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초점] 트럼프, 첫 토론회 ‘불참’, 조지아州 대배심의 기소가 영향? > 국제뉴스 초점

2014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서고 있는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는 23일 미국 중서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후보 지명을 위한 첫 후보 토론회에 불참할 것이라고 SNS를 통해 발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참 이유에 대해 ‘본인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미 훌륭한 대통령으로 잘 알려져 있어 토론회에 참가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안팎에서는 비겁하고,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태도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기 시작했다. 

한편, 공화당 후보 경선 첫 투표 대결이 될 내년 1월 아이오와주 당원 대회까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처음 열리는 밀워키 토론회를 계기로 대통령 선거에 대한 열기가 높아져서 공화당 내에서는 후보자 선별 절차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중요한 토론회에 트럼프 후보가 불참하는 것은 비록 선례가 있기는 해도, 지극히 이례적으로 보여 그 결정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고로, 최근 CBS가 8월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 61%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2위인 디샌티스(Ronald DeSantis) 플로리다주 지사를 두 배 이상의 큰 차이로 앞서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이번 토론회 불참 결정이 향후 진행될 후보 경선 레이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점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아래에 CBS, CNN, AP 및 Nikkei 등, 해외 미디어들이 이에 관해 전하는 보도들을 정리한다. 

“트럼프, 2016년 대선 때도 토론회 불참, 이번은 조지아州 대배심 기소를 염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후보 토론회에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 지명전 첫 대전인 아이오와주 당원 집회 직전에 열린 토론회에도 불참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여성 멸시로 받아들여진 과거 언동에 대해 질문 공세가 집중될 것을 우려해 불참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번 첫 토론회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참한다고 해도 각 후보 간에는 4번째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쏟아질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공화당 내에는 트럼프를 향한 일련의 수사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며 옹호하는 의견이 많다. 아울러, 공화당 내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첫 토론회에 불참한다 해도, 이후 예정되어 있는 토론회에 참가할 것을 권고하고 독려하는 의견이 많아, 실제로 트럼프가 향후 토론회에 계속 불참할지는 지금 시점에서는 불분명하다. 여기에는, 최근 조지아주 대배심의 기소 결정 및 이에 대한 트럼프 진영의 판단 및 대응 전략 여하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즉, 이번 토론회 불참 결정은 조지아주​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패배한 결과를 뒤집으려고 했다는 13개 항목의 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를 결정한 뒤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과 관련해 기소된 것은 이번이 2번째다. 8월 초에는 의회의 선거 결과 확인 절차를 폭력으로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바가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을 중심으로 이런 행위는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중대 범죄라며 강력 비판했다. 

“조지아 검찰, 트럼프를 ‘범죄 조직 두목’ 간주, 일부 ‘트럼프 즉각 사퇴’ 주장도”    

이번에 트럼프 및 측근 인사들을 기소할 것을 결정한 조지아주​ 대배심은 2020년 조지아주 대선 선거 결과 번복 시도에 중심 역할을 한 줄리아니(Rudy Giuliani) 변호사 및 메도우(Mark Meadows)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비롯한 측근 18명도 함께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지난 3월에 2020 대선을 앞두고 과거 불륜 상대였던 포르노 배우에게 지불한 입막음 돈을 불법한 방법으로 조달했다는 혐의로 기소됐고, 이어서 6월에는 정부 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번에 조지아주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로 결정한 것은 불과 2 주 전에 법무부 스미스 특별검사에 의해 의사당 난입 점거 사건 배후로 지목되어 기소된 데 이어 2020 대선 결과 번복 시도 및 대선 절차 방해와 관련해 두 번째로 사법 처리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조지아주 검찰은 연방 사법부 스미스 특검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 및 측근 인사들을 불법 폭력 조직 혹은 기업의 두목 혹은 갱단 보스로 간주해 이와 관련한 조지아주 RICO법을 적용하는 점이 다르다. 

이번에 트럼프 및 측근 인사들이 기소된 혐의는 조지아주 주법(州法) 위반 범죄 혐의로, 가령,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자신에 주어진 사면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해도 주법을 위반한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할 수 없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지난 3월에 뉴욕州에서 기소된 것도, 입막음 돈 지불을 위해 기업 회계 자료를 조작했다는 뉴욕주의 주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였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에 기소된 혐의들에 대해 유죄로 판결이 되더라도 2024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재선되면 자신에 대해 사면할 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CBS News는 조지아주​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 및 측근 인사 다수를 기소한 것과 관련, 향후 법원에서 유죄로 판결되면, 트럼프가 내년 대선에서 당선되더라도 많은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다. 정부 전복을 기도했던 인사가 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을지, 설령 취임한다 해도 대통령 권한으로 주법을 위반해서 유죄 판결된 자신을 스스로 사면할 수가 있을지, 등을 포함해서 많은 불확실성이 제기될 수 있다는 미국 유권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전하고 있다. 

한편, 공화당 소속 캐시디(Bill Cassidy) 상원의원(2021년 트럼프에 대한 2차 탄핵 표결에서 탄핵에 찬성했던 7명 중 1명)은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문서 불법 취급 혐의로 기소된 것에 대해 이는 ’거의 슬램 덩크(Slam Dunk)’라며,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총 4번에 걸친 기소에서 모두 91개 항목의 혐의를 받고 있다. 캐시디 상원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만일,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고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지는 경우에는, 미국은 또 다시 4년 간을 고 인플레이션 정책에 시달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선거 관련 유죄 확정되면 2024 대선 영향은 필지, 관련 재판 일정은 늦어질 듯”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주​ 대배심에 의해 기소된 것은 대체로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수사를 진행해 온 풀턴(Fulton)郡 윌리스(Fani Willis) 검사(민주당 소속)는 공무원에 대한 압력 행사 및 허위 발언 등의 혐의를 수사해 왔다. 가장 중요한 혐의는, 2020 대선 직후 조지아주​ 주무(州務)장관 및 선거 공무원들에게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뒤집는데 필요한 11,780표를 찾아내라며 압력을 행사한 혐의다. 풀턴 군(郡) 검찰은 관련자들이 공동 목적을 위해 조직적으로 행동했다고 보고 조직 범죄와 관련된 ‘RICO법(Racketeer Influenced and Corrupt Organization; 협박 및 불법 조직)’을 적용해 기소했다. AP News는 100페이지에 달하는 기소장에는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조지아주에서 패배를 뒤집으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적시되어 있다며, 그 중에, 투표지 30만장이 의심스럽게 사라졌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SNS인 ‘Tools. Social’을 통해 “이번 기소는 마녀 사냥이고, 의혹은 완전히 해소될 것” 이라며, 2024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기소한 것은 선거 방해라며 조지아주 검찰을 공격했다. 그럼에도, 이번에 조지아주 검찰의 트럼프에 대한 수사에 대해 대배심이 41개 항목의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한 것은 2024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에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공영 PBS 방송은 조지아주​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피고인들이 이번 주말(25일)까지 법원에 출두할(surrender)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21일에 2020 대선에서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보고서를 공표하고 이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표한 뒤 곧 바로 이 예정을 취소했다. 표면 상으로는, 기자회견으로 결백을 주장하기보다 재판에 전념하는 게 득책이라는 변호인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알려졌다.

향후, 트럼프와 관련된 수많은 혐의에 대한 재판 진행 일정도 큰 관심 대상이다. 2021년 의사당을 폭력 점거한 ‘Jan. 6 사건’ 및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수사해 온 스미스 특별검사는 2024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기소 대상자를 최대한 좁혀,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만을 피고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기소된 조지아주 선거 결과 번복 시도 혐의를 수사해 온 윌리스 검사는 많은 대상자들을 기소해 재판이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NN은 최근 트럼프 측 변호인들이 관할 법원과 오는 목요일 혹은 금요일 법원에 자진 출두한 뒤 즉시 풀려나는 조건으로 보석금을 트럼프에 대해서 20만달러, 다른 피고인들에게는 각각 15만~5만달러로 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제 막 본격화되는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가 공화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레이스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대단한 흥미를 끄는 대목이 아닐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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