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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마이너스(三災)시대… ‘투자 위축, 수출 감소, 자본유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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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1월14일 11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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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돈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녹화일자:2018.11.12.>

 

11월 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 통계를 보면 153억 달러로 사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4.8%가 나왔습니다. 수출이 마이너스로 간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그동안 침몰하고 있는 것을 말 합니다. 표에서 보시겠지만 수출 증가율은 금년 초부터 꾸준히 떨어져서 작년에 전년대비 15.7% 증가했던 것이 지금은 마이너스 4.8%까지 떨어졌습니다. 물론 이번 11월 달에 조업일수가 조금 적었어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반나절 정도 줄어들었는데, 그 반나절을 감안해도 11월 달 수출 증가율은 1.1% 증가에 그치거든요.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총수출은 11월 달, 12월 달을 기준해서 거의 증가가 멈추고 마이너스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림.1] 월별 수출증가율(전년동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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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나라 수출이 그나마 작년 이후로 성과가 좋았던 것은 반도체 때문이거든요. 전체 약 5,000억 달러 조금 넘는 수출액 중에서 반도체가 20%를 차지하는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작년만 해도 67% 증가했었거든요. 이게 지금 계속 떨어져서 다음의 표에서도 보시다시피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10월 달 현재 20% 대로 추락했어요. 그러니까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1/5이고, 나머지 4/5는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인데 지금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이미 마이너스 5%입니다. 밸런스가 어떻게 되냐면 반도체 쪽에서 20% 증가하고 그 다음 반도체를 제외한 부분이 마이너스 5%를 증가해서 평균하니 거의 수출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거든요.

 

[그림2] 반도체 수출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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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반도체 이외 수출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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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도 줄어드는 양상 … 내년 경제성장률 “최악의 경우 2%도 무너질 위험”

 

그러면 반도체 전망이 어떤가? 반도체 수출 전망이 지금 굉장히 어둡다고 전문가들이 말씀을 많이 하고 계세요. 왜냐하면 처음에는 PC형 반도체 수요가 많이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최근 3-4년 사이에는, 특히 휴대폰 쪽에서 대용량 서버 쪽의 메모리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면서 이번 반도체 특수가 왔었던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대용량 서버가 거의 수요가 정체가 됐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금리 올라가고, 내년도 세계 경제가 안 좋다고 다들 전망을 하니까 소위 대형 SNS 업체들, 또는 아마존이라든지 페이스 북이라든지 대용량 서버를 필요로 하는 기업체들이 투자를 상당 부분 줄인다는 이야기죠. 따라서 반도체가 내년도 금리인상, 세계경제 둔화로 인해서 대용량 서버에 대한 수요가 줄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제로에 가까울 거예요. 만약에 제로로 떨어진다고 하면 반도체 수출 제로에다가 반도체를 제외한 부분의 수출 증가율이 이미 –5% 대로 떨어졌으니 그것을 감안하면 수출 증가율은 내년 거의 확실히 마이너스로 들어간다고 봅니다.
 만약 한번  마이너스로 들어가면 플러스로 다시 국면전환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것입니다. 그러면 지난 2년 동안 우리 경제를 견인해온 쪽이 수출이었는데, 수출이 플러스 요인이 아니라 마이너스로 요인으로 간다고 하면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2.5%는커녕 일부 외국기관이 전망하는 대로 2.3%, 어쩌면 최악의 경우 2.0%도 무너질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온다는 것이죠.

 

정부의 반(反)기업정책에 ‘미중 무역 분쟁, 세계경제 둔화’ 겹치면 ‘三災’ 못 면해

 

그러면 수출 증가율이 감소로 전환되는 것이 왜 우리 경제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느냐 하면, 지금 벌써 설비 투자가 8-9개월 째 마이너스이지 않습니까. 이 설비투자 마이너스 상태가 12개월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6-7개월 연속 설비투자가 마이너스가 된 것이 문재인 정부 각종 반기업적인 정책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끊는 부분이 하나 있고, 또 세계경기가 안 좋은 부분도 있고, 미중간의 무역 분쟁도 있고, 그래서 복합적으로 투자가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 추세는 12개월 이상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 아마 금융 위기 이후의 최장기간 연속 설비투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셈입니다.

 

어쨌든 지금 8-9개월째 설비 투자가 전년 동기대비로 마이너스로 가지 않았습니까. 거기다가 만약 수출이 마이너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고 하면,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 특히 외국 투자가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치명적으로 흔들리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5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0조 원에 달하는 외국 자금들이 움직일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설비 투자의 장기 부진, 그리고 수출 마이너스로 장기 부진, 그래서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회수로 국내에서 자금유출이 된다고 하면 ‘트리플 마이너스’ , 즉 3재(三災) 아니냐. 세 가지 악재(惡材)가 아니냐고 볼 수 있지요.

 

외자 이탈하면 ‘환율 불안→금융 불안→실물 위기’로 ‘퍼펙트 스톰’ 직면

 

 그런 관점에서 단순히 성장률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한국 경제가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감으로 해서 환율이 불안해지고, 금융 시장이 불안해지고 그러면서 실물과 금융이 동시에 불안해지는 소위 ‘퍼펙트 스톰’이 올 가능성이 한 층 더 커졌다는 것이죠.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만 해도 사실 실물경제는 괜찮았어요. 반도체라든지, 자동차 부품이라든지 괜찮았어요. 1997년도 위기는 금융 위기이기 때문에, 즉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금리가 올라가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이었거든요. 또 2008년은 금융 위기가 주도된 것이기는 하지만 97년 위기보다는 금융 위기의 폭은 조금 작았고, 또 한편으론 2008년도는 실물 위기가 상당히 많이 가미가 됐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세계 경제의 충격이 오니까 물동량이 줄면서 조선, 철강 쪽에서 굉장히 큰 수요 감소가 일어나 경제위기를 겪은 것이지요.

 

 그런데 만약 이번에 ‘설비투자 위축, 수출 부진, 자본유출’이 되면서 한국 경제가 흔들린다고 하면, 이것은 97년 또는 2008년 위기 못지않은 그런 충격을 가져올 가능성이 큽니다. 때문에 정부 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각별한 대비를 하고 수출 부진이 지속화되지 않도록 조치를 해주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봅니다.그래서  3재, 즉 설비투자의 장기부진, 그리고 수출의 장기부진, 그에 따른 외국인 자본의 해외 유출이 동시에 일어난다고 했을 때는 겉잡을 수없이 한국 사회가 경제 사회적으로 혼란해지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는 것이죠.

‘정부는 수출부진 위기감 전혀 없어’…일본 엔화 약세 지속되면 한국상품 가격경쟁력 약화

 

그런데 정부는 지금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서 1년 반 정도가 지났는데, 수출 부진에 대해서 전혀 아직도 위기를 못 느끼고 있어요. ‘매월 500억 달러 이상 수출이 몇 개월 연속이다’라든가 ‘수출이 계속해서 증가하기를 몇 년 째 했다’든가,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 구미라든지 울산, 창원이라든지 대한민국 과거 수출의 핵심 거점이었던 그런 쪽에서,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을 정부는 너무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박근혜 정부 출범하고 2013년, 2014년 동안 계속해서 정부가 주장한 것이 수출 400억 달러가 몇 달 연속이다, 사상 최대 수출이다 하고는 2015년, 2016년 수출이 28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한국 실물 경제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래서 정부가 수출 감소에 대한 위기의식을 조금 심각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언급했지만 미국이 12월 달에 금리 올릴 것이고, 내년에도 최소한 서너 차례 금리를 올릴 것 아니겠습니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미국 경제도 타격을 입고, 세계 경제도 타격을 입을 것이고,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 중국의 수출이 상당히 위축될 것이고, 중국 수출이 위축되면 우리도 수출이 위축되는 그런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또 미중간의 무역긴장이 정말 예측을 못하는 그런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손을 잡는 듯하더니, 끝나자마자 중국 물건에 대해서 반덤핑 규제 카드를 꺼냈단 말이죠. 물론 미중이 계속해서 협상은 하겠지만, 이 협상이라는 것이 쉽게 매듭지어지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에, 미중 무역 긴장은 계속 간다고 봐야합니다.

 

 그 다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고(高)달러가 된다는 말입니다. 달러 값이 올라가면 반드시 엔화가 약세가 돼요. 엔화가 약세가 되면 우리가 수출하는 품목에 있어서 가격경쟁력이 상당히 손상이 오지 않습니까. 또 고금리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둔화, 미중 분쟁으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 거기다가 만에 하나 북미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된다고 하면 한국 경제는 그동안 2017년, 2018년에 누렸던 상당히 안정적인 성장 자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죠.

 

 그런 면에서 정부는 경기 침체에 대해서 심각한 생각을 하고 대책을 마련해주는 것이 저는 시급하다, 정부가 수출에 대해서 너무 안이한 생각을 하는 것을 우리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무엇보다도 정부 당국에서 수출 부진에 대한 위험성,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표정이라도 보여주시길 바라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단기적으로 수출 부진으로 인해서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하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생기고 있거든요. 특히 구미, 창원, 광주, 울산, 거제 이쪽은 수출 부진으로 인해서, 그동안도 많은 해고자가 나왔지만 앞으로도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내년에는 최저임금이 10.9% 인상 적용이 된다고 하면, 그 효과는 정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수가 있다, 따라서 수출의 큰 타격을 입는 중소 중견 기업에 대한 단기적인 긴급 처방이 나와 줘야 된다, 그래서 자금융통 뿐만이 아니고 다각적인 차원에서 정부의 보완 대책이 만들어져야합니다.

 

중소 중견기업 단기대책과 함께 ‘미래먹거리 산업’에 대한 장기 전략도 세워야

 

 그런 단기 대책과 함께 중장기 대책으로 한 쪽으로는 차세대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그런 부분, 즉 정부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차세대 선도 여덟 개 산업이 있지 않습니까, A, B, C, D, E, F, F, F. 자동차(automobile), 바이오(bio), 스마트 시티(city), 드론(drone), 에너지(energy), 파이낸셜(financial), 스마트 팩토리(Factory), 스마트 팜(Farm)이죠.  정부가 이야기하는 핵심 선도 산업 여덟 개도 우리가 꾸준히 지원을 해야 되겠지만 기존 굴뚝 산업, 즉 기존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 또는 전자나 패널, 이런 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중장기 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설비도 최신 설비로 바꿔줘야 되고, 그 다음 그 설비로 운영할 수 있는 인력적인 수급 내지는 교육도 따라가 줘야 되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꾸준히 올려줄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에 정부가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이죠.

 

의사들은 몇 년에 한 번씩 반드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그 교육을 통해서 새로운 기술, 새로운 의료 시술들을 반드시 의사가 습득하도록 하지 않습니까. 우리 근로자들도 노동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 아주 정기적으로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기술 교육,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현장 교육 같은 것들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전통산업도 내팽겨 칠 게 아니라 ‘노동생산성 높여’ 경쟁력 강화해야

 

저는 그런 관점에서 전통 산업이라고 경쟁력을 잃었다고 내팽겨 칠 것이 아니라 그 쪽의 새로운 시설, 새로운 기술, 그리고 노동 생산력을 올릴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정부가 체계적으로 마련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노조의 소득을 보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노동력의 기술력과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쪽으로도 정부가 같이 노력을 해줘야 된다, 그런 관점에서 새로운 첨단 산업, 그리고 우리가 이야기하는 AI 산업이나 이런 미래지향적인 산업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통수출중소 중견기업의 경쟁력을 중장기적으로 살릴 수 있는 5개년. 10개년 계획들이 꾸준히 나와 줘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첫 째, 정부가 수출부진을 아주 심각하게 생각해주시고, 둘 째, 단기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선도 산업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 전통 산업의 경쟁력을 올릴 수 있게, 특히 노동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교육, 설비, 기술 쪽에서 정부가 더 많은 자원과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줘야만 합니다. 금년 내내 수출 증가율이 떨어져서 마이너스로 들어온 이 추세를 가만 놔두면 정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서 이런 부분의 심각성을 정부가 인식해줘야 된다고 봅니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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