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의 모든 것(下): 기득권 탈피가 시급하다 | 이덕환 서강대학교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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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보시는 것은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RT-PCR검사에 쓰는 기계다. 이거는 제가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작은 사진이다. 여기에다 샘플을 1천개 이상을 한꺼번에 집어넣어가지고 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가 우리나라에 많이 보급이 되어 있다. 이 장비는 중합효소를 사용하는 유전자 증폭 장비라고 알려져 있는데 온도를 높였다가 낮추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 액체 상태의 검체를 가열했다가 식혔다가 다시 가열하는 일을 반복을 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RT-PCR장비는 훈련받은 전문가가 작동을 해야 하고, 시간이 과거보다는 훨씬 줄었지만 그래도 현재 2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 장비를 갖춘 곳으로 검체를 운반해서 검사를 한 다음에 검사자에게 통보를 해주는 절차가 필요하다.
- 이것은 지난여름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소위 ‘신속 PCR’이라는 방법에 사용하는 진단 장비다. 이거는 손에 들고 있을 정도로 작게 만들 수 있고, 또 기존의 전원이 필요 없이 배터리만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장비는 코로나를 위해서 개발된 것은 아닌데, 이 장비도 역시 PCR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중합효소증폭방식을 사용을 하는데, 차이점은 기존의 RT-PCR처럼 검체의 온도를 높였다, 낮췄다를 반복하는 단계가 없이 한번 가열해서 한 시간 정도 이 기계장치 안에다가 꼽아놓으면 결과가 나오는 이런 방법이다.
- 이게 작년 여름에 개발이 돼가지고, 외국에도 수출을 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이 응급진단용, 응급확인용으로만 제한적으로 허용이 되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 여주시(驪州市)가 이 신속PCR 진단키트의 효용성을 인지해 자체적으로 이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을 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질병관리청이나 식약처에서는 이것을 공식적으로 사용허가를 확실하게 내주지를 않고 있어서 좀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게 제도적으로 어떤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일부 분야에서 이 새로운 진단키트, 더 값 싸고 저렴한 진단키트의 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의심이 들기도 하는 그런 상황이다.
- 최근 이 신속PCR 키트에 대해서는 새로 취임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관심을 가지고 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관광산업을 살려보겠다는 의지를 표시를 하고 있고, 서울대학교에서도 이 신속PCR 방법을 사용해서 학교수업을 정상화시키는데 도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 보겠다 이런 의견들이 제시가 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그러나 서울대학이나 문화관광부의 요구도 쉽게 풀리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 뿐만 아니라 작년 9월부터 신속진단키트로 알려진 ‘항원, 항체키트’도 개발해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활용을 해야 되겠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출을 했는데, 아직도 선별진료소에서만 제한적으로 항원, 항체키트를 활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 지금 우리의 코로나19 감염상황은 작년 2월, 3월하고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작년 2월, 3월까지는 감염자의 숫자가 극도로 제한적이었고, 그리고 감염집단이 별도로 있었다. 인천공항, 신천지, 이태원 등 이렇게 감염집단이 특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거기 감염자를 한 명 찾으면,그와의 밀접접촉자를 가려내서 밀접접촉자 중심으로 추적을 하면 대부분의 감염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게 우리가 1차 감염을 한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에 해결할 수 있었던 열쇠였다. 이게 소위 방역에서는 ‘검사와 추적’이라고 하는 단계이다.
-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지금은 은밀한 감염이 확산되고, 소위 사회적 감염이 일상화 되어버린 그런 단계이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조금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방역의 원칙이다. 지금까지 해온 ‘검사-추적’하는 전략만으로는 대응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졌다.
- 사회적 확산단계가 되면 방역전략도 ‘검사-추적’에서 ‘감시-완화’단계로 전환이 돼야 한다는 게 방역의 기본적인 원칙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지난해 3월 1차 확산 그리고 7, 8월에 2차 확산을 지나서 작년 11월에 3차 확산이 시작되었는데도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검사-추적’ 방법에 집착을 하고 있다. 방역단계를 ‘감시-완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값 싸고, 신속한 진단키트’이다. 그런데 우리는 작년 2월부터 항원, 항체 키트. 그리고 작년 여름부터는 신속 PCR 진단키트를 가지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또 그것을 해외에 수출을 해서 다른 나라에서는 그 진단키트를 사용해서 상당히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그런 진단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감시-완화의 전략은 이런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 여기 지금 25라는 숫자가 쓰여 있는 그림이 하나 있는데, 여기 동그라미가 사람이다. 그런데 사회적 감염의 경우에는 이 감염자들이 사회 전체에 퍼져있게 되는데 균일하게 퍼져있는 경우라면 특별히 다른 전략이 필요 없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감염자들이 특정한 지역, 특정한 집단에 몰려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그 감염자들이 집중되어있는 지역이나 집단이나 어떤 영역을 파악을 해서 그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방역 전략이 필요한 거다.
- 그런데 여기 지금 빨간색이 놓여있는 부분이 위쪽 왼쪽에 있다. 만약에 선별 진료소를 오른쪽 아래쪽에 가서 선별진료소를 운영을 해봤자 아무 소득이 없다. 그냥 비싸고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2시간 이상 걸리는 진단 방법을 계속 낭비적으로 사용을 하는 거다. 진단 비용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인력도 피로의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이렇게 아무 대책 없이 맹목적인 선별 진료소 운영으로는 이 왼쪽 상단에 있는 집단감염 부분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 현재 우리나라가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감염자 한명을 찾아내기 위해서 한 70여명을 검사해야 한다. 한명을 검사하는데 한 6만원 정도의 진단키트 비용이 들고, 그 다음에 인건비, 다른 부대비용도 사용해야 되고, 또 검사시간만 2시간이고, 이 검체를 진단장치가 있는 곳으로 보내서 검사하기 까지는 거의 하루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진단키트만 한 6만원이 드니까 양성 감염자 한명을 찾아내기 위해서 진단키트 비용만 한 500만원 가까운 비용을 들이고 있는 거다.
-결론적으로 질병관리청과 정부가 우리의 방역대책을 ‘검사-추적’에서 속도가 빠르고 비용이 저렴한 ‘감시-완화’ 단계로 적극적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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