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초점] 美 메인州 ‘트럼프 후보 자격 無’, 콜로라도州 이어 두 번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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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메인(Maine)주 Shenna Bellows 주무(州務)장관은 지난 2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주(州) 공화당 예비 선거 투표 용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주 정부의 선거 담당 공무원이 일방적으로 선거인단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을 내린 첫 사례다. 또한 최근 Colorado주 최고법원이 내린 사법적 판결에 이어 두 번째 유사 사례이다. 이번 판단은 ‘반란에 관여한 자는 선서가 필요한 공무를 담임할 수 없다’는 미국 14차 수정 헌법 제3조의 규정에 따른 것이다.
미국 대선에 투표하는 총 538명의 선거인(electoral votes) 중, 메인주에는 4명이 배정돼 있다. 그리고, 다른 주들이 모두 선거인을 승자가 독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나, Maine주는 Nebraska와 함께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2개 주 중 하나다. 2020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당시 후보가 선거인 1명을 획득했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선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결정으로 Maine주 예비 선거 투표 용지에서 제외된다면, 근소한 차이로 결판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2024 대통령 선거의 향후 레이스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이미 출마 자격 없어, 탄핵 당시 상원이 유죄 판결하지 않은 것은 유감”
Bellows 주무장관은 34 페이지에 달하는 결정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가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력 점거 사태에서 행한 역할로 인해 14차 수정 헌법 3조에 ‘국가 반란에 관여한 자는 공직에서 배제한다’는 조항을 위반했으므로 이미 대통령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적시했다. Bellows 장관은 일단의 주민들 및 초당파의 전직 주 의회 의원들이 제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가 실시하는 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요청하는 청원에 대해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 소속인 Bellows 주무장관은 “트럼프는 수 개월 간에 걸쳐 2020 대선에 부정이 있었다는 거짓말로 지지자들을 선동했고, 2021년 1월 6일에 절정을 이루어, 평화적 정권 이양을 위해 2020년 대선 결과 확인 절차를 진행하던 의사당을 습격하도록 유도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는 폭력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식을 했고, 최소한 초기 단계에서는, 오히려 선동적 언사로 부추겼고, 적절한 시기에 중단시키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사태가 이어지는 동안에 간혹 폭력 지지자들을 향해 법을 준수하고 평화적으로 진행하라고 말하기도 했으나, 이것 만으로는 그의 언행을 면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수많은 증거들에 근거해서 판단할 때, 트럼프는 몇 달 간에 걸쳐서 민주적으로 실시된 선거 결과를 불법화하려고 노력하는 동안에 불쏘시개가 놓여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결국 여기에 불길을 당겼던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Bellows 장관의 결정은, 트럼프 측 변호인들이 민주당 소속인 Bellows 장관이 각종 트위터 글에서 편향적인 성향을 드러낸 점을 들어 스스로 자격을 배제할 것을 요구한 바로 다음 날에 나온 것이다. 동 장관은 연방 의회 의사당 습격 사건에 대해 ‘반역(insurrection)’ 행위라고 규정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말에 (당시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했던) 하원에서 탄핵이 가결됐으나,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했던) 상원이 유죄 판결을 하지 않았던 것은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연방 최고법원 판결이 트럼프 정치 운명을 결정할 가능성”
Bellows 장관의 이번 판단에 대해 트럼프 측이 Maine주 법원에 항고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의 정치적 운명이 최종적으로 결정나는 것은 아니다. 결국에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연방 최고법원의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2024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 활동가들은 미국 전역의 각 주 정부 선거 담당 공무원들에게 자신들의 주에서 실시되는 예비선거에서 14차 수정 헌법 3조의 규정에 의거 트럼프를 투표 용지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 Maine주의 결정을 제외한 모든 주에서는 남북 전쟁 이후 단 몇 차례 적용됐던 수정 헌법 3조의 조문을 어떻게 해석할 지에 관한 법원의 판시(判示)를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했다.
Maine주 주법은 이 사안에 대해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어 Bellows 장관은 지난 12월에 이미 공청회를 열었다. 이 공청회에서 ACLU(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메인주 지부 전 이사이자 법률가인 Bellows 장관은 콜로라도주 최고법원이 지난 12월 19일, 수정 헌법 3조에 의거 트럼프가 투표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한 역사적 판결과 관련해서 양측에 추가적 입장을 내도록 허용했다.
한편, 트럼프 선거 본부는 콜로라도주 최고법원의 4 : 3 판결에 대해 연방 최고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연방 최고법원은 과거에 이 3조에 대한 판결을 한 번도 내린 적이 없다. 따라서, 연방 최고법원이 이번에 어떤 판결이건 내리면 동 판결 결과는 Maine주를 포함한 모든 주에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각 주별로 결정하게 되는 경우에는 트럼프 측은 위험에 처할 가능성 커”
이번 Maine주 주정부 결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만일, 이 사안에 대해 각 주가 개별적으로 결정하게 되는 경우에는, 트럼프 측에 위험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Colorado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13% 차이로 패배했던 지역이어서, 다음 대선에서 꼭 이겨야 할 지역은 아니나, 메인주는 의원 선거구에 따라 갈려 있고 그 중 2 구역은 트럼프가 승리했던 지역이다. 따라서, 만일 트럼프가 투표 용지에서 배제되는 경우에는 선거인 수 1명을 접고 들어가는 셈이 된다.
트럼프 선거 본부 측은 이번 Maine주의 결정에 대해 ‘Bellows 장관은 악의에 찬 좌파이고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렬하게 정파적인 민주당원’ 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측 대변인은 ‘우리는 지금 미국 유권자들의 자격을 박탈하며 선거를 훔치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이런 당파적 선거 개입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호전적인 공격’ 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측은, 지난 주 Colorado주 최고법원이 트럼프가 예비선거 투표 용지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판결에 대해 상고할 의향을 밝혔고, 향후 연방 최고법원은 이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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