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은 비핵화를 가져올 것인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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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5월19일 21시22분
  • 최종수정 2018년05월19일 21시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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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자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행정전문대학원장

◈ 일시 

   ▲2018.5.15. 오전 7시, 장충동 서울클럽

 

북한 관료들, ‘지금이 어떤 시점인가?’ 판단에 우리보다 훨씬 탁월

 

저는 북한을 한 14번 정도 가봤습니다. 한번은 정부 국정원에 있을 때 협상 대표 단장을 해서 협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매카니즘도 좀 이해를 합니다. 

한국은 5년마다 나라가 뒤집어지는데 반해서 북한은 한 2만 여명의 관료는 한 자리에 큰 과오가 없으면 30년을 합니다. 연속성·지속성·역사성이 우리를 압도하죠. 또 북한 관료들은 이 시점이 간조기인지 만조기인지를 파악하는 데 우리보다 훨씬 탁월합니다. 이게 썰물 시점인지 밀물 시점인지. 

북한 외교가 항상 충돌과 대결국면만 가지는 않습니다. 충돌과 대화·협조가 사이클을 그리면서 가는 거죠. 

작년 11월 29일이 간조기에서 만조기로 가는, 밀물에서 썰물로 들어서는 하나의 국면입니다. 유엔 2397호의 제재 중에 가장 핵심은 역시 대북 석유 수출 제한이죠. 이게 ‘터닝포인트’가 되는 계기입니다. 그래서 김정은 입장에서는 관료들이 올라온 보고서에 따라서 정세 변화에 대응하자라는 겁니다.  무역의 37%가 줄어드는데 견딜 수가 없겠죠. 

1987년 기억나시죠. 김현희 KAL기 폭파 사건이 있었고요, 88년 서울 올림픽에 불참을 하죠. 당시 조직지도부 내각에서 보고서를 올립니다. 

“우리도 서울올림픽과 같은 뭐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래서 1989년에 세계 청년학생 축전이라는 것을 개최를 합니다. 유니버시아드대회. 60개국에서 젊은이들이 왔고, 5억 달러를 투자합니다. 5년간 아주 허리띠 졸라매느라고 죽을 뻔했죠. 그래서 당시 그것을 기획했던 실무자가 문책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다시는 이런 쓸데없는 행사 같은 거 하지마라.

 이번에도 같은 맥락이지요. “마침 남측에서 삼수(三修)해서 무슨 겨울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하는데, 거기에 숟가락 얹으면 되지. 왜 독자적으로 행동을 하느냐?”

정세를 전환시키는 데 있어서 북한의 탁월한 하나의 테크놀로지죠. 방향을 바꿀 때는 역시 ‘스마일 외교’, ‘립스틱 외교’를 합니다. 이거는 국제정치에서 공식적으로 쓰는 단어입니다.  가장 한국은 감성적인(emotional) 측면이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 스마일, 립스틱 외교(diplomacy)를 하면 되죠. 

 

“지금은 만조기(滿潮期)로 유화국면 조성 시점” 결론 

 

 얼마나 제재의 효과가 있었는지에 관해서 최근에 북한 문헌들이 슬슬 나오기 시작하죠.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는 얘기가 공식적으로 문서에 나올 정도입니다. 아무리 궁정경제가 화려해도 돈이 없는 이 상황은 한계가 있는 거죠. 누구도 트럼프의 압박에서 이 정세가 바뀌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지난 3월 5일 남쪽의 특사단이 북한 김정은을 만납니다. 여섯 개항을 받아 적어 오는데, 5번 항은 좀 받아오지 말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5.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하였음. 이와 함께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하였음”

이것은 북한하고 협상할 때마다 저희가 협상장에서 매일 듣는 얘기거든요. ‘미 제국주의용이지 남조선용이 아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걸 왜 적어 와서 발표하는지 조금 이해가 안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어요. 김정은이 3주동안 안보였다고 언론에서 기겁을 하죠. 그러다 갑자기 베이징역에 나타납니다. 

 북과 중이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보면, 옛날 얘기를 많이 합니다. 지난 3월에도 이런 얘기가 오갔어요.

“1983년에 너희 아버지가 북경에 왔는데 6월 그날 영상 31도였다. 그런데 우리 아버지가 나가서 니네 아버지 안내하고 고궁까지 안내했다. 너 그런 것거 잊어버리면 안 돼.”

 이 얘기가 의미하는 바는, 이거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타임스케쥴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이랬고, 현재는 이랬는데, 미래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라는 얘기죠. 중국 CCTV를 몇 번 돌려서 보니까, 김정은 의전은 세계 정상급 외교 10명이와도 이런 의전은 못할 것이라 생각될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의전이었죠. 

이런 중국의 근본적인 정책은 ‘Two Korea policy in Korean peninsula’, 즉 ‘한반도에 두 개의 한국 정책’의 일환입니다. 

김정은도 화답을 하죠. 우리가 안 쓰는‘재부(財富)’란 말을 써서 조중(朝中)관계는 소중한 ‘재산’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지난 5월초에 김정은이 갑자기 또 없어졌습니다. 어디 갔나 보니까 비행기 타는 연습 한번 해 보려고 중국을 간 것 같습니다. 역시 최고의 의전을 받았고요. 나는 이것을 언론에 나가서 ‘여행자보험 생명보험 두 개 다 들었다’라는 표현으로 비유했습니다. 미국을 혼자 상대하기는 버겁죠. 김정은이 취임 만 6년, 7년차에 북경을 갔습니다. 내부 문건에 보면 중국이 자기를 초청하지 않는 데 대해서 굉장한 불쾌감을 가지고 있었죠. 자기도 아버지처럼 가서 회담 하고 3대가 북중관계의 상징을 보여줘야 하는데 초청을 안했죠.

 김정은의 발언에 보면 ‘네가 초청을 하는지 안하는지 한번 보자’라는 표현도 나올 정도입니다. 핵과 미사일로 G2 국가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을 한번 보여준 것이지요. 

 내가 택시를 타면 그런 김정은의 개인능력에 관해서 자꾸 택시기사들이 물어요.

“교수님 김정은 똑똑하죠?”

사실 우리는 백세시대를 사니까 자꾸 나이로 사람을 표현하죠. 그런데 제발 좀 ‘나이어린 지도자’라는 말 쓰지 말라그랬죠. 그런데 사실 그때는 ‘쟤가 얼마나 하겠어, 1년 안에 가겠지’ 이런 정도의 생각이었거든요. 그러나 호랑이 새끼는 호랑이라는 거죠. 

 

‘호랑이 새끼도 호랑이는 호랑이’…남북관계 앞으로 3년 반 동안  일사천리 예상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판문점 선언을 남겼습니다. 금년부터 3년 반 동안 문재인 정부와는 하여튼 남북관계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갈 겁니다. 많은 교류 협력이 앞으로 3년 반동안 있을 예정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인 H자형 3대 벨트 구축도 있고요, 

다만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여러분이 세금을 더 낼 각오는 조금 하셔야합니다. 결국은 돈 문제로 귀착이 돼죠.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로 경수로 15억 달러 중에 한국이 11억달러 정도를 부담했습니다. 미국사람들이 왜 돈을 내겠어요? 

 결국은 한국이 돈을 내는 거죠. 일본을 왜 저렇게 아웃시키고, 왕따 시키는지 아세요? 북한의 계산은 돈에 있습니다. 가네마루 신(金丸 信)이 91년도에 평양에 가서 김일성과 회담할 때 60억 달러를 얘기하니까 김일성이 90억 달러를 내놓으라고 합니다.  배상금 겸 차관으로. 하여튼 일본을 왕따 시키는 것은 결국은 돈의 문제가 깔려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미북정상회담이 예정돼있는 6.12 회담을 짚어보겠습니다. 뉴욕타임즈는 ‘돌발성(abrupt)’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갑자기 예!(Yes)를 했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죠. 

세계 정상회담의 족보가 있습니다. 성공한 정상회담도 있고 실패한 정상회담도 있죠. 가장 성공한 것은 닉슨-마오의 1972년 회담이고요. 레이건-고르바쵸프 회담도 그런대로 갔고요. 케네디-흐루시쵸프 회담은 저희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패건 성공이건 트럼프-김 미팅은 세계정상회담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겁니다. 이 정상회담이 갖는 문제가 있습니다. 탑 다운(top-down)이기 때문에 문제를 한방에 해결하는 좋은 장점이 있지만 실패했을 경우는 대응할 외교적 카드가 없습니다. 케네디는 흐루시초프와의 회담에서 굉장히 ‘모멸감’, ‘자존심’이 상했고, 그것 때문에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무력사용도 불사하겠다 라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정상회담이 갖는 양날의 칼이 있는 거죠. 실패했을 경우에 그 개인적인 반감이 간단치 않습니다. 

아마도 정상회담에서는 이렇게 앉을 겁니다. 므누신이 앉고, 볼턴이 앉는다는 것은 제재와 보상이 같이 논의된다는 얘기겠죠. 평양 입장에서는 므누신이 와달라는 거죠. 그래서 제재완화가 되는 거죠. 

 

6.12 미북정상회담의 3가지 쟁점…사찰과 검증, 북의 고해성사, 단계적 동시적폐기와 보상

 

이제 정상회담의 쟁점들을 살펴보지요. 저는 3대 쟁점으로 봅니다.

 첫 번째가 ‘inspection and monitoring’(사찰과 검증)이죠. 평양에 열 댓 번 가서 느낀 점은 제가 8월 31일 평양을 출발해서 신의주를 가보려고 했더니 청천강 살수대첩, 강감찬 장군 그 강을 건너자마자 오후 다섯 시쯤 돼서 산 그림자가 지는데. 우리 지리산은 동네 뒷산이구나 하는 생각을 느꼈습니다. 80%가 산악지대인데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지형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왜 지형을 얘기 하냐면 confession(북한의 고해성사) 없이는 사찰과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저는 백두산을 평양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봤는데, 개마고원 쪽 지나간다고 그래서 밑에 이렇게 내려다보는데 “아... 이거 간단치 않은 지형이구나!”를 직감했습니다. 그 얘기는 ‘hide and search’(숨기고 찾기) ‘쥐잡기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사찰과 검증에서 본인들의 고백 없이 이것을 완성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게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적 동시적(phased and simultaneous)폐기와 보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걸 문장으로 과연 표시할 수 있을까요?  문장으로 만드는 것은 굉장히 한계가 있다고 보고요. 

세 번째는 일정표입니다. 타임라인을 과연 얼마나 정확하게 집어넣을지, 그게 들어간다면  6.12정상회담은 일단 성공한 정상회담으로 가겠죠. 그런데 여태까지 북한이 타임라인을 넣은 적이 없습니다. 9.19 공동성명 네 차례, 남북 간의 정상회담… 등에서도요. 공산주의는 타임라인을 절대 집어넣지 않는다는 게 제 소신이거든요. 이게 미국과 북한 간의 참 어려운 과제이지요.

 

핵 폐기 모델, 종래와 다른 ‘평양 방식’나올 것으로 예상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도 쉬운 게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예측을 조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뉴욕타임즈에 지난 4월 아마 3일인가 그런데 이런 기사가 나왔어요. “무슨 책을 열심히 읽고 있나 봤더니 ‘거래의 기술’을  김정은이 밤마다 열심히 읽고 있다.”는 것이에요. 

핵 폐기와 관련한 모델이 여러 가지가 있죠. 언론에서 많이 나온 대로 이란, 리비아, 우크라이나, 남아공, 또 카자흐스탄 모델까지 나오고 있죠. 모두 ‘선 비핵화 후 보상 방식’이죠. 북한은 병기를 내놓는 보상이고요. 

저는 어떤 방식도 아닌 평양 방식이 나올 거라고 봅니다. 평양 방식. 우리는 북한이 내보내는 문장을 그대로 안 읽고 자꾸 자기 주관을 넣어서 이해합니다. 그냥 북한 문장을 읽어보면 세계적인 핵군축입니다. 그런데 이번 핵실험장 폐기이벤트도 그렇지요. 전문가들 안들여 보내죠. 언론만 오라고 하죠. 이게 전문가들 오면 자꾸 질문하고 사진 찍고 복잡하죠. 언론은 질문할 시간이 없습니다. 빨리 리포트해야 하기 때문에. 받아 적기 바쁘죠. 운전면허 땄는데 운전면허 시험장 인제 없애도 되겠죠. 

그리고 이건 현재 과거 미래 핵에서 ‘미래 핵’이기 때문에 이미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실험장 폐쇄는 쉽지요. 참 이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미국 CNN 조사는 “북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53%가 approve(찬성), 37%가 disapprove(반대)로 나옵니다. 그런데 전문가 조사를 가니까 80대 20으로 바뀝니다. 그 얘기는 한번이라도 북한과 협상을 해보면, 어렵다라는 것을 절감을 하죠. 1972년도에 제가 중학생이었는데, 선생님이 남으래요. 오늘 중대방송 다 듣고가야 한다고. 그러더니 갑자기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나와서 ‘남과 북은.. ’ 하고 7.4공동성명을 발표합니다. 그때 어린 마음에 ‘아, 통일이 되나보다’ 그랬던 충격이 있었던 것 같아요. 2008년에 CNN을 불러서 냉각탑 폭파할 때도 안하던 행동을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그것도 또 3개월 만에 별게 아니더라고요. “풍계리?... ”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는 북(北)의  ‘사석(捨石)작전’ 

 

저는 조선일보에 ‘사석(捨石)작전’ 이라고 그랬습니다. 버리는 돌이죠. 왜 북한은 이걸 할까? 제재완화를 안 할 수 없게 만드는거죠. ‘이걸 했는데도 미국이 제재완화를 안한다?’ 이거는 협상할 의욕이 없다는 거죠. 볼턴, 폼페이오가 아무리 큰 소리를 쳐도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서 미국이 보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거는 제재 완화로 간다는 얘기죠. 북한이 카드를 쓰는 이유죠. 김정은이 북경 가서 한 얘기가 있습니다. 한미 양국의 ‘선 조치’하에 평화를 위한 단계적이고 동시적 조치를 한다. 이 단어는 금과옥조입니다. 9.19 공동성명에도 여러 차례 나왔고요. 

 

북미정상회담의 3가지 시나리오, 최상·그럭저럭 버티기·최악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어떻게 될 것인가?’ 세가지 시나리오로 갑니다. 

첫 번째는최상의 시나리오(The best scenario). 좋은 합의 착한 이행입니다 한마디로 2018년도 노벨평화상 트럼프 김정은 문재인. 25년 북핵 종지부의 공로입니다. 진정성 있는 비핵화를 하겠다 라는 거죠. 최소한 2018년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50%가 진행되고 2020년 11월 대선에서 90%가 완료되는. 제재완화, 종전선언, 평화협정,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까지 가는 거죠. 일사천리입니다. 우리가 바라고 또 국제사회가 바라는 시나리오입니다. 이대로 되기를 바라죠.

 다음은 그럭저럭 버티기(The muddle through scenario)시나리오입니다. 우리말로 표현하니까 명사가 부각이 안돼서 영어 숙어 ‘muddle through’ 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이는 우선 양측이 합의를 합니다. 싱가포르에서 사진을 찍죠, 그리고 멋지게 헤어집니다. 이제 드디어 첫 단계가 IAEA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들어갑니다. 제가 아까 사찰단을 자꾸 강조하는 이유가 평양에 갈 때마다 하여튼 반미를 얘기하는데, 이 서양사람들이 사찰 검증하러 다닌다고 북한 전역을 돌아다니는 것을 평양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70년 국가의 하나의 기조를 어떻게 접점을 맺을까요. 사찰과 검증이 벽에 부딪힐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정원과 미국 CIA가 갖고 있는 정보와 북한이 내놓는 카드가 어느 정도 맞지가 않는 거죠. 그래서 좋은 합의 악한 이행이라고 제가 그냥 표현을 했습니다. 과거 현재 핵무기. 현재 플루토늄 농축을 하는 물질도 좀 보여주겠죠. 그러나 과거의 핵무기, 테네시로 핵무기를 가지고 오게 하겠다라고 볼튼이 얘기를 했죠. 20개인지 40개인지 100개인지 알아야지, 개수를 알아야지 정확하게 가져갈 양이 정해지지요. 미국 정보당국의 능력을 믿으니까 가져간다고 보고요. 포괄적인 합의문은 없는 합의문보다 더 못하죠. 하여튼 검증을 둘러싸고 문제가 되지만 그렇다고 누구하나 먼저 합의를 깰 수는 없죠. 그러면 책임을 독박을 쓰기 때문에. 그래서 세월은 가는 거죠. 민주주의국가의 지도자는 레임덕이 발생하는 거죠. 그렇지만 비핵화를 한다고 양측이 계속 선언을 하죠. 그럭저럭 가고. 북한이 얻는 실익은 제재가 완화된 셈이죠. 벌써 단둥 지역의 민족경제연합회 사무실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최악의 시나리오(The worst scenario)입니다. 과연 이런 시나리오가 나올까 하는데 아까 관전포인트 중에, 타임 스케쥴이 과연 공동선언문에 들어가겠느냐, 남북 간의 정상회담을 3차례 했지만, 다 국정원에서 합의문을 미리 만듭니다. 그날은 세리모니 하는 날이거든요. 덕담을 하는 날이고. 모든 정상회담은 그렇게 진행된다고 보면 되는데, 사전에 합의문이 완성이 안 되고 싱가포르에서 만나는 거죠. 이제 만나서 문장을 넣어야 하는데 문장이 완성이 잘 안되죠. 적당한 선에서 결국은 하루하기로 했는데 뭐 하루 더 해봐야하지 않느냐, 그냥 갈 수는 없지않느냐,그래서 1박 2일로 갑니다. 옆의 참모들이 오늘 회담은 종쳤습니다 라고 말하고, 그리고 각자 서서 기자회견을 하겠죠. 

 

가능성 제일 큰 것은 ‘그럭저럭 버티기(The muddle through scenario)시나리오’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추후에 또 좋은 만남을 갖겠다.”

 외교적인 문장을 쓰고요. 나쁜 합의 악한 이행으로 결국은 끝이 나죠. 이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보는데, 이 시나리오가 갖는 부작용은 상당히 클 겁니다. 아마 세종로 미국 대사관 앞에 “양키 고 홈, 책임을 누가 질것이냐” 하는 것에서부터 “영화가 끝이 낫죠, 일장춘몽.” 주연은 세 사람인데 후유증이 심할 겁니다 아마 한미관계도 쉽지 않고, 남남(南南)갈등이 굉장히 커질 겁니다. 

“북한이 진정성도 없는데, 한국이 속닥거려가지고, 워싱턴에 속닥거려가지고 1월 1일 시작해서 6월 12일에 끝이 났다” 라는 파국 시나리오인데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제가 높게 보지는 않습니다. 저는 2번 시나리오, 즉 ‘그럭저럭 버티기’의 가능성에 비중을 사실상 두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 판을 뒤집기에는 양측이 너무 많이 와버렸죠. 양측이 너무 손을 많이 잡아버렸습니다. 우리가 ‘시작이 반이다’ 라는 속담이 있는데, 북미회담은 시작이 반이 아니라 ‘시작은 시작일 뿐’이죠. 저는 2번 시나리오에 지금 베팅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을 저희 연구자 입장에서는 매일 볼 수밖에 없는데, 포인트가 몇 개 있는데 항상 ‘미국이 사정을 해서 회담을 한다’ 그리고 ‘우리 장군님은 항상 베푼다’ ‘우리 장군님이 허용했다’ 라는 문장으로 항상 얘기를 합니다. 

 그 얘기는 본인들이 갑이라는 얘기죠. 이 핵 군축 얘기를 제가 했는데, 북한 최선희가 미주국장 하다가 지금 차관으로 승진했는데, 작년 6월에 1.5트랙에서 회의를 합니다. 북한은 세계 비핵화를 위해서 노력하겠다라고 얘기를 하죠. 그 얘기는 본인들은 핵 폐기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라는 얘기죠. 세계 9개 핵 보유국의 일원으로서 핵무기의 관리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라는 얘기죠. 그래서 이게 군축회담이 될지 폐기회담이 될지는 잘 모릅니다. 하여튼 최상의 시나리오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가져오고 또 분단이 극복되고 등등 아주 좋은 그림이 그려지기를 연구자 입장에서 기대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고, 이 시나리오로 갔을 때 이 괴리를 둘러싸고 상당한 정도의 사회적인 갈등은 불가피하다라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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