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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초점] 美 中 상무장관 “경제 안정 위한 정기 협의체 신설 · 반도체 규제 정보 공유” 합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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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8월29일 21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08월29일 20시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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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양국은 통상 분쟁은 물론, 대만 및 남중국해 패권 확장을 둘러싼 지정학적 이슈,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 등, 격심한 긴장 관계를 오랜 동안 이어오고 있다. 이런 시점에, 양국 상무장관들이 베이징에서 회동하고 통상 관련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정권 최고 통상 관료인 레이몬도(Gina Raimondo) 상무장관은 상무장관으로서는 7년 만에 28일 베이징을 방문해, 왕원타오(王文濤) 상무장관과 회담하고 현재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을 둘러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자는 데 합의한 것이다. 미 ABC 방송은 레이몬도 상무장관이 중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이번 방중 목적은 “양국 간의 건강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것” 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래에, WSJ, 신화사 및 Nikkei 등, 해외 미디어들의 관련 보도 내용을 정리한다.     

 

레이몬도 장관 ”이번 방중은 미국의 경제 안보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 언명


미국 레이몬도 상무장관은 27일,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출발하기에 앞서 자신은 이번 4일 간의 중국 방문을 통해 양국 간의 긴장 상태를 완화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기술 수출 규제 및 중국의 통상 관행과 관련한 대결에는 확고한 자세를 가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베이징에 도착해서 상대방과 경제 및 통상 관계를 협의할 때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지키고, 할 수 있는 것을 추진할 것(protect what we must and promote where we can)” 이라고 말했다. 

WSJ은 이번 회담에서 협의될 수 있는 안건에는, 중국이 반대하고 있는 미국의 첨단 기술 이전을 제한하는 통상 규제, 그리고, 미국 관료들이 중국 측이 최근 미국 기업들에게 불공정한 처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안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레이몬도 장관은 최근 다른 미국 관료들이 중국 방문 시 표명해 온 메시지와 유사한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지도자들은 첨단 기술 무역 규제는 중국의 부상(浮上)을 억누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여겨왔다. 

 

이에 대해, 레이몬도 상무장관은 미국의 기술 무역 규제는 국가 안보를 위한 지극히 제한된 범위에 국한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 경제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가져가려는 의도가 아니고, 오히려 훌륭한 경제 관계를 유지할 것을 소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중 출발에 앞서 기자들에게 “현실적으로, 미국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교역 규모로, 역동적이고, 성장하는 통상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양국은 책임 있는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 간에는 통상 및 정치 관련 대립이 격화되고 있고, 미국은 반도체 및 제조 장비의 대 중국 수출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 동 수출이 반감하는 반면, 중국은 경제 전반이 정체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양국에서는 과도한 긴장을 피하고 국내 경제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양국 “통상 긴장 완화 조치’ 및 ‘경제 안정 협력을 위한 정례 협의체 설치” 합의    

 

WSJ은 양국 상무장관들이 28일 회담을 통해 ‘양국은 국가 안보 정책에 대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무역 규제 수단을 논의할 쌍무적 포럼 개최를 포함한 통상 및 경제 이슈를 협의한 새로운 대화 채널을 구축하자는 데 합의했다’ 고 전했다. 양국 상무장관의 4 X 4 회담에서 이룬 이번 합의는 미국 측이 중국을 향한 첨단 반도체 및 장비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긴장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레이몬도 장관은 “단언해서 말하지만 우리는 이런 국가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타협하거나 협상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투명성을 높이고 우리가 취하고 있는 조치들을 분명하게 하는 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고 말했다. WSJ은 이번 합의에 따라 양국 고위 관료들 간의 「수출 통제 시행 정보 교환」 협의 명목의 첫 모임이 화요일에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양국 상무장관들은 자신들이 적어도 연 1회 직접 만나 양국 간 대립이 예상 외의 심각한 사태로 발전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의견을 나누기로 합의했다.  

또한, 이번 회담에서 양국 상무장관들은 정부 관리들과 기업 대표자들을 포함한 새로운 워킹 그룹을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이 회동을 통해 무역 및 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하도록 했다. 이 새로운 실무 그룹 회동은 2024년 초 미국에서 시작, 연 2회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에 합의했다. 이는 레이몬도 장관이 중국 방문에 앞서 150개 이상의 미국 기업들과 만나 의견을 취합한 결과, 대다수 미국 기업 경영자들이 중국과 대화 채널을 확대할 것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新華社 “양국 장관들, 경제 무역 관련 이성, 성실, 솔직, 건설적 의사를 나눠”


한편, 중국 국영 신화사통신도 당일, 양국 상무장관들은, 이전에 양국 정상들이 발리(Bali)에서 이뤘던 합의의 중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中 美 경제 및 무역 관계 현안 문제들에 대해 이성적이고, 솔직 성실하고, 건설적인 의사소통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왕 상무장관은 미국 측의 통상법 301조, 반도체 정책, 쌍방 투자 규제, 차별적 보조금,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 등에 대해 엄정하게 지적했고 전했다. 

왕 상무장관은 경제 무역 관계는 중미​ 관계의 ‘바닥짐(배의 안정을 위해 바닥에 싣는 돌)’이고, 양국 무역은 두 나라에는 물론 세계 경제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 측이 함께 노력해서 상호 존중을 유지하고, 함께 화평을 위해 노력하고, win-win하는 원칙을 지킬 것과, 양국 상공계가 합작해서 양호한 정책 환경을 조성, 쌍방의 무역, 투자를 촉진할 것을 희망한다고 표명했다. 

동시에, 왕 장관은 국가 안전을 확대하는 것은 정상적인 경제 무역 왕래에 불리하고, 일방적으로 보호주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시장 규칙 및 공평 경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런 조치들은 전세계 산업의 공급 및 안전 안정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은 중국과 이런 쇠사슬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으나, 향후 미국이 이런 방향의 노력을 하도록 주문했다.    


“대립 장기화에 따른 손실을 인식한 양국이 어떤 구체안을 주고받을지가 관건”    


레이몬도 장관은 미 중 관계에 대해 양국은 거대한 다이내믹하고 성장하는 경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고, 양국이 이런 관계를 책임성 있게 관리하는 것은 양국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유익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된 통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에 정기적 대화 채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은, 미국이 중국과 통상 대립을 시작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1월 취임과 동시에 중국산 철강 제품 등에 고율의 보복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촉발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중 강경 노선은 바이든 대통령 집권 이후로도 계속되고 있다. 결국, 2023년 상반기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 금액은 20% 이상 감소했고, 중국의 미국 수입 점유율은 15년만에 1위를 내주고 말았다. 최근에도 반도체 무역을 둘러싼 대립 격화로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은 절반으로 감소했고, 2022년 미국의 대 중국 수출의 최대 품목인 항공기 수출은 2018년 대비 70%나 감소했다. 그 동안 중국 경제는 정체 혹은 하향 일로를 걸어오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통상 규제 강화에 따른 비즈니스 기회 상실을 두고 불만을 쌓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지금 경제 문제는 향후 1년 동안 만사 제치고 고려해야 할 최우선 요인으로 부상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레이몬도 장관의 중국 방문을 보면, 지금까지의 대중 통상 규제를 국가 안보와 관련이 희박한 일반 무역 상품까지 확대할 심산은 아닌 것이다. 

중국 측 입장에서도, 경제 안정이 초미의 급선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주지하는 바이다. 여태까지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부동산 부문의 구조적 조정은 단시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고, 반도체 자립 공급망 구축이라는 비원의 국가적 과제도 조기에 이루어질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국 경제 정체가 더이상 장기화하는 경우에는 파탄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갈 우려도 부상하는 긴급 상황이다. 

 

물론, 이번 레이몬도 장관의 방중으로 그간 경색돼 온 대립 관계가 일거에 돌아설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으나, 이러한 미묘한 상황에서도, 복잡한 미 중 관계를 일단 ‘관리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Fox News는 레이몬도 장관이 방중 출발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다고 전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레이몬도 장관 방중을 통해 일반 통상 관계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 관광 및 일반 무역 확대를 촉진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찌됐던, 일단 대좌(對座)에 성공한 뒤에, 향후 양국이 어떤 구체적인 타개안을 내놓으며 실질적인 관계 복원의 길로 나설지가 전세계의 초미의 관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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