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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Q1 경제 성장은 ‘관제(官製) 실적’, 불안 요인은 여전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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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4월23일 14시53분
  • 최종수정 2024년04월23일 14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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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NBS)이 지난 16일 발표한 2024년 Q1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5.3%로 나타났다. 주요 미디어들의 사전 조사 결과(Reuter; 4.6%, Nikkei 4.5%)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직전 사분기 2023년 Q4의 5.2% 대비로도 가속했다. 그러나, 이런 양호한 실적은 대부분 정부 부문이 적극 나서서 EV(전기자동차) 등 생산, 수출에 투자를 확대, 경기를 끌어올린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부동산 부문 장기 침체 및 심각한 내수 부족은 계속되고 있어,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또한, 물가 하락(deflation) 압력도 심각해서 일상 생활에 보다 실감이 큰 명목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4% 증가에 그쳤다. 실질 성장률이 명목 성장률을 상회하는 GDP ‘명실(名實)’ 역전 현상이 2023년 후반부터 4 사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국가통계국 "총체적으로 실적은 양호하나, 개별 부문 간에는 불평형성이 존재"

 

중국국가통계국(NBS)은 지난 16일, 2024년 Q1 GDP 총액이 29조6,299억위안(주; 현 환율 ¥7.24/1$ 적용시 $3조6,779억 상당)으로 전년동기 대비 5.3% 증가했고, 직전 사분기 2023년 Q4 대비로는 1.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산업별로 1차 산업이 1조1,539억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했고, 2차 산업은 10조9,846억위안으로 동 6.0%, 3차 산업도 17조4,915억위안으로 동 5.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Q1 GDP 실적을 발표한 셩(盛來运) 부국장은 기자 회견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党 중앙의 견강(堅强)한 영도 하에 각 지역, 각 부문이 거시 조정 역량을 발휘하여 높은 질의 발전을 이루고 국민경제는 연속 양호한 태세를 향해 상승했다” 고 평가했다. 그는 “전국 규모 이상의 공업 생산이 6.1% 증가하는 등, 비교적 쾌속한 속도로 성장했고, 고급 기술 제조업 부문이 가속했다” 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채광(採鑛) 부문이 1.6% 증가, 제조업은 동 6.7% 증가했다. 전력, 열 에너지(熱力) 등 부문은 6.9% 증가했고, 고급 기술 제조업 부문은 7.5% 증가했다.

 

아울러, 이번 실적이 예상을 넘는 양호한 실적을 보인 것이기는 하나, 현 국내외 정세 변화를 감안하면 발전 동력을 더욱 증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각 부문별 성장 추세를 보면 불평형(不平衡)을 보이고 있음도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신형 산업 발전을 육성하고, 기술 혁신을 가속하고, 전통 산업의 기술 개선을 촉진해서 전통 산업과 미래 신산업을 함께 배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 Financial Times는 소매 매출이 4.7%에 그쳐, 지난 1월~2월 기간의 5.5%에 비해 증가율이 하락한 것을 두고, Macquarie社의 Larry Hu 중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을 인용해서 “Q1 실적은 예상 이상이나, 전반적인 소매 매출이 부진한 것과 부동산 부문 수치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번 실적이 공식 목표치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수출이 부진하거나 부동산 부문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는 추가 경기 대책을 실행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고 예상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22일, 현행 중기 대출 금리를 2.5%로 유지했다. 

 

"양호한 성장 실적의 배경은 중국식 ‘제조업 생산 증가’, ‘디플레 수출’ 우려 점증"

 

이날 발표된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의 배경에는 제조업 생산 호조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 Q1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6.4%나 증가했다. 특히, 전자부품 및 EV용 충전 설비 등 생산이 무려 40% 이상 증가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나서서 투자를 확대한 소위 ‘관제 투자’ 증대로 경기를 끌어올린 결과로 보이는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다. 공장 건설 등 고정자산 투자가 4.5%나 증가했고, 이 증가율은 2023년 연간 증가율 3.0%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 촉진 대책으로 활용하는 국유기업들을 통한 인프라 투자는 무려 6.5%나 증가했다. 반면 민간 부문의 투자 증가는 겨우 0.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견조한 생산 실적을 바탕으로 EV를 포함한 자동차 수출도 급증했다. 중국세관총국의 Q1 무역통계에서는 달러화 표시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5% 늘었다. 사분기별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1년 반 만이다. 이렇게 Q1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극심한 국내 수요 부진을 반영하는 것이다. 3월 구매담당자경기지수(PMI) 결과에서 응답 기업의 60% 이상이 ‘국내 수요 부진’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 기업들이 국내 수요 부진 상황에서 값싼 제품을 해외 시장으로 밀어내, ‘디플레 수출’ 이라는 상대국들의 우려를 자아낼 우려도 커지고 있다.

 

Bloomberg는 “이번 Q1 GDP 실적은 예상을 넘는 것이기는 하나, 대부분이 금년 1월, 2월 중 이루어진 것이고, 이미 3월에는 소매 매출이 둔화되고 있고, 제조업 생산도 예상외로 둔화하는 등, 금년 중 남은 기간에 어려움이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고 평가했다. 나아가, 만일 5%대 성장을 이어가면 정책 담당자들이 향후 전망에 안심해서 정책 완화 압력을 느끼지 않을 것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편, Bloomberg Economics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Q1 깜짝 실적은 금년 5% 성장 목표 달성을 예시하는 것이기는 하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정부 투자 증가에 힘입은 것이고, 성장 부진 부문 및 민간 수요 부진 등을 감안하면 지금 회복은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으로 지속가능성에 중대한 의문을 주고 있다” 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국가통계국 관리도 중국 경제가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대외적으로는 복잡하고, 엄중하고, 불확실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중국 경제는 불평형성이 두드러지고, 부동산 부문 의존형 성장이 가장 큰 약점"

 

이번 GDP 실적 발표에서도 부동산 부문 침체는 여전히 현저하다. 다른 부문의 양호한 실적과는 대조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5.4% 성장했다. 4개 사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고, 12개 부문 중 유일한 마이너스 성장이다. 감소율도 2023년 Q4 (-)2.7%에서 더욱 확대됐다. 헝다(恒大)그룹 경영 악화가 불거진 2021년 Q3에 동 3.1% 감소했다가 2023년 Q1에는 일시 플러스 전환했으나 이후 감소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3월 주요 70개 도시 중 80%에 이르는 57개 도시 지역에서 신축 주택 가격이 전월대비 하락했다.

 

중국 정부도 현재 진행 중인 심각한 경기 둔화에 전향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이는 주로 재정 출동에 의존한 경기 촉진에 치중해 있다. 2023년에는 1조위안 규모의 신규 국채를 증액 발행한 재원으로 폭우 재해 복구에 충당하는 등에 주력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부문 침체 장기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획기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부문 침체로 주택 판매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Q1 기간 중, 부동산 기업들의 아파트 건설 등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9.5%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관련 부문의 부진도 이어져 시멘트 생산은 3월 중 22%나 감소했다.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고,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부문인 주택 건설 부문의 충격적 상황을 상징하는 것이다. 주택 및 상업 부동산 신축 판매 면적도 19.4%나 감소했다. 이런 상황은 가구, 가전 등 내구재 수요 부진으로도 직결된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절약 성향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어, 자동차 및 통신기기 등 내구재 소비 수요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Bloomberg 통신은 대부분 전문가들이 중국의 5% 성장률 목표 달성이 가시권 내에 들어왔다는 데 동의하나, 중국 정부는 부동산 부문 안정 및 민간 수요 증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장은 통상 4월 중 열리는 중국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상임정치국(politburo)이 어떤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가에 주목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한 가지 리스크는 이번에 나타난 깜짝 실적 호전으로 재정 정책 기대를 위축시키지 않을까 하는 것이고 지도자들이 이번 실적에 만족해 이미 결정된 정책들도 실행하길 주저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Fitch는 지난 주, 중국 경제가 부동산 부문 의존형 성장을 유지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신용등급 전망을 ‘중립’에서 ‘부정’으로 하향 조정했다. CNBC도 중국의 Q1 GDP 성장률이 예상을 넘어 5.3%를 기록한 것을 두고, 수출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14%나 증가하는 등, 부분적으로 외수(外需) 증가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부동산 부문은 여전히 침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위주로 성장을 이룬 것은 중국 경제에 불평형(unbalanced)을 보이는 것이고, 국내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것은 가장 큰 약점이고, 이는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견해를 희석시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3월 청년 실업률 15.3%, 내수(內需) 부족으로 높은 수준, 심각한 사회 문제로"

 

한편,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골치거리인 높은 청년층 실업률은 이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국가통계국이 18일 발표한 3월 16~24세 근로자들의 실업률은 15.3%로, 2월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동 국가통계국이 17일 발표한 전국 도시 지역 실업률이 5.2%인 것에 비하면 지금 중국의 청년 근로자들의 실업률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에 이어지고 있는 내수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인력 채용 확대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청년 실업률이 2023년 6월 21.3%를 기록한 뒤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주 원인은 인력 수급 Gap이 확대되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대졸자 수가 2011~2020년까지 연 평균 23만명 페이스로 완만하게 증가해 왔으나, 2022년에는 전년 대비 150만명 증가, 2023년에도 105만명이 증가하는 등, 신규 인력 유입이 폭증하고 있다. 반면, 도시 지역 취업자 수는 2021년 피크를 이룬 뒤 계속 감소하고 있어, 2022년에는 전년 대비 842만명 감소한 4억5,931만명에 그쳤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 청년 실업률은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은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22년에 인구 ‘감소’ 사회로 전환됐으나, UN 통계에 따르면, 16~24세 인구는 2023~2033년 기간에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게다가, 중국의 대학 진학률은 계속 상승하고 있어 대졸자들 취업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취업난이 심각해짐에 따라 대학생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중국에서는 공무원 지향이 높아, 대학생들의 취업 희망 조사 결과에서도 국유기업 및 공무원 등 공적 부문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71.5%이고 민간기업 및 외국기업 등 민간 부문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 27.2%를 크게 앞선다. 대표적으로 2023년 중 23만여명 공무원 모집에 대해 무려 153만명이 응시해 배율이 41배에 달했다. 민간 부문 선호 경향이 줄어들면 신흥기업 출현이 어려워져 경제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신규 대졸자들이 대거 노동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된 것은 ‘인재 강국’ 슬로건을 내걸고 대학을 신설하거나 대학 정원을 급격히 증가한 결과다. 2022년 대졸자는 967만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1.5배에 달한다. 대학원 졸업자들도 동 86만명으로 1.8배로 증가했다. 중국 사회에 뿌리깊은 학력주의도 고학력화를 부추기고 있다. UNESCO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대학 진학률은 무려 80%에 달한다.

 

인구의 고학력화는 일면 산업의 고도화 및 디지털화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으나, 지금 중국에는 수요를 훨씬 상회하는 인재가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신규 대졸자들의 실업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인력회사 ‘智聯招聘’ 집계에 따르면 졸업 후 직장 단위에 취업한 비율은 57.6%에 불과하고,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비율은 18.9%, 프리랜서 희망은 13.2%, 국내 취학 연장은 4.9% 등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 실업률이 높은 또 하나의 이유는 대졸자들이 희망하는 직종과 노동시장에서 구인이 많은 직종이 일치하지 않는 점도 있다. 중국에는 구인 배율이 1.5배에 달하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일손 부족 현상이 상시화하고 있으나, 그런 가운데서도 청년 실업률이 상승하는 것은 인기가 높은 기업이 급여가 높은 일부 업계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졸자들의 25%가 IT, 인터넷 등의 서비스업 취업을 선호하고 있는 반면, 제조업을 희망하는 비율은 8.5%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제조업, 건설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소위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취업 인구이 50%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들 중 50%가 40세를 이미 넘었다.

 

청년 실업률이 상승하면 경제 전체에 손실이 큰 것은 물론이고, 생산성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노동력을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기업은 물론 경제 활력이 필연적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또한, 인재의 해외 유출 및 소자화(少子化) 가속 등 경제 발전을 지탱해 주는 인적 자본이 줄어드는 것도 우려되는 것이다. 사회적 영향도 작지 않다. 젊은 층은 저축이 적기도 하고, 실업 보험 등 사회안전망에서 제외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빈곤의 격차가 확대되는 문제도 더욱 심각하게 된다.

 

Nikkei "美 中은 새로운 양태의 ‘무역 전쟁’ 중, 각국은 새로운 비전을 설정해야"

 

한편, 중국 경제는 대외적으로도 이미 오랜 동안 혹독한 시련을 겪어 오고 있다. 금년 들어 경제 성장 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나고는 있으나, 소위 ‘중국식’ 과잉 생산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1970년대 말 개혁/개방 이후 수 차례 과잉 생산 문제가 발생했으나 그 때마다 지방 정부의 보조금으로 생존하는 좀비(zombie) 기업 및 구식 설비를 삭감하는 등 방법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지금부터 중국이 당면하는 과잉 생산 문제는 이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그런 배경에는 시 주석이 주창하는 ‘양질(良質)의 발전’, ‘새로운 질(質)의 생산력’ 등 슬로건이 있다. 그 결과, 중국 전반에 질(質)을 추구하는 과잉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 결과, 일부 지역에는 AI(인공지능) 등을 표방하는 유명 기술기업들이 운집하고 있다. 지방 정부들은 이들 유망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 토지, 세금 감면 등 각종 우대 조치를 부여하는가 하면 스스로 ‘벤처 캐피탈(VC)’로 나서 은행이나 투자가들이 손을 대지 않는 리스크가 큰 안건에 대담하게 투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역내 총생산은 급속하게 확대되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는 시 주석이 주창하고 있는 ‘높은 질’을 추구하기 위해 지방 정부의 자금을 금융기관 등의 출자로 부풀린 ‘정부 유도(誘導) 펀드’의 벤처 투자가 붐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23년 중 투자가 활발했던 VC 상위 10개사가 모두 이런 부류의 지방 정부 관련 펀드라고 알려진다. 지방 정부들은 효율 높은 투자를 노리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을 꾀하며 ‘높은 질’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왕성한 투자와 병행해서 지방 정부는 반도체, AI(인공지능), 연료 전지, 드론 운송 등 新산업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지방 정부들의 과잉 경쟁 현상으로, 당초 시진핑 주석이 상정했던 ‘전체 최적’과 반대로, 각 지방 정부들은 지역 내에서 공급망 완결 체제 구축을 노리고 있어, ‘합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와 마찬가지로, 국가 차원에서 방대한 중복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시 정권 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식 과잉(생산)’은 원래 지방 정부들의 과잉 경쟁과 시 주석에 대한 과도한 충성 경쟁이 가미된 새로운 형태의 구조 문제에 기인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가속되기만 하고 해결될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형태는 다소 다를지 몰라도, 미국도 마찬가지다. 대형 첨단 기술기업들에 대한 천문학적 규모의 보조금 지급, 對 중국 무역통제 강화 등은 당초 WTO의 룰에 반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중국産 철강에 관세를 3배로 부과할 방침을 밝혔다. 지금 미국과 중국은 인정사정 보지 않는 무역 전쟁을 더욱 가열차게 전개하고 있다. (이상 Nikkei)

 

이런 상황에서, 이제 룰이 없는 세계 무역 전쟁의 장에서 미국과 중국 등 경제 대국들은 힘으로 자기 입장을 밀어 부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상황으로 이행하는 세계에서 지금까지 내려오던 종전의 자유무역 체제를 어떻게 지켜갈 수 있을지가 최대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각국은 이런 엄혹한 상황에서 자기 생존을 지켜갈 새로운 글로벌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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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4월23일 14시53분
  • 최종수정 2024년04월23일 14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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