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한국의 백세인의 20년의 변화 : 구곡순담 장수벨트를 중심으로 | 박상철 전남대학교 석좌교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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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4월02일 18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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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백세인. 100세를 넘긴 사람들이 지난 20년 동안에 어떤 변화가 왔는가. 특히 오늘은 주로 구곡순담 장수벨트, 즉 구례, 곡성, 순창, 담양군의 일대를 우리가 장수벨트라고 하는데 그 지역의 백세인들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다. 

 

-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2019년이 83세, 남자 80세, 여자 86세였다. 그런데 10년 뒤인 2030년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가에 대해 세계적인 연구기관에서 나온 발표가 있다. 저희도 깜짝 놀랐다. 영국의 런던에 있는 Imperial College에서 내놓은 결과를 보면 2030년에 전세계의 35개 선진국가들 중에서 남자, 여자 공히 대한민국이 세계 1등이다.  그 때가 되면 우리나라가 여성은 평균수명이 91세가 되고, 남성은 84세가 된다. 

 

- 평균수명과 최빈사망연령이 있는데 보통 최빈사망연령이 평균수명보다 10살 정도 높다. 그래서 2030년에 우리나라 여자 평균수명이 91세라는 얘기는 최빈사망연령이 100세라는 말과 같다. 진정한 100세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 이렇게 되니까 백세인 연구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백세인 연구가 중요한 것은 생명 유지의 최종조건, 최소한의 조건이 뭘까, 이런 것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백살이 돼도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까, 인간의 존엄성, 또 삶의 질, 이런 것을 밝혀내기 위해 필요하다.

 

- 우리나라 백세인 연구는 내가 주도적으로 해왔다. 언제부터 했느냐?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노화 종적 관찰연구를 시작했다. 본격적인 연구는 2001년부터 전국 조사를 처음 시작을 했다. 남성장수 지역으로는 강원도였고, 여성장수지역으로는 제주도 였다. 그런데 전반적으로는 구례, 곡성, 순창, 담양(구곡순담)지역이 장수도가 높고, 좀 밀집되어 있고, 모여 있었다. 

또 2003년도에는 우리나라 단명지역도 조사했다. 예컨대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해서 장수도를 만들어서 1등부터 230등까지 등위를 매겨놓고 탑(Top) 20은 장수, 바텀(Bottom) 20은 단명지역이 된다. 장수지역과 단명지역의 차이점도 조사했다.

2009년도에는 서울지역 조사를 시작했다. 서울에서 서초구, 강남구, 강동구, 노원구를 집중 조사를 해서 비교하는 연구를 했는데 이후 잠시 백세인 연구가 없었다가 2018년에 전남대학교 석좌교수로 가면서 구례, 곡성, 순창, 담양, 주mr 구곡순담을 중심으로 해서 저희 백세인 연구를 다시 시작했다. 

 

- 백세인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한국 백세인들의 유전자가 서양의 백세인과 차이가 있는 것도 우리가 많이 찾아냈다. hMLH1, Brca1 이런 것은 주로 암에 관련된 유전자인데 그것이 백세, 장수에 중요하더라. 서양 사람들한테서 많이 나오는 apoE4, CETP 콜레스테롤 관련된 이런 것들은 한국인은 별로 안 나오더라. 이런 것을 저희들이 발견했고. 또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장수도가 높다. 또 우리 한국전통식단이라는 것이 장수식단이라는 것도 찾아냈다.

 

-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우리나라 백세인 숫자가 지금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 우리나라 백세인 숫자가 약 4000명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가 됐었다. 그러면 우리나라 구곡순담. 이 지역을 2001년도 제가 제일 먼저 시작했을 때하고 2018년, 즉 20년 동안에 구곡순담의 장수벨트에 사시는 백세인들은 더 건강해졌을까? 더 행복해졌을까? 우리의 숙제를 풀어보기로 했다.

 

- 백세인 조사에 아주 중요한 사실은 뭐냐하면 2001년도 백세인하고, 2018년 백세인, 20년 차이의 백세인을 우리가 소위 1세대 백세인, 2세대 백세인으로 표현한다. 2000년도의 백세인과 2020년도의 백세인은 무엇이 다르냐? 2000년도의 백세인들은 태어나기를 19세기 말. 1890년대에 태어난. 그때는 대한제국이죠. 근데 2018년 이때 조사한 백세인들은 20세기 초. 1910년 이후. 일제 치하에서 태어난 분들이다. 출생 시기와 국적이 전혀 다르다. 또 한 가지 아주 중요한 사실 중에 하나가 20년 전에 백세 어르신들은 6.25 때 쉰 살이었다. 그러다 보니까 자기 자식들이 20대, 30대로서 전쟁에 참여를 했다. 자식을 잃고, 상처하고 사건들이 있던 분들이다. 그러나 2018년에 만난 2차 백세 어르신들은 전쟁통에 본인들이 30대였기 때문에 자식과 배우자와의 강제 사별 당한 것들이 별로 없었다. 그런 역사적인 상처가 달랐다. 

 

- 그 다음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노인부양복지시스템이 전혀 달라진 것이 2004년에서 2005년 그 언저리이다. 노인복지법, 장기요양법, 노인수당, 건강의료보험 강화됐다. 2000년대에 만난 백세 어르신은 그런 혜택을 못 받으신 분들이었고, 2018년에 만난 분들은 그런 혜택을 받으신 분들이다. 이게 달랐다.

 

- 그다음에 또 조사하면서 가장 놀란 것 중 하나가 장자상속법이라는 것이 개혁이 되다 보니까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00년대에 만난 백세 어르신들은 전부 장자상속 우선 체계에서 백세인이 되셨다. 그러나 2018년도에 만난 백세 어르신들은 이미 장자상속제도가 없어지고 자식들이 균등하게 상속받는 그런 상황에서 부양을 받는 상황으로 바뀌기 때문에 그 배경이 전혀 달라진다. 

 

- 거주 형태로 보면 2001년도에 만난 백세 어르신들은 90%가 가족과 같이 주거했다. 그리고 10%가 혼자 살았다. 그런데 20년이 지나 2018년도에는 가족과 같이 사는 분이 50%로 줄어들고, 혼자 사는 사람이 30%로 늘어났다. 요양원에 들어있는 사람이 약 20%가 된다. 즉, 요양원에 들어가신 분이 늘어났다는 것은 장기요양법이라든지, 노인건강의료보험시스템이 강화됐다는 것을 말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과 사는 사람들이 확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 그다음에 아주 드라마틱한 변화가 뭐냐하면 생활습관이다. 2000년대 만난 백세 어르신들은 흡연율이 2000년도에는 21%. 음주율이 26%였는데, 현재 백세인들은 흡연율이 2.8% 음주율이 6.1%로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흡연과 음주습관이 크게 개선이 됐다고 볼 수 있다. 

 

- 백세인들의 큰 변화를 보인 것은 악력이다. 우리가 노인들의 기능 평가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악력, 쥐는 힘이다. 이런 악력이 2001년도에는 22kg였는데 2018년도에 10.9kg로 거의 반으로 줄었다. 여성도 그렇다. 그것은 무슨 이야기냐. 악력이 저하됐다는 것은 그만큼 신체활동이 줄어들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또 건강상태에 대한 자가인지도는 2001년도나 2018년도나 큰 차이가 없다. 전체 백세 어르신 중에서 65,66%가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내가 지금 사는 생활수준이 만족스럽냐에 대한 자가인지도가 ‘좋다’라는 것이 30%에서 50%로 크게 개선이 됐다. 자기 생활수준에 대해서 과거보다도 더 만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다음에 백세인들의 활동영역, 즉 얼마나 많이 이동할 수 있느냐를 보는데 그 이동하는 비율이 37%에서 45%로 확대됐다. 이동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 걷거나, 화장실 가거나 하는 일상생활능력은 조금 줄어들었는데 혼자 사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좋아졌고, 요양원에 들어가 있는 분들은 상당히 떨어져 있다. 또 도구적 일상생활능력. 예를 들면 쇼핑을 한다든지, 전화를 쓴다든지, 자동차를 탄다든지, 집안일을 한다든지 이런 일상적 생활능력 중에서 도구를 사용하는 IADL Scores는 엄청나게 개선이 됐다. 인지능력은 큰 차이가 없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나왔다. 

 

- 이런 결과들 우리가 정리해서 보면 20년 전과 20년 뒤의 백세인들의 패턴에서 봤을 때 우선 문해율이 13%에서 28%로 증가했다. 생활습관 흡연율이 감소하고, 음주율이 감소하고, 이동성이 증가했다. 흡연율 13%에서 3%. 음주율이 16%에서 2%. 이동성이 36%에서 45% 늘어난 것이다. 남녀장수도 20년 전에는 약 1:12로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지금은 남자가 굉장히 장수도가 높아져 1:5로 개선됐다. 이 정도는 선진국에서의 남녀장수도비율과 거의 같은 것으로 우리가 선진화된 장수 패턴을 보이고 있다. 생활의 편리성. ADL, MMSE 이런 것은 비슷했지만l IADL. 도구를 사용하는 일상생활능력은 크게 개선이됐다. 

 

- 앞서 지적한 대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런 것을 쭉 보면서 우리가 결론을 내다보면 구곡순담 장수벨트 지역의 백세인들은 지난 20년 동안에 어떤 변화가 왔느냐. 

 첫 번째 문해율, 안정성, 이동성, 편리성, 자기만족도, 우울증 등이 모두 크게 개선이 됐다. 두 번째  백세인의 건강상태와 삶의 질의 변화는 성공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다음에 장수도 증가와 더불어서 백세인의 건강상태. 삶의 질. 이것이 보다 바람직하게 유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개혁과 공적 지원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2004년, 2005년부터 시작한 노인복지법, 장기요양법 등 모든 제도적 시스템이 그걸 도와줬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해졌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

 

- 결론적으로 한국의 백세인들은 지난 20년 동안 더 건강해졌는가? 더 행복해졌는가? 답은 그렇다이다. 우리나라의 백세인들이 지난 20년 동안에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삶의 질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우리가 장수는 ‘집 짓기’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냐? 개인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공적 배려도 굉장히 중요하다. 서로 상호작용 했을 때 우리가 진정한 장수사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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