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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초점] 中, 금융 위기 조짐에 ‘비상 대응’, 최대 위협은 ‘숨겨진 부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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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6월23일 10시10분
  • 최종수정 2023년06월23일 16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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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경제에 심상치 않은 ‘변조(變調)’가 나타나고 있다.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대다수 지방 정부들의 누적 부채 문제가 더 이상 갈 수 없는 막다른 지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시 정권의 담대한 결단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폐한 이후 경제 회복에 상당한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 들어 중국 경제의 동력도 급격히 사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 금년 Q1 GDP 성장률은 ‘제로 코로나’ 철폐에 따른 기대에 부합하는 것으로 전년동기 대비 4.5%를 기록했고, 많은 관측자들은 ‘중국 경제가 2023년을 견조하게 시작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서 대다수 전문가들은 금년에 5.4% 정도 성장할 것을 예상했다. JP Morgan 등은 최대 6.4%까지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시각에 급변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금년 GDP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Nomura는 종전 5.5%에서 5.1%로, UBS, JP Morgan 등도 종전 5.5~6.3% 범위에서 5.1~5.7% 범위로 대폭 하향했다. 여기에, 인구 감소 및 청년 실업 급증 등 심각한 구조적 문제들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지난 15일 발표된 5월 경제 활동 실적치에서 제조업 생산 활동 및 소매 매출이 예상과 달리 돌연 ‘대폭’ 위축된 것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제 은행들은 중국 정부가 경제 회복 촉진을 위해 서둘러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단 중국인민은행은 긴급히 ‘기준대출금리(LPR)’를 인하했으나, 현 상황이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뜻에 맞춰 주도적으로 적극적인 경기 대책을 펼칠 수 있을 만큼 ‘재정’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가장 큰 암초로 거론되는 요인이 일부 지방 정부의 ‘부채’ 문제인 것이다.


‘제로 코로나’ 철폐 이후에도 경기 ‘정체’가 이어지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 


한 정통한 중국 정부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지금 중국 경제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인 부동산 부문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부문에 걸쳐 경기 부양 정책 패키지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국 경제 특유의 구조적 특성에서 경제적 파급 효과가 막대한 부동산 부문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된 판매 부진에 더해 새로운 개발 수요도 침체되어서 건자재 생산 부문에 대한 수요도 눈에 띄게 위축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금년 들어 1월~5월 기간 동안에 민간 부문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금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 5월 중 은행들의 위안화 표시 신규 융자는 전년동월 대비 무려 2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엄격한 봉쇄 정책이 시행되고 경기 ‘정체(停滯)’가 이어지고 있던 202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가계 및 기업 부문에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장래 불안감에서 조성됐던 소비 절약 심리가 아직도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체적으로 예금 잔액 및 대출 잔액 차액은 지난 5월 말 시점에서 47조4천억위안을 기록,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 3월에 이어 최대 규모이다. 물가상승률도 저공(低空) 비행을 이어가고 있어, 이제는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이번에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도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감안해서 가계 및 기업들의 자금 차입 비용을 낮춰서 자금 수요를 증대하고 경제를 뒷받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명운을 건 결단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폐한 이후에도, 금년 초에 일시적으로 반짝 회복을 보이다 최근 들어서 다시 경기가 가라앉고 각종 구조적인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위기 상황이 돌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세계 거의 모든 주요 기관들이 지금 중국 경제에 가장 위기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는 이슈가 바로 ‘부채’ 문제이고, 이 가운데, 특히 지방 정부의 ‘숨겨진 부채’가 재정 위기 폭발을 촉발할 ‘트리거’라고 지적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최고위 관리 및 경제 전문가들, 경제 ‘정체(停滯)’ 반전 모색 위한 회합 잇따라”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 고위 관리들이 외국기업 경영자들 및 경제 전문가들과 잇따라 긴급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재앙 사태를 전후해서 급격히 둔화하는 중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익명을 원하는 한 참석자는 최근 몇 주일 동안 이런 회의가 6 차례나 열렸고, 신뢰감이 쇠잔해진 가운데 민감한 이슈들을 논의할 때는 관리들의 톤(tone)이 고압적으로 보아 ‘이례적으로 긴급한(unusually urgent)’ 상황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2 주일 전 열린 회의에 참석한 고위 관리들과 10여명의 전문가들 간에는 ‘더 많이 그리고 더 긴밀하게(more and better-coordinated) 잘 조정된’ 금융 및 재정 촉진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참석자들은 경제 촉진 수단들이 시기 선택 및 형식 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고도 전했다. 또한, 일련의 회의에서 관리들은 경제 회복 촉진 방안, 민간 부문 신뢰 회복 방안, 깊은 침체에 빠져 있는 부동산 부문을 되살릴 아이디어 등을 구했으나, 민간 참석자들은 오히려 정부가 담대하게 정책 노선을 전환해, 현행 ‘계획 주도’ 접근법보다 ‘시장 위주’ 노선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런 고위급 대책 회의는 ‘코로나 봉쇄 조치’ 및 민간 부문에 대한 통제 정책으로 인한 신뢰 저하로 Covid-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이 질식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금 경제 침체 지속에 대응해서 결정적 행동을 취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우선, 중국인민은행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경기 회복이 정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수요 확충을 위해 2022년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정책금리인 최우대 대출금리(LPR)를 인하한 것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중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중국 경제가 지금 중대한 위기 상황에 당면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고, 비상한 각오로 대응책을 찾고 있는 중이라며 심각한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익명의 소식통은 정부의 감독 당국자들도 베이징의 기업 경영자들과 회동하며 민간기업을 지원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활성화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제안을 구했다고 전했다. 한 전문가는 최근까지 기업계에는 정부 관리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이제 관리들은 중국 경제가 분명히 활력을 잃었고, 기업 의욕이 침체된 사실을 알고 있다” 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정부 지도자들과 기업 경영자 등이 만나는 회의 형식도 진지하고 각별한 자세의 회의였다고 전했다.

 

이런 제반 정황을 감안해 보면, 시진핑 정권은 바야흐로 경기 침체를 반전시키기 위한 ‘비상한’ 정책 패키지를 준비 중임에 틀림없다. 주요 금융기업 경영자들도 금년 들어 감독 당국으로부터 ‘이례적으로’ 기업 현황 및 문제들을 보고하도록 많은 요구를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Credit Sight Singapore 애널리스트(Zerlina Zeng)는 ‘종전의 대형 기술기업 및 교육 기업들에 대한 탄압과 국영기업 선호 정책은 민간 기업 소유자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며, 7월로 예정된 정치국(Politburo) 회의가 민간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구조개혁 방안을 내놓을 지를 주시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암초는 지방 정부들의 「숨겨진 부채」 문제” 지적 잇따라 


한편,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고질적 과제로 꼽히는 것이 바로 누적 ‘부채’ 문제라는 지적에 별다른 이의가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부채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십수년 동안 급격히 증가했다. 주로 정부 주도로 재정을 투입해 국영기업들에 대한 융자를 확대해 온 결과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인식 방향은 다양하다. 일부 관측자들은 부채가 누적되고 있는 것이 중국 경제의 안정,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 위협 요인으로 보는가 하면, 다른 관측자들은 중국의 부채가 대부분 국가(정부) 부채라는 점에서 이런 우려는 과도한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지금 만일 ‘부채의 산(山)’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경우에는 중국 경제가 종전에 글로벌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괴물에서 거대한 충격파를 가져올 수 있는 시한 폭탄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최근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레버리지 비율(총 부채/GDP 비율)’은 2007년 60% 전후 수준에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매년 급증해 2023년 Q1 말에는 279.7%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전기 대비 7.7% 상승한 것이고 과거 3년 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은행들이 지방 정부에 제공한 융자 금액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지난 4월에는 중국인민은행 대변인이 2023년 Q1 현재 중국의 거시 레버리지 비율은 무려 290%에 달했다고 발표한 적도 있다. 이를 감안하면, 지금 중국 경제에 암초로 내재된 부채 문제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부문이 바로 지방 정부들이 은행 및 ‘그림자’ 은행 등에서 융자받은 소위 ‘숨겨진 부채’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게재한 장문의 기사에서 국영 신화 통신을 인용해서 재무부 관리들은 중국 지방 정부 부채 문제에 대해 위기 확산을 회피할 충분한 재원을 보유하고 있어 ‘관리 가능하며(manageable)’, 단지, 지역 간 편중 문제가 있으나 이는 각 지방 정부들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Goldman Sachs 추산으로 지방 정부 금융기구들(‘LGFVs’)이 보유한 156조위안에 달하는 ‘부외(off balance) 부채’가 핵심 뇌관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의 소위 ‘숨겨진’ 부채가 급증해서 재정난이 급격히 심화된 것은 주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긴급 지원책으로 산하 투자 및 융자기구의 차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경제 둔화 및 부동산 부문 침체 장기화로 지방 정부의 수입(收入)이 급감해서 경상적 지불 이행도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정부 수입 급감, 기본 서비스 공급도 곤란한 지경”


앞서 소개한 FT 기사는 2022년에 지방 정부들 수입은 11% 감소했고, 이 가운데 부동산 수입은 21% 감소했다고 전했다. 특히, 천진(天津)(-62%), 길림(吉林)(-61%), 흑룔강(黑龍江)(-59%), 요녕(遼寧)(-56%) 등이 큰 폭의 감소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귀주(貴州), 운남(云南) 등 남부 지방 정부의 LGFVs들도 최근 수년 간 심각한 자금 부족으로 부채 상환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지방 정부 재정 적자는 GDP의 12.2% 규모로 증가했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중앙 정부가 부득이 재정을 이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편, 영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지도 상대적으로 오지인 귀주 귀양시(貴陽市)를 예로 들어, 중국 지방 정부들 ‘부채’ 위기가 크게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몇 해 동안 중국의 중앙 및 지방 정부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각종 형태의 차입 자금을 재원으로 삼아 대대적인 인프라 건설 등에 투입했으나 이는 심각한 재정 부담을 안겨주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고층 빌딩 및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했던 부채의 원리금 상환이 이제 와서 도저히 지속 불가능한 상황에 당도한 것이다. The Economist는 귀주성 정부가 중앙정부의 재정 구제 지원을 받아야 할 첫 번째 지방 정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 지방 정부들의 마구잡이식 차입 재정 살포가 이제 와서 보니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헬리콥터 머니(expensive helicopter)’가 된 것이라고 비유했다. 

 

결국, 중국 정부는 23조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지방 정부 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블룸버그 추산으로는 대부분 지방 정부의 부채/수입 비율이 대체로 120%를 넘는다고 전하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 사회는 지금 이런 상황에서 과연 중국 정부가 막대한 이들 지방 정부 채무 상환 부담을 떠안고 감당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지극히 의문을 가지는 것이다. 혹시, 중앙정부가 은행들에 만기일을 연장하도록 강제해서 단기적으로 지나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지방 정부의 2/3가 기일 내 원리금 상환 이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줄줄이 도래할 많은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과연 중앙 정부가 충분히 감당해 낼 수 있을 것인지가 첨예한 관점으로 부상한 것이다.          

 

CSIS “지금 중국 경제에는 예상했던 ‘금융 위기’가 슬로우 모션으로 다가오는 중”


중국이 중앙 · 지방 정부를 통틀어 총체적 ‘부채 난국’에 빠지게 된 것은 Covid-19 사태 3년 간 시 정권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지역 봉쇄를 통한 경제 활동 통체 상태를 강제해 욌던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일부 지방 정부는 이미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심지어, 일부 지방에서는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 CNN 방송은 최근 중국의 정부 부채 잔액은 작년 말 기준으로 123조위안(18조달러 상당) 규모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 가운데 10조달러 정도가 지방 정부들이 보유하고 있는 소위 ‘숨겨진 부채(hidden debt)’라고 분석했다. 일부 지방 정부는 재정 핍박에 대처하기 위해 공무원 임금을 삭감하거나, 교통 서비스를 단축하는가 하면, 동절기에도 난방 연료 지원을 삭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하고 있다. 동시에, 지금 중국 정부가 당면하고 있는 이러한 곤란(困難)은 스스로 만들어 놓은 ‘경제적 지뢰밭(economic minefield of its own making)’이라고 비유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어느 한 지방 정부라도 채무불이행(Default)에 빠지는 경우에는 모든 지방 정부 LGHFVs의 보증채무가 일거에 현재화 하고 상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지방 정부들의 채무 리스크는 자연스럽게 지방 중소 은행들을 위시한 금융 시스템 위기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중국은 심대한 ‘금융 전염(financial contagion)’ 위험 인자를 품에 안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들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직접 떠안으려 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결국, 시 정권은 궁여지책으로 지방 정부들에 또 다시 거액의 차입을 허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측자들은 최근 중국 정부가 돌연 미국과의 대립 관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나서고 있는 것, 그리고 인접국들과 지정학적 긴장을 누그러뜨리려는 자세을 보이는 것도 이런 화급한 국내 경제 위기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한다. 미국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CSIS(The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는 일찌감치 작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부채 버블에 의존해 온 중국 경제에 금융 위기가 ‘슬로우 모션’ 처럼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지 비상 개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CSIS는 지방 정부들이 재정 위기에 봉착하면 중앙은행 대차대조표를 통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일부 논자들은 중국 특유의 제도 하에서 베이징 관료들이 제도적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주장하나, 이들이 추진할 디레버리징(deleveraging) 과정에서 연쇄 리스크가 현재화하고, 따라서 중국 국가 신인도 및 신용 위축에 따른 후과는 분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한시라도 빨리 경제가 회복되어 만사를 해결해 주기를 기원하는 입장일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중국 정부는 모종의 중앙집권적 강제 수단을 동원해서 스스로 만든 리스크의 지뢰밭을 해쳐나가려고 할 것이나, 자칫 순간적으로 국가 신망을 통째로 잃게 될 절체절명의 위험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정부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최근 민간 부문 활용을 겸용한 경제 부양으로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엿보인다. 그리고, 중국 정권은 지금 겉으로는 경제 침체를 극복할 비상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이나, 속으로는 이에 겹쳐서 이미 임계(臨界) 상황에 다다른 지방 정부 채무 문제를 포함한 국가 전반의 ‘부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더욱 심각한 당면 과제로 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지금 글로벌 사회는 중국 정부가 취택할 다음 일보(一步)를 ‘첨예한 그리고 불안한’ 시각으로 주목하는 긴박한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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