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사고와 현대미술과의 관계 (1)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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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연재에서 거론한바와 같이 현대미술은 신, 왕족, 귀족 등등의 계급사회 체제에 반기를 들면서 발전해왔다. 그 정신의 발전은 거대한 사회 담론에서 분화되고 미세화 되면서 최근의 현대미술은 개인의 사고를 일깨우는데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재는 현대미술을 통하여 우리는 어떻게 자기를 혁신하는 훈련도구로 삼을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현대미술의 탄생 배경
1789년 7월 14일부터 1794년 7월 28일까지 일어난 프랑스 혁명에 앞서 계몽사상은 프랑스의 사회적 변화를 견인하였다. 특히 루소의 문명에 대한 격렬한 비판과 인민주권론이 혁명사상의 기초가 되었다. 몽테스키외, 볼테르, 루소, 디드로 등에 의해 배양된 의식들이 프랑스 혁명을 만들었다면 ‘에두아르 마네’는 1863년 ‘풀밭위의 점심’, 1865년 ‘올랭피아’의 두 작품으로 특수계층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작품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당시 미술계의 의식은 신, 왕족, 귀족 등등의 대상이나 아름다운 형상들을 전통적인 아카데미 화풍으로 그려야하는데 마네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들로 그림을 제작하였다.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올랭피아' 캔버스에 유화 130х190㎝ 1863년 오르세미술관
‘올랭피아’는 당시 대중에게 3가지의 충격을 줬다. ‘여신이 아닌 매춘부의 나체, 매춘부가 수치심도 없이 뻔뻔하게 관람객을 응시하는 시선과 표정, 아카데미 화풍과는 너무나 다른 입체감 없는 시체 같은 표현’으로 프랑스 시민들에게 분노를 사게 되었다. 이 분노를 창출한 그의 반항적이고 돌출적인 생각들이 미래를 만들었다.
현대미술을 의식적으로 표출하고 조직화한 첫번째 그룹이 인상주의 화가들인데 모네·피사로·르누아르·드가 등등의 작가들이 마네의 의식과 표현법에 자극을 받아 자신만의 새로운 방식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간략하게 말하면 1886년까지 단체 활동을 했던 수십 명의 인상주의 화가들은 제 각기 새로운 표현법이나 소재를 찾았고 결과적인 그림도 다를 수밖에 없었으나 그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을 수 있는 것은 ‘시대가 원하는 것을 앞장서려는 태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시대와 주변에서 소재를 찾고 그 대상을 자기만의 해석법으로 솔직하게 시각화 하려는 점은 이후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대미술 화가들은 대중에게 무엇을 묻고 무엇을 말하는가?
인상주의 화가들의 의식은 현대미술의 뿌리가 되었다고 누구나 생각한다. 이점이 매우 중요하다. 보통 얘기하는 100년전, 150년 전의 서양미술사를 말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수천 년간 닫혀있고 금기시되었던 개인의 생각과 권리를 표출한 사람들이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뿌린 씨앗은 잘 자라서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 꽃을 피웠다. 특히 1960년대 이후 팝아트의 출현은 재크와 콩나무처럼 엄청난 속도로 자라 대중에게 인식되었으며 현재 미술계의 흐름을 완성시켰다고 볼 수 있다.
150년 전 인상주의 화가에서부터 현재의 화가들까지 주장하는 것은 ‘시대가 원하는 것을 앞장서려는 태도’이며 그 목적은 ‘모든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전편에서 거론하였지만 우리나라사람들이 미술을 이해하는 주된 방법인 독화(讀畫)의 방법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여 ‘모든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한다는 점’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대미술의 최고인기 작가인 ‘제프 쿤스’의 작품 가치를 판단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싸구려 고무풍선으로 만들 수 있는 토끼나 강아지를 거대한 스테인레스로 만들고 수천억에 달하는 가치로 인정하는 서구 미술계의 흐름을 파악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의 작품이 인정을 받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심미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는 것들이나 싸구려 물품도 우리의 삶에 모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일깨워 줌에 있다. 소위 ‘이발소 그림’이라는 식의 저급하고 조악한 작품이라는 뜻을 가진 ‘키치(Kitsch)’를 고급문화로 탈바꿈 시킨 점이 그들에게는 엄청난 자극이고 충격이었으며 인류가 가져가야하는 큰 가치로 생각하는 것이다.
jeff koons with Rabbit 1천84억원에 낙찰(왼쪽)
현대미술은 고정관념을 혁파하는 훈련의 최상위 도구
현대미술은 계몽사상과 프랑스 혁명에서부터 싹을 틔웠기 때문에 신(神)이 아닌 인간의 이성(理性)에 의해 의식이 형성되어야한다는 사상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성적 의식은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이 하는 사고법이 아니다. 미자각상태(未自覺狀態)에서 잠들고 있는 인간에게 이성(理性)의 빛을 비춰주는 일이다. 현대미술은 이런 자각을 느끼게 하는 자극제로 작동하고 있다. 현대미술을 설명할 때 ‘과거를 부정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는’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 이유는 잘 설명되지 않고 있다. 새로움의 추구 원인은 자각을 통한 이성적 인간이 되기 위함이다.
신학과 계몽사상이 대비되는 것도 죽음과 삶이다. 계몽사상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실천적 물음을 주되게 한다. 이러한 사상을 줄기차게 이어온 장르가 현대미술이다.
현대미술은 자연, 인간, 지혜, 교양, 삶의 태도 등등의 인간이 살아가며 접해야하는 모든 대상과의 교감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겠느냐?’라는 물음을 더해서 묻고 있다.
필자는 이런 물음들이 현시대의 문제를 관통한다고 본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면서 4차산업혁명이 가져오는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피해의식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4차산업혁명 또한 같은 맥락에서 발전한 현상의 호칭일 뿐이다.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겠느냐?’라는 물음의 앞에는 ‘이성(理性)적 인간이 원하는’이라는 말이 생략된 것이고 이런 가치가 4차산업혁명의 산업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본다. 그렇다면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가치는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혁신’이라고 바로 답을 낼 사람이 많을 것이다. ‘혁신’의 원인은 산업을 발전시키고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겠느냐?’라는 질문 때문에 있다고 본다. 결국 질문과 답은 돌고 돈다.
혁신은 나를 인정하고 이해한 상태에서 남을 또는 외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현시대를 잘 살기 위해서는 타자(他者)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훈련이 필요하다. 현대미술은 이런 훈련의 도구로는 안성맞춤이다. 미술이론적 배경이나 미학적 판단력이 전혀 없어도 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그 작품이 나에게 어떤 자극을 주는지만 받아들이면 된다. 그리고 그 자극에 의해 내가 무엇을 생각해봐야하는지를 따져보면 충분하다. 이런 경험이 누적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성적 인간이 되고 현시대가 가고 있는 방향과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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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리스트 Kai Jun(전완식) 소개
30여 년간 인물화를 중심으로 회화 작업에 열중하였다. 인물화에 많은 관심을 둔 것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었다. 또한 인물을 그리기 위해 대상의 정신세계를 그림 안에 투영하려 노력하였다. 인물화를 넘어 ‘진정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한 노력으로 인간의 감정과 감성을 다룬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
주요 미술경력은 국내외 개인전 27회 단체전 80여회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의 위치에 따른 형상 변화 신비’를 510년 만에 재현 -대한민국 7번째 대통령 인물화 작가(박정희 전 대통령 –박정희대통령기념관 소장 / 문재인, 트럼프 대통령 –청와대 소장) -Redwood Media Group 글로벌 매거진(뉴욕 발행) ‘아트비즈니스뉴스’표지 작가 및 뉴트랜드 작가 15인 선정 -미국 행정/정책학 대학원 석,박사 과정 강의 자료로 작품 선정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운영위원, 기획위원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한성대학교 예술대학원장 -광복70주년 국가 행사 대표작가(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및 서울도서관 전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전시행사 대표작가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학력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산업대학원 졸업하였다.
현재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사)한국미술협회 이사, 설치미디어아트분과 부위원장, 국가미래연구원 문화예술체육 연구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