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명암이 엇갈린 두 나라 10년 이야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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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에 대하여 2012년 12월 6일자에 “When the sunshine breaks through..”(언제 해 뜨는 날이 올 것인가?)라는 기사로 빈정거렸던 The Economist 지가 금년 3월 16일자에는 “Germany’s labour market Wunderreform”(독일의 노동시장, 놀라운 개혁)이라는 기사로 독일의 노동시장 개혁을 칭찬했다. 영국 경제는 2012년 GDP가 아직도 세계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반면에 독일의 GDP 규모는 2007년 수준보다 3.5% 증가하여 유럽의 두 맹주국들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경제민주화의 열풍 속에 노동시장을 제도적으로 경직화시켜 미래의 고용창출을 억제시키고 있으며, 복지지출은 급증하고, 경제활성화는 고사하고 기업들의 투자 의욕은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다. 이런 모습으로 과연 10년 뒤 어떤 모습의 한국 경제를 만들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과연 우리는 앞으로 10년 후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여러분에게 고민을 드리면서 “독일과 영국 – 두 나라의 10년 이야기”를 마친다.
그러나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면, 양국 경제는 지금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2003년 영국의 실업률은 5%인 반면에 독일의 실업률은 9.8%로 거의 배나 높았다. 한편 GDP 성장률은 영국이 3%, 독일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이 두 나라에 무슨 일이 있어서 독일 경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딛고 유럽의 맹주로 등장한 반면에, 영국 경제는 해 뜰날을 기약 없이 기다리는 쇠퇴한 노제국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독일과 영국 경제의 변화를 정리해 보면, 독일 경제는 위기에 직면했고, Schroder 총리는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안위를 떠나서 단호하게 개혁조치를 단행했다.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여 고용을 촉진하고, 연금과 교육 및 의로보험 개혁을 통해 정부의 재정부담을 완화하였으며, 경제활성화 조치로 독일을 탈출했던 기업들을 독일로 다시 돌아오게 했다. 반면에 영국은 경제상황이 좋았던 만큼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되지 않았으며, 영국 정부는 낙관론에 빠져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 2008년 발생한 세계 금융위기는 양국의 경제상황을 근본적으로 역전시켰다. 특히 2011년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하자 독일 경제는 유럽의 패자로서 당당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소로스는 Financial Times 2012년 9월 9일자에 독일에게 유로존을 주도하든지 아니면 떠나라(“Lead or leave”)고 요구함으로써 독일에게 패자의 역할을 요구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10년 사이에 독일은 “유럽의 병자”에서 “유럽의 패자”로 등장한 반면, 영국은 “선진국의 우등생”에서 내려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The Economist 2012년 12월 6일자는 영국 경제에 대하여 “언제 햇빛이 들 것인가?(When the sunshine breks through...)라는 제목의 자조적인 기사를 실은 바 있다.
이상 독일과 영국의 지난 10년 경제개혁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는 성장의 역동성을 잃고 신음하는 한국 경제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선 10년이면 나라 경제를 병자에서 패자로 바꿀 수도 있고, 우등생을 열등생으로 추락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Schroder 총리와 같이 정권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의 미래를 걸고 필요한 개혁조치를 단호하게 취하는 통찰력 있는 정치 지도자와 반대당의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Schroder총리의 정책을 승계하여 일관되게 추진함으로써 개혁정책의 결실을 만든 Merkel 총리와 같은 당리당략을 넘어서 국가 이익을 우선으로 추구하는 정치적 지도력이 절실하다. Schroder 전총리는 Wall Street Jounal 2012년 7월 6일자로부터 “Gerhard Schrder: The Man who Rescued the German Economy”라는 칭호를 얻었다.
한국 경제는 현재 “병자” 상태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성장의 역동성을 잃고 신음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2003년 독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독일의 사례는 10년 후 한국 경제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음을 일깨워 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음 10년 후 한국 경제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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