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경제, 이미 장기침체에 들어섰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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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9월28일 18시53분
  • 최종수정 2015년09월28일 18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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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각국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 시대
 
- 우선 우리 경제 너무 오랫동안 고통을 겪고 있다, 어떤 상황인가?
 
▲ 하나의 지표로 우리 경제의 총체적인 상태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경기순환지수 가운데 ‘동행지수 순환 변동치’ 라는 것이 있다. 동행지수 순환 변동치는 경기 사이클을 나타내는 것인데 2011년 8월을 정점으로 해서 지금 48개월을 내려오고 있다. 특히 지난 3개월은 이것이 정상선인 100을 뚫고 내려와서 이제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국면에 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에서 하는 이야기는 우리만 그러는 것도 아니고, 또 특별히 잘못한 것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지 않느냐, 그리고 이정도의 성장은 괜찮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세계 경제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7년 째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들지 못하고 있다. 지금 세계 경제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각국의 각자도생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선진국과 후진국이 연합해서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그런 틀이 아니고, 각국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여 가는 것이고. 그런 문제 중에 하나가 최근에 일어났던 환율 문제를 들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작년에 3.3% 성장을 했고 올해 2.7~2.8%를 성장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2년 반 동안의 경기 흐름 보면 앞으로의 2년 반 동안의 경기 흐름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 그리고 일반 서민들은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에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 신용상태를 괜찮게 평가했다. 이것은 어떻게 봐야하나?
 
▲ 일본은 국가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우리는 올라갔다. 그래서 환율도 10원 넘게 원화가치가 오르고 그런 좋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대외적인 쇼크가 일어나더라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측면에서는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의 흐름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 소위 신용평가라는 금융현상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  때문에 혹시 무슨 일이 생겨도 우리가 외국 사람들에게 빚 갚을 능력이 있다는 그런 이야기인데 우리 경제의 심층 흐름이 이대로 가면 그것마저도 위험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나?
 
▲한국은행이 원래 작년에 금년 성장률을 4.2%로 예측을 했었다. 그걸 3.9%로 낮추더니 계속해서 3.4%, 3.1%로 하향조정했다. 그런데 지난 8월 달에는 2.8%까지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3.4%~3.3%로 예측을 했는데, 금년처럼 내년에도 성장률을 계속 낮춰 잡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무디스가 우리나라 성장률을 2.5%로 이야길 했고,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또 다른 외국투자은행들은 대부분 우리의 금년 성장률을 2.3% 또는 2.2%까지 낮추어 보고 있다.
 
 내년 성장률도 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2.5% 내외로 전망을 하고 있다.
 
 
 
- 최근에 나온 여러 보고서를 보니까 금년도 성장률을 2.5% 내외로 보는 것이 많았다. 그런데 대기업이나 어느 정도 재산이 있는 분들은 버틸 수 있으나 저임금 노동자 또는 영세, 또는 아주 소규모 중소기업들은 어려울 텐데 그 동안에 이분들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경기가 4년을 내려옴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잘 견뎌낸 이유는  첫째는 경기하강이 아주 완만하게 내려왔기 때문에 침체에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계속 고용이 늘고 가계소득도 늘고, 다만 성장률이 낮아져서 조금씩, 조금씩 무너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래도 우리가 아까 말한 100을 넘는 정상 수준의 경기를 끌어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어가면서 가계가 아주 빨리 조정을 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가계 소비를 아주 빠르게 줄여 오히려 적자가구의 비율이 줄어들었다.
 
 그 다음에 경기가 이렇게 나쁜데도 국민의 삶에 상처가 나지 않았던 큰 이유는 바로 ‘금융’에 있다.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한 2011년 9월하고 금년 7월하고 전반적인 금리 수준을 비교해보면 대략 금리가 한 40%가 떨어졌다. 그만큼 절약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4년 경기하강에도 한국은 뜨거움 못 느낀 ‘냄비 속 개구리’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갑자기 충격적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거기에 대해 우리가 대응을 했을 텐데 조금씩 나빠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경제 내부적으로는 계속해서 골병이 들어가는 그런 현상을 보여준 것 아닌가?
 
 
 
 ▲그것은 혹자들이 ‘냄비 속에 개구리 삶는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다. 금리를 낮춰주고 대출을 늘려서 생존의 부담을 굉장히 줄여주었던 것이다.
 
 이는 양면성이 있다. 정부가 이렇게 해주었기 때문에 민생의 고통을 줄여주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서 보면 공짜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당연히 대출을 늘려준 만큼 가계부채가 쌓이고, 또 경기진작을 위한 정부의 재정 부담이 발생하고. 또 금리를 낮춰주는 만큼 금융기관의 수익이 훼손되고. 그런 ‘비용의 부담’이 발생한 것이다.
 
 
 
- 단기적으로 보면 우리가 아프면 약을 먹어야 되지만 그 약을  계속 먹으면 면역력이 약화돼  갈수록 센 약을 먹어야 효과가 있다. 지금 그런 상황아닌가.
 
 그렇다면 첫 번째 문제는 이 약을 언제까지 줄 수 있느냐. 또한 약의 효과가 언제까지 남아 있을 것이냐. 없어질 때는 없느냐 하는 게 첫째 질문이 있을 수 있다.
 
 또 지금까지 계속 금리 낮췄다. 계속해서 금리를 낮춰갈 수 있는 것이냐. 동시에 미국이 연말까지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이 되는데, 그런 가운데도 우리가 현재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냐. 만약 변화가 생긴다면 가계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모두가 큰 부담을 안게 된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경기가, 48개월을 내려왔기 때문에 이제 피로도가 쌓여가기 시작한다. 문제는 지금까지 내려온 길보다 앞으로 갈 길이 더 걱정스럽다는 사실이다.
 
 왜냐 하면 지난 8월 달에 중국 시장이 8월 16일부터 26일 사이에, 불과 두 주 사이에 중국 주가가 26%가 폭락을 했었다. 그래서 전 세계를 뒤흔들어 놓았는데 이것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내년 중국 경제가 이렇게 올해처럼 6% 성장을 지속하는 것도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 경제를 끌어가는 시대가 끝났다고 하는 그런 시장의 판단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중국을 비롯한 세계증시 대폭락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즉 중국의 ‘차이나 쇼크’가 이제 본격화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GDP의 절반의 수출이고, 수출의 4분의 1을 중국에 하는데. 중국의 수입이 12.4%가 줄면, 우리나라의 GDP의 1%가 그냥 가만히 앉아서 날아가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금리를 인하시켜주어서 고통을 좀 버틸 수 있게 하고, 경기가 지나치게 나빠지지 않게 부양책을 써왔는데 그것의 그림자가 ‘부채’ 로 나타나는 것 아닌가?
 
▲ 미국은 기본적으로 금리를 매년 1%를 올리는 것이 자기들 생각하는 ‘노멀라이즈’(정상화)라고 말하고 있다. 즉, 지난 7년 동안 금리를 거의 실효금리로 따지면 제로 퍼센트로 해왔던 것을 이제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 4년 동안 정부가 금리를 40%를 낮춰서 국민의 민생을 지원해주어 왔던 정책이 이제는 서로가 충돌하게 되는 것이다.
 
 
 
- 저금리가 더 지속될 수 없다는 얘기인가? 그런 면에서 지금 우리가 부채를 얼마나 더 많이 지고 있느냐 하는 것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금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국가 부채도 늘었고, 또 가계 부채도 늘었다. 물론 어느 정부든 간에 부채가 좀 늘어왔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특히 큰 폭으로 늘어났다.
 
▲박근혜 정부의 성장정책을 어떤 측면에서 정의를 해본다면 일종의 ‘부채주도 성장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정부의 국가부채가 기획재정부의 추계에 따르면 금년까지 152조가 늘어났다.
 
 
 
 ‘부채주도 성장정책’은 이제 그만 !
 
- 박근혜 정부 3년간 152조가 늘어났는데 이명박 정부 5년의 144조원 보다 많이 늘었다. ▲ 가계부채가 금년 6월 말까지 2년 반 동안 165조가 늘어났다. 아무리 적게 평가하더라도 금년 말까지 가계부채는 200조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 역시 이명박 정부 기간에도 늘어났지 않았나?
 
▲ 5년 동안 276조가 늘어났다. 박근혜정부 3년은 200조원이다. 정부부채증가 152조원 하고 가계부채 200조원을 합치면 3년 동안 352조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420조의 85%를 3년 동안 쏟아 부은 것이다.
 
 
 
- 이대로 가면 임기중에 500조원을 훨씬 넘어가겠다..
 
▲ 계속 ‘부채주도 성장정책’을 계속 한다면. 아마도 2017년 말에는 부채가 대략 550조가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 550조가 국가부채 가계부채 다 합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가 입장에서는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부담만 해도 1년에 20조 원 이상 넘어가고, 가계 부채도 마찬가지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금리가 오른다면 우리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지 않겠나?
 
 ▲그렇다. 정부가 내놓은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으로 국가 부채가 GDP의 40%를 돌파하게 된다. 가계 부채는 GDP의 거의 80%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국내 민생 안정을 위한 금리 안정과 충돌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그렇게 ‘부채주도 성장’을 끌어가고 싶어도 굉장히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지난 2년 반 보다 앞으로의 2년 반 기간 동안에 훨씬 대외경제 여건은 나빠지고 대내적으로는 정부가 민생을 지원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의 선택의 폭은 굉장히 좁아질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까지 해 온 정책을 이대로 끌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박근혜정부 후반기는 이런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정말 ‘십년대계’를 내다보는 그런 구조 개혁을 하는 데에 훨씬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강력한 구조개혁 통해 ‘3포 세대’에 희망을
 
- 구조 개혁은 당장에 경기진작 효과는 없지만 국가경제의 체질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면 그게 더 좋은 약이다 그런 얘기인가?
 
 ▲이젠 우리가 정말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 세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경제의 틀을 바꾸는 데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경제의 틀을 바꾸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고통을 분담해주어야 하지 않나? 그 고통 분담을 누가 호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내년에 총선도 있고, 또 많은 정치인들은 인기에 연연한다. 그렇다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그러한 집단이나 정치 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 그것은 정치인이든 언론이든 학계든 간에 지금의 기성세대가 안고 있는 ‘책임’이다. 기성세대나 계층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3포 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왔지만  재정이라든가 금융이라든가 정부가 더 많은 빚을 지고 또 금리를 낮춰주고. 그 가운데 가계가 조금 더 빚을 많이 질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 주면서 고통을 완화시켜 주었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흐름은 더 이상 이런 방법으로 우리 경제를 버텨내기 어렵게 바뀌어가고 있다. 이제부터는 우리는 솔직하게 모든 것을 드러내놓고 국민 모두가 외환위기 시절 ‘금을 모았던 정신’으로 ‘고통을 분담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특히 정치집단이 앞장서야 될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에게 미래에 밝은 희망이 있기가 어렵고, 우리의 ‘3포 세대’들은 더욱 더 어려운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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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9월28일 18시5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19일 16시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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