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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초점] 트럼프 “실형 선고를 민중이 참지 않을 것” 언급, 대선 불복까지 염두에 둔 폭력 사태 선동(?)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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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6월06일 11시19분
  • 최종수정 2024년06월06일 16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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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 뉴욕 법원 배심단으로부터 불륜 ‘입막음 돈’ 지급 관련 불법 행위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 친 트럼프 성향 FOX News TV에서 7월 11일로 예정된 선고를 앞두고 예상 판결 내용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면 민중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는 지금 양형을 책정하고 있는 Juan Merchan 판사에게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로 비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 각지에는 이미 트럼프 극렬 지지 그룹을 중심으로 반발 집회가 열리고 있고, 여차하면 소요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민중이 선고 결과를 감당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과격 행동을 암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FOX News TV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도중, 질의에 응답하는 가운데, 자신에 대한 예상 판결 내용과 관련한 발언에서 “(자신에 대해) 실형이 선고되면 민중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 아닌가? 어디선가 한계점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 고 언급했다. 이는 자신의 극렬 지지자들이 과격한 행동을 할 것을 예측하는 듯한 암시를 풍기는 발언으로, 판결을 앞두고 양형을 고심하고 있을 담당 Merchan 판사에게 압력을 가하려는 노림 수가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 자신은 괜찮으나, 민중이 참을 수 있을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고 말했다. 그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에 패배한 뒤, 지지자들이 집결한 집회에서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결과를 승복하지 않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자, 이후 극렬 지지자들이 무장을 하고 연방 의회 의사당에 폭력으로 난입 점거해서, 당시 상하 양원 합동으로 선거 결과를 최종 확정하는 법률적 행위를 하고 있던 의원들을 방해해 확인 절차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을 선동한 혐의로 워싱턴 D.C. 검찰에 의해 기소돼 있다. 


NYT “트럼프는 새로운 정치적 폭력을 시사하는 것” 비판, 폭력 사태 우려 고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반 트럼프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The New York Times는 “새로운 정치적 폭력을 시사(촉발)하는 발언” 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법원 배심단에 의해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미국 각지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한 반발하는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021년 1월 6일 의사당 점거 폭동 사건에 중심 역할을 했던 극우 폭력 조직 ‘Brave Boys’ 그룹의 활동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뉴욕 주 법률 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평결을 받은 혐의 내용으로는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범인데다 77세 고령이라는 점에서 실형보다는 벌금이나 보호관찰 처분으로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럼에도, 트럼프 측은 재판 자체가 바이든 정권에 의한 정치적 박해라고 반발하면서 선고 후에 항소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극렬 지지자들, ‘배심원 · 판사 처단’, ‘폭동’, ‘폭력적 보복’, ‘내란 개시’ 등을 주장”


트럼프 지지자들은 유죄 평결에 격분해서 트럼프가 운영하는 SNS Truth Social 플랫폼, Patriots.Win, Gateway Pundit 등 친 트럼프 웹사이트의 온라인 상으로 몰려들어, 폭동, 혁명, 폭력적 응징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는 배심원들을 공격할 것을 주장하거나, Merchan 판사를 처단하거나, 즉각 내전을 시작하거나, 무장 반란을 시작해야 한다는 등, 극도로 과격한 주장을 펴고 있다. 한 플랫폼에는 ‘좌파들을 척결할 시기가 왔다’, 선거를 통해선 바꿀 수 없다’ 등 문구가 게재되기도 했다.

 

Reuter통신은 2020년에도 트럼프가 선거에 패배한 뒤 표를 도둑맞았다는 등의 허위 주장을 펼치자 지지자들이 폭력을 위협하거나 겁박을 하는 언사들이 난무했던 것을 상기했다. 이번에도 트럼프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담당 판사 및 검찰이 바이든 정권과 결탁해서 자신을 해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해 오고 있다. 트럼프는 유죄 평결 이후 줄곧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번 재판은 부정하게 결탁한 판사에 의해 조작된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SNS인 Truth Social에는 Merchan 판사에 대해 배심원들에 대한 지시가 대단히 이해상충 된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유죄 평결은 미국 정치 시스템이 붕괴된 것을 증명하는 것이고, 오직 폭력적 행동만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백만명이 무장하고 워싱턴으로 몰려가서 모든 사람들을 처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포스트는 “트럼프는 자신의 말 한 마디에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의지를 가진 군사들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극단 폭력 집단 전문가는 유죄 평결로 인해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유죄 평결 결과를 증폭해서 트럼프는 정적들이 모의한 음모에 의한 피해자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고 분석한다. 이 분석가는 이런 현상은 상당 기간에 걸쳐 행동으로 실행할 것을 모색해 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자신의 이런 분석이 틀릴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이번 뉴욕 법원의 유죄 평결로 설령 배심원들, 다른 재판 관련 인사들에 폭력적인 사건이 발생해도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이든 “트럼프의 ‘조작된 재판’ 이라는 발언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것” 우려 표명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평결 이후 법원 밖에서 사법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번 재판은 조작된 것 . . . 바이든 정권은 파시즘’ 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자세를 가진 Kirschner 전 사법부 관리는 “이제 트럼프의 선동적이고 폭력을 유발하는 언행을 중단시킬 때가 됐다” 고 주장하면서 트럼프를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의 최근 발언에 대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습격 사건 당시의 발언과 연계해서, ‘근거도 없이 표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면서 의사당으로 행진해서 끝까지 싸울 것을 선동한 것’을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지금 트럼프 지지자들은 ‘Jan. 6 사태’ 당시처럼 트럼프의 이런 무책임한 폭력 유발적인 발언, SNS에 올라오는 글들에 고무(鼓舞), 촉발되어 또 다시 폭력 사태를 일으킬 유인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의 대표적인 극렬 지지자 그룹인 ‘MAGA’ 참가자들은 잠재적인 내란(civil war)을 경고하고 있다. 이 그룹의 일원이 운영하는 한 Podcast는 “민란(Civil War)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이미 민주주의 하에서 살고 있지 않다” 라며 공공연히 전쟁을 선동하는 지경이다.

 

영국 Univ. of Nottingham의 Todd Landman 교수는 “많은 사람들에게 (트럼프 유죄 평결은) 정당한 책임을 지는 증거가 되는 반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민주당원들이 선봉에 선 정치적 박해로 인식된다” 고 지적한다. 그는, 지금 트럼프 지지자들은 분노에 차 있고 사법 시스템, 특히, 뉴욕 주 Manhattan 재판 관계자들을 공격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런 행동이 폭력을 수반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건 전혀 비합리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는 이런 타겟을 정한 폭력 시도는 미국 전역의 광범한 지역으로 확산되기 쉽다는 것도 우려한다. 

 

“트럼프의 ‘바이든 정권이 조작했다’는 음모설에 공화당 내 일부 의원들도 동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죄 평결을 받은 뒤 줄곧, 일련의 사법 절차에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에게 유죄 평결이 나오도록 막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모든 것은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고, 이전에 누구도 이런 경우를 당하지 않았던 것 (This is done by Washington. No one has ever seen anything like this)” 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Hirono 상원의원은 강력한 폭력 사태를 우려하면서도, 이번 결과는 배심 제도가 작동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은 뉴욕 검찰 Alvin Bragg 검사가 ‘입막음 돈’ 불법 사건으로 트럼프를 기소하겠다고 결정하는 과정에 바이든 대통령이 개입되어 있다는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와 친근한 의원들은 트럼프의 이런 발언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사법부 출신으로 뉴욕 검찰 Bragg 기소 팀에 소속되어 있는 Matthew Colangelo의 역할을 지목한다. 전국공화당상원위원회(NRSC) 위원장 Steve Daines 의원은 Colangelo 씨가 관여하고 있는 것은 그가 트럼프 유죄 평결에 정치적 막후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뉴욕 법원이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인민재판(Kangaroo Court)’이 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사법부 관료 출신(Colangelo)을 뉴욕 검찰에서 일하게 했다는 것은 대단한 의혹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이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도 일련의 과정에 개입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음모설에 동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지 USA TODAY는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했던 트럼프 및 Mike Johnson 하원의장을 포함한 일부 공화당 내 동조자들은 이번 유죄 평결 결과를 뒤집기 위해 당시 취했던 길을 또 다시 걸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Johnson 하원의장은 공공연하게 연방 최고법원이 이번 재판에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여기에,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들에 잠재적 폭력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한 분노가 11월 대선 불복 폭력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 


미 의회 전문 채널 The Hill지는 최근, 상원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오는 7월 11일로 예정되어 있는 ‘입막음 돈’ 불법 지불 사건 관련 선고에 따른 선거 정국의 격변 사태를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 진영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 유죄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잠재적인 폭력 행동이 오는 11월 대선 이후에 더욱 극렬한 폭력 소요 사태로 발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종전부터 선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고, 이를 배경으로,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뉴욕 법원 배심단이 유죄 평결을 내린 것을 계기로 트럼프가 어떤 선고가 나오건 불문하고 자신의 충성 지지자들로 하여금 더욱 과격한 폭력을 벌이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John Hickenlooper 민주당 상원의원은 “11월 대선에서 패배하는 경우,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평화적으로 ‘우리는 잘 싸웠지만 그를 끌어내리지 못했다’고 말할지는 불분명하다” 고 우려했다. 다른 익명의 민주당 의원도 ‘정치적 폭력 사태는 불가피하다는 동료 의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된 화제의 Joe Manchin 상원의원도 7월에 트럼프에 대해 어떤 선고가 내려지더라도 미국은 더욱 분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민주, 공화 양 측 모두에 역풍이 불 수 있다” 고 전했다. 어느 쪽이나 ‘너무 엄격하다(too harsh)’거나 ‘너무 관대하다(too lenient)’고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서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심판하게 할 것이지, 선거 캠페인을 하지 못하도록 시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제언한다. 

 

Brian Shatz 상원의원은 Mechan 판사가 트럼프에게 유사한 정치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내려졌던 것과 같은 형량을 내릴 것을 주장한다. 그는 트럼프가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미국인들이 지켜 온 기본원리를 얼마나 훼손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법을 어기면 징벌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hatz 의원도 트럼프가 그 동안 지지자들을 상대로, 자신은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고 과장해 온 것을 감안하면 그가 대선에서 패배하는 경우, 정치적 폭력 사태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에 소개한 USA TODAY는 트럼프는 언제나 자신에 도움이 되기만 하면 기존 제도를 왜곡하거나 확립된 규칙을 파괴하도록 촉구해 왔다고 지적한다. 이를 배경으로, 트럼프는 그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폭력도 부추길 인물이라고 평한다. 그리고, 현 상황에서 트럼프는 자신을 찍기를 거부할 것을 고심하고 있는 유권자들 혹은 오는 대선에서 또 다시 자신에게 패배를 맛보게 할 경우에는 벌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기 위해 더욱 격렬한 폭력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과연, 한 지극한 방탕 정치인과 그를 옹위하는 주변 인사들이 앞으로 미국의 사법제도 및 민주 전통을 어떻게 망가트리려고 시도할 것인지 주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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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06월06일 16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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