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초점] 中 정부, 드디어 최대의 고질인 ‘부동산 문제’ 해결에 나서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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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그 동안 중국 경제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오던 부동산 부문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 Bloomberg 통신이 현지시간 15일, 익명을 조건으로 발언한 중국 내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것이다. Bloomberg는 현재 중국 정부가 고려 중인 부동산 부문 대책은 지금까지 내놓은 부동산 부문 대책으로는 ‘가장 의욕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방 정부를 통한 재고 부동산 물건 매입’을 통해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는 부동산 부문 활성화를 노리고, 경기를 촉진할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는 지난 달 말 “부동산 재고 소화와 공급량 합리화를 위한 정책을 검토할 것” 이라고 공표한 바 있다. 부동산 시장 악화가 심각해지고 있고, 주택 재고 및 가격 붕괴가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판단한 결정이다.
이날 소식을 호재로 해서 중국 국내 증시 상장 부동산 개발 기업들로 구성된 CSI 300 부동산 지수는 5%나 상승했다. 아울러, 역외 거래 위안화 및 호주 달러화도 상승했다. 대부분의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들이 상장된 홍콩 시장은 휴장했다.
“中 국무원, 일부 성(省) 정부 및 중앙 기구들을 통해 사전 피드백을 수집하는 중”
블룸버그 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중국 국무원은 일부 성 정부 및 중앙 정부 기구들을 통해 예비적인 정책 시행을 상정한 피드백을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몇 차례 정책 플랜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이번에 고려 중인 정책은 규모가 훨씬 크다고 전했다.
정책의 핵심 내용은 부동산 부문에 이미 과잉 공급되어 있는 미분양 재고 주택을 지방 정부들로 하여금 구입해 들이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핵심 구조는 지방 국영 은행들이 지방 국유기업들에 대출을 제공해서 이들로 하여금 지금 경영난에 빠져 있는 부동산 개발 기업들이 보유한 미분양 주택 재고를 대폭 할인한 가격으로 매입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런 금융 지원 결과로 일반 수요자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들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은 정책의 초기 단계이고, 담당 관료들이 상세한 내용 및 타당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권의 최고 지도부가 최종적으로 정책 실행을 결심하기가지는 앞으로도 수 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loomberg 통신은 이와 관련한 국무원의 담당 부서인 주택부(住宅部)는 응답을 회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이번 정책을 실행하면 글로벌 G2 경제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
Bloomberg 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만일 중국 정부 당국이 이번 정책을 실행하게 되면, 글로벌 G2 경제 대국인 중국 경제는, 지금까지 가장 큰 장애물이 되어 온 부동산 부문을 되살리는 대응 정책으로 새로운 단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2024년 Q1 주택 판매는 47%나 급감했고, 미분양 재고는 8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어 이제 더 이상 견디기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다. 따라서, 만일, 부동산 부문이 이대로 붕괴되는 경우에는 일거에 500만명 정도의 실업자들이 양산되는 한편, 소득 감소로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홍콩 소재 CGS International 증권의 Raymond Cheng 중국 부동산 책임 연구원의 견해를 인용해서 “이번 정책 플랜은 부동산 개발 기업들에게 자금을 직접 주입하는 것이고 미분양 주택 재고를 즉각 해소하는 것이어서 이들 기업들의 자금 사정을 개선할 것” 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정책은 모두에게 유리한 상황이지만, 의미가 있는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려면 최소한 1조 위안 규모는 되어야 할 정도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것” 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Jefferies 증권 Shu-Jin Chen)는 최소한 2조 위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4월 중국공산당 대회 이후 글로벌 시선은 중국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쏠려”
한편, 글로벌 시장 투자자들을 위시한 중국 경제 관측자들은 지난 4월 30일에 중국의 집권 중국공산당 당 대회가 개최된 이후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문 위기 해소를 위해 어떤 새로운 접근법을 선택한 정책을 내놓을 것인가에 온 신경을 집중해 왔다. 그간, 중국 정권의 24명 최고 권력자들로 구성된 중앙정치국은 부동산 시장에 쌓여온 주택 재고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왔다.
중국 정권은 과거에도 미분양 아파트를 정부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험적인 정책을 펴기도 했으나, 대부분 투입 자금 규모가 적어 성공하지 못했다. 2023년 초에는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PBoC)이 일부 상업은행들에게 1,000억 위안 규모의 특별대출 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구제 정책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그 당시에는 8개 도시 지역 단위에서 보조금을 지원받는 임대 프로그램을 위해 미분양 부동산을 매입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한 경제 신문(Economic Observer) 보도에 따르면, 靑島, 福州 등 도시에서 이 자금을 활용해서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했으나, 지난 3월 기준으로 동 자금 집행 실적은 20억위안에 그치고 있다. 이렇게 실적이 저조한 것은 지방 정부 및 은행들이 지극히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수요 격차가 좁혀지기 전에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워”
지난 달 중앙정치국 회의가 열린 이후 Alibaba 그룹 본거지 杭州를 포함한 일부 주요 도시 지역에서는 부동산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지금까지 남아있던 부동산 거래 관련 규제를 모두 해제한 바 있다. 또한, 50개 주요 도시에서는 기존 주택 입주자들이 현 주택을 팔고 새로운 주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유인을 제공해서 주택 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주택 교환(trade-in)’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보면, 지금 중국 정부는 중앙 및 지방 정부를 총망라해서 부동산 부문의 고질병을 치유하기 위해 총력 동원 태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Bloomberg Economics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에 시도하는 공공 기구들을 통한 대규모 재고 주택 매입 프로그램을 포함해서 이러한 각종 주택 수요 촉진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의 공급과 수요 간의 갭이 줄어들지 않는 한 부동산 부문의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공식 통계에서 작년 말 현재 미분양 주택 재고는 36억 평방피트에 이르고, 이는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들 재고 주택을 매입하려면 최소한 7조위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이는 금년도 중국 정부의 재정 적자의 78%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Tien Feng 증권은, 이를 감안해서 중국 정부가 재고 주택을 전부 매입하는 데는 1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새로운 정책에서 지방 정부들은 주택 과잉 공급을 감축하도록 압력을 받을 것이고, 이런 정책의 결과로 지방 정부들의 부채 수준은 더욱 가중될 것이 분명하다. 이들의 부채 수준은 작년 말 기준으로 이미 GDP의 56% 수준에 달했다. 은행들도 마찬가지로 이미 부실대출 급증 및 마진 축소로 악화되어 있는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말 중국 은행들 부실대출 규모는 과거 10년 동안에 5배 이상 증가, 이미 3조위안을 넘어섰고, 순이자마진(NIM)은 2.60% 수준에서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에 기본적으로 은행 대출을 통한 악성 주택 재고 해소에 나서면 금융 부문의 리스크가 급격히 상승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번에 새로운 부동산 부문 위기 해소 정책을 본격 시행함에 있어서, ‘부동산 부문 및 경기 회생’ vs. ‘금융 위기 촉발 가능성’ 이라는 상충관계(trade-off)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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