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대담>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 이게 뭡니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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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1월28일 13시45분
  • 최종수정 2018년11월28일 13시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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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환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 공동대표,서강대 교수

▲ 이계민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진행>

 

-이계민 :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워킹 그룹이 잠정안을 정부에 권고를 했습니다. 오늘은 에너지 합리화를 위한 교수 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계시는 이덕환 서강대 교수님을 모시고 이번 잠정안이 과연 어떤 내용으로 되어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이계민 : 민간 권고안이라고 해서 에너지 기본계획 권고안을 워킹 그룹에서 발표를 했는데 어떤 성격이고, 그게 어떤 절차상 법으로 정해진 것입니까?

 

▲이덕환 : 이것은 민간 기구에서 한 것이 아니고 산업부에서 법에 따라서 2007년부터 매 5년마다 앞으로 20년 동안의 에너지 기본 계획을 마련하도록 되어있는 제도적인 절차입니다. 2007년을 시작으로 올해 제3차 에너지 기본 계획이라는 것을 발표를 하게 됐는데 그 직전 지금까지 작업한 것을 실무 워킹 그룹의 이름으로 공개를 해서 검토를 받는 그런 과정입니다. 


-이계민 : 결국은 정부 초안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이덕환 : 그렇죠. 초안인거죠. 그리고 이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전력뿐만 아니라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를 포함해서 우리나라가 앞으로 2040년까지 에너지를 어떻게 공급을 하고 확보를 해서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에너지에 관련된 모든 계획을 담고 있는 굉장히 중요한 계획입니다.

 

-이계민 : 국가의 기본 밑바탕이 되는 계획이겠네요.

 

▲이덕환 : 이것을 ‘에기본’이라고 흔히 부르는데요. 이 에기본 밑에 지난 작년 12월 말에 발표했던 전력수급 기본계획도 이 에기본에 근거를 두고 만들었던 것이죠. 그런데 2차 에기본과는 방향이 전혀 틀어졌던 겁니다.

 

-이계민 : 이번에 발표됐던 잠정안의 내용을 우선 전반적으로 평가하신다면? 

 

▲이덕환 : 굉장히 놀랐습니다. 이게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에 관련된 최상위 기본 계획인데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2040년까지 에너지를 어떻게 확보하고 공급하고 쓸 것인가에 대한 철학을 찾아볼 수 없었어요. 7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 것인지 정말 어설픈 대선공약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이계민 : 내용에서 특징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2040년까지 에너지수급 2017년 수준으로 동결”…굉장히 놀라운 정책

 

▲이덕환 : 우선 2040년까지 우리의 신재생 발전 부분에서 비중을 25%에서 40% 정도로 확대하겠다, 이게 언론에 주로 보도가 됐어요. 어떤 의미에선 정부가 주장하는 탈원전, 재생-신재생도 아니고 재생이죠-태양광, 풍력 확대 정책과 결을 같이하는 것 같은데 속을 들여다봤더니 굉장히 놀라운 사실이 있었습니다. 2040년까지 우리의 에너지 수급을 2017년 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에요. 이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굉장히 의아스럽습니다. 에너지라는 것은 경제 활동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편익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는 것은 곧바로 경제활동을 줄이겠다는 이야기고 국민 편익을 포기하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올 해까지도 계속해서 에너지 수요가 크게 증가해온 나라입니다. 그게 곧바로 최근에도 내년 3% 이상의 성장이 지속되어왔어요. 그런 에너지 소비를 느닷없이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2030년까지는 어느 정도 성장을, 수요 증가를 놔두다가 2030년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요 감축 노력을 해서 2040년에는 2017년 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정부 임기가 끝나고 한참 후의 일인데 이걸 이 정부가 약속할 수 있는 것인지.

 

-이계민 : 소위 탈원전이라고 하는 것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것인가요?

 

전력 10% 늘려 ‘전기중심 사회’ 추구 … “ ‘脫원전’ 얘기는 한마디도 없어”

 

▲이덕환 : 궁금하기 그지없는 겁니다. 발표된 권고안에 보면 탈원전에 대한 이야기가 한 마디도 없습니다. 에너지 전체가 복잡하게 되어 있는데, 우선 신재생, 태양광 풍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이야기가 들어있어요. 전체를 동결하는 상황이니 두 배로 늘리면 무언가 줄여야 하잖아요. 가장 많이 주는 게 의외로 석유에요. 석유를 무려 27%나 줄입니다. 그리고 전력소비는 무려 10% 늘리겠다고 합니다.

에너지 믹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어떤 형태의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할 것인가. 지금은 석유와 석탄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런데 2040년이 되면 전기의 소비량이 가장 많아져요. 그러니 우리는 이제 전기 중심의 사회로 가는 것입니다. 좋죠. 전기는 편리하고 사용자한테 깨끗한 에너지입니다. 

그런데 전기를 생산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고 오염이 발생해요. 지금 탈원전 때문에 논란을 빚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거든요. 과연 우리가 석탄과 1차 에너지를 줄이고 전기 중심의 사회로 갈만큼 우리의 사회적 여건이 되어 있느냐,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느냐, 기술력을 갖추고 있느냐, 확실치 않거든요. 

 

석유 27% 줄이고, 신재생은 2.14배로 확대

 

그런데 전력 중심의 신재생을 강조하는 에너지 믹스를 만들겠다는 것이 첫 번째고, 그 다음 더 놀라운 것은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어요. 전기를 어떻게 생산하겠다 이것이 없고, 전력 믹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이야기도 없습니다. 90여 페이지에 이르는 권고안 중에서 ‘원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취약하다’는 문장이 딱 한 줄 나옵니다. 원전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도 없고 태양광을 늘리겠다는 방법론도 없고 맹목적으로 전력 중심의 사회를 만들고 신재생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리겠다, 그리고 석유를 27% 줄이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권고안을 보고 걱정스러웠던 게 우리나라가 60년대 후반부터 엄청나게 투자를 해서 석유, 중화학 산업에 투자를 했죠. 그래서 원자력 다음으로 우리가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부분이 정유 산업입니다. 정유 산업이 우리가 원유가 한 방울도 안 나오는 나라인데, 정유산업 규모는 세계 6위에요. 미국, 러시아, 일본, 독일 정도 다음에 우리가 위치합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원유를 중동에서 가지고 오는데 중동에서 일 주일이 걸려서 원유를 가져와 울산과 여천에서 정제해서 휘발유와 경유로, 원유를 사오는데 들였던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받고 수출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고 계시는데 휘발유와 경유가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잘 안 알려져 있죠. 그 소비를 27%나 수요를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석유 화학 산업을 죽이겠다는 이야기죠. 정유 산업을 죽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석유 비중 축소는 수출 중심의 기간산업인 석유화학산업 포기 

 

-이계민 : 신재생 에너지 예를 들어 풍력, 태양광 이런 것을 많이 확충한다고 되어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런 것들은 그렇게 할 능력이 있는 겁니까, 아니면 그렇게 하는 게 좋은 겁니까?

 

▲이덕환 : 우선 분명히 말씀드려야 할 것은 신재생, 신에너지라는 것은 우리가 노력하고 있는 게 없어요. 수소 에너지가 있는데 수소도 수소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지 수소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법은 전혀 노력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신재생에서 신에너지는 없는 것이고, 재생 에너지인데, 재생 에너지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태양광과 풍력밖에 없어요. 바이오를 우리가 노력을 했다가 거의 포기 상태에 있습니다. 태양광과 풍력 밖에 없는데 발전량에서 25-40%를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하겠다는 선언적인 주장이 있을 뿐입니다.

 

-이계민 : 지금은 이게 몇 퍼센트죠?

 

▲이덕환 : 6%죠. 이것을 40%까지 올리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죠. 태양광 풍력은 미래 에너지입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요. 아직은 우리가 사회 전체가 태양광 풍력에 집중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기술입니다. 가장 심각한 것이 간헐성 문제가 있어요. 하루 종일 24시간 가동되는 것도 아니고 가장 심각한 것은 우리가 필요할 때 가동할 수 있는 전원이 아닙니다. 햇빛이 비치고 바람이 불 때만 발전이 되고, 우리가 정작 전기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공급을 못해줄 수 있어요. 

전기는 아주 특이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제품과 다르게 전기는 생산하는 즉시 소비해야 합니다. 실시간으로 생산하고 소비하고, 모든 생산자와 모든 소비자가 하나의 전력망에 묶여있어야 해요. 이런 서비스, 이런 제품은 전기밖에 없습니다. 

 

양수발전과 배터리에 의존하는 ESS…고비용·환경파괴·화재위험 

 

정부 일부에서는 ESS라고 해서 에너지 저장 장치라는 것9을 굉장히 강조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저장 장치는 딱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양수발전소라고 우리가 7-8개가 있습니다. 양수 발전소는 짓는데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고 규모가 굉장히 제한적이고 자연파괴가 굉장히 심각합니다. 산꼭대기에다 거대한 댐을 만들어야하고 지하에도 거대한 댐을 만들어야 하고 산 정상에서 바로 아래로 엄청난 규모의 터널을 뚫어야 해요. 환경파괴가 엄청납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양수 발전소를 지을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두 번째가 정부가 의존하고 있는 배터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현재 배터리 기술은 우리 휴대폰에 사용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밖에 없습니다. 휴대폰 써보시면 아시겠지만 충전하고 방전하는 과정에서 열이 엄청나게 나오고, 조금만 잘못하면 폭발을 하는 화재 폭발의 위험이 굉장히 높은 불안정한 기술입니다. 그리고 수명이 길지 않아요. 

 

ESS 기술 의존하는 태양광•풍력으로 안정적 전력 수급은 어불성설

 

그러니까 태양광, 풍력 시스템에 대규모로 묶어놓으면, 지금도 올 해만해도 70여 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거든요. 이 ESS 기술에 의존해서 태양광, 풍력을 가동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ESS가 제대로 나오기 위해서는 고온초전도체라는 기술이 완성되어야 해요. 아직은 초보 수준이 아니라 물리학적으로 가능할 것인지 조차 예측할 수 없는 기술입니다. 그 고온초전도체가 나오기 전 상온 초전도체죠. 상온 초전도체가 나오기 전에는 ESS라는 기술은 보조수단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계민 :  전기를 저장하는 기술인가요?

 

▲이덕환 : 그렇죠. 그러면 태양광, 풍력의 간헐성이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되고 우리가 원할 때 발전해주지 못하는 전원은 신뢰할 수가 없죠. 반드시 백업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태양광, 풍력이 전기를 공급해주지 못할 경우에 당장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전기를 공급해줄 수 있는 다른 발전 시설이 있어야죠. 그 발전 시설이 지금은 LNG 발전소입니다. LNG 발전소를 정부에서 또는 태양광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것을 청정에너지, 친환경 에너지라고 이야기를 해요. 걱정스러운 인식입니다. 

LNG는 에너지 함량이 굉장히 낮고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이 굉장히 많은 기술이에요. 그런데 우리가 지금 2030년까지 2008년 대비 온실가스를 37% 절감을 해야 해요. 그런데 우리 지금 10여년이 지났는데 아무 준비도 안 했습니다. 특히 최근 탈원전 기조 때문에 원전을 세워놓고 LNG 발전소를 집중적으로 가동하는 바람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늘었어요. 그런데 2017년까지 37%, 거의 40%, 거의 절반을 줄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태양광, 풍력 때문에 LNG 발전소를 더 많이 건설하고 LNG 발전소를 더 많이 가동하면 우리가 미세먼지가 아니고 온실가스가 문제입니다. 

 

태양광의 간헐성 보완용 LNG발전은 온실가스문제 악화

 

이런 면에서 보면 태양광, 풍력에 우리가 집중할 여력이 없는 것입니다. 간헐성 문제를 극복할 수 없고, 태양광과 풍력이 그 자체로는 아무리 좋은 거라고 주장을 하더라도,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LNG 발전소가 반드시 필요하고, LNG 발전소를 가동하게 되면 곧바로 온실가스 배출로 연결되기 때문에 굉장히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어요.

 

-이계민 : 발전소 두 개를 함께 지어야 되는 셈이네요.

 

▲이덕환 : 그렇죠. 지금 태양광 발전에 태양광, 풍력의 문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새만금 신재생 단지입니다. 세계 최대의 규모라고 하죠. 4기가 와트, 그러니까 표준 원전 4기에 해당하는 시설 용량을 가진 신재생 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10조를 쏟아부어요. 10조를 쏟아 붓는데 20년 후에는 그걸 다 뜯어 없애겠다고 하거든요. 그리고 거기에 산업단지를 개발하겠다는 겁니다.

 

-이계민 : 20년만 쓰고 버리겠다는 건가요?

 

10조 원 쏟아 부어 20년 후에 폐기는 새만금 신재생 단지

‘원전3기 지어 60년 쓸 돈’ 으로 원전월성 1호기 정도의 전력 생산

 

▲이덕환 : 버린다는 게 새만금 신재생 단지의 계획입니다. 원래 태양광 패널의 수명은 20년 수준이에요. 중국산은 5년밖에 안 된다는 주장도 있고 잘 만들면 25년 쓸 수 있다고 보지만 평균 20년 봅니다. 어차피 20년 후면 교체해야 하는데 그러면 다 뜯어 폐기하고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새만금은 처음부터 20년 후는 뜯어 없애겠다는 전제 하에 만들어요. 그런데 여기에 10조를 쏟아 붓습니다. 

10조는 원전 3기를 지을 수 있는 돈입니다. 원전 3기를 지어놓으면 보통 3기가 와트의 전력을 생산하며 60년을 쓸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적어도 60년을 쓸 수 있는 시설을 만들 수 있는 돈을 가지고 20년 동안 4기가 와트의 시설을 갖추는데 정말 놀라운 것은 4기가 와트의 설비 용량을 갖춘 태양광, 풍력이 실제로, 실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의 양은 4기가 와트의 15%밖에 안 돼요. 그러면 0.6기가 와트입니다. 원전 한 기의 절반가량 밖에 안 돼요. 지금 폐지, 영구 정지시키겠다는 월성 1호기의 발전량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이에요. 

10조라는 엄청난 돈을 들여서 겉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단지라고 하는데 이 신재생 에너지 단지가 실제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의 양은 구형 월성 1호기 수준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게 어느 정도인가하면 6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라고 흔히 얘기합니다. 0.5내지 6기가 와트면 6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에요. 그거를 생산하기 위해 10조원을 투자하는 겁니다. 새만금 간척지의 10%를 거기에 할애를 하고. 

 

‘10만 명의 일자리 창출’은 “에너지산업에 걸맞지 않는 굉장히 잘못된 생각”

 

그런데 새만금 단지 계획에 보면 1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합니다. 60만 가구가 쓰는 전기를 생산하는데 10만 명이 가서 일을 해야 해요. 아주 단순 계산으로 하면 여섯 가구가 내는 전기 요금으로 한 명의 근로자가 연봉을 받는 거죠. 한 가구가 평균적으로 1년에 100만원 정도의 전기 요금을 냅니다. 새만금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한 해 연봉 평균이 어느 정도겠습니까. 600만원이에요. 한 달이 아니고 1년에 600만원을 받을 수는 있는 겁니다. 최대. 이게 어떻게 계획이 될 수 있습니까. 그리고 굉장히 잘못 생각하는 게 에너지 산업은 사회 기반 시설과 마찬가지입니다.

 

-이계민 : 기반 시설이죠.

 

▲이덕환 : 예를 들어 고속도로를 만들었는데 고속도로에 자동차가 운행하기 위해서 근로자들이 매일 나가서 고속도로를 쓸어야 하고, 보수를 하고, 유지 관리를 해야 한다고 하면 그건 고속도로가 아니지 않습니까. 사회 기반 시설이라는 것은 만들 적에 투자가 필요하고 노동력을 투입해서 만들어 놓고 나면 그 다음에는 최소한의 유지 관리비, 최소한의 유지 관리 인력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하죠. 그게 사회 기반 시설 SOC의 필요 충분 조건입니다.

 그런데 에너지를 생산하는 산업에 사회 기반 시설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에너지 산업에 일자리가 창출이 된다, 엄청난 규모의 일자리가 창출이 된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에너지 산업이 더 이상 사회 기반 시설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되는 거죠. 탈원전을 이야기하고 신재생을 강조하는 소위 전문가들이 에너지 산업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조차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어떻게 이런 거를 기본 계획이라고 내놓을 수 있는지 정말 용감한 사람들이라 생각했어요.

 

-이계민 : 아까 새만금 이야기가 대표적으로 안 좋은 계획이라 말씀하셨는데 새만금 뿐만이 아니라 지금 태양광 열풍이 불고 있지 않습니까.

 

태양광 확대는 “문제 많은 훌륭한 사회보장제도로 전락”

 

▲이덕환 : 현재 태양광은 아주 훌륭한 사회 보장 제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복지 제도가 됐어요. 지금 현재 제도로 하면 태양광 시설을 갖추면 정부의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을 이용해서 정말 자기 돈 하나도 안 들이고 심할 경우에는 남의 땅에라도 설치를 해놓으면 20년 동안의 수입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전력 차액제도라는 것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게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을 했다가 문제가 많다고 해서 폐지를 했다가 다시 시작하는데 독일의 예를 보더라도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태양광 사업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좋죠. 20년 동안 안정적으로 수입이 보장되고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업자들의 상당 부분이 이념적으로 편향된 집단으로 알려졌어요. 소위 진보 성향의 NGO들이 전력산업에 대한 이해도 없고 태양광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게 우리 사회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없는 거예요. 모여서 나름대로의 이념적인 성향의 주장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인데, 이 사람들이 지금 산업이나 국민 생활에 꼭 필요한 전력 수급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되는 것입니다. 전문성도 없고 책임감도 없어요.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태양광과 풍력의 소위 이해 당사자들, 스테이크 홀더들이 늘어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사람들은 태양광 시설을 한 번 만들어 놓으면 20년 동안 수입이 보장돼요. 태양광은 완성된 기술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해야 하는 기술이에요. 그러니까 태양광 패널의 효율이라든가, 안전성이라든가, 굉장히 다양한 기술이 현재 발전되고 있고, 그러니까 다시 말씀드리면 앞으로 5년 후에 생산되는 태양광 패널은 지금 것 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성능이나 품질 면에서 뛰어날 겁니다. 10년 후에는 어떤 태양광 패널이 나올지 몰라요. 

 

20년 수익보장으로 기술발전 저해하고, 폐 패널은 대책 없는 골칫거리

 

그런데 지금 현재 엄청난 규모로 시설하고 있는 현재 태양광 사업자 입장에서는 그런 새로운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사용한 태양광 패널로 교체하려면 자기가 또 엄청난 투자를 해야죠. 지금 독일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20년을 수입을 보장해줌으로 이 사람들이 태양광 기술에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이게 어마어마한 문제죠. 그 다음 또 하나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태양광 시설은 20년이 지나고 나면 어마어마한 양의 폐기물이 쏟아져 나와요. 이 폐기물을 누가 처리할 것인가가 전혀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그 책임소재를 지금 분명히 해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지금 산업부에서는 재활용 시설을 만든다고 하는데 재활용 시설을 만들 이유가 없어요. 태양광 패널에 사용하는 99%에 해당하는 유리는 그냥 강변에 가서 퍼서, 해변에서 퍼서 만드는 게 훨씬 더 값이 쌉니다. 태양광 패널의 폐기 문제를 지금 아무도 이야기 안 하고, 일부에서 거기에 중금속이 녹아나온다 이러면서 가짜 뉴스니 아니니 그러고 싸우는데, 사실은 태양광 패널 자체가 정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기가 막힌 골칫거리입니다.

 

-이계민 : 그런데 그런 문제도 정말 골칫거리고 아까 이야기하신 20년 동안 수입을 보장해준다는 것 아닙니까. 결국은 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해주는 것 밖에는.

 

원가절감 노력 불가능한 태양광 ‘소비자 전기요금 인상 압박만 가중시켜’

 

▲이덕환 : 전기 요금으로 지원하는 거죠. 전기 요금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원전이나 석탄 화력이나 그런 것들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해서 원가가 내려가요. 그렇게 해서 원가 감소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태양광은 비용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지금부터 20년 동안은 약속을 해줘버렸어요. 20년 동안은 전기 요금이 내려갈 가능성이 없는데 그 대신에 태양광 때문에 원전을 세워야(중단)하고 LNG를 가동해야하고 그러면서 부대비용이 더 들어가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태양광 업자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 받는데,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요금 인상 압박을 받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일단 태양광 산업을 시작한 사람은 신기술을 원치 않아요. 그러니까 기술 개발이 멈춰버립니다. 지금 것도 전기 잘 생산하는데 뭘 더 좋은 것을 하느냐, 이렇게 되는 거죠.

 

-이계민 : 그러면 그 이후에는, 20년이 지나고는 어떻게 합니까.

 

▲이덕환 : 시설 자체는 폐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태양광 패널 자체도 폐기를 해야 하고 거기서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알루미늄이나 철골로 되어 있는 지지대, 그 부분은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규모의 경제’ 포기하고, ‘오염과 소비의 분리’ 못하는 고비용의 ‘분산형 전원’ 정책

 

그리고 또 하나 말씀드려야 할 것이 몇 년 전에 원전을 영남 지방 원전을 완공하고 송전탑을 가지고 논란이 벌어졌던 일이 있습니다. 밀양 송전탑 사태라고 있었죠. 그 때 어떻게 돼서 우리 전문가들이 잘못된 아이디어를 내놓았어요. 송전탑이 문제니 발전소를 도시 근방으로 끌고 오자, 그걸 분산형 전원이라고 그럽니다. 우리 사회의 수준이 이거밖에 안 되는가, 그게 지금 8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에도 아주 강력하게 분산형 전원 정책이 들어가 있고요, 3차 에너지 기본 계획 권고안에도 분산형 전원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여러 차례 나옵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상식 밖의 이야기에요. 있을 수가 없는 얘기입니다. 전기를 공짜로 생산할 수 없는 거는 알죠. 원전처럼 상당히 심각한 위험을 감수하거나, 그래서 그것을 그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엄청난 기술 투자를 하거나, 아니면 석탄이나 석유처럼 LNG처럼 상당한 오염을 감수하거나, 오염이나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비용도 굉장히 많이 듭니다. 

전기를 쓰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규모의 경제에요. 발전소를 작은 것으로 여러 개를 만들면 관리가 어려워지고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소위 Eonomy of Sclae이 꼭 필요한 겁니다. 그러니까 대규모 발전소를 만들어서 원가를 절감해야지 소비자가 혜택을 봅니다. 이걸 다른 이유 때문에 분산을 시켜놓으면 어쩔 수 없이 효율이 떨어지고 그 부담은 소비자한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 분산형이라는 것은 규모의 경제를 포기하는 노릇입니다.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두 번째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며 발전소를 대형으로 만들면 어떤 장점이 있냐면, 그 발전소를 소비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 인구 밀집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할 수 있어요. 그러면 이건 또 경제학에서 쓰는지 모르겠는데 오염과 소비의 분리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대형 시설을 지어 거기서 어느 정도의 오염을 발생시키면 그 때 오염 해소 비용은 굉장히 적습니다.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런 정도의 비용으로 해결이 되는 거죠. 

 

그런데 분산형은 이걸 대도시 근방으로 끌고 들어옵니다. 그러면 아까 규모의 경제를 포기하는 것과 동시에 오염과 소비의 분리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면 오염 해소에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야 해요. 이건 아까 규모의 경제를 포기하기 때문에 효율이 낮아져서 부담이 늘어나고 오염해소의 비용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또 부담이 늘어나는 겁니다. 

 

태양광, 2030년이면 사업자 수만 명에 달하는 대표적 ‘저밀도 전력생산 기술’

 

태양광이 정확히 그런 것이죠. 태양광은 기본적으로 저밀도 전력 생산 기술입니다. 그러니까 대도시 근방에 못하고 전국에 깔아야 해요. 그걸 송전망으로 연결시켜야 합니다. 지금은 한전의 경우 원전이 24개에요. 한수원이라는 회사의 사장 한 명만 관리를 하면 그 사람이 책임을 지면 원전 24기가 돌아갑니다. 태양광은 하나하나가 다 독립된 사업자예요. 그리고 이 사람들이 전문성도 업어요. 사회적 책임감도 없어요. 2030년이 되면 태양광 사업자가 수 만 명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 만 명을 한전이 관리해야 합니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분산형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굉장히 위험한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위험한 굉장히 위험한 기술인데, 이게 지금 에기본도 그렇고 전력 수급 계획에서도 그렇고 아주 중요한 정책이 돼버렸어요.

 

-이계민 : 지금 잠정안이라고, 권고안이라고 나온 것 자체가 이렇게 문제가 많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스케줄은 어떻게 되는지, 국가 정책을 확정하는 과정은 어떻게 될까요.

 

“권고안 수정으론 부족, 새 워킹그룹으로 에너지기본계획 다시 만들어야”

 

▲이덕환 : 제 제안은 이렇습니다. 산업부장관도 바뀌었고, 이 분은 산업부에 있으면서 에너지 분야도 담당을 했던 분으로 알고 있어요. 전임 장관보다는 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확실할 겁니다 이 분이 팀을 새로 짜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새로 만들어야 됩니다. 전혀 문제가 안 되는 것이 이미 2차 에너지 기본 계획이 가고 있습니다. 그게 2035년까지의 계획이 돼있어요. 5년마다 바꾸기로 했으니까 5년마다 바꾸는 것은 노력을 해야 되겠지만, 이미 다 늦어졌는데 이렇게 성급하게 만들어서 에너지 정책을 망치는 것보다는 오히려 한 1년 쯤 늦추고 제대로 된 전문가로 워킹그룹을 만들어 에너지 믹스를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발전의 믹스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의 수요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거에 대해서 종합적인, 통찰력이 담긴 기본 계획을 새로 만들어야 됩니다. 지금 이 권고안은 제가 보기에는 이걸 개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이계민 : 이번 권고안을 수정하거나, 보완해서 될 일은 아니라는 말씀이신가요.

 

▲이덕환 : 바닥부터 뜯어 고쳐야 하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됩니다.

 

-이계민 :오늘 이 정도로 끝내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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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1월28일 13시45분
  • 최종수정 2018년11월28일 15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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