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초점] 트럼프 형사 재판 4월 15일 시작, 지급보증금은 대폭 경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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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이 25일, 뉴욕 법원으로부터 두 가지 중대한 판결을 받았다. 뉴욕 지방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불륜 상대였던 포르노 배우에게 불법한 방법으로 거액의 입막음 돈(hush money)을 지불했다는 혐의로 제기된 형사 재판을 4월 15일 개시한다고 판결했다. 한편, 뉴욕 항소 법원은 기업 회계를 조작해 부정 대출을 받은 혐의와 관련한 민사 재판에서 내려진 5억달러에 가까운 배상금 지급보증 금액을 1억7,500만달러로 감액 판결했다.
많은 미국 주요 미디어들이 트럼프의 재판이 열리고 있는 뉴욕 법원의 재판정 모습을 실시간 보도하는 가운데, 트럼프 변호인들과 검찰 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고, 결국, Juan Merchan 판사는 더 이상 재판 연기를 거부하고 가까운 기일에 재판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는 법정을 나서며 재판 기일 결정은 “분명한 선거 개입이자 유권자들에 대한 모욕” 이라고 분노하며 항소할 의향을 내비쳤다.
지금 ‘2024 대선’ 레이스가 가열되는 가운데, 이번 판결을 신호탄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하는 것이다. 사실상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중대한 4 가지 중대 형사 범죄 혐의 재판 중 한 건이 이제 막이 오른 것이다. 향후 트럼프 후보가 밀려오는 각종 사법 리스크를 어떻게 헤쳐갈지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측 연기 요청을 거부, 불륜 은폐 관련 재판 4월 15일 개시하기로 결정”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대 사법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클로즈업되고 있다. 3월 25일은 뉴욕 주 Manhattan 지역 Alvin Bragg 검사가 기소한 트럼프의 불륜 관계 은폐를 위한 불법 ‘입막음 돈’ 지불 사건 첫 재판 기일이었다. 이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Michael Cohen을 통해 이전에 자신의 불륜 상대였던 포르노 배우 Stormy Daniels에게 불법한 방법으로 거액의 입막음 돈을 지불했다는 형사 범죄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밖에도 Playboy 잡지 표지 모델이었던 Karen McDougal과도 불륜 관계를 가졌고 유사한 불법 행위를 통해 입막음 돈을 지불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뉴욕 시내 건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것은 미국에 대한 수치이고, 저들은 미국 역사상 이전에 없었던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 전적으로 선거 방해” 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무런 근거를 대지 않고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자신에 대해 저격을 가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NBC News는 이후에도 트럼프는 국내외 각종 잡다한 사안에 대해 긴 장광설을 늘어놓았다고 전했다.
이날은 이 재판을 위한 배심원 선정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측 법률 대리인들이 현재 검찰이 제출한 사건 기록이 10만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므로 기록을 검토할 시간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재판 개시일을 연기할 것을 요청했던 것이다. 이에, Merchan 담당 판사는 이날 트럼프 측의 연기 요청을 기각하고 새로운 재판 개시일을 4월 15일로 결정했다. 이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중대 형사 범죄 혐의 관련 4 개 재판 중 하나다.
“기업 회계 부정 관련 민사 소송의 배상 판결 이행 보증금 금액은 대폭 경감돼”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Trump Org. 기업회계 조작을 통한 부당 대출 및 보험 이득을 취득한 사기 사건에 대해 뉴욕 법원이 내린 거액 배상금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항소심 진행을 위해 법원에 제출할 이행보증서 취득을 위해 상당하는 현금 재산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등,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뉴욕 항소 법원이 공탁할 지급보증 금액을 대폭 감액하는 동시에 공탁해야 할 시한도 10일 연장하는 판결을 내려 일단 최악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안은 지난 달 뉴욕 지방 법원 Arthur Engoron 판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법 회계 조작 혐의에 대해 3억5,500만달러 배상금에 더해 재산 가치가 매일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는 금액을 추가해서 지급보증서를 제출하라고 판결했던 것이다. 당시, Letitia James 뉴욕 주 검찰총장은 판결 직후 곧바로 트럼프 재산에 대한 강제 추징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었으나, 30일 간 집행 유예 기간을 부여했었다.
최근 트럼프 측은 항소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뉴욕 법원이 최근 민사 사기사건 소송에서 판결한 배상금 4억5,400만달러를 부담하는 것은 트럼프에게 회복할 수 없는 폐해를 줄 것” 이라며 동 항소 기간 중 지급보증 공탁을 면제해 줄 것을 청구했다. Trump Org. 고문 변호사들도 선서 후 작성한 진술서에서 30여개 보증회사들과 협의했으나, 그 중 Chubb사만 지급보증서 발급 의향을 표명했고, 나중에는 이 회사 마저도 현금만을 담보로 취득하겠다고 고집해서 지급보증서 발급이 최종 불발됐다고 밝혔다. Trump Org.은 기업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현금으로 1억달러를 담보로 제공해야 하나, 이런 거액의 현금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 민사 소송에서 4억5,400만달러 배상금 판결을 받았고, 이에 항소하려면 법원에 이에 상당하는 금액의 지급보증서를 제출해야 하나 지금까지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트럼프 변호인들은 공동피고인들을 포함하면 배상금이 4억6,700만달러에 달하고, 이를 위한 지급보증서 발급을 위해서는 5억5,700만달러 상당의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 항소 법원 재판부는 트럼프 측이 지급보증서 금액을 1억달러로 감액해 달라며 낸 신청을 검토한 끝에 동 금액을 1억7,500만달러로 대폭 경감하는 동시에 보증서 제출 시한도 10일 연장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트럼프는 ‘훌륭한 판결’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WSJ은 ‘11월 대선을 불과 8개월 앞둔 시점에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곤경에 처한 것은, 그의 재정 능력 및 성공한 부동산 재벌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것’ 이라고 평가했다.
“뉴욕 검찰총장 ‘지급보증 금액 경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책임은 여전한 것”
이날 배상금 이행보증서 금액 대폭 경감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후보 지명을 거의 손에 넣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여전히 큰 골치거리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 항소 법원이 배상금 이행 지급보증서 금액 경감 판결 직후, 동 민사 소송을 제기했던 James 뉴욕 검찰총장(AG)은 “원심에서 내린 4억6,700만달러 배상 판결의 효력은 여전히 살아있는 것” 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수년 동안에 걸쳐 엄청난 사기 행위를 통해 자신과, 그의 가족과, 그의 기업을 불법하게 치부하게 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여전히 져야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는 별개의 사건으로 이달 초 작가 E. Jean Carroll이 제기한 성 추행과 관련한 명예 훼손 배상 청구 민사 소송에서 판결 받은 8,000여만 달러 배상금에 대해 이미 9,200만달러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아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을 때에도, 법원의 제출 시한 종료 막판에 가서야 겨우 제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 이상 현금 여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담당 Engoron 판사는 거액의 배상금에 더해 트럼프를 향후 3년 간 기업 경영에서 배제하라고 판결했다. 그의 두 아들에 대해서는 2년 간 배제 판결했다. Trump Org.도 향후 3년 간 뉴욕 주 금융기관에 대출 신청을 못하도록 판결했다. 트럼프 측은 즉각 항소했고, 이에 대한 판결은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James 검찰총장 ‘최종적으로 이행하지 못하면 트럼프 자산을 압류할 것’ 언명”
지난 2022년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관련자들을 사기 혐의로 제소한 James 뉴욕 주 검찰총장은 트럼프 측이 항소심에 패하는 경우, 곧바로 트럼프 재산 압류를 시도할 의향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제 집행 절차가 대단히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트럼프 소유 부동산을 압류하려면 물건에 대해 유질 처분을 받아야 하나 이 절차가 대단히 어렵고 느리게 진행된다는 지적이다. 트럼프의 순 자산 가치는 3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나, 대부분이 뉴욕 주에 소재한 호텔, 리조트, 골프장 등이고, 유동 자산은 얼마나 되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작년에 행한 증언에서 4억달러의 현금 자산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변호인들은 법원에 제출한 청원서에서 트럼프가 현금 조성을 위해 소유 부동산을 강제 매각 당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트럼프 소유 부동산들을 급매로 처분하면 거액의 손실이 불가피하고, 이는 기업에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금리 상승으로 인해 사무실 빌딩 공실율이 상승하는 등, 대부분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편, The New York Times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랜 동안 자신의 재산을 뽐내며 자랑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산 상황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전했다. 동 지는 최근 분석에서 현금 자산으로 약 3억5,000만달러 정도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그 밖의 대부분 자산은 부동산과 연계되어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지난 주 E. Jean Caroll 소송 패소에 따른 9,000만달러 지급보증서를 위해 1억달러 담보를 제공하고 나서, 추가로 거액의 지급보증서 금액을 커버할 담보로 예탁할 충분한 현금 자산은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측은 판결의 효력을 중단시키거나 지급보증서 금액을 1억달러로 감액해 달라고 신청했고 다행히 항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또 다른 옵션으로, 상급심에 항소하거나, 재산을 신속히 매각하거나 아니면 다른 자산가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James 검찰총장이 지급보증서 제출 시한을 연장해 주거나, 다른 대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마지막 수단으로 해당 기업 파산 보호를 신청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트럼프가 사법 판결에 따른 재정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대선 자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불가’하다는 판단이 대세다. 트럼프를 지원하는 super PAC은 제한없이 모금할 수 있으나, 현행 법률 상, 선거 자금을 개인 사안과 연계해 사용하거나, 법원이 판결한 배상금 지급에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게다가, 트럼프 진영은 선거 자금 모금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크게 뒤져 있다. 바이든 진영은 3월 들어 1억5,500만달러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나, 트럼프 진영은 상세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1월 말 현재 4,000만달러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Trump 2.0」을 기대한 이들에 트럼프 승리를 상정하지 말도록 일깨워 주는 것”
한편, Bloomberg 통신은 최근 논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소 자산이 부자라고 뽐내 온 것과 달리, 경쟁 상대인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선거전에서 막강한 무기인 선거 자금 비축 측면에서 훨씬 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 4년 전 대선에서 펼쳤던 박빙의 대전을 다시 전개하고 있는 중이어서 선거 자금 동원 능력도 중요한 승패 요인이 된다.
Bloomberg는 통상적으로 미국 대선에서 선거 자금 모금 역량은 백악관으로 가는 길을 결정짓는 큰 요인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종종 대선 후보들은 선거 자금이 점차 소진됨에 따라 선거전에서 철퇴할 것을 결정하기도 한다. 최근 사례로,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에 대한 마지막 도전자였던 헤일리(Nikki Haley) 후보가, 자산가 Koch 그룹이 선거 자금 지원을 철회하자 곧바로 후보 철퇴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많은 측면에서 정통 미국 정치 및 선거 관례들을 깨뜨려 왔다. 2016년 대선에서도 그는 민주당 ‘힐러리’(Hillary Clinton) 후보와 겨루면서 소액 기부자들을 끌어 모으는 수법으로 충실한 개인 지지층을 형성하며 승리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사상 최대의 선거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MAGA 지지자들만으로는 필적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현 상황에서 민주당의 선거 자금은 트럼프 및 공화당의 3배가 넘는다.
여기에, 지금 트럼프의 사법적 리스크에 따른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가 새로운 혐의로 기소될 때마다, 정치적 기소라고 주장하면 지지가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그와는 반대로 선거 자금 금고는 점차 메말라 가는 실정이다. 급기야, 트럼프는 주변의 부자들에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에는 세계적 부호 머스크(Elon Musk)와 만나기도 하고, 그의 플로리다 소재 ‘Mar-A-Lago’ 리조트에서는 디너 모임이 빈번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알려진다.
Bloomberg 통신은 돈이 최고인 정치 시스템에서 트럼프 후보가 자신을 향한 선거 자금 지원이 시들해 가는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트럼프 2기(Trump 2.0)’ 임기를 점치고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가정하지 말도록 일깨워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 수 개월 진행될 미국의 대선 본선 캠페인 과정은, 트럼프에 가중되는 사법 리스크와 겹쳐져서 온 세계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킬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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