박지성 선수가 유럽에서 그렇게 축구를 잘하니까 ‘축구 한류’라고 했습니다. 대중문화에서 시작이 되었지만 점점 한국이 해외에서 잘하는 것에 한류라는 말을 붙여도 된다고 보는데 한국의 고유의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관광을 ‘한류 관광’이라고 이름 붙여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나친 ‘한국 가치’ 강조는 ‘문화장벽’ 초래 우려

 

- 김진해: 한류에 대해서 긍정적인 우리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실은 스포츠, 케이 팝 가수, 아이돌 가수, 드라마의 이영애라든지, 송중기라든지, 이런 유행하는 드라마의 배우들을 중심으로 확산이 되었는데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되겠지요.  해외에 우리의 정신적인 가치를 전할 방법은 없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 대중문화에 치중되어 있는 ‘케이 스타일’에 한국의 정신적인 가치를 입혀 확산시키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 고정민 : 어려운 문제입니다. 우리 고유의 정신적인 문화유산을 해외에 확산을 시키고 파급을 시킨다는 것 자체가 잘못하면 해외에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실  한류라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보편성이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거든요. 따라서 우리의 고유한 것들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해외에서 잘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을 학문적인 용어로는 ‘문화적 장벽’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정신적인 가치라든가 하는 것은 문화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간접적인 방법으로 확산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해외에서 드라마가 인기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한국적인 가치도 같이 확산이 될 수 있는 그런 식으로 한류를 응용을 하고 활용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의 정신적인 가치나 한국의 고유문화, 예를 들어 ‘한국의 정(情)’이라든가 ‘한국의 가족주의’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좋은 면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정신적인 가치가 드라마 속에 배태되어서 자연스럽게 해외에 나가는 그런 식의 확산 경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문화의 씨’로 파종할 방법 찾는 데 고민해 볼 때

 

 - 김진해: 좋은 말씀입니다. 예를 들자면 일본 같은 경우엔 ‘국화와 칼’이란 책을 통해서 일본의 정신을 이야기했고, 또 일본의 정신에 부정적인 측면으로 비춰질 수 있는 ‘사무라이 문화’ ‘사무라이 정신’을 닌자 영화를 통해서 긍정적으로 계속 확산을 시키는 그런 역할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한류는 너무 표피적인 것에 치우쳐있는 단계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고유 한국문화의 가치를 좀 전파할 수 있는 ‘문화의 씨’로서 전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를 고민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채지영: 그 말씀 자체가 대중문화와 그렇지 않은 문화를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집니다. 대중문화는 본디 생활문화이고, 어떻게 보면 그 안에 이미 크든 작든 ‘한국의 정신적인 가치’, 또는 ‘일상생활의 가치’들이 많이 녹여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굳이 커다란 어떤 주제를 앞세우지 않아도 그 안에 우리 생활 속에서 녹여져 있는 많은 가치들이 전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더구나 대중문화나 대중문화 상품의 역할은 그러한 우리나라의 정신적인 가치를 해외에 전파하는 데에 있지 않습니다.  즐거운 오락과 생활 속의 문화들이 그 쪽에 가서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여러 가지 가치들을 익힐 수 있게 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거기에 많은 정신적인 가치를 가져야 된다고 하는 어떠한 대중문화의 부담감이나 의무를 지어주게 되면 해외 소비자들은 어떻게 보면 그것을 더 빨리 캐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쪽에서는 프로파간다(propaganda)로 인식해 거부감을 가질 수 있고, 또 그것을 수행을 하고자하는 우리의 대중 문화인들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오히려 자기네들 작품 하나하나에 본인들이 생각하는 가치를 녹이는 것이 결국은 그 안에 궁극적으로 한국의 가치들이 녹아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비스업의 글로벌 플레이어 육성, 한류 성공사례에서 전략 찾아라

 

- 김진해: 여하튼 한류의 성공사례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을 타 산업 분야에도 확산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있을 수 있겠는가?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요?

▲ 고정민: 저는 한류가 한류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류의 성공사례를 통해서 우리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최근 경제성장률을 보면 2%대로 예전에 비해서는 아주 낮아졌습니다.

 옛날에 우리나라 제조업이 성장을 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기적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성장률이 낮아서 이미 성숙화 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더 높은 성장이 필요하고, 따라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과연 어디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 걱정입니다.

 제조업 같은 경우는 중국에 밀려서 경쟁력이 많이 상실되었고, 그러다 보니 앞으로의 갈 길은 서비스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수출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의 지원이나 기업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 서비스 부문에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서비스업종인 유통 회사 중에서 세계적인 유통회사가 과연 있느냐를 생각해보면 ‘없다’는 답이 나옵니다. 뿐만 아니라 은행 중에서 세계적인 은행, 또는 세계적인 병원이 있느냐하면 없습니다. 서비스 부문에서도 글로벌 플레이어, 그러니까 제조업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와야 합니다. 서비스업 분야의 글로벌 플레이어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죠. 

그런데 서비스 수출에서 그나마 거의 유일하게 성공사례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한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한류의 성공사례를 분석하고 전략을 가다듬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류가 해외에 나갈 때 현지화를 했다거나, 틈새시장을 잘 개척을 했다거나, 아니면 스토리텔링을 잘 활용했다거나,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우리나라의 고유의 트레이닝 시스템, 교육 시스템을 잘 활용했다거나 이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서비스 산업이 해외에 진출 할 때 한국적인 요소들을 잘 활용해서 해외에 진출을 한다고 하면 한류의 벤치마킹을 통해서 더 좋은 해외진출 방안을 찾을 수 있고, 이게 바로 미래 한국의 먹거리를 찾는 첩경이라고 봅니다.

 

‘현지화, 틈새시장 개척, 스토리텔링’이 대표적 활용 전략

 

- 김진해: 한류의 핵심은 대중문화 산업이기 때문에 대중문화 산업을 더 키워야 하고 또 수출에 적용하면 전 세계에서 1등할 수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를 좀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고정민: 거기에 덧붙여 한류가 성공하게 된 여러 가지 전략을 유통이라든가 병원이라든가 호텔이라든가 하는 다른 부문의 서비스 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응용하고 활용하면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진해: 한류의 해외진출 전략을 벤치마킹하자는 것이지요. 구체적으로 현지화 전략, 스토리 텔링 전략, 또 스타를 활용한 전략, 그런 것이 될 수 있겠죠. 그런데 문화 산업의 비중은 너무 낮지 않습니까?

 

 ▲ 채지영: 우리가 한류라고 일컫는 ‘케이 팝’이나 ‘드라마’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0.5% 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다만 그렇게 작은 수출액을 가진 상품들이 나가서 사회적인 영향력이나  파급효과를 보면 사실은 어떠한 상품보다도 굉장히 크다고 봅니다. 우리는 그런 점에도 주목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류의 중요한 역할은 소비자들에게 한국의 매력적인 요소들을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국가 이미지나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데에 상당히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후광 효과로 작용을 하면 또 다음 단계에서는 한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스타일에 관련한 산업, 미용이나 화장품에 관련된 산업뿐만 아니라 한류의 어떤 지역이 나왔던 지역의 관광에 대해서도 큰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또 드라마에 나왔던 여러 가지 일상 상품이라든지, 그 생활 모습에서 보이는 한국의 트렌드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양한 상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산업들과 한류 대중문화 상품들의 연계를 조금 더 비즈니스적으로, 마케팅적으로 발전된다고 한다면 그 효과를 조금 더 극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광고 모델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 연계 방안 같은 것도 함께 고려를 하면 좋을 것입니다.

 

한류인재 중국 스카웃, 부정적으로만 볼 일 아니다

 

- 김진해: 문화 산업 자체의 산업적 비중은 굉장히 미미하지만 파급력이 굉장히 크다는 말씀이지요. 예를 들어서 영화 촬영지 하나가 히트를 하면 지역의 관광산업이 형성이 되고, 출연했던 배우가 입었던 옷이 또 불티나게 팔리고, 중국 같은 경우는 어떤 배우가 어떤 화장품을 썼다고 하면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이런 식이라는 말씀이지요. 이러한 한류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중요한데 한류이건 문화산업이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인재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좋은 인재들을 최근 중국에서 스카웃 해가는 전략들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중국 시장에 유능한 인재들의 해외 진출이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재 유출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아야 하나요?

 ▲고정민: 한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여러 감독이라든가 배우라든가 이런 인력들이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많이 스카웃되어서 가는데 한국에서 받는 돈 보다도 중국에서 훨씬 몇 배를 더 준다고 하니 그렇게 해서 가게 되는 것이거든요. 중국에서는 아직 훈련된 노하우가 쌓이질 않아서 한국의 노하우를 빨리 받아들이려고 그러는 것이지요. 

 그런데 단기적으로 보면 ‘인력의 수출’이라고 할 수 있고, 또 그들이 많은 돈을 벌어오니까 나름대로 국가에 기여한다고 생각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기술이나 노하우가 해외에 유출이 되면서 그쪽의 경쟁력이 향상될 수가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에 다시 부메랑 효과로 돌아와 우리가 중국에 수출을 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해외로 스카웃되었던 인력들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질 경우에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반길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결코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채지영: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다 존재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의 방송이나 영화 쪽에 계시는 분들이 헐리웃에 진출을 했다고 한다면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거든요. 그것은 헐리우드의 선진적인 기법을 배워서 나중에 우리나라에 적용을 할 수 있고, 또 거기에 진출함으로써 우리나라 산업과 미국의 어떤 영화 산업이 연계될 수 있을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굉장히 높게 평가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중국은 우리보다 조금 문화산업이 조금 뒤쳐져 있다고 보고 우리의 인재를 데리고 가는 것이 자기네 산업을 좀 육성시키고자 한다는 측면에서 우리가 굉장히 많이 경계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받고 있는 것보다 몇 배 더 많은 돈을 받고 간다고 했을 때 개인적으로 그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은 쉽지 않다고 보여요.

  또 중국이 우리나라가 아니면 선진적인 기법을 배울 수 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요. 따라서 우리는 이것을 조금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길을 찾아보는 것도 현명한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 어떤 기술이나 노하우가 유출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그쪽 산업과 한국의 산업은 이제는 뗄 레야 뗄 수 없고 앞으로 굉장히 여러 가지 협업이라든지 공동 작업이 많이 필요한 부분에서 그러한 네트워크를 형성을 해서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진출 인재, 한국 네트워크 구축에 활용을

 

- 김진해: 한류 핵심인력의 해외 진출을 부정적으로 볼 게 아니라 조금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는 얘기이네요. 또 한편으로는 한국의 문화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고정민: 그렇죠. 중국의 시장이 워낙 크고 우리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보니, 미래에는 중국이 아시아의 시장이나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겁니다. 심지어는 중국의 영화 관계자들은 2020년 이후에는 헐리웃을 따라잡는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입니다.

 그 정도로 내수 시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것을 무기로 해서 한국의 인력들을 스카웃하고 그만큼 돈을 많이 줄 수가 있는 것이죠. 내수시장이 워낙 크다보니까. 

 그래서 우리에게 부메랑 효과로 다가올 수가 있는데, 다만 이것이 우리가 아니면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지금 중국의 제조업이라든가 서비스업이 지금까지 성장하는 단계가 그러했듯이 외국의 기술들을 받아들이고 그러면서 자국의 산업들이 성장을 했지 않습니까. 똑같은 현상들이 이런 한류에서도 나타난다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에서 중국은 커다란 시장이니까 이걸 우리가 어떻게 이용하고 활용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모델이 있지만 저는 영국과 미국 모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은 워낙 크고 전 세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실제로 콘텐츠를 보면 영국의 콘텐츠가 많아요. 과거의 우리 팝송을 많이 들었던 가수들을 보면 대부분 영국 가수들이 많고, 공연에 아주 유명한 그런 공연들을 보면 다 영국에서 나온 것이거든요. 그래서 영국은 미국의 시장을 효과적으로 진출했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우리도 마찬가지로 그런 오리지날 콘텐츠를 우리가 많이 만들어서 커다란 중국 시장에 진출을 하고, 또 인력진출도 그런 네트워킹으로 활용한다면 나름대로의 서바이벌 모델이 되지 않겠느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잘 만든 드라마 한 편이 만 명의 외교관 몫을 한다.”

 

 -김진해: 한류의 발전적인 방향에 대해서 마무리 말씀을 해주시지요.

▲ 채지영: 그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우리의 문화산업이 튼튼해져야 하고 우리의 문화산업이 발전해야 하는 것이죠. 사실은 한류가 굉장히 문화산업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한류가 시작되기 전에 우리 문화산업은 굉장히 영세했습니다. 지금도 그것이 막 갑자기 선진화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외랑 교류를 하고 경제적인 이득이 점점 커지면서 문화가 조금 산업적인 체계를 갖추어가는 데에는 굉장히 큰 역할을 했거든요.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지속적으로 문화가 산업적으로 탄탄해지고, 거기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진해: 최근 사드 문제로 한 중 관계가 냉랭해졌습니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류를 더욱 확산시켜서 한중관계를 더욱 부드럽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잘 만든 드라마 한 편이 만 명의 외교관 몫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무쪼록 한류를 더욱 확산시켜서 한중, 한일 관계가 더욱 부드러워지기를 희망합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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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9월10일 19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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