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기업 윽박지르는 국회” 이래야만 하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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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10월19일 17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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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국회 이야기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기업 윽박지르는 국회”, 이것은 제가 붙인 제목이 아니고 동아일보 16일자 기사의 제목입니다. “아니면 말고식 마구잡이 화살, 기업 윽박지르는 국회”라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올해 국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역대 사상 최대인 196명의 기업인과 경제단체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했으며. 이 기업인 증인 수는 2년보다 2.5배 늘어난 것이라고 합니다.
 
기업인 증인 수가 늘어났다고 해서 그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경제민주화가 국민들의 관심사가 됨에 따라 공정거래를 비롯하여 기업 관련 현안들이 많은 만큼 기업인 증인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또 정부와 공공기관들의 국정 이행 상태를 확인하는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선정되어 국회의 해당 위원회에 출석한다는 것은 국정의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일면 영예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증인으로 선정된 기업인들은 증인으로서의 출석을 영예롭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신이 증인으로 선정된 이유와 증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 승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데 있습니다. 그만큼 기업인들이 피감기관의 국정 수행에 대한 증인으로 역할을 했다기 보다 는 야단을 맞았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대기업들의 불공정행위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되어 야단을 맞은 기업인들은 “국정감사가 아니라 기업감사”라는 불만의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15일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의 국감에서는 19명의 기업인들 이 증인으로 나와 질의응답을 포함하여 1인당 5분을 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증인출석을 요구 받아 출석했지만 증인 역할을 제대로 할 수는 시간조차 주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할 것입니다.

증인들은 자신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국정감사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의의의 무게만큼이나 사전적으로 부담감을 느끼며, 사후적으로는  상처를 받는다는 점을 국회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기업인들이 받은 상처는 기업 활동의 역동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자기 회사의 영업 활동이 국회에서 지탄을 받는다면, 움추려 들지 않을 기업인이 누가 있겠습니까?

기업 활동은 각종의 위험을 수반합니다. 이 위험 중에서도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적 또는 사회적 여론 등 비경제적인 위험이 갈수록 큰 비중을 차지해 가고 있습니다. 기업인들이 이러한 위험을 강하게 느낄수록 기업 활동을 자제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은 저성장기조를 벗어나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기업의 투자 부진이 가장 관건입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5개 분기 연속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 흐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어떤 이유에서건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떠나 해외로 나간 결과로  2005년 이후 금년 8월까지 직접투자 순유출액은 1,232억 달러에 달하며, 이로 인한 일자리의 유출은 약 180만개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돌이켜보건데 만약 180만개의 일자리를 잃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의 많은 청년들이 무려 100:1이라는 엄청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겠습니까? 따라서 민생안정을 위해서도 기업인들의 국회 증인 출석요구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인들이라고 해서 증인으로 부르지 말라거나 국회에서 특별한 대접을 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증인으로 채택했다면, 증인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정상적인 대우를 해 달라는 것입니다. 동아일보 기사 제목과 같이 “아니면 말고식 마구잡이로 야단치고 윽박지르기” 대상으로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부르지는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기업인들이 불필요하게 국회를 두려워하거나 신경 쓸 필요 없이 정상적으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국회가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민생을 돌보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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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10월19일 17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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