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어떻게 해야하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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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멘토 김광두 "금리인하 = 자본도피는 기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판호 이호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로 통하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자본 도피를 우려하기보다는 경상수지와 환율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미래연구원은 17일 '금리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회는 김 원장이 맡았으며 현정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동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현재 경기 및 금리 정책에 영향을 주는 요소,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해 의논했다.
먼저 현 부의장은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경기 순환 측면에서 극심한 침체는 아니지만 회복할 수 있는 호황이라 말하기도 어려운 상태다"며 "더 큰 문제는 가계부채가 쌓이고 기업들의 수익성이 나쁠 뿐만 아니라 몇몇은 아주 어려운 상황에 있는, 순환 측면과 경제 구조적 문제가 겹쳐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리 인하가 야기할 수 있는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해 현 부의장은 "자본 도피나 경상수지, 금리와 관련해 금리 자체보다도 경상수지와 환율에 무게를 높게 줘야 한다"며 "금리 정책과 자본 유출을 함께하는 것은 너무 많은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13개월 사이 우리나라보다 미국 국채금리가 훨씬 많이 올랐기 때문에 엄청난 유출이 있어야 함에도 외국 자본이 들어온 것을 보면, 금리차가 있더라도 유출 가능성을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참석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며 "캐피털 플라이트(capital flight) 염려는 과도한 기우며, 경상수지와 환율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견해를 모았다.
과거 한은의 금리 정책에 대해 현 부의장은 "2011년 2012년 사이에 (한은이) 확실히 소극적으로 움직였다"며 "통화정책에 대해 실기한 면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또한 통화정책이 내수에 미친 영향에 대해 "그동안 한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자신이 없는 측면이 있었다"며 "소비나 투자를 진작시키지 못하며 부작용만 나타나는 그런 생각이 아닌가 싶다"라며 토론자들의 의견을 종합했다.
남 교수는 앞으로 기준금리에 대해 "노동시장과 서비스업 모두 양극화와 비효율성이 높은데 이것을 금리에 의존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다"며 기준금리의 변화를 상당기간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금리 인하론을 주장했다. 그는 "노동시장 경직성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금리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맞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탕이 필요하다"며 "형편이 나아져야 구조적 문제의 개혁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현 부의장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금리 자체보다는 시그널(signal)이 시장에 통하는 풍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인상 등 이와 같은 시그널 주지 않으려고 하면서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지켜보고 그러는 사이 한국은행이 시그널을 주는 기능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bp라는 제한적인 정책수단의 효과를 기다리기보다는 경제 주체에 정책적 함의를 주는데 금통위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해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기다리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자세"라고 꼬집으며 경제전문가들의 행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은이 금통위 이후 내놓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향후 정책방향 관련 문구를 언급한 후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인가"라며 모호함을 지적했고, 김 원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라고 거들기도 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한 한은과 민간부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한은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 내지 못했음을 정면으로 지적한 셈이다.
phlee@yna.co.kr,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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