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갑을문화의 타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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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갑을관계’이다. 비행기에서 대기업 임원이 여승무원을 폭행한 사건을 시작으로 중소기업 사장의 호텔 도어맨 폭행사건 등 사회지도층들의 도를 넘은 횡포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으며, 모 분유회사의 영업사원이 대리점 사장과의 통화에서 행한 폭언에 전 국민이 아연실색하고 있다. 물론 현실에서 갑을 관계는 항상 존재한다. 갑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고 을은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수평적 사회적 거래관계를 갑의 위치에 있는 자들이 수직적인 신분적인 관계로 잘못 해석하고 행동을 하거나 비열하게 악용하는 데 있다. 새로운 정부 정책의 양대 산맥인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위해 이제 이 갑을관계는 과감히 타파하여야만 한다. 특히 경제민주화의 중요한 인식변화는 갑을관계의 개선에서 비롯되어야 할 것이다. 이즈음 경제민주화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타파보다 갑을관계 개선이 더 시급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갑을관계라는 오래된 묵은 관습의 혁파 없이는 창조경제의 문화가 시작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및 여러 선진국에서는 이미 윤리경영이 자리 잡은 지 오래이며 이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갑을관계는 그 자취가 사라진지 오래이다. 지멘스와 볼보 등 윤리경영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임직원들의 입사 직후부터 기업의 핵심가치와 윤리규정 준수를 체질화하고 윤리경영 지침을 문서화해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갑을 관계를 이용해 개인 이익을 취하거나 윤리적 문제를 일으킨 직원은 지위에 관계없이 해고된다. 지멘스의 경우 준법경영이 상호 역할 분담과 견제를 통해 이루어지며 자국 내 윤리경영에 그치지 않고 ‘나비스’라는 글로벌 부패근절 프로젝트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다. 볼보 역시 ‘볼보웨이’로 직원들에게 윤리 규정을 준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갑을 관행’과 비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갑을관계의 과감한 타파를 통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의 꽃을 피워야만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슘페터가 말했듯이, 진정한 발전의 원동력은 창의와 혁신이며, 창의와 혁신은 진정으로 균등한 경제활동의 장이 마련되어야 발현될 수 있다. 따라서 갑을문화의 타파는 균등한 상생경제활동의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며, 지속적 진보와 발전을 뒷받침할 효율적이고 공정한 경제시스템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만 청년들이 창의를 기반으로 도전할 수 있고 중소·벤처기업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균등한 상생경제활동의 문화를 조성하지 못하면 창조경제도 구현할 수 없다. 진정으로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은 균등한 상생경제활동의 문화를 통한 창의와 혁신의 장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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