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일본의 도발, 한일 관계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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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1월18일 16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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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구소 진창수 일본연구센터장님으로부터 '일본의 도발, 한일 관계는?'의 내용으로 3분 논평을 들어 봅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인해 한·일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최근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또한 아베 총리는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우리의 뒤통수를 치는 행동을 하여, 일본과의 외교에서는 항상 배신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학습효과를 남김으로써 한·일 관계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아베 총리도 최근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정비밀보호법을 강력히 추진했고, 이번에는 우파 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함으로써 전전의 향수를 가진 기시의 콤플렉스를 실현시키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일본 정치권에서 우파의 역사인식을 자유롭게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셈이다. 경제 침체 속에서 일본 국민도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통해 ‘강한 일본’의 향수를 되찾는 데 동조하는 측면이 나타났다. 특히 중국과 한국이 야스쿠니 참배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역풍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동안 일본 정치권에서 금기시했던 우파의 역사인식은 확대될 것이며, 한·일의 역사인식에 대한 공감대는 더욱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한·일 관계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 미국의 재균형정책에 영향을 미쳐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가져올 것이다. 중·일 관계는 더욱더 악화돼 당분간 중국의 공세는 계속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보통국가의 흐름을 확대시킬 것이다. 그 결과 동북아 국가들은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미국에 매달리거나, 방위비를 확대하는 군비증강의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여론을 의식한 강경 대응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 중국과 미국의 대응을 바라보면서 대응의 수위를 조절하는 전략적인 인내가 필요하다. 한국이 중국의 대리전을 해서는 안 되고, 미국을 통해 전략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냉정한 대책이 필요하다. 올바른 역사인식을 전제로 한 지금까지의 대일정책 효과를 재점검해야 할 필요도 있다.


앞으로 동북아 국가들 간의 불신이 심화되는 악순환에 대한 대책도 정부는 고심해야 한다. 어떤 난관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의 아시아 패러독스를 해결하고자 하는 한국의 노력은 지속돼야 하며, 이를 위해 대일정책에서도 재해, 환경, 그리고 원자력 안전 등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의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하루빨리 실현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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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01월18일 16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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