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한·중 밀월과 시진핑 시대의 한반도 정책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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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6월30일 09시13분
  • 최종수정 2013년06월30일 09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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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 미국 Pacific Forum CSIS 비상주 연구원 (한중미래연 이성현 전문위원) 저의 이름은 써니 리 라고 합니다. 저는 미국의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에 와서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께서 연설을 하신 칭화대학교에서 박사를 했습니다. 중국에서 11년째입니다. 저는 또 '한중미래연' 소속입니다. 저는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성과에 대해서 간단히 평가를 해주길 요청받았습니다. 저는 인사치례식으로 할까 하다가, 이 비디오를 보시는 분들이 한국에서 오피니언리더 분들인 점을 감안해서 저도 조금 저의 오피니언이 들어간 생각을 같이 나누기로 하였습니다. 한·중 정상회담은 사랑의 열병처럼 강렬했습니다. 한국 TV의 9시 뉴스에 해당하는 CCTV(중국중앙TV)의 저녁 메인 뉴스 '신원롄보(新聞聯播)'는 전체 25분 보도 중에서 무려 8분30초를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관련 보도에 할애했습니다. 중요한 외국 정상의 방중 보도가 대개 2~3분 정도인 걸 고려하면 파격입니다. 양측은 이해관계를 초월한 듯 '감성 외교'를 과시했습니다. 한국은 신심지려(信心之旅)라 했고, 중국 외교부는 박 대통령을 '중국 인민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칭했습니다. 천안함·연평도사태를 겪으며 한국에 일었던 '반중 감정'이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인들이 한국팀보다 일본팀을 응원하던 '혐한 감정'을 떠올리면 한·중이 원래 이렇게 가까웠었나 머리가 갸우뚱거려집니다. 홍콩 봉황TV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박 대통령 방중의 가장 큰 목적으로 '경제 협력' (65%)을 꼽았습니다. '한·중이 가까워지는 게 한미동맹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대다수(82%)의 중국인은 그럴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중국인들은 로맨스(?)을 하되 두 눈으로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의 한 시사평론가는 한·중 정상회담의 성격을 '전략적'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양국이 서로의 관계를 아름다운 감성적 수사(修辭)로 도배하긴 했지만, 그 밑에 사실 각자의 전략이 깔려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대외에 '보여주기' 위한 과시성 성격이 강했습니다. 중국측에선 중·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역사 왜곡, 위안부 문제 등에 관해 한국이 중국과 공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습니다.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이런 표현을 집어넣길 원했고 한국 측은 완곡히 거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국은 한·중 로맨스를 북한에 보여주고 싶어했을 것입니다. 최근 악화된 북·중관계 속에서 중국이 북한을 '포기'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이참에 아예 기세를 몰아 중국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도록 대중 관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동시에 한·중 양측은 자신들의 로맨스가 미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저울질하고 있을 것입니다. 중국은 이를 통해 한·미·일 협력 관계를 약화시키려 하고, 한국은 종종 한국을 따돌리고 북·미 대화를 했던 미국이 자신을 좀 더 존중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중이 서로의 가장 기본적인 '니즈(needs)'를 존중해 주느냐입니다. 한국이 중국에 바라는 건 남북관계에서 한국을 지지해주고 한국 주도의 남북 통일을 중국이 도와주는 것입니다. 중국이 북한 문제를 진정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에 대해선 의구심이 여전합니다.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관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중국은 여전히 '북한 카드'를 외교·안보의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선지 중국은 최근 북한과도 '전략 대화'를 강화함으로써 최근 소홀해진 북·중 관계를 복원했습니다. 중국이 남북한 양쪽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2개 국가 정책'을 펼친다는 분석이 베이징 외교가에서 나옵니다. 중국 측은 북한 문제 때문에 한국이 대중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또 한·미·일 관계에서 가장 약한 연결고리인 한국이 미국에서 멀어져 중국 편으로 다가오기를 바랍니다. 한·중이 '진짜 사랑'에 빠질 게 아니라면 지금부터는 '현실 직시 모드'를 되찾는 게 바람직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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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6월30일 09시1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19일 15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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