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해부한다 ②분배구조 개선됐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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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12월 17일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경제, 특히 분배구조가 매우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정부의 이런 긍정적 해석은 실체가 있는가? 크게 4가지 분야로 나눠 그 실상을 차례로 해부해 보고자 한다. ① 소득 늘어났나? ② 분배구조 개선됐나? ③ 국민자산 늘었나? ④ 가계부채 어떠한가? <편집자> |
“경제내용이 좋아지고 있다”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이자 혹세무민(惑世誣民)
분배구조는 주로 3가지 소득불평등지수의 변화를 본다. ▲지니계수 ▲5분위배율 ▲상대적빈곤률 등이 그것이다. 이들의 수치가 낮아지면 소득분배구조가 좋아졌다고 본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소득지니계수는 2017년 0.354에서 2018년에는 0.345로 0.009포인트 낮아졌다. 분배구조가 좋아진 것이다. 5분위배율은 가장 못사는 20%계층인 ‘1분위’ 소득을 ‘1’로 놓고 가장 잘 사는 20%계층인 ‘5분위’가 몇 배인가를 보여주는 것이 5분위배율인데 이것 역시 2017년의 6.96에서 2018년에 6.54로 0.42포인트 하락했다. 또 상대적빈곤률은 우리나라인구의 가장 중간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중위소득)을 기준으로 그 소득보다 50%이하인 빈곤한 사람들의 인구 비중이 몇 %인가를 보여주는 것인데 역시 2017년 17.3%에서 2018년에 16.7%로 하락했다. 따라서 분배가 개선됐다고 보는 것이다.
우선 이런 비유를 먼저 들어보자. 여름과 겨울에 어느 계절에 식물들이 많이 자랄까. 당연히 여름이다. 그런데 겨울에는 모든 식물들의 자람이 멈추게 된다. 따라서 겨울에는 식물들의 자람이 평등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런데 여름에는 모든 식물들이 자라는데 개중에는 하루에 몇 센티씩 자라는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식물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디게 자라는 것이 있다. 여름과 겨울 중 성장의 불균형은 어느 쪽이 클까? 당연히 여름이다.
이 같은 이치가 분배법칙에도 적용된다. 경제가 침체하면 할수록 소득불평등지수들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3개 지표가 함께 떨어진 해가 2012년, 2015년, 2018년 등 3번있었다. 그런데 이들 3개년의 특징은 모두 경제성장률이 전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2012년은 경제성장률이 전년의 3.7%에서 2.4%로 떨어졌고, 2015년은 3.2%에서 2.8%로,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2018년은 성장률이 3.2%에서 2.7%로 떨어졌다. 결국 분배개선은 경기가 나빠서 그런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경제내용이 좋아지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가? 3가지 분배지표만 가지고 경제가 나아지고 있는 방향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록위마(指鹿爲馬)’이자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것이다.
2019년 경제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이 빤한데 내년 이맘때 다시 조사해보면 이들 3개지표는 훨씬 더 많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경제가 악화돼 잘 살던 사람들이 다 망가지고, 못사는 사람들은 정부가 대줘서 그나마 불평등계수가 낮아진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3가지 불평등지수 하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장기침체로 가는 징조가 아닌지 신중히 따져보아야 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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