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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초점] 월街, 트럼프 재선을 경계하는 이유는 “보호주의 확대 우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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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2월01일 14시17분
  • 최종수정 2024년02월01일 14시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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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금 공화당 후보 결정을 위한 경선 절차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초반 2개 주에서 치러진 경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 표차로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유일한 대항마로 남아 있는 헤일리(Nikki Haley) 후보는 2위로 뒤쫓고 있으나, 전도는 대단히 험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큰 손들은 여전히 헤일리 후보에게 막대한 선거 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선거 자금 조달 금액만으로는 헤일리 후보가 오히려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후보의 선거 자금 모금 규모를 앞서고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헤일리 후보는 이에 힘입어, 최근 New Hampshire 경선에서 두 번째로 패배한 뒤에도, 적어도 대세가 결판날 것으로 보이는 3월 5일 ‘수퍼 화요일’까지는 캠페인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언명하고 있다. 물론, 헤일리 후보가 이렇게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 남아 있겠다는 결심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은, 아마도 트럼프 후보가 겪고 있는 각종 재판과 관련한 사법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최근 트럼프는 E. Jean Carroll 작가가 제기한 성추행 관련 명예훼손 재판에서 무려 8,300억달러가 넘는 거액의 배상 평결을 받아 패소했다. 이를 감안하면 헤일리 후보 선거 전략은 앞으로 진행될 재판 결과가 트럼프의 경선 및 본선 승리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감안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헤일리 후보는 이런 점을 부각시키면서 트럼프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마침, 노무라 총합연구소(木內登英 연구위원)가, 월가의 투자가들 및 금융, 산업계 기업 경영자들이 트럼프 2기 정권을 가정한 미국 통상 정책 변화 측면에서 ‘보호주의’ 강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공화당 후보 경선의 유일한 대항마로 부상한 헤일리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현실과 그 배경을 분석한 논설을 게재했다. 아래에 이 내용을 중심으로 트럼프 2기 통상 정책 리스크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월街 큰손 기부자들, 트럼프의 보호주의를 경계해서 헤일리 후보를 밀고 있어"

 

월街의 기업인들 및 선거 자금 기부 단체들은 트럼프의 초반 승리에도 불구하고, 반(反) 트럼프 대열을 형성하며 헤일리 후보의 뒤를 밀고 있는 상황이다. 헤일리 후보는 선거 자금 기부를 모집하는 정치 자금 단체인 Super PAC(정치활동위원회) 「Stand For America Fund」에서 작년 후반 6개월 동안에 무려 5,010만달러를 조달했다. 이 규모는 같은 기간에 트럼프 후보의 Super PAC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그룹이 모은 선거 자금 금액보다 약 500만달러나 많은 규모이다. 

 

헤일리 후보를 지원하는 주요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유명한 가정 용품 공급 체인인 Home Depo 창업자 Ken Langone, LinkedIn 공동창업자이자 민주당 헌금자로 알려진 Reid Hoffman 등이 대표적이다. 이어서, 월가의 저명한 투자자이자 자산가인 Stan Druckenmiller, Ken Langone, Cliff Asness 등이 나란히 헤일리 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는 월가 금융 및 기업 경영자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트럼프 재선을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헤일리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지를 잘 대변해 준다.

 

그러나, 월가가 트럼프의 재등장을 경계하며 ‘비(非)트럼프’ 정권이 들어서기를 고대하고 있는 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바로 트럼프 1기 정권 당시 겪었던, 무모하리 만치 과격했던 ‘보호주의’ 정책 노선이다. 돌발적으로 쏟아낸 대외 무역 규제들은 국내 물가를 상승하는 등, 미국 경제는 오히려 엄청난 부담을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당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는 외국의 수출 기업들이 부담할 것이라는 놀라운 논리를 펴서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트럼프 정권 1기 때는 산업계 및 월가 일각에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 ."

 

사실, 2015년 대선에서 승리해 이듬해 초 백악관에 처음 입성한 트럼프 정권 1기 때는 미국 산업계나 월가 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 경영 경험도 있어 ‘친(親)기업’ 정책 스탠스를 가지고 대내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당시를 되돌아보면 대통령 선거 당일 밤에는 주가 지수 선물 가격이 급락했으나, 다음 날 개장된 증시에서 주가가 대폭 반등했던 것이 이를 나타내 주는 것이다.

 

트럼프 정권이 제시했던 경제 정책 가운데 특히 기대를 모았던 것은 대규모 ‘감세’ 정책이었다. 트럼프 정권은 선거 공약대로 2017년 12월 당시 35%였던 법인세율을 21%로 대폭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감세 법안을 성립시켰다. 이는 과거 레이건(Ronald Reagan) 대통령 시절이던 1986년 감세 법안 이래 발본적 세제 개혁이었고, 감세 규모도 10년 간 1조5천억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였다. 

 

이런 획기적인 세제 개혁의 일환으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들여오는 배당금에 대한 과세도 폐지했다. 이는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 두고 있던 잉여 자금을 국내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이었다. 또한, 개인소득세 최고세율도 당시 39.6%에서 37%로 인하했다. 이 개인소득세 인하는 8년 간 시한부 조치였다. 그러나, 이런 대형 감세를 주축으로 하는 세제 개혁의 결과는 현재 미국 정부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되어버린 대규모 재정적자의 근원이 되고 말았다. 

 

"대규모 감세 조치 이후 ‘보호주의’ 본령 발휘; 이번에는 감세 조치 구상은 없어"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에 담대한 대형 세제 개혁을 이루고 나서는, 곧바로 강력한 ‘보호주의’ 색채를 입힌 대외 무역 정책 시행에 착수했다. 트럼프 정권이 이런 기존의 ‘자유 무역’ 노선에 역행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을 앞세운 대외 무역 정책을 발동하자, 드디어, 트럼프 정권의 보호주의 본령이 여실히 드러나게 됐고, 이후, 보호주의 통상 규제 장벽은 쉴 새 없이 쏟아졌던 것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의 본질은 철저한 보호주의다. 가전 제품, 태양광 패널 수입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철강 및 알루미늄 등으로 관세 부과 대상을 확대했고, 대상 국가도 캐나다, EU, 멕시코, 한국 등으로 확대했다. 그 뒤, 드디어 중국에서 수입되는 품목들도 추가함으로써 중국과의 격렬한 통상 마찰의 시작이 됐고, 전선(戰線)은 정치, 군사 영역으로 확대됐다. 

 

트럼프 1기 정권 당시의 이러한 황당했던 경험들은, 지금 월가의 금융계, 산업계 및 일반 기업 경영자들이 이번 대선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출마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뿌리깊은 거부감을 가지게 됐는가를 점치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 공화당 선두 주자인 트럼프 후보에 강하게 반발하며 당 내 경선 과정에서 유일한 대항마로 남아있는 헤일리 후보를 힘을 모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는 1기 집권 당시 내걸었던 감세 정책 구상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단지 당시 8년 간 유예했던 개인소득세 감세 조치 시한을 연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이 당시 추진했던 야심 찬 세제 개혁이 최대한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쨌든, 2기 집권 기간에는 월가나 산업계의 환영을 받을만한 감세 등 경제 정책 구상은 펼칠 의향이 없어 보인다. 대신에, 역풍을 몰고올 가능성이 농후한 보호주의 무역 정책은 일찌감치 드러내고 있다. 

 

"2기 정권에서는 더욱 강화된 ‘보호주의’ 무역 정책 구상을 밝혀 역풍을 자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2기 정권에서 추진할 주요 정책 프레임을 일찌감치 공표하고 있으나, 여기에는 간판 정책으로 ‘더욱 강력한 보호주의’ 노선을 포함하고 있다. 즉, 「트럼프노믹스 2.0」 에서는 기본적으로 “달러貨 약세”, ”주가 약세”, ”채권 약세(금리 상승)” 등 소위 ‘트리플 약세’ 리스크가 더욱 고조될 것이 예견되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정권 1기에선 ‘달러화 약세’ 정책이 두드러져 인플레 유발 등 각종 부작용을 불러왔으나, 2기에서는 이런 노선이 더욱 강화될 것이 우려되는 것이다. 여기에 월가는 물론이고 전세계 금융시장이 경계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미 모든 수입 품목에 일률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실제로, 이런 일률적인 관세 부가가 시행되는 경우에는, 부과되는 수입 관세 전부가 국내 제품 가격 상승으로 완전히 이전된다고 가정하면, 미국 내 ‘수요 Deflator’가 1.2%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NRI). 이런 정책 환경 하에서는 모처럼 안정세를 되찾아가고 있는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개인소비에도 역풍으로 작용해서 경제 회복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

 

특히, 일부 보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선거 캠페인 진영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6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알려져 충격을 준 바 있다. 가령, 이런 극단적인 추가 관세 부과 정책이 시행되는 경우에는 중국 측에서도 보복 조치가 뒤따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나아가 세계 경제는 커다란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트럼프 2기 정권이 보호주의 통상 정책 노선을 더욱 강화하는 경우에는, 세계 전체가 보호주의 분위기에 빠져들게 돼 글로벌 무역 및 경제는 대폭 축소될 상황을 불러올 우려가 커진다. 

 

특히 유념할 것은,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이후 지금까지 트럼프 정권 1기에서 부과됐던 관세 대부분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바이든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일부 미세한 조정을 제외하고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보호주의 무역 노선을 수정하지 않고, 트럼프 정권 당시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다. 그렇다 보니, 트럼프 2기 정권 하에서 관세율이 더욱 높아지는 경우에는 이는 곧 교역 상대국들에 심각한 대외 리스크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지금 월가를 위시한 미국 산업계에는 이런 관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등장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은 거의 없고, 대부분 극단적인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트럼프 2기 정권 등장 가능성을 트럼프 1기 정권이 들어설 당시와는 상당히 다른 자세로 커다란 우려와 함께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경합州 유권자 절반 이상이 '트럼프 유죄면 투표하지 않을 것'"

 

한편,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흥미를 끈다. 지난 31일 발표된 Bloomberg News/morning Consult 조사에서 7개 경합州(swing-state) 유권자들의 53%는,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범죄로 유죄로 되는 경우에는 11월 본선에서 그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그가 감옥에 가면 이들의 55%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Bloomberg 통신은 이번 조사 결과는 지금 공화당 후보 지명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핵심 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트럼프 후보에게는 ‘경고’ 신호라고 평했다. 트럼프 후보는 지금 4개 범죄 사건과 관련해 91개 항목의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그가 재판에 출석할 때마다 공화당 경선 및 선거 자금 모금 등에 영향을 주어왔다. 동 통신은 최근 조사 결과는 그의 많은 사법 투쟁이 그의 정치적 위상에 제한을 주는 타격이 될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 경선은 3월 5일 ‘수퍼 화요일’을 앞두고 Nevada, South Carolina 등 2개 주에서 치러진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후보가 2위 헤일리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최근 New Hampshire주 경선에서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2위를 차지한 헤일리 후보가 예상 외로 선전하며 바싹 뒤쫓고 있는 것은 특히 주목할 점이다. 그 이전에도 뉴욕 주 연방법원 등의 판결이 줄지어 예정되어 있다. 향후, 이런 재판 결과가 공화당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헤일리 후보가 어떤 반전을 만들어낼 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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